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Nirvana : Sliver (1991) <장르> Grunge, punk rock (그런지, 펑크 록) <소개> 1990년대 초반, 그런지(Grunge)라는 단어가 전 세계 록 음악팬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 중심에는 단연 Nirvana가 있었다. 시애틀 언더그라운드 씬에서 출발해 단숨에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이들은 1991년 발표한 앨범 ‘Nevermind’로 메인스트림 차트를 뒤흔들었고, 대중의 취향마저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하지만 그 인기를 논하기 이전, 이들은 이미 여러 싱글과 EP를 통해 밴드 특유의 거친 에너지와 날것 같은 감성을 제시해 왔다. 그중에서도 1990년에 발표된 Sliver는, 그룹의 음악적 원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곡으로 꼽힌다. Sliver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Nirvana라는 이름은 아직 메인스트림에서 그리 익숙한 존재가 아니었다. 이 노래는 ‘Bleach’와 ‘Nevermind’ 사이에, 밴드가 과도기적 시기를 거치던 무렵 싱글 형태로 등장했다. 단순하면서도 공격적인 기타 리프와 조잡해 보일 정도로 거친 레코딩 환경은, 신인 밴드가 예산 한계 속에서 작업한 듯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바로 이 날것의 매력이 Sliver의 핵심이다. 너무 깔끔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사운드가 오히려 록의 본질적인 반항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덕분에 이후 대규모 스튜디오 작업을 통해 폭발적 성...
1. Moonsorrow : Kivenkantaja 프로필 밴드 : Moonsorrow 앨범 : Kivenkantaja 국적 : 핀란드 장르 : Folk metal, pagan metal, black metal (포크 메탈, 페이건 메탈, 블랙 메탈) 발매 : 2003-3-10 <소개> 핀란드의 포크 메탈 씬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하는 Moonsorrow는 2003년, 세 번째 정규 앨범 Kivenkantaja를 발표하며 밴드의 음악적 가능성을 한층 더 넓혔다. 기존에도 블랙 메탈과 포크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로 주목받았지만, Kivenkantaja에서는 보다 장엄하고 서사적인 전개가 도드라진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이들은 단순히 익스트림 메탈에 그치지 않고, 핀란드 신화와 대자연에 관한 거대한 서사를 음악으로 풀어내는 예술적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2003년 3월경 핀란드의 스파인팜(Spinefarm)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Kivenkantaja는 발매 직후 핀란드 앨범 차트에서 16위까지 오르며 상업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익스트림 메탈 앨범이 차트의 중위권을 넘어서는 일은 당시로선 흔치 않은 일이었고, 이는 Moonsorrow가 가진 독자적인 음악성과 대중적 호소력이 결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0분을 훌쩍 넘나드는 장대한 트랙 구성에도 불구하고, 밴드는 전혀 지루하지 않은 몰입도를 선사한다....
1. Audioslave : Be Yourself (2005) <장르> Alternative rock (얼터너티브 록) <소개> 록 음악사에는 밴드 해체와 재결성을 반복하며 탄생한 다양한 슈퍼그룹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의 멤버들과 사운드 가든(Soundgarden)의 보컬이 합심해 만들어낸 Audioslave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톰 모렐로의 기상천외한 기타 사운드, 팀 커머포드의 단단한 베이스, 브래드 윌크의 육중한 드럼 비트, 그리고 크리스 코넬의 격정적 보컬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탄생한 음악은, 얼터너티브 록과 하드 록의 경계를 흥미롭게 넘나들었다. 이들의 두 번째 정규 앨범 ‘Out of Exile’(2005)에서 선보인 대표 싱글이 바로 Be Yourself이다. Be Yourself는 Audioslave 특유의 강렬함을 유지하면서도, 좀 더 부드럽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덧입힌 곡이다. 곡이 시작되면 톰 모렐로 특유의 미니멀한 기타 리프가 귓전을 사로잡고, 크리스 코넬의 목소리가 그 위에 깊은 감정을 얹는다. 가사를 살펴보면, 제목처럼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세상의 잣대와 규범에 얽매이지 말라는 메시지는 그들의 음악 전반을 관통하는 자유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이전에 Rage Against the Machine 시절에 ...
