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산문 / 한겨레출판사 정말 매력적이었다. 페이지마다 존경하는 문학평론가인 그의 생각들을 여러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었다는 것과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책과 저자, 그리고 영화들을 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몰랐던 좋은 작가와 작품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는 생각에 읽는 내내 행복했다. (평생 책만 바라보는 바보처럼 살고 싶다) 사실 <몰락의 에티카>를 추천 받아서 그걸 먼저 읽으려고 준비하고 있다가 마음을 바꿔 먼저 읽기시작한 책인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말하자면 정말 게걸스럽게 읽었다. 나도 저자처럼 자기만의 독자적인 기준을 가지고 어려운 작품들도 척척 읽고 앎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슬픔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다. 슬픔을 앞에 두고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어떤 태도로 통과할 것인지, 또 지나온 슬픔을 두고 어떻게 해석하고 깨달을 것인지. 책을 덮고 한가지 다행스러웠던 것은 내가 소설을 꾸준히 읽고 있다는 것이다. 나와 타인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슬픔들을 지그시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소설 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위로는 단지 뜨거운 인간애와 따뜻한 제스처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나를 위로할 수는 없다. 더 과감히 말하면, 위로받는다는 것은 이해받는다는 것이고, 이해란 곧 정확한 인식과 다른 것이 아니므로, 위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