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의결서 등본이 용산 대통령실에 전달되면서 돌아이가 직무정지된 날과 시간이다. 불과 50여 분만에 투표와 개표를 마치고 탄핵이 가결되었지만, 탄핵소추의결서가 전달되어 실제 직무정지가 될 때까지 뉴스에서 눈을 뗄 수 없던 건 나뿐이었을까. 돌아이의 처분에 대해서는 길게 할 말이 필요치 않다. 요즘 같은 시대의 대한민국에서, 내란을 획책한 이들이 어떤 댓가를 치르는지 본을 세워야 한다. 혹독한 댓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끝내 내란에 동조키로 한 국민의 힘은 해산시켜야 한다 돌아이에만 눈길을 돌려서는 안된다. 내란에 적극 동조한, 국민의 힘을 내버려 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가결은 됐다지만 탄핵 표결 결과를 보고 경악했다. 예상을 했음에도 그렇다. 찬성 불과 204표. 지난 첫번째 의결에서 표결에 참석조차 하지 않으면서 내란 동조세력임을 자처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국민의 힘에서 고작 12표의 찬성이 나왔을 뿐이다. 가결 직후 거리에서 울리던 사회자의 멘트가 또렷이 기억난다. "여러분 행복하지 않느냐고" 결과는 행복했지만, 내용은 불행했다. 매우 불행했다. 차라리 내란에 동조하겠다는 자가 96명(85+3+8)이나 된다. 국민의 의중을 대변하는 자들이 아니라 본인의 잇속을, 본인의 의중을 표시한 자들이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부터는 우리도 함께 내란을 막았고 탄핵을 가결시켰다고 떠들 자들이다. 그러면 또 표를 줄 것이라 믿는 자들...
방문횟수 47만인데 상위 10%, 블로그가 얼마나 많으면! 네이버가 내 블로그 주제를 '미정'으로 정의했다. 죄 섞이고 있는 걸까? 전환하고 있는 중인 걸까? 나도 아직 모르겠다. 2024 마이 블로그 리포트 블로그 마을로 초대합니다: 지금 내 블로그 마을을 확인해 보세요! event.blog.naver.com
오늘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반려견 동반 객실 시범운영을 올 연말에서 계속으로 연장했네요. 이번은 토함산자연휴양림 탐방기 네번째 이야기입니다. 해발 500미터에 자리한 야영장과 체육시설 그리고 잘 정비된 네 개 코스의 숲길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조류사 부근 갈림길(오른쪽 화살표)로부터 해발 100미터 위에 있는 야영장까지 1.5km 올라가야 하고 교행이 불가한 군데군데 기다리는 구간 마련되어 있으므로 조심히 운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야영장 초입인데요. 왼쪽에 샤워장, 맞은 편은 주차장입니다. 샤워장에 온수는 나오지 않습니다. 빼곡이 주차하면 20대 가량 댈 수 있을 법한 규모입니다. 샤워장과 주차장 바로 위에서 길이 좌우로 크게 갈라지고요. 왼쪽은 취사장을 지나 상단 주차장으로 이어집니다. 상단 주차장 옆에는 숲속 작은 도서관과 숲해설가가 근무하는 숲체험장 건물이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가면 화장실을 지나 체육시설이 있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데, 차량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영상으로 한 번 돌아볼께요. 야영장 화장실을 지나쳐 계속 올라가면 체육시설로 이어지는데요. 탐방기 말미에서 전망대 → 체육시설 → 야영장 화장실로 내려오면서 다시 만나보겠습니다. 야영장이 자리한 곳은 해발 430미터 부근이고요. 데크는 6개 규격에 총 40개입니다. 오른쪽 사진에서 보듯 데크 크기를 색으로 구분할 수 있고, 1~21데...