1. The Weeknd, Ariana Grande : Save Your Tears (2020) <장르> Synth-pop (신스 팝) <소개> 2020년에 발매된 The Weeknd의 앨범 ‘After Hours’ 수록곡 중 하나였던 Save Your Tears는 원곡만으로도 글로벌 차트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그 후 2021년 4월, Ariana Grande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리믹스 버전이 공개되면서 이 노래는 다시 한번 전 세계 대중음악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원곡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신나는 신스 팝 사운드 위에 그녀의 보컬이 더해지자, 곡의 서정성은 배가되고 드라마틱 한 분위기는 극대화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리믹스 버전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듀오가 함께 만들어낸 환상적 시너지의 위력을 입증했다. The Weeknd, Ariana Grande, Save Your Tears 세 가지 이름이 조합된 결과물이 이처럼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The Weeknd 특유의 어두우면서도 섬세한 멜로디 라인이 인상적이다. 신스 웨이브를 연상시키는 빈티지한 신스 사운드가 중독적인 리듬감과 어우러져 청자에게 낯설지만 흥미로운 청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원곡 자체가 80년대 뉴웨이브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인데, Ariana Grande가 합류하면서 보컬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특히 후반부...
1. Men I Trust : Show Me How (2019) <장르> Indie pop, dream pop (인디 팝, 드림 팝) <소개>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 인디밴드 Men I Trust는 2014년 무렵부터 부드러운 몽환성과 그루비한 리듬을 융합해, 드림 팝과 신스팝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조용히 시작했지만,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해외 인디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이후 페스티벌과 투어 무대를 통해 그 입지를 넓혀갔다. 특히 부유하는 듯한 보컬 톤과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멜로디가 잘 드러나는 곡들이 이들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는데, 그중에서도 Show Me How는 Men I Trust의 정체성을 가장 빛나게 하는 트랙으로 손꼽힌다. Show Me How는 몽롱함과 따뜻함이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도입부의 기타 리프가 감미롭게 흘러나오면, 순간적으로 공기가 고요해지면서 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Men I Trust 특유의 로파이 감성과 중저음의 베이스 라인이 더해져, 곡 전체를 안개처럼 포근하게 감싼다. 보컬 엠마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럽게 깔려서, 지나치게 귀에 거슬리지 않고 스며들듯 전달된다. 한 번 듣기 시작하면, 그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어깨가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곡은 발매 당시에도 Men I Trust...
1. Olivia Rodrigo : Good 4 U (2021) <장르> pop rock, pop punk (팝 록, 팝 펑크) <소개> 2021년 5월 공개된 Good 4 U는 데뷔 앨범 ‘Sour’의 수록곡 중에서도 단연 인상적인 트랙이다. 이 곡으로 Olivia Rodrigo는 앞서 선보인 감성적인 발라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펼쳐 보였고, 덕분에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겼다. 원래부터 뛰어난 싱어송라이팅 역량으로 주목받았던 Olivia Rodrigo는 이 곡에서 팝 펑크 사운드와 10대 특유의 솔직한 분노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음악적 면모를 드러냈다. 록적 에너지를 가득 머금은 멜로디와 과감한 보컬 덕분에, Good 4 U는 발매 직후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당시 Olivia Rodrigo는 데뷔 싱글 ‘Drivers License’를 통해 감성적인 발라드의 매력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그런데 두 번째 싱글 ‘Deja Vu’를 거쳐 세 번째 싱글 Good 4 U까지 나오자, 사람들은 이 신인 뮤지션의 스펙트럼이 결코 좁지 않다는 사실에 놀랐다. 실제로 Good 4 U는 2000년대 초중반 팝 펑크를 떠올리게 하는 기타 리프와 발랄한 드럼 리듬이 특징이고, 이는 Olivia Rodrigo 특유의 청량한 목소리와 결합해 짜릿한 청량감을 전한다. 이 곡은 ‘전 애인이 너무 빠르게 새로운 삶을...
