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인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숲을 이루었다는 뜻을 가진 도림사는 진입로의 벚꽃길과 천연암반으로 이루어진 계곡이 특히 아름다운 사찰로 곡성가볼만한 곳으로 꾸준히 소개되는 천년고찰입니다. 주로 여름철 계곡 물놀이 장소로 소개가 되지만 벚꽃 피는 봄 풍경도 아름다운 곳으로 벚꽃이 절절인 시기에 다녀왔습니다.
호남고속도로에서 진입하면 곡성읍 가기 전에 위치하고 다른 방향에서 곡성으로 진입을 하면 곡성읍을 지나서 들어가며 주말과 휴일엔 문화재 관람료 2천 원을 받고 있으며 5월부터는 주중에도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하니 참고하세요.
지난 주말 벚꽃이 절정이었던 도림사 진입로의 벚꽃길은 도림사 삼거리에서 오토캠핑장까지 이어지고 이어 상가지구를 지나면 일주문과 매표소가 나오고 도림사 주차장까지는 채 1분이 소요되지 않는 거리입니다.
도림사 계곡의 진수를 감상하려면 집단상가에서 계곡으로 내려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좋지만 매표소를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계곡을 따라 주차장까지 그대로 올라갑니다. 첫 주차장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화장실이 있는 간이 주차장이 있으니 그곳까지 가도 됩니다.
주차를 하면 왼쪽으로 부도전이 있으나 조선시대에 조성한 부도 4기가 전부인데 대부분 훼손된 것을 맞춰 올려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사철마다 연등이 걸리는 시기이며 도림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차장에서 도림사를 거쳐가는 동악산 등산로가 바로 시작되며 100여 미터 정도 걸어가면 5칸의 큰 누각인 대루와 카페가 나오고 수령이 오래된 고목의 벚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나이가 든 나무여서인지 아니면 고찰 입구를 지키고 있어서 인지 꽃이 특히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도림사 벚나무 유난히 맑고 투명한 꽃을 가진 것 같습니다.
음료와 차 등을 판매하는 카페는 도림사 앞을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는 야외 테이블이 있어서 벚꽃이 꽃비로 내리는 날이면 봄을 눈에 그려 넣을 수 있는 곳입니다.
신라 말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지는 도림사는 도선국사가 중창을 하였으며 비롯해 조선시대 사명대사와 서산대사 등이 머물며 도인들이 몰려들어 숲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태조 이성계의 계비인 신덕왕후가 후원한 것으로 열리고 있어 당대엔 꽤 명성이 높았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봄에 도림사를 찾는 이유는 딱 하나 대루 앞의 벚꽃을 보려 함입니다. 이미 녹색의 잎이 나왔으니 절정을 넘어섰지만 꽃은 제대로 붙어 있는 상태에서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이 날리며 엔딩을 목전에 둔 상황입니다.
도림사는 전라남도 문화재자료로 등록되어 있고 계곡은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국가지정 문화재로는 괘불탱화 한 점이 보물 제1341호로 지정되어 있으니 천년고찰의 느낌은 여러 면에서 부족합니다.
현존하는 당우는 대부분 근세에 지은 것입니다.
어는 계절에 도림사를 가던 꼭 들러 보는 곳은 대루입니다. 다섯 칸의 창문마다 두 개씩 의자를 비치하여 창밖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는데 분명 볼거리가 있겠죠.
안전을 위해 바를 설치한 것 때문에 조망이 잘리긴 하지만 벚꽃과 신록의 부드러움이 화폭에 담긴 수채화 작품을 감상하는 곳입니다.
다섯 개의 창문마다 다 다른 그림을 볼 수 있으니 자리가 비어 있다면 하나씩 번갈아 가며 창밖의 풍경을 감상해 보세요. 비가 오는 날이라면 더 운치가 있겠죠.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보면 입구에 벚나무를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벚꽃이 지고 나면 산하는 바로 연두색과 초록의 물결이 새봄의 싱그러움을 보여주게 됩니다. 벚꽃 구경을 마치고 도림사계곡(도림계곡으로 부르기도 합니다)으로 내려가 계곡을 따라 천천히 내려갑니다.
장마철 강한 비가 내리면 암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량이 많지만 갈수기인 봄에는 겨우 명맥을 유지할 정도여서 계곡은 미끄러운 곳만 주의를 하면 위험한 곳은 없습니다.
계곡이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이유는 아름다움에 더해진 것이 있기 때문으로 1km 구간의 아홉 고비마다 이름을 새겼고 한시를 비롯해 다양한 각자를 볼 수 있습니다.
서산강론이란 일제강점기 곡성에서 활동했던 우국지사들이 비밀결사를 맺고 이름을 새겨 놓은 것이라 합니다.
간재 전우 선생이 남긴 망국의 설움을 담은 한시가 단심대에 새겨져 있는 등 구한말 일제강점기 독립지사들의 모임 장소였던 것이 도림사 계곡이며 계곡의 원래 명칭은 청류동 계곡인데 언제부턴가 도림사 계곡으로 불리고 있는데 다시 청류동이란 이름을 되찾아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각자가 새겨진 도림사계곡의 암반 풍경은 우리나라 어느 계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마치 용이 승천하는 듯한 용추처럼 소와 폭포가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조심해서 내려가면 맑고 청아한 물소리에 골을 타고 움직이는 바람 소리가 더해져 자연이 들려주는 봄의 왈츠가 봄에 들릴 수도 있을 겁니다.
남쪽의 벚꽃은 끝을 향해 마지막 꽃비로 마무리를 하는 중입니다. 곡성가볼만한 곳으로 계곡이 아름다운 도림사의 봄꽃 핀 봄 풍경과 계곡의 이모저모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계곡 앞 산사의 카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를 갖는 아름다운 봄이 이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