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추천
서해고속도로 서해 드라이브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12월 한 해를 보내면서 마음을 편안히 다스릴 수 있는 여행지, 한적한 바다를 찾아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겨울 여행지로 괜찮은 곳입니다. 어느 바다든 설레지 않은 곳이 있을까만은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고, 끝없이 펼쳐진 모래밭이 있는 서해바다는 더 마음에 드는 여행지입니다.
철 지난 바다라 그런지 한적하기만 한 바다는 갈매기들의 놀이터로 변신했습니다. 곳곳에 여백의 미학이 살아 있는 겨울 바다는 찬 계절만큼이나 더 쓸쓸한 느낌도 듭니다. 바쁜 일상에서 그리고 요즘처럼 먹먹한 날들 속에서 무료해질 땐 아마 많은 이들이 기약 없이 길을 나서고 싶어지는 마음은 더 간절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서해고속도로 이용하면 불과 3시간 남짓, 그럴 때면 불쑥 떠나곤 하는 겨울 바다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입니다.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지난 계절엔 유난히 무더웠던 날들이라 그런지 더 춥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엊그제 당일치기로 홍성과 보령 여행을 하면서 잠깐 찾았던 서해바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입니다.
그날은 홍성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홍성에서 렌터카를 이용해서 찾은 바다지만 평상시엔 불쑥 차를 갖고 즐겨 찾던 바다입니다.
서해고속도로 이용해서 홍성 나들목으로 빠져나오면 평일엔 불과 3시간 거리이니 당일치기로도 충분할 만큼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은 서해바다입니다.
늦은 오후에 찾았던 꽃지해수욕장은 한적하기만 합니다. 몇몇이 해변을 거닐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텅 빈 바다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윤슬은 찬란하기만 합니다. 그러니 겨울 바다는 어린아이의 모습입니다.
지난여름엔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가득했던 해변이지만 철 지난 바다는 한적하기만 하니 마치 쓸쓸한 자화상을 가진 중년 남자를 닮은 느낌입니다. 여행을 일상처럼 즐기는 1인이지만 가장 즐겨 찾는 곳은 바다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쉼이 필요할 때 찾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먹먹할 때 바다를 찾곤 합니다.
혼자서도 좋고, 친구랑 찾아도 좋고, 아니면 가까운 지인이랑 찾아도 좋은 곳이 바로 바다,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줘서 바다라고 하니 개인적으로는 그냥 바다를 찾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넉넉해지니 찾아야 할 이유가 되기도 했던 곳입니다.
이번엔 가까운 지인이랑 둘이 찾았는데도 이곳까지 차를 타고 오면서 끝없이 수다가 펼쳐졌지만, 한적한 바다에서 해변을 걸을 땐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말이 없어집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에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입니다.
서넛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해변을 거닐고 있었지만 들려오는 것이라곤 파도 소리와 잔잔하게 불어오는 귓가를 스치는 겨울바람뿐입니다.
날씨는 좀 쌀쌀했지만, 하늘과 맞닿은 바다는 시린 겨울처럼 청명했습니다.
해변을 거닐다가 밀려가고 밀려 나오는 파도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파도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되풀이되는 우리의 일상처럼 느껴져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상념이 스멀스멀 되살아나기도 했습니다.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지면서 끝없이 드러난 모래밭입니다.
텅 빈 바다엔 수많은 갈매기가 자기들 세상인 양 바다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손에 익숙해진 듯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은 갈매기들입니다.
걷다 보니 바로 발끝에 바닷물이 밀려오는 곳까지 왔습니다. 숨이 막힐 듯한 적막에 파도마저 미쳐 소리를 낮춘 느낌입니다.
갈매기도 비행을 접고 삼삼오오 어깨를 맞대며 고요를 즐기고 있는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입니다.
허허로운 마음이 들어도 그냥 기분이 설레는 12월 어느 날 오후입니다.
올 한 해 헤아려보니 살아가면서 어디 좋은 날만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가끔 먹먹한 때도 있었고, 언젠가는 미치도록 무언가 퍼붓고 싶은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 좋은 날이었으니 그냥 잘 지냈구나! 내가 나를 칭찬해 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좀 살아보니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안되고 막힐 땐 그냥 바다를 찾으니 그땐 위로가 되고,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12월이면 몸서리나게 바다가 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자신을 닮은 겨울 바다에서 세상의 소금기에 겉절인 일상을 내려놓으면 그냥 후련하다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한적하기만 하고 황량하고 쓸쓸해 보이는 바다지만 이렇게 위로 하고 위안을 주니 영락없이 생명의 기운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다시 밀려 나갔던 파도가 밀려오기 시작하니 이젠 서둘러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홍성까지 간 뒤에 그곳에 렌터카를 반납하고 저녁 기차를 타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겨울 바다의 투명한 하늘과 차가운 공기가 탁한 눈과 가슴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느낌입니다.
엊그제 당일치기로 홍성을 여행하면서 해저터널을 지나 불쑥 찾았던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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