1. Linkin Park : One Step Closer (2000) <장르> Nu metal, rap metal (뉴 메탈, 랩 메탈) <소개> 2000년대 초반, 뉴메탈과 얼터너티브 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온 밴드가 있었다. 바로 Linkin Park이다. 몇몇 평단은 그들의 등장에 대해 “록 음악의 지형도를 바꾼 신호탄”이라고까지 평했다. 신인급 밴드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음반 판매고와 라디오 에어플레이 지수를 기록했고, 불과 몇 해 만에 전 세계를 무대로 밴드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러한 성을 단숨에 구축한 첫 번째 정규 앨범 ‘Hybrid Theory’의 대표 싱글이자, 팬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곡이 바로 One Step Closer이다. One Step Closer는 Linkin Park가 당시 갖고 있던 음악적 에너지를 압축해 놓은 트랙으로, 격렬한 기타 리프와 전자음, 그리고 보컬 체스터 베닝턴의 절규 섞인 목소리가 혼합돼 있다. 이 곡은 뉴메탈 장르 특유의 공격성과 동시에, 멜로딕한 라인을 놓치지 않는다. 발매 직후 록 팬들을 열광시키는 것은 물론,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 차트 상위권에 안착해 그들이 단순한 신예 밴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특히 One Step Closer의 후렴구에서 터져 나오는 “Shut up when I’m talking to you!”라는 부분은, 수많은 청취...
1. Doja Cat : Kiss Me More ft. SZA (2021) <장르> pop rap, bubblegum pop, dance pop, R&B (팝 랩, 버블검 팝, 댄스 팝, 알앤비) <소개> 2021년 4월, Doja Cat이 세 번째 정규 앨범 ‘Planet Her’를 예고하며 싱글로 공개한 Kiss Me More는 당시 팝씬에 독특한 활기를 불어넣은 곡이다. 여기에 SZA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곡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고, 그 결과 대중적 호응은 물론 음악 비평가들의 호평까지 두루 이끌어냈다. 특히 Kiss Me More는 에어플레이와 스트리밍에서 폭넓게 소비되며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3위까지 올랐고, 2022년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을 수상하면서 Doja Cat과 SZA 모두에게 중요한 커리어 하이라이트로 자리 잡았다. 두 아티스트가 함께한 Kiss Me More는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와 감미로운 보컬이 어우러진 미드 템포 팝 트랙이다. 일렉트로닉, R&B, 펑크 등의 다양한 요소가 교차하지만, 전체적인 무드는 경쾌하고 달콤하게 흐른다. Doja Cat은 독특한 플로우와 톡톡 튀는 보컬 톤으로 트랙을 이끌어나가고, 중반부에 등장하는 SZA의 파트는 부드러운 음색으로 곡의 서정성을 살려준다. 대조적인 보컬 캐릭터가 부딪히는 대신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
1. Iggy Pop : The Passenger (1977) <장르> Garage rock, proto-punk (개러지 록, 프로토 펑크) <소개> 1970년대 말, 펑크와 록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몸부림치던 Iggy Pop은 일상 속 권태와 혼돈을 무기로 삼아, 독자적인 사운드를 구축해나갔다. 어느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무대 매너와 거친 보컬이 트레이드마크였던 그는, 1977년 앨범 ‘Lust for Life’를 통해 또 한 번 장르의 경계를 뒤흔들었다. 그 앨범에 수록된 The Passenger는 Iggy Pop 디스코그래피에서 전성기를 상징하는 동시에, 평생 그의 무대에서 빠질 수 없는 명곡이 되었다. 그리고 이 트랙은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록 신에서 여전히 뜨겁게 회자된다. The Passenger는 이기 팝이 데이비드 보위와 함께 베를린 시절을 보내며 느낀 고독과 방황, 그리고 유랑의 미학을 노골적으로 펼쳐내는 노래다. 리프는 간결하고 중독성 있으며, 곡 전체를 관통하는 반복적인 기타 줄기 위에 이기 팝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가 유유히 깔린다. 당장 폭발할 것 같으면서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자유로운 영혼이 겹쳐지며 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당시 차트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The Passenger는 밴드 음악과 펑크 정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차츰 컬트 클래식으로 자리 잡았다. Iggy Pop가 The Passen...