8년 전, 2016년 광화문을 함께 한 촛불 램프다. 서랍 속에서 기념으로만 남아있길 바랬다. 다시 꺼내 불이 들어오는지 살펴보는 내내 착잡했다. 대통령 탄핵을 외치러 갈 일만큼은 없길 바랐다. 12월 7일 오전 10시, 돌아이는 자신의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향후 국정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번 역시 야당과의 협치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박쥐 한동훈은 또 입장을 바꿨다. 12월 7일 오후 4시 경 신논현역 9호선 환승구간은 이랬다. 줄 서 있는 몇 분 안되는 동안 아이들 손을 잡고 나선 우리 학교 부모들을 볼 수 있었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한숨이 나왔다. 날도 추운 토요일에 이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제쳐두고 대통령 탄핵을 외치러 가야 한다니. 상황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다니. 버스를 내린 샛강역에서 걸어들어갔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는지, 여의도 공원 앞에서 더는 갈 수 없었다. 20대, 30대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이 많아 놀랐고 끊임없이 이어 외치는 시민들의 구호에 혀가 내둘러졌다. 그 정도로 절박했기 때문이리라. 많은 이들이 여당의 표결 불참을 예상했기에 쏟아져 나왔을 것이다. 나 또한 같은 이유로 나갔으니까. 예상대로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을 제외한 국민의 힘 대다수는 본회의장을 떠나며 표결에 불참했다. 헌정 질서를 유린...
11월27일 목요일. 경기 남부에 첫눈이자 177년만의 폭설이 내렸다. 퇴근했더니 아들이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단다. 작년 10월에야 무려 할머니가 직접 사주신 귀한 물건이거늘, 아무래도 눈밭에 떨어뜨린 것 같다고 했다. 하교 픽업을 갔건만 눈이 내려 학교로 올라갈 수 없자, 아내는 아래에 차를 세워놓고 내려오라고 했다. 차까지는 대략 200미터 비탈길. 얘가 얌전히 걸어내려갈 리가 없다. 지난 몇몇 글에서 썼듯 아들은 지.금.도. 눈이 많이 내린 날이면 몸을 던지고 엎어지고 눕고 구르고 미끄러진다. 발목으로 잔뜩 눈이 들어가고 신발이 푹 젖어도 개의치 않는다. 선생님들도 안다. 늬집 아들은 학교 앞에서부터 굴러 내려가더라 할 정도니까. 하교하는 차안을 샅샅이 뒤졌고 학교에 남아있던 돌봄 선생님께 부탁드려 선생님과 아이들이 놀이삼아 한참 찾아봤지만 못찾았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 학교로 돌아가 파볼 수도 없다. 제 불찰로 잃어버렸기에 조용했다. 아니었으면 가만히 있을 녀석이 아니다. 구글에 접속해 단말기 위치 확인해보랬더니 그새 그런 기능이 없어졌다. 혹시나 이통사에서 유심 위치 확인이 가능할까 싶어 문의했는데 확인해줄 수 없단다. 둘째는 아직 패밀리링크로 묶여 있는데, 그때 왜 구글 '기기 찾기' 앱 생각을 못했나 모르겠다. 아내가 어떡하냐 묻기에 거실 책장 위에 잠자고 있던 갤럭시 폴더2를 건네줬다. 작년 10월까지 몇 년간 썼던 휴...
2025년 12월 4일 01시 01분.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시간이다. 12월 3일 23시를 기해 비상 계엄이 발동되었다. 송년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에 계엄을 선포했다는 속보를 접하곤 지인들과 경악했다. 주변에 있던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황당함 일색이었다. 입에서 나도 모르게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말이 튀어나왔다. 그때도 상대는 검사들이었다.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 얼마 전부터 아주 잠깐씩 스쳤던 생각이었다. '저 정도 돌아이라면... 계엄령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수도 있겠다' 국회 동의는 물론 국무회의조차 거치지 않고 선포할 정도의 돌아이라는 것까지는 미처 몰랐다. 외신도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속 타전하며 돌아이의 엄청난 과잉 반응에 대해 '기괴한 행동'이라고 표현한다. 실로 기괴하다. 오죽하면 돌아이가 기괴한 짓을 한 김에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까. 비상계엄지역에서 계엄사령관은 군사상 필요할 때에는 체포·구금(拘禁)·압수·수색·거주·이전·언론·출판·집회·결사 또는 단체행동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고, 작전상 부득이한 경우에는 국민의 재산을 파괴 또는 소각할 수 있다 당시 뉴스에서는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군인들을 공수부대라고 했다.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지 모르지만 공수부대는 매우 부정적인 느낌이 담긴 단어다. 공수부대라는 단어가 광주와 군부 쿠데타...
