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소설추천
108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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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the future - 1995년, 빅뱅, <붉은노을>

난 너를 사랑하네. 이 세상은 너뿐이야! 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아침 7시. 내 영혼의 작은 친구, 미니 콤퍼넌트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멜로디. 얼마 전에 구입한 ‘이문세 골든 베스트’의 9번 트랙 <붉은 노을>, 내 알람 전용 음악이다. 져가는 계절 끝에서 이젠 제법 쌀쌀해진 창가로 스미듯 밀려들고 있는 하루. 아직은 푸르스름한 잔어둠이 남아 있는 내 방 안 가득히 울려대는 <붉은 노을>. 깨기를 거부하는 육신에게 기상과의 타협을 종용해 보지만, 이불 속의 온기를 조금이나마 더 느끼고 싶은 나태한 영혼은, 언제나 그랬듯 반사적으로, 머리맡에 놓인 리모컨을 집어 들어서 오디오를 끈다. 난 지금 학교생활에 너무 지쳐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나에게 평온한 휴식을... 이란 명분으로 뭉그적댐을 정당화하며 스스로를 설득해 보지만, 이대로 조금 더 뭉그적대고 싶은 의지는 합리의 명분 너머에서 들려오는 좀 더 솔직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아~! 학교 가기 싫다.’ 아무리 밥 먹듯 지각을 하는 놈이지만, 오롯이 잠으로만 늦잠을 실현해 낼 정도로 양심이 없지는 않다. 나름대로는 본능의 욕구와 교칙의 윤리 사이에서의 내적 갈등으로 눈을 감고 누워 있다가 결국엔 늦잠이 되는 것뿐이다. 아주 잠깐만 더 누워 있으려고 했던 것인데, 무심하게도 무정하게도 빨리만 흘러가는 아침나절의 시간은, 굳이 우주로 나...

202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