1. Silk Sonic : Leave the Door Open (2021) <장르> R&B, pop (알앤비, 팝) <소개> Bruno Mars와 Anderson .Paak이 만나 결성한 프로젝트 듀오 Silk Sonic이 2021년 3월에 발표한 싱글 Leave the Door Open은 현대 팝씬에 복고풍의 열기를 다시 불러일으킨 곡이다. 이 노래는 발표 직후부터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거머쥐었고, 전 세계 음악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두 아티스트의 협업이 얼마나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Leave the Door Open은 70년대 소울과 R&B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로맨틱한 멜로디와 다이내믹한 보컬을 기둥 삼아, 현악기를 비롯한 라이브 밴드 세션이 촘촘하게 받쳐주어 자연스러운 그루브를 형성한다. Silk Sonic은 이런 빈티지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능숙한데, 브루노 마스의 감미로운 음색과 Anderson .Paak의 그루비한 드럼 스타일이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특히, 두 사람의 하모니는 서로의 보컬 톤을 배가시키며 노래에 따뜻한 광채를 더해준다. 실제로 Leave the Door Open이 가진 레트로 감성은 그저 과거에 대한 단순 모방에 그치지 않는다. 해당 곡은 요즘 시대의 음향 기술과 편곡 방식을 적용해 촉촉한 질감의 사운드를 유지하면서도, 70...
1. Uriah Heep : Lady In Black (1971) <장르> Progressive rock, folk rock (프로그레시브 록, 포크 록) <소개> 영국 하드 록 밴드 Uriah Heep는 1970년대 초중반, 블랙 사바스와 딥 퍼플 등에 견줄 만한 무게감을 지닌 밴드로 성장했다. 강렬한 오르간 사운드와 파워풀한 보컬을 결합해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펼친 이들은, 여러 장의 명반을 발표하며 하드 록 계보에 확실한 흔적을 새겼다. 이들의 디스코그래피 가운데서도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곡이 바로 Lady In Black이다. 1971년에 발표된 두 번째 정규 앨범 ‘Salisbury’에 실린 이 곡은, 하드 록 특유의 폭발적 사운드와는 다른 결을 보여주면서도 밴드의 음악적 가능성을 재확인시킨 사례로 꼽힌다. Lady In Black은 Uriah Heep의 초기작 중 하나이지만, 기타를 중심으로 한 담백하고 서정적인 편곡이 돋보인다. 메인 리프는 간결하면서도 깊은 잔향을 남기고, 보컬은 청자를 이끈 뒤 후렴에서 호소력 짙게 뻗어나간다. 당시 하드 록 장르가 시끄럽고 거친 이미지로만 부각되던 시점에서, 이 곡은 여백을 살린 어쿠스틱 사운드와 몽환적인 코러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 곡을 통해 Uriah Heep는 단순히 우렁찬 사운드만 구사하는 밴드가 아니라, 섬세한 감정 표현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1970년대에는 대형 ...
1. Olivia Rodrigo : Drivers License (2021) <장르> Bedroom pop, alt-pop, power pop (베드룸 팝, 알트 팝, 파워 팝) <소개> 2021년 1월, 신예 싱어송라이터 Olivia Rodrigo가 공개한 데뷔 싱글 Drivers License는 단숨에 글로벌 팝씬의 주목을 받았다. 발매 직후부터 디지털 음원 차트와 스트리밍 지표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고, 8주 연속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달성하며 기록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 곡으로 인해 Olivia Rodrigo라는 이름은 순식간에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고, 10대 가수가 어떤 감성으로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강렬하게 보여주었다. Drivers License는 ‘운전면허증을 딴 뒤 겪게 되는 청춘의 슬픔과 그리움’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유의 서정적 멜로디와 몽환적인 음향 구조가 곡 전반을 지배하는데, 이는 슬픔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감정 이입을 쉽게 만든다. Olivia Rodrigo는 이 트랙에서 가녀린 보컬 톤을 유지하면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폭발적인 고음을 선보이며 애절함을 한껏 끌어올린다. 이처럼 단순한 팝 발라드를 넘어, 드라마틱한 곡 구성이 청자에게 인상 깊은 여운을 남긴다.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첫 주에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등 주요 스트리밍 플...
