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본캐, 부캐 그리고 순수한 나의 모습 중에서 방황 중이다. 이 중에 어느 것을 끌어올려 어떤 책을 쓸 것인지는 더 심오한 고민이다. 대체 나는 왜 책을 썼을까? 또, 왜 다시 책을 쓰려고 하는가?

글쓰기를 넘어 책 쓰기는 나의 가장 즐거운 취미 활동이다. 잘 써지는 날보다 잘 써지지 않는 날이 더 많지만, 이러면 이런대로 저러면 저런대로 다른 감흥을 준다. 개운함, 뿌듯함, 성취감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인쇄물로 보여지는 책을 쓰고 나니 내가 가진 신념과 가치관이 좀 더 명료해졌다.

또, 책은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살게 했다. 겨우 두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을 뿐이지만 그 책들이 내 삶의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책을 쓴다는 것에는 이런 1차원적인 욕망과 욕구 이상의 이타적인 동기가 필요하겠지만,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타인에게도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그러니 이는 이기적인 동시에 이타적인 핑계쯤은 되리라고 슬쩍 들이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