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개인의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불운과 전망, 고통으로 시작된다. 추천의 말 중에서(소설가 은희경) 소설은 미처 몰랐던 삶에 대한 통찰력과 인내력을 길러 줍니다. 소설을 읽으며 머릿속을 가득 채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고, 차마 드러내지 못한 숨겨진 나의 모습을 소설 속에서 확인하며 내가 이상하지 않음에 안도합니다. 저에게 소설은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한동안 잊고 있던 소설에 대한 갈증이 극에 달해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문미순 님의 장편소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을 읽게 됩니다. 문미순 님의 장편소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2023년 제19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세계문학상은 2005년을 기준으로 세계일보가 후원하여 만든 문학상입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명주와 준성은 개인의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불운과 전망, 고통 속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13평 남짓한 서울의 한 임대 아파트 701호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50대 여성인 명주, 남편으로부터 버림을 받았고, 하나밖에 없는 딸은 엄마를 이용하기만 합니다. 그녀는 식당에서 일을 하다 발에 화상을 입었고 후유증으로 인해 더 이상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였죠. 명주의 옆집 702호에 사는 준성은 26살 청년입니다. 빚만 남겨두고 떠난 형, 난소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
오늘은 [이지북]의 '영어덜트 장르 픽션 시리즈 YA!'의 22번째 소설인 조혜린 님의 장편소설 <악몽 면역자>를 소개합니다. 영어덜트(Young Adult)장르는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독자들의 오감을 자극할 재미와 울림이 넘치는 스토리를 담은 소설이라는 뜻이네요. 'YA!'는 영어덜트의 약자이자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지르게 되는 감탄사 같은 거라고 합니다^^. 이 소설은 꿈을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지난 몇백 년 동안 지속된 수많은 전쟁으로 인해 사람은 점점 더 잔인해졌고, 전 세계의 반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판의 경계가 뒤틀리며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해 대륙들이 쪼개지고 다시 붙으면서 전 세계는 거대한 땅 하나와 몇 개의 섬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렇게 탄생한 하나의 국가 '메인랜드'. 메인랜드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말투로 인해 끝없이 다투기 시작했고 메인랜드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발세력들을 섬으로 이주시키는 섬제도를 만들게 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림버그의 등장 그리고 드림버그에 물려 꿈속에 갇혀 깨어나지 못해 웨스트랜드로 격리된 사람들. 그렇게 격리된 할머니와 동생을 찾아 나선 주인공 소녀 '주안'과 사람의 눈을 통해 전생을 볼 수 있는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소년 '미태나'. 이들은 웨스트랜드에 있는 치료센터인 '루나'에서 할머니와 동생을 구하고, 드림버그의 정체를...
오늘은 김려령의 <너를 봤어>를 소개합니다. 최근 들어 소설의 매력에 빠진 제게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소설입니다. 이전에 읽었던 양귀자 장편소설 <모순>을 반납하면서 재밌게 읽었다는 말씀을 드리니 이 소설을 추천해 주시네요. 이 소설은 시작부터 끝까지 짓누르는 듯한 심리적 압박감을 견뎌야 내야만 합니다. 끔찍한 어린 시절을 겪어야 했던 수현은 성인이 되어 소설가로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지만 여전히 과거의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사랑하지 않는 여인과 결혼하였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어머니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죠. 그런 그에게 진심으로 함께 하고픈 사람이 생겼습니다. 소설가이자 후배인 그녀의 이름은 영재. 이들의 사랑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수현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 궁금한 마음을 참아가며 끝까지 읽어야 했습니다. 줄거리 <너를 봤어>는 사랑과 폭력이라는 상반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정수현'은 대중들과 평단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성공한 중견 소설가이며 유망한 출판사의 편집자를 맡고 있습니다. 아내 또한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소설가로 이 부부는 겉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이자 화자인 수현과 그의 아내는 지독하게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현재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아내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좀처...
소설, 정말 매력적이네요. 주로 관심 분야의 책을 고집했었고, 심지어 소설은 시간 낭비라 착각하고 살아왔습니다. 수많은 소설의 매력 중에서도 저는 등장인물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삶의 장면을 엿보는 순간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각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숨죽여 지켜보고,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늘 '인생에 정답은 없다'라는 진리를 만나게 됩니다. 어쩌면 이 사실을 잠시 잊고 답을 찾아다니던 내게 경종을 울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양귀자 님의 <모순>은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스스로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여겼고, 살면서 직접 겪으며 알게 된 소중한 사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타인에게 꺼내 보이기 쉽지 않았던 그 이야기를 양귀자 님은 <모순>속에서 문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와 이토록 생각이 같아도 되는 걸까요? 장편소설<모순>의 주인공 안진진. 그녀는 술만 먹으면 괴물로 변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아버지, 악착같이 살아내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불행을 통해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어머니, 조직의 보스를 꿈꾸지만 아직은 흉내 내는 것이 어설픈 동생 진모. 이렇게 4명의 가족은 모순으로 가득한 일상을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