1. M83 : My Tears Are Becoming A Sea (2011) <장르> ambient, Synth-pop (앰비언트, 신스팝) <소개> 프랑스 출신 일렉트로닉 프로젝트 M83은 2011년, 여섯 번째 정규 앨범 ‘Hurry Up, We’re Dreaming’을 공개하며 특유의 몽환적 사운드를 한층 극대화했다. 이 앨범은 미국 빌보드 200 차트에서 15위까지 오르며, 언더그라운드 전자음악의 경계를 넘어 주류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그중에서도 디스크 2의 첫 번째 트랙인 My Tears Are Becoming A Sea는 짧은 러닝타임(약 2분 30초) 안에 서사적, 시네마틱 분위기를 압축해 담아내어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목처럼 ‘눈물이 바다가 되어 간다’는 강렬한 이미지는, M83가 잘 구사하는 서정성과 거대한 사운드 레이어의 결합을 단숨에 연상시키는 상징적 표지판 같은 곡이다. ‘Hurry Up, We’re Dreaming’은 앤서니 곤잘레스(Anthony Gonzalez)를 주축으로 하는 M83가 다채로운 악기와 전자음향을 조합해 몽환과 청량 사이를 오가는 음악적 풍경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My Tears Are Becoming A Sea 역시 이 앨범의 중심 기조를 그대로 계승한다. 도입부부터 뚜렷한 드럼 타격과 함께 웅장하게 솟아오르는 신시사이저 사운드는, 마치 웨이브가 밀려들 듯 점차 볼륨감을 키...
1. Keane : Bedshaped (2004) <장르> Alternative rock (얼터너티브 록) <소개> 브릿팝과 피아노 록 사이에서 독특한 정체성을 구축해 온 Keane은 2004년 데뷔 앨범 ‘Hopes and Fears’로 단숨에 전 세계 음악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앨범은 영국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는데, 그중에서도 마지막 트랙으로 자리 잡은 Bedshaped는 Keane 음악 세계의 정수를 담아낸 곡으로 회자된다. 흔히 브릿팝 밴드하면 기타 사운드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들은 기타 없이 피아노·드럼·보컬만으로도 깊은 서정과 풍부한 감정을 표현해 냈다. 이러한 특징은 특히 이 곡에서 극적으로 드러난다. 이 곡이 가진 핵심은 차가운 듯 따뜻하고,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을 품은 공존의 미학이다. 시작부터 울려 퍼지는 피아노 멜로디가 듣는 이를 부드럽게 감싸다가, 후렴에서 펼쳐지는 강렬한 보컬로 폭발적인 감정을 건드린다. 보컬을 맡은 톰 채플린은 이 곡에서 절절한 호소력을 발휘하며, 상실과 외로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실상 Keane이 데뷔 초기부터 내세웠던 주된 정서가 ‘고독 속에서 찾는 희망’이라면, Bedshaped는 그 절정을 상징하는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Bedshaped가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마지막 트랙은 에필로그처럼 차분하게 마무리되기 쉽지만, 이 곡은...
