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일어나 12시간 가까이 차를 타고
무려 관광지 세 곳을 여행했던 날.
2021년 크리스마스이브는 오랜만에
빡빡한 일정으로 놀았던 날이었다.
내 생일도 아니고 무려 이천 년도 넘은 옛날
돌아가신 분의 기념일이었건만...
그날만큼은 밤늦도록 즐겁게 놀고 싶었다.
그래서 하루 일정으로 피곤했던 저녁시간.
집으로 돌아가기 전 카페에서 몸을 녹이며
하루의 일정을 다시 정리해 보기로 했다.
우리가 찾았던 곳은 명동 카페 코인 ㅎㅎ
2층부터 카페로 활용 중인 건물이었는데
1층부터 이름인 Coin 코인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연말 분위기 물씬 풍기는 소품들.
내 나름은 숨은 보석 같은 핫플이라며
찾아낸 것에 득의양양해 가봤더니
입구에 즐비한 연예인들의 싸인들 ㅋ
환히 전등으로 만들어 벽에 걸어둔
카페 코인의 정신(?), 글귀도 보였다.
시간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공간.
이곳의 역사와 함께 해온 페인팅과
그릇, 소장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저녁 시간 감성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ㅋ
2층 입구를 열고 들어갔을 때 보이는
내부 전경은 명동 카페를 검색하면
자주 보이는 더 스팟 패뷸러스와 비슷했다.
조선말, 일제 강점기 시대.
개화기 느낌의 가구와 도자기가 가득했다.
2층과 3층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는데도
남은 자리가 없어서 결국... 4층까지 갔다.
겨우 하나 남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더니
우리 이후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자리가 없어 계속 눈치를 보며 서 있거나
전 층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봤다.
엄청 핫한 명동 카페였나 보다 ㅋㅋ
지친 몸을 이끌고 자리에 앉은 뒤에야
보이는 고풍스러움 가득했던 가구들.
특히 전등이 묵직한 분위기를 만들어
감상에 젖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_^
우리가 택한 자리 옆은 흡연실이 있어서
사람들 왕래가 아주 빈번했는데...
다행스럽게 냄새가 퍼지진 않았다.
담배를 안 피우는 내겐 좀 꺼려졌던 부분.
명동 카페 코인의 와이파이 이름과 비번
그리고 인스타그램 후기 이벤트를 알리는
문구가 함께 보였지만 모든 게 귀찮았다. ㅎ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카페 코인의
메뉴판을 받은 후 열심히 탐색~~
평소라면 고정시켜두고 고민했을
커피 목록은 이날만큼은 생략이었다.
다양한 디저트와 주스, 스페셜 메뉴 역시.
하루 종일 추운 날씨에 체력 저하가 커서
따뜻한 차 종류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레몬차와 얼그레이 ㅎㅎ
레몬차 : 7,000원
얼그레이 : 6,000원
얼그레이도 홍차니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였지만 어쩐지 다를 거란 생각 ^^
카페 코인의 4층은 작은 테라스가 있었다.
출입문 가까운 자리에 계속 손임이 있어서
잠시 비었을 때 불빛이 빛나는
테라스의 모습을 담아봤다.
잠시 몸을 녹인 뒤, 나가서 구경도 해봤다.
옥상, 5층까지 있는 모양인지...
계단이 있었지만 힘들어서 포기 ㅎㅎ
잠깐의 시간이 흘러간 후 주문한 차가
모습을 보였다. 우선 레몬차는 익숙한 모습.
그런데 주전자와 세트로 나온 차는
모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뭐임?
잔에 담겨 나올 거란 예상을 완벽히 깨부수고
주전자까지 내준 음료는 얼그레이였다.
덕분에 다도하는 기분을 잔뜩 내면서
조심스레 차를 따라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
얼그레이는 맛이 진하지 않아서 만족했다.
너무 진하면 이걸 마신 후 잠이 안 올까
걱정하는 마음이 생겼었거든 ㅋ_ㅋ
그리고 처음 기대보다 훨씬 양이 많아서
배부를 때까지 두 잔 넘게 마셨다는...
피곤하고 얼어붙었던 몸을 녹이며
정말 만족했기 때문에 카페 명함도 챙겼다.
역시 다른 곳의 명함과 완벽히 다른 비주얼.
일본어까지 인쇄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명동 카페 코인은 서울의 핫스팟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