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니까 퇴근할 수 있는 사람은 퇴근해요.” 불타는 금요일, 부장님께서 부서 직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허하신다. 한 직원이 너무 들뜬 나머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질문을 부장님께 던지고야 만다. “부장님은 금요일인데 뭐하실 거예요?” 돌아온 부장님의 대답은, 저녁이 있는 삶 따윈 진즉에 포기해버린 과잉의 근면과 성실이었다. “난 야근해야지. 뭐!” 퇴근 준비를 하던 직원들은, 홍삼 1포의 위로와 함께 다시 근무 모드로 돌아간다. 윤영선 작가님의 삽화 이 광고에 대한 사장님의 감응은 어떠하실까? “좋아질 겁니다. 쉽지 않은 문제지만, 바꾸어 나가야죠. 기업들도 점점 창의적인 업무 방식을 지향하는 추세라, 앞으로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게 될 거예요.” 철학을 즐겨 읽는 기업인에게도 명확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듯 했다. 이는 어린 왕자가 다섯 번째로 찾아간 별에서 만난 가로등지기와 관련해 여쭤본 질문이었다. 가로등지기에겐 오직 가로등을 켜고 끄는 일이 소임이다. 그런데 그 별의 자전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현재는 하루의 길이가 딱 1분이다. 1분마다 가로등을 켜고 끄느냐, 가로등지기는 도통 쉴 수가 없다. 어린왕자와의 대화 도중에도 계속해서 가로등을 켜고 끄는 중이다. 보드리야르가 지적하는 글로벌 사회의 가속화 문제는, 점점 빨라지는 사회의 리듬을 따라잡지 못하는 개인의 시간이다. 보드리야르는 이 현상을 자전과 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