1. Wolves in the Throne Room : Two Hunters 프로필 앨범 : Two Hunters 밴드 : Wolves in the Throne Room 국적 : 미국 장르 : Atmospheric Black metal, dark ambient, post-metal (앳모스페릭 블랙메탈, 다크 앰비언트, 포스트 메탈) 발매 : 2007-9-25 <소개> 미국 워싱턴주 올림피아 출신의 블랙 메탈 밴드 Wolves in the Throne Room은 자연을 테마로 삼고, 장엄하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통해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왔다. 이들이 2007년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Two Hunters는 그런 밴드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결정적 작품이다. 특히 전통적인 블랙 메탈의 미학을 유지하면서도, 자연과 인간의 결합이라는 심상에 초점을 맞춰 보다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는 점이 돋보인다. 블랙 메탈 특유의 공격성에 서정성을 가미해, 청자로 하여금 심연과 같은 숲속을 끝없이 헤매게 만든다는 평이 많다. Two Hunters가 발매된 시기, 밴드는 이미 언더그라운드 신에서 꽤 주목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 앨범이 공개되면서 Wolves in the Throne Room은 ‘대서양 건너편의 새로운 블랙 메탈 흐름’을 대표하는 밴드로 급부상한다. 실제로 ‘Cascadian Black Metal’이라는 표현이 대중적으로 ...
1. No Vacation : Yam Yam (2017) <장르> dream pop (드림 팝) <소개> 맑은 기타 리프와 가벼운 비트가 어우러질 때, 마음 한구석에 작은 파장이 일어나곤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 밴드 No Vacation은 바로 그런 파장을 일으키는 드림 팝 사운드로 주목받았다. 2015년경 결성된 후, 여러 디지털 싱글과 EP를 통해 부드러운 멜로디와 감성적인 분위기를 이어온 이들은, 단순히 편안함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독특한 서정성을 구사한다. 그중에서도 Yam Yam은 이들이 그간 보여준 몽환적 색채를 집약해 낸 곡으로, 듣는 이를 한여름의 바닷가나 숲속 언저리로 곧장 안내한다. 실제로 Yam Yam이 공개된 이후, 인디 음악팬들 사이에서는 “드라이브할 때 틀어놓으면 시간 감각이 흐려진다”라는 평이 자주 들려왔다. 이는 No Vacation 특유의 느긋하면서도 선명한 기타 사운드, 그리고 리드 보컬의 은은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결과다. 이 곡의 도입부에서는 무심한 듯 툭툭 튀어나오는 기타 리프가 단숨에 관심을 붙잡고, 이내 베이스와 드럼 라인이 천천히 합류하며 잔잔한 물결처럼 흐르는 리듬을 형성한다. 이때 전반적 분위기가 너무 무겁거나 어둡지 않게 유지되는데, 바로 그 지점에서 그들만의 로파이 감성이 발휘된다. Yam Yam을 듣다 보면, 실제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충동이 마음속에 피...
1. Lil Nas X : Montero (Call Me by Your Name) (2021) <장르> Hiip hop, electropop (힙합, 일렉트로 팝) <소개> 팝 음악계에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후, 다음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던 아티스트가 있다면, 단연 Lil Nas X를 꼽을 수 있다. ‘Old Town Road’를 통해 힙합과 컨트리의 경계를 허물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일으킨 뒤, 그는 2021년에 더욱 과감하고 혁신적인 싱글 Montero (Call Me by Your Name)를 내놓았다. 제목에서부터 일종의 대담한 자기 고백을 암시하는 이 곡은, 공개 직후부터 수많은 논쟁과 찬사를 동시에 받으며 빌보드 차트를 뒤흔들었다. 먼저 Montero (Call Me by Your Name)는 Lil Nas X의 본명에서 따온 ‘Montero’를 전면에 내세워, 그가 가진 개인적 서사를 직접 음악에 투영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전까지는 트랙의 전반적 코드나 장르적 혁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정체성을 선명히 선언하며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이 곡이 발매되자마자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에 올랐고, 스트리밍 수치 역시 수억 단위에 이르렀다. 그 뒤로도 각종 SNS에서 짧은 영상이나 챌린지로 번져나가며, ‘Call Me by Your Name’이라는 후렴구가 전 세계 청취자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그러나 Li...
