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하는 된장찌개
서울에서 된장찌개 맛집 하면 이집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된장찌개가 유명한 고깃집이라는 독보적 콘텐츠로 오랫동안 장사해온 곳. 오랜만에 찾아가도 여전히 변함 없는 매력이 있다.
이집은 수식이 참 많기도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유명한 이야기는 '된장찌개 팔아 건물을 올린 식당'일 거다. 서울에 된장찌개 파는 맛집과 고깃집 많고 많을 텐데도 된장찌개 하면 이집이라는 인식을 꽉 잡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점심엔 지금도 6000원이면 된장찌개로 식사할 수 있고, 저녁엔 고기를 먹어야 찌개를 맛볼 수 있다.
저녁에 왔으니 고깃상으로 차려졌다. 오래된 고깃집답게 심플한 찬구성. 특별한 건 없다.
또순이네가 된장찌개로 유명하긴 하지만, 기본 정체성은 주물럭 전문점이다. 등심과 토시살 2가지 부위로 주물럭을 내는데 등심은 육우 토시살은 호주산을 쓴다. 요즘 보기 드문 1인분 200g을 내주긴 해도 원육 대비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물론 이집에서 고기 퀄이티에 대한 정보가 그다지 중요하진 않다. 고기 굽는 중에도 관심은 찌개에 가있다 보니. 등심과 치맛살을 같이 주문하면 한데 담겨 나온다. 고기 육색은 꽤 괜찮다.
고기 맛도 나쁘지 않다. 기대를 안하고 오면 만족스러러울 정도는 된다. 치맛살은 식감 부드러웠고, 기본적으로 살짝 양념돼있는 주물럭이라 맛이 밋밋하지 않다. 고기 냄새도 없고 참숯화로 불판과 궁합도 나름대로 좋았다. 물론 고기를 먹는 동안에도 기다려지는 건 된장찌개지만.
된장찌개는 화룡점정을 제대로 찍는다. 불판 치우고 오래된 숯불화로 위에 뚝배기채 올려 바글바글 끓이는 이 씬은 누구라도 마음에 들 수밖에 없다. 소고기 잔여육 듬뿍 넣고 끓여낸 냉이된장찌개지만, (혹시) 남은 고기가 있으면 다 잘라 넣으면 된다. 된장찌개는 딱 잡힌 맛이다. 고깃집 된장찌개의 정석이자 교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입에 맞을 스타일. 이 근처 직장인들 부럽다.
든든히 식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도,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도 고기보다 잔상이 짙은 된장찌개라는 사실만으로도 이집만의 고유한 매력과 강점은 분명하게 있다. _#식후감노트
또순이네
ⓜ 토시살 31.0
ⓣ 11:30 - 22:00 (B.K 확인)
ⓟ 주차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