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감명 깊었던 책은 무엇인가요? 저는 스토너입니다. 예전에 한번 리뷰를 하긴 했는데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 책을 읽으셨는지 궁금해서 함께 독서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다시 한번 책의 내용과 독서모임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작가 존 윌리엄스
존 윌리엄스는 1922년생으로 평생을 걸쳐 미국 덴버대학 문예 창작과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그는 꾸준히 글을 써서 몇 권의 책을 남겼지만 많은 시간 동안 대체로 학문에 매진했습니다. 1994년 숨을 거둘 때까지 그는 마치 <스토너>의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처럼 조용하고 소박하게 살았습니다. 장편 소설 <스토너>는 1965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절판됐습니다. 하지만 출간 50년이 지난 어느 날 소설 판권을 싸게 사들인 네덜란드 한 출판업자에 의해 다시 세상에 나옵니다. 얼마 안 있어 <스토너>를 향한 찬사는 온 유럽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연이어 미국에서까지 베스트셀러에 오릅니다. 저명한 작가와 평론가들이 존 윌리엄스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스토너>는 책 좀 읽는다는 독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소설이 되었습니다.
스토너 (1891 -1956)
스토너는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책의 제목처럼 그의 일생을 그린 소설입니다.
▶ 탄생 : 미주리 주 중부 분벌 마을 근처 작은 농가
▶ 부모님 나이: 아버지 25살 어머니 20살에 태어남
▶ 가족관계 : 외동아들, 삼촌 짐푸트/푸트 부인.
▶ 모습 : 스토너는 태어나자마자 농사일을 시작했으며 어깨가 약간 구부러져 있었다.
▶ 친구관계 : 데이비드 매스터스/ 고든 핀치
줄거리 & 단상
작은 농가에서 태어난 스토너는 농사일을 더 잘 짓기 위해 부모님의 권유로 콜롬비아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영문학과 사랑에 빠지며 교육자의 길을 가게 되죠.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서 친구들은 군 입대를 하게 되지만 스토너는 대학에 계속 남아 있습니다.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 없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갑니다. 조시아 클레어몬트 학장의 립센션에 초대된 스토너는 식당에서 차를 따르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이디스. 첫눈에 반한 스토너는 그녀와 첫 데이트를 합니다. 그날 스토너에게 자신에 대해 모든 것을 쏟아내는 이디스. 그 후로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죠. 결혼은 일사천리로 이뤄집니다. 결혼과 신혼여행. 신접살림을 차리게 되지만 한 달 만에 이 결혼이 실패작임을 깨닫게 됩니다.
▶ 스토너는 아처슬론의 알아채주므로 인해 자신의 천직을 알아보게 됩니다. 세상을 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 주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요. 그 부분에서는 스토너의 삶 중에 가장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디스와는 첫눈에 반하긴 했지만 첫날밤을 치르면서 뭔가 어긋났음을 알게 되죠. 이런 부분에서는 남성 작가의 시선이 느껴졌는데요. 여자인 이디스의 관점이었다면 좀 더 세밀한 부분이 그려졌을 텐데. 소설 전반적으로 남성의 시선으로 이디스가 서술되면서 여자로서의 자격미달로만 그려진 부분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딸 그레이스가 태어나고, 아처 슬론은 죽음을 맞이합니다. 홀릭스 로맥스를 만나게 되면서 데이비드 매스터스를 떠올리지만 쉽게 친구가 되지는 못합니다. 이디스는 친정에 돈을 빌려 큰 집으로 이사를 합니다. 새로운 집에서 서재를 만들고 집안을 꾸미지만 이디스는 딸을 돌보지도 않고 자신의 방에 들어가 있거나 연극을 하겠다며 외부 활동을 합니다. 엄마의 방치(?)로 그레이스의 양육을 스토너가 맡아 합니다. 이디스는 연극을 그만두고 그레이스의 교육에 전념합니다.
▶ 이디스는 그레이스에 대한 보살핌도 외면을 하다 갑자기 양육에 끼어들면서 스토너와 그레이스의 관계도 끊어버립니다. 만약 스토너가 끝까지 그레이스를 보살폈다면 그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었을지 않을까.. 직면한 일에 대해 안달복달하기보다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려가는 쪽을 선택한 스토너지만 한 번쯤은 육아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 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만약 여기서 스토어가 목소리를 내어야 했다면 이디스와의 관계에서 많은 걸 풀어가야 했기 때문에 외면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었습니다.
로맥스의 애제자 찰스 와커에게 낙제점을 준 뒤 로맥스와의 사이는 틀어지게 됩니다. 로맥스는 학과장이 되고 스터너에게 안 좋은 강의를 주게 되죠. 그와의 사이는 좋아지지 않았고 무기력감에 빠집니다. 그 즈음 캐서린을 만나게 되면서 연애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 불륜이 시작되면서 집안에서 평화로움을 찾습니다. 이디스는 불륜을 알지만 스토너를 비꼬는 정도며 별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결국 캐서린과는 이별을 선택합니다.