1. Beseech : Gimme Gimme Gimme (2002) <장르> Gothic metal (고딕 메탈) <소개> 스웨덴 출신 고딕 메탈 밴드 Beseech는 1990년대 초반 결성되어, 날카로운 기타 톤과 몽환적인 보컬이 어우러진 독특한 음악을 구축해 왔다. 원래부터 어두우면서도 서정적인 사운드로 주목받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이 밴드가 이런 곡까지?’라는 놀라움을 안긴 커버 트랙이 있으니, 바로 Gimme Gimme Gimme다. 원작자인 ABBA가 1970년대 디스코 풍으로 들려줬던 이 곡을 Beseech는 고딕 메탈 버전으로 재해석하여, 의외의 중독성과 신선함을 선보였다. Beseech가 선보이는 Gimme Gimme Gimme는 기존 ABBA의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는다. 둔탁한 드럼과 묵직한 리프, 그리고 가슴 깊이 파고드는 여성 보컬의 음색이 결합해, 한층 어두운 에너지를 뿜어낸다. 마치 빛나던 디스코 볼이 꺼지고, 고딕풍 무대 조명 아래에서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는 기분이 든다. 이 커버 곡을 통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70년대 팝 클래식을 뒤틀어, 고딕 메탈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Gimme Gimme Gimme에서 주목할 부분은, ABBA 특유의 멜로디 라인이 Beseech의 음침하고 장엄한 분위기에 맞춰 재단되면서도 원곡의 핵심 훅을 살렸다는 점이다. 원곡이 가진 ‘귀에 착 감기는...
1. Justin Bieber : Peaches ft. Daniel Caesar, Giveon (2021) <장르> Pop, R&B (팝, 알앤비) <소개> 팝씬을 한창 뒤흔드는 예술적 시도가 있을 때, 종종 뜻밖의 협업이 그 흐름을 결정적으로 바꾸곤 한다. Daniel Caesar, Giveon, Justin Bieber, Peaches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이 곡은 2021년 3월에 발표돼, 발매 직후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르며 세션 기획부터 결과까지 모든 면에서 전 세계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미 정상급 아티스트로 자리를 굳힌 저스틴 비버가, R&B 분야의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두 명인 다니엘 시저와 기브온을 만나는 순간 형성된 케미는, 팝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한 명장면이라 평가할 수 있다. 먼저 Peaches를 재생하면, 청량한 키보드 리프 위로 그루비한 비트가 자리 잡으면서, 저스틴 비버 특유의 맑고 부드러운 보컬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이후 Daniel Caesar가 등장해 묵직하면서도 스윗한 멜로디 라인으로 뒤따르고, 이어서 Giveon이 독보적인 저음역대 보이스를 뽐내며 곡에 무게감을 실어 준다. 세 아티스트 각각의 장점이 톡톡히 살아 있고, 그런 각각의 보컬 색이 충돌 없이 어우러지는 게 곡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흐린 여름 바람을 타고 오는 듯한 세련된 R&B 감성이, 리스너에게 절...
1. Mazzy Star : Quiet, The Winter Harbor (2018) <장르> dream pop, psychedelic rock (드림 팝, 사이키델릭 록) <소개> Mazzy Star는 1990년대부터 드림 팝과 사이키델릭 포크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왔다. 몽환적인 사운드와 호프 산도발의 나른하지만 매혹적인 보컬이 결합된 이들의 음악은, 대중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는 동시에 서서히 스며드는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그만큼 Mazzy Star는 여러 앨범과 싱글을 통해 감정의 잔물결을 일으키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다. 그리고 2018년에 공개된 EP ‘Still’의 마지막 트랙 Quiet, The Winter Harbor는 이들의 서정성이 한층 고요하게 펼쳐진 사례로 꼽힌다. Quiet, The Winter Harbor는 Mazzy Star가 4년 만에 발표한 신작 속에서, 특히 정적이 깃든 차분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기타 스트로크와 여리게 깔린 오르간 사운드, 그리고 호프 산도발 특유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가 어우러져, 한겨울의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환기한다. 일반적인 록 넘버에서 기대되는 격정이나 격렬함 대신, 텅 빈 항구에 울려 퍼지는 작은 파도 소리 같은, 잔잔하고 내밀한 사운드를 이어간다. 이들의 음악을 오래 즐겨온 팬이라면, 이 곡에서 밴드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느리고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