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섭의 MBTI 관해 쓰다가 떠오른 기억. 예전에 가마쿠라에 갔었을 때, 마지막 날을 보낼 도쿄로 향하던 여정에 들렀었던, 북산고의 모델인 도쿄 도립 무사시노 북고등학교. 송태섭과 강백호가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면 친해졌던 놀이터가... 혹시나 정말 이 학교 근처에 있을까 하고 한 번 둘러봤었다. <슬램덩크>의 애독자들은 북산고의 구조를 다 아시겠지만, 체육관 너머의 운동장인데... 그림과 비교해 보면 저 반대편 쪽 철망 너머일 것 같지 않아? 실제로 그곳에 놀이터 하나가 있었다. 물론 이런 놀이터가 어디 한 두 개이겠냐만, 그리고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여길 그린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고... 그보다도 내가 정말 이 만화에 진심이란 게 느껴지지 않아? 학교의 근방을 나 혼자 둘러보는 동안, 동행한 후배들은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아~ 노인네, 체력도 좋아.” 하면서... 일본은 지하철의 인프라가 발달되어 있잖아. 그런데 여기는 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더 들어가야 했다. 난 그게 너무 좋았던 기억. 창가로 스치는 풍경도, 창가에 내려앉은 햇살도... 뭔가를 좋아한다는 건, 그런 설레임으로 다가서는 일이지 않나? 그래서 그 설레임을 안고서 시간이 허락하는 내에서 다 둘러보고 싶었던 거지.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건, 대중적 선호 정도와는 변별되어야 하지 않겠어? 사랑도 그렇잖아. 내가 하는 사랑이란 건, 보편적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