▶ 스토너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기였습니다. 몸과 마음 정신이 통하는 소울 메이트를 만났으니까요. 비록 불륜이었기에 헤어질 수뿐이 없었지만 살아가면서 찐 사랑을 만난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죠. 그러고 보면 스토너는 일과 사랑을 다 해본 성공한 인생인데요. 이디스는 여전히 힘든 상황은 외면하네요. 남편의 불륜마저.. 이런 부분이 스토너랑 닮아 있는 것일까요?
캐서린과 헤어진 후 스토너는 힘들어하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갑니다. 이디스는 조각에 심취합니다. 그레이스는 성년이 되자마자 혼전임신을 하고 결혼을 합니다. 어느덧 세월은 흐르고 스토너는 정년퇴직 앞둡니다. 몸이 안 좋아 병원을 찾아가고 암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되죠. 병상에서 스토너는 자신의 삶을 회고합니다. 나는 무엇을 무엇을 기대했나?
▶ 스토너의 병상에서의 삶을 반추하는 장면을 보며 폭풍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그의 삶은 아주 슬픈 일도 아주 나쁜 일도 없는 평범한 삶이었을지라도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는 그저 안타깝고 슬플 뿐이네요. 우리는 삶에서 무엇을 기대하는 걸까요? 마지막 물음이 계속 마음을 건드리네요.
소소방 독서모임 스토너 논제 & 후기
1. 스토너 어떻게 읽으셨나요? 별점(5점만점) 그 이유는?
코즈모님(4.5): 잔잔한 인간의 삶을 볼 수 있었다.
기억하는 오늘님(4.0): 책 읽는 사람의 수는 줄었지만 책을 보는 양은 늘었다고 한다. 책읽는 사람들은 더욱 외톨이가 되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았을 책이지만 책을 안 읽은 사람들은 과연 좋아할지는 의문인다.
지니님(4.0):밝은 느낌의 책은 아니다. 인생에 대한 기대감도 없이 흘러간다. 그래서 주인공은 현실에 충실할 수 있었다.
제제님(4.0): 후반부 죽음에 대한 여운이 깊다. 사회적 일과 육아를 충실하던 스토너의 모습이 현실성이 떨어진다 생각했다.
2. 스토너는 캐서린의 소식을 접하며 예순 살의 자신을 돌아봅니다. 자신의 모든 순간에 열정을 주었고, 열정은 살아 있다 느끼는 순간이었다 회고합니다. 여러분은 내가 '살아 있다'라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지니님: 직장생활에서 나를 알아줄 때. 집에서는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시간, 빠져 있는 순간들
제제님: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나 고정관념이 확 바뀔 때.
오늘님: 살아있다를 모르겠다는 걸 알게 되어서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생각함
코즈모님: 진실을 알려주는 것. 작가들 책들을 만날 때.
3. 스토너 같은 남편 어떠신가요?
지니님: 알맹이가 없는 사이가 될 것 같다. 캐서린에게 보내버릴 듯
오늘님: 속으로 곪아 있는 별문제 없는 사이로 지낼듯하다.
코즈모님:캐서린의 입장으로 보면 스토너는 괜찮은 남편이었을듯하다. 이디스의 입장의 스토너라면 글쎄..
제제님: 이디스를 안 만났다면 캐서린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4. 스토너를 제외한 다양한 캐릭터 들 중 특히 호감이 갔던 캐릭터가 있나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늘님: 그레이스. 눈에 밟히는 아이다.
코즈모님: 데이비드 맥스터스
제제님: 아처 슬론. 나이 든 스토너의 모습이었다.
지니님: 캐서린, 그레이스
5. 첫 단락이 인상 깊은데요. <아무 의미 없이 성공 못한 무미건조한 삶을 한 거 같은 한 남자의 일대기> 내 인생을 저렇게 한 단락으로 혹은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코즈모님: 1979~20xx 그 기간 동안 살다 갔다.
지니님: 매일 평범한 삶을 살아갔지만 매시간 미래를 꿈꾸는 한 사람의 일대기
오늘님: 자기 자신을 가장 모르고 산 사람
제제님: (엄청 좋은 내용이었는데 제가 다 못 적었어요. 비덧으로 남겨주세요 ㅠ)
6. '넌 무엇을 기대했나?'난 내 인생에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여러분의 인생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코즈모님: 각 문장마다 다른 느낌으로 부정과 긍정을 왔다 갔다 하는 질문이었다. 사람이 혹은 어떤 것을 사랑하는 것
지니님: 인생의 마무리를 할 때 쓰는 질문 같다. 그래서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다.
오늘님: 넌 무엇을 기대했나는 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다. 내 인생의 가치를 이번 기회에 생각해 봐야겠다.
제제님: 내 인생 자체가 소중하다.토지가 생각났다. 함께하는 사람과의 가치
더 많은 논제가 있었지만 제가 디테일하게 적지를 못해서 ㅎㅎ 여기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잘못된 이야기나 추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비덧으로 남겨주세요 ^^
제 블로그만 보고 온라인 독서모임을 함께해 주신 기억하는 오늘님, 지니님, 은사탕님, 제제님, 코즈모님. 소소방 독서모임 분들 너무 감사했습니다.
첫 독서모임이었지만 풍성한 논제와 적극적인 대화로 2시간이 후딱 지나갔는데요. 다음 달 부터는 함께 하시는 분들이 추천하는 책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함께 하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다음 달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