연말까지 반려견 동반 객실을 시범운영중인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탐방기 세번째편은 위의 삼거리에서 시작합니다. 오른쪽으로 올라가서 물놀이장과 화랑관을 지나 나머지 숲속의 집 7채까지 살펴볼거에요. 안내도에서는 동그라미친 구역이고요. 매표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면 화랑관까지 갈 수 있다는데... 글쎄요, 숲속의 집 30호 모랑, 31호 설화랑 객실 앞으로 난 지름길(?)을 지난다면 모를까 차량이 지나는 도로를 따라 걷는다면 두 배는 걸릴겁니다. 오르막이 좌우로 두 번 크게 굽이치고요. 펜스 안쪽이 토함산자연휴양림 물놀이장입니다. 오른쪽 사진에서 물놀이장 뒷편 상단으로 화랑관 건물이 살짝 보이네요. 수심은 50cm~100cm 고요, 보다시피 새단장한 지 얼마 안됐나 봅니다. 쌔끈하죠? 양쪽으로 펼칠 수 있는 어닝도 여럿 있고요. 오른쪽 사진 멀리로 화장실 건물, 오른쪽 상단으로 샤워장 건물이 있습니다. 토함산자연휴양림은 휴양관에 묵는 게 물놀이장 이용하기에는 좋겠습니다. 경주답게(?) 한옥스타일의 2층 건물입니다. 토함산자연휴양림은 모든 객실이 '랑'으로 끝나는데, 이 또한 화랑과 연결짓는 것이겠지요. 객실 11개이고 주차공간도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화랑관 전면으로 펼쳐지는 뷰는 이 정도에요. 숲속의 집마다 전자렌지가 있는데, 화랑관 객실은 아니라서 1층 출입문 안쪽에 공용 전자렌지가 있습니다. 객실 1층 7개 ...
어제부터 눈이 내려 오늘까지 계속 왔으니 첫눈이 맞지. 아침에 일어나 블라인드를 걷으면서 직감했다. 오늘 출근 못하겠다고. 지난 겨울 인제 갯골자연휴양림에 들어가자마자 몰아쳐 밤새 내렸던 폭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그래도 나섰다. 지하철역까지 삼분의 이쯤 갔을까. 마주오던 남자분이 넌지시 말을 건넸다. "지하철역에서 오는 길인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역사 안으로 들여보내지도 않고 있어요" 버스타려 삼십 분 기다렸는데 버스도 안오더라며 미끄러질라 종종 걸음으로 지나쳤다. 에고, 그래요라고 받으며 그대로 돌아섰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줄까 하다가, 말해줘도 일단 가볼테니 소용없겠구나 싶었다. 이면도로인데도 재난영화를 연상시켰다. 마을버스조차 운행하지 않아 더 그랬던 듯 싶다. 가지에 얹힌 습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인도 곳곳으로 늘어진 나무때문에 사람들은 차도로 걷는다. 터널같은 나뭇가지 밑을 지날 때면 혹시 부러지면서 깔리지는 않을까 무섭다. 용인에서도 눈 치우러 나왔다가 나무가 쓰러지면서 깔려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잖나. 넉가래와 눈삽을 들고 분주히 오가는 경비아저씨와 관리소 직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단지 입구 부근에만 한 사람 겨우 지나갈 정도 폭으로 길을 냈을 뿐이다. 어차피 출근 못하는 거 눈 치우기를 돕기로 한다. 지금 치우면 그나마 수월하다. 얼어붙으면 삽으로 깨야 하니까.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나...
