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느낌>나의 완벽한 비서, 1회 - 그 남자가 비서가 된 사연 /깔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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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 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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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비서

한지민, 이준혁 주연

SBS 금토 드라마, 12부작(스페셜 1부) /열혈사제2 후속

2025년 1월 3일 첫 방송

요즘 하이틴 로맨스 스타일 로맨스 유행 징조가 보인다. <지금 거신 전화는>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데 기존의 남자 여자 구도의 클리셰를 비튼 <나의 완벽한 비서>가 첫 회 시청률 5.2%로 안정적인 출발을 했다.

제목부터 전형적인 하이틴 로맨스 같은 느낌의 <나의 완벽한 비서>는 돈값 못하는 사람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헤드헌터 회사 피플즈의 대표 강지윤(한지민)과 육아휴직 1년 만에 회사에서 도태되어 오갈 곳 없어진 싱글 대디 유은호(이준혁)의 오피스 로맨스다.

재미가 있고 몰입도가 있어서 잠깐 1회 스토리 소개해 볼까 한다.

강지윤은 피플즈 창업 5년 만에 업계 2위로 만든 실력 있는 CEO다. 배려, 희생, 남의 사정 따위는 상관없이 실적과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가치를 판단하는 사람.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도 서슴없이 말할 수 있었다. 사람의 가치를 무엇으로 판단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돈값 하는 사람.

스스로 값을 한번 매겨보세요. 나는 과연 얼마짜리 인간인지. 돈값을 하고 있는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값을 하는 개 천박한 거라면 못하는 건 죄입니다. 저는 범죄자가 되느니 천박한 쪽을 택하겠어요.

그런 그녀가 이번에 뛰어든 사람은 한수전자의 스마트폰 개발자 양호진 팀장이었다. 강지윤은 그를 라이벌 회사로 스카우트하기 위해 그에게 접촉했다.

그런데 자신이 계획한 자리에 예상치 못한 사람이 와 있었다. 그는 한수전자에서 양호진 팀장과 함께 일했던 동료 유은호라고 했다. 그는 양호진 팀장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도록 설득하는 중이었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불꽃이 튀었다.

오랜 세월 함께한 분입니다. 그만 흔드시죠.

잡고 싶으면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면 돼요.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커리어를 확장시킬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거 그게 당연한 시장의 논리입니다.

시장 논리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가치도 있죠. 남의 회사 핵심인재만 빼가서 분란 일으키시는 분은 모르겠지만.

팀장님이 단순히 돈 때문에 만 회사에 계셨던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개인의 이익이나 작은 성공보다 더 중요한 조직의 가치나 의리도 있는 겁니다.

유은호의 말에 강지윤은 차갑게 비웃는다.

촌스럽긴. 곧 그 생각이 깨지는 때가 올 거예요. 회사는 절대 개인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멋지게 돌아섰지만 금세 캄캄해진 산길 돌계단을 하이힐을 신고 있는 지윤은 제대로 내려가지 못한다.

뒤에서 따라가던 은호는 자신의 핸드폰으로 지윤의 발밑을 비춰주고 그렇게 둘은 말없이 한참을 같이 내려온다.

이후 양호진 팀장은 함께했던 시간과 미래에 대한 은호의 말에 공감하며 한수 전자에 남게 되고 강지윤은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이 본인의 선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유은호는 싱글 대디였다. 그는 갑질에 실력까지 없는 송부장과 프로젝트 진행 중 딸 별이가 아파하자 하던 일을 다 접고 1년간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그는 돌아와서 최선을 다해 송부장 비위를 맞추고 양팀장 잡아오라는 일까지 해냈지만 송부장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사람들 앞에서 모욕했다.

하지만 그는 버텨야 했다.

사랑하는 딸 별이와 함께 살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팀장은 아무 말도 없이 회사에서 다시 나가 버리고 송부장은 이때다 싶어 양팀장이 회사 정보를 빼돌려 나갔다며 유은호에게 모든 잘못을 덮어 씌운다.

은호는 양팀장이 강지윤에게 설득당해 나갔다고 오해하고 그녀에게 달려간다.

최소한의 양심도 없냐고. 돈만 벌면 그만이냐고. 양심이나 평판, 커리어는 아무 상관 없냐고..

다짜고짜 와서 화내는 그를 보며 강지윤은 대충 사태를 파악했지만 그녀 역시 황당하긴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 일은 헤드헌터 계의 부동의 1위 김혜진 대표가 벌인 일이었다.

그녀는 한때 지윤의 사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은호는 양팀장이 정보를 빼내 가는게 아니라는 것과 이직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 듣게 된다. 은호의 설득으로 돌아왔지만 회사에서는 배신자 취급에 언제고 다시 나갈 것을 우려해 정보조차 나누지 않았다는 거다.

그제야 자신이 오해하고 함부로 행동했다는 걸 깨달은 은호. 결국 그는 한수 전자를 나와야 했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것은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시작됐다.

강지윤은 악연이라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유은호와 마주치게 된 거다.

불쾌했지만 뭐.. 우연히 만날 수는 있으니까. 그런데 왜.. 이 건물 엘리베이터에 있는 거지?

한번 노려봐 주고 돌아선 지윤.

그런데 그녀의 사무실에 그가 들어와 있는 게 아닌가. 미애가 말했다.

인사해. 여기는 앞으로 강대표 비서로 일하게 된 유은호 씨.

비서라고?

얼마 전 병원에서 뇌를 너무 많이 써서 과부하 됐고 쉬어야 된다고 얘길 듣긴 했지만 갑자기 비서라니. 게다가 이 남자는 한수전자의 그 남자 아닌가. 완벽을 추구하는 직장에서 이 남자와 같이 일을 하라고?

그는 잠시 주춤했지만 웃으며 말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대표님.

첫 만남부터 최악이었던 두 사람은 너무나 다른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을까?

느낌 괜찮았다.

연기야.. 두말할 것 없는 배우들이지만 케미도 괜찮더라고. 이준혁이 잘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잘 어울렸다. 앞으로 두 사람의 오피스 로맨스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