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에게 레고 프렌즈?
지금도 듀플로를 가지고 잘 노는 첫째에게
LEGO Friends를 선물하게 되었을 때,
어른인 저는 오히려 신났지만
'이걸 6살짜리가 가지고 놀 수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수많은 레고 시리즈 중에
유치원생에게 어떤게 적합할지,
하트레이크 국제학교 41731과
오텀하우스 41730 두 가지 소개하며
자세히 설명해드리려고 해요 :)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 살짝 요약하자면
✔️ 혼자서 다 조립하기에 만4세 반은 어리다
✔️ 하지만 어른을 돕기에는 충분하다
✔️ 사회화 시기에 역할놀이 하기에 매우 좋다
✔️ 정해진 틀이 있지만 자유롭게 놀 수 있다
✔️ 집중력/협동력/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
결론적으로 6살 (만 4세 반),
충분히 가지고 놀 수 있더라고요!
먼저 각 제품에 대해 살짝 알아볼게요
41730 오텀하우스
주인공 오텀의 집이에요.
농장이 있는 주택인데요 (부럽..)
5개의 큰 봉지와 설명서 1개가 있습니다.
피규어는 사람 넷, 말 하나 강아지 하나에요.
다들 잘 아시겠지만, 설명서가 워낙 잘 나와있어서
차근차근 따라하면 쉽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애들 눈높이에 딱이에요.
이층집.. (부럽2)
전반적으로 가을 색감, 주인공 이름도 오텀..
완성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마구간과 집을 연결하는 전구,
그리고 마당의 흔들의자와 화로라고 생각해요.
구석구석 들여다볼까요?
욕조와 침실의 디테일.. 작지만 정말 알찬 공간이죠?
옥상 발코니에서는 망원경으로 조류를 관찰하고 기록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네요.
부엌 냉장고 안에는 계란, 우유, 치즈가,
가스레인지에 후드까지!
다이닝룸에는 브런치일까요?
조립하는 내내
"와~ 내가 어린시절 놀던 수준이 아니네!"
하고 감탄했답니다. ㅎㅎ
41731 하트레이크 국제학교
이건 훨씬 더 큰 사이즈에요.
설명서도 3권, 봉지도 7개나 돼요.
(열었을 때 저 좀 신남 ㅋㅋ)
국제학교라는 이름처럼
과학, 미술, 운동 등의 컨셉과
카페테리아, 미디어룸 같이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들이 있어서 아이와 이야기거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완성
스케일이 훨씬 크죠?
만드는 데도 시간이 더 오래 걸렸어요.
하지만 그만큼 구석구석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서
같이 한 봉지 만들고 놀고,
또 한 봉지 만들고 상황극하고 그랬네요 ><
여기도 구석구석 살펴볼게요
과학실 디테일 좀 보세요 진짜..
제일 감탄한 부분이에요.
쏟아진 물과 위험 표지판!
오른쪽 미술실도 이젤에 미술도구들 넣어둔 서랍까지,
정말 이래서 LEGO 아닐까요?
샷시도 새로 했는지 매끄럽게 잘 열리는 문과
화장실을 열면 변기 옆에 두루마리 휴지까지 있는 세심함.. 역시는 역시네요.
유치원생과 레고 프렌즈 하는 법
7세쯤 되면 혼자 조립을 다 하는 것 같은데
만 5세도 안 된 저희 딸은 아직 그럴 '의지'조차 없어요.
그래도 당연히 함께 해야겠죠?
최대한 애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할당해 주었어요.
협동의 개념으로 접근했고요.
그러기 위해 네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어요.
하다가 멈춰야 될 일도 있고,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적당한 크기의 통을 준비해요
봉지마다 번호가 있으니 한번에 한 개의 봉지를 뜯어
통에 담는 건 아이의 몫!
스티커 특히 좋아하는 첫째!
전적으로 위임했어요. 간혹 스티커 똑바로 안붙이면 안되는 완벽주의자 엄빠 .. 있는데요 (저희남편)
웬만하면 잘 못 붙여도 그냥 둡시다...
했다는 게 중요한거 아니겠습니까~
때로 이렇게 엉망으로 붙일 때도 있는데요,
이럴땐 물어보세요
"일부러 이렇게 붙인거야? 너무 튀어나왔는데~?
엄마가 다시 붙여도 될까?"
** 스티커는 몇번을 떼도 잘 붙고 자국도 안남아요 :)
애들이 가장 흥미있어 할 게 피규어 같아요.
좀 작아서 아주 쉬운 난이도는 아니고요 (특히 가발)
그래도 해당하는 조각들을 찾아내서 조립하는 데
상당히 집중하더라고요.
이제 본격적으로 분업의 시간이에요.
