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의일
202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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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번의 일》_김혜진

<9번의 일> 김혜진 / 한겨레출판 읽으면서 무거운 돌 같은 것이 계속해서 마음을 짓눌리는 기분이었다. '일이라는건 삶에서 무엇인가. 그리고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건가.' 하는 물음에 소설은 단순한 답이 아닌 복잡하고도 어렵고 난감한 되물음을 오히려 내쪽으로 던져주고 있었다. 사람을 온전히 담을 만큼 큰 직업은 없다 스터즈 터클의 <일>중에서 마음이 무거웠던 가장 큰 이유는 일에 매몰되어 사람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의 이익을 위해 필요 없는 인력을 제거하려고 하는 외부적인 환경이 있었지만 그 속에서 결정하고 자신을 지키는 것은 사람 스스로의 선택이기도 하기에 주인공의 미련스러워 보였던 극단적인 선택이 더 안타까웠다. 반면 이런 캐릭터로 인해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은 더 뚜렸해졌던것 같아 작가의 집요하고 똑똑한 냉철함이 보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일은 개인의 성취나 보상보다는 일상의 고단함과 단조로움에 더 잘 연결되어 떠올려지게 된다. 작가는 이 삶의 고단함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다. 거의 대부분의 집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것들로 보이지만 이 평범한 문제들이 올가미가 되어 서서히 삶을 조여오고 주인공은 일로 도망치려하지만 회사에서도 자신을 밀어낸다. 아주 치졸하고 존엄성을 훼손하는 낡은 방식으로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가 까마득하게 길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잠이들무렵이면 하루가 또 이처럼 순식...

2020.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