첫째는 찾고, 저는 조립하는 식으로 진행했는데요.
성향에 따라 스스로 조립하고 싶다고 하면 역할을 바꿔도 좋겠죠? (더 큰 아이면 혼자하면 더 좋고요!!! 완전 좋고요!!! 부럽고요!!!!!)
하얀색 납작하고 매끈한 긴거좀 줄래? 하면 신기하게도 알아듣고 잘 찾더라고요!?
물론 아이가 찾는 게 느리고 답답할 때도 있고
빨리 맞추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해요ㅠㅠ
그래도 꾹 참읍시다!
이런식으로 같이 하면 상당히 오래걸리니까
지루해서 다른걸 한다고 해도 뭐라 하지 마세요
"응~ 그럼 엄마는 혼자 좀 하고있을게? 너무 재밌어!"
라고 하니까 그러라고 하고 다른걸 하고 한참 놀더니
"엄마, 내가 안도와주는데 너무 힘들지 않아?"
이러고 다시 오더라고요 ㅋㅋ
"확실히 OO이가 없으니까 좀 느리긴 해~"
이정도로 말하니 다시 제 옆에서 같이 하는 첫째.
생각하고 말하는 게 확실히 컸다 느껴졌어요 :)
6세에게 너무 작지 않을까?
혹시 궁금해하실까 봐 영상 첨부합니다.
저도 너무 작아서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작은 소품까지 열고닫고 하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어요.
LEGO Friends 좋은 점
혹시 잃어버릴 수 있는 작은 부속품들은
여분이 충분히 있어서 좋았어요.
사진은 아마도 첫 번째 봉지에서 나온 여분의 부품들.
건물의 구조적 이해- 라고 하면 좀 거창할 지 모르겠지만
바닥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라가고
2층을 올리기 전 골조를 탄탄히 하는 과정이
아이들이 건축에 대해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들어진 인형의 집은 결과물로 존재할 뿐
그것이 '지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게 되니까요.
과거 읽었던 책 중 '완성형 장난감'을 피하라는 말이
이번에 놀면서 문득 떠올랐네요.
의미있는 피규어
저 솔직히 이걸 제일 위에, 제일 크게 쓰고 싶었어요.
사진 속 사람을 보면 한쪽 팔이 없어요.
제가 너무 오랜만에 레고를 해서 그런걸까요?
처음 보았는데, 충격적이면서도 감탄하고,
또 너무 좋았네요.
더 놀라운 건 뭔지 아세요?
아이가 이걸 보고도 아.무.말.도 하지 않은 거예요.
전혀 아무렇지 않게, 질문 하나 없이 갖고 놀더라고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은 정말로..
크면서 보고 배우는거구나 하며 새삼 깨달았네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던 부분이에요!
6살이 노는 법
조마조마 했어요...
고래 피규어를 가져와서 집을 부수면서 놀 때..
정말 다 부숴지는 건가..
하지 말라고 해야하나.. 오만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 집은 부숴지지 않았답니다 ㅋㅋㅋ
생각지 못한 부분 ㅋㅋ
이게 가발이 좀 잘 벗겨지더라고요?
특히나 밥풀이가 와서 계속 머리를 벗겨놓는데
갑자기 첫째가 머리에 김밥을 붙임..ㅋㅋㅋㅋㅋㅋ
그다음엔 물도 이고 다니고요 ㅎㅎ
이게 건물은 다 설명서대로 조립이라 창의성이랑은 거리가 멀겠다 생각했는데, 복병이 있었어요.
생각보다 꽤 오래, 아주 재밌게 놀았답니다 ㅋㅋ
이건 하트레이크 국제학교가 확실히 더 좋은 것 같았어요. 소품이 더 많다보니 아이가 더 잘 갖고 놀더라고요.
저녁 다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첫째가 안보여요.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이 들렸을텐데
그럼 안나올 애가 아닌데 뭐지? 하고 있는데
남편 왈,
"OO이가 레고 다 부수고 있는데?"
그럴리가??
하고 들어가보니 저렇게 혼자 한참을 놀고있는 거예요.
중얼중얼 여러 역할을 하면서요 ㅋㅋ
영상을 너무 늦게 찍어 말이 많이 담기진 않았는데
집중해서 혼자 노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
참 대견하달까? ㅎㅎ 흐뭇하달까?
그랬네요..
레고 시리즈가 너무 많아서
사주려고 해도 뭘 사야할 지 고민이 많으실텐데
유치원정도의 아이면 (5살은 어릴지도 모르겠지만)
6살 아이에게는 레고 프렌즈,
100점 만점에 100점짜리 장난감이더라고요!
두 가지 중에 개인적으로는 국제학교를 더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