매표소 맞은편 야생화단지에서 시작합니다. 반려견 동반 산책은 이곳 야생화단지부터 지압로를 거쳐 조금 있다 살펴볼 조류사까지 입니다. 시범운영기간이라 그런건지 반려견과 함께 다닐 수 있는 구역이 넓지는 않아요. 야생화단지 아랫쪽 국학관과 연결되는 곳에서 영상으로 한 번 보시죠. 다시 구내도로로 올라와서 매표소를 지나 올라갑니다. 낙엽이 많이 쌓여서 잘 보이지 않지만 도로 왼쪽은 모두 지압로에요. 사실상 위화랑, 설원랑 투숙객 전용이라고 봐도 무방하더라구요. 지압로 입구를 지나면 길이 S자로 구불거리고 오른쪽으로 데크로드가 길게 지납니다. 깊은 가을임을 느끼게 해주는 몇 곳 중에 하나였는데요. 데크로드는 난간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높지 않습니다. 왼쪽 상단으로는 조류사가, 오른쪽으로는 표고버섯 체험장입니다. 조류사가 많이 작다 싶더니만 공작비둘기가 있었나 본데, 제가 갔던 때는 비었더라구요. 반려견 동반 객실이 상시 운영된다면 이곳을 반려견 놀이터로 계획해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사실 지압로 구역이 딱이긴 합니다만. 조류사 옆으로 계곡을 건너가는 다리가 있는데 이곳에 반려견 지정 산책로는 여기까지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매표소 앞뒤의 야생화단지, 지압로부터 여기까지가 '반려견 지정 산책로' 입니다. 다리를 잠시 건너갔다 와볼까요? 계곡이 상당히 깊은데 물이 거의 없습니다. 휴양림 상단 화랑관 앞에 물놀이장도 제대로 만들어놨...
두 달마다 고객사를 옮겨다니며 일하다 보면 근무 여건이 모두 다른데, 한 달쯤 전부터 가고 있는 곳은 이제껏 다녔던 근무지와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일하는 곳에 탕비실도 없고 정수기도 없어요. 물을 사먹어야 하고 커피나 차를 타 마실 뜨거운 물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폭등한 물가에 매번 커피를 사 마실 수도 없고 필요할 때마다 편의점에 가서 더운물을 얻을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집에 있는 전기 포트를 가져오자니 부피가 크고 사무실이 너무 조용해 물 끓이는 소리도 신경쓰이고요. 아침마다 물을 끓여 500ml 보온병에 넣어 근무지로 가져오길 며칠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 알아본 제품이 '샤오미 미지아 휴대용 전기포트겸 텀블러 2세대'입니다. 이번같은 출장 상황에 딱인 스펙이고 샤오미 미지아 1.7리터 전기 주전자를 몇 년째 너무 잘 쓰고 있어서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있던 데다, 가격이 2만 원대였으니 바로 주문할 밖에요. 그런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습니다. 주문한 날로부터 무려 23일만에 도착했어요 해외배송이라며 오래 걸릴 수 있는 안내가 있긴 했지만 이건... 중간에 판매자는 네이버스토어를 휴면 상태로 돌려버렸고 연락도 안됐어요, 돈 떼이는 줄 알았다지요. 우여곡절 끝에 들인 '샤오미 미지아 휴대용 전기포트겸 텀블러 2세대' 를 물 끓일 때 나는 소음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제품 리뷰 참 오랫만이네요. 돼지코가 완충 ...
작년에 이우학교 입학설명회를 갔었다. 고등학교보다 중학교에 관심있는 이들이 훨씬 많았던 기억이다. 입시에 가까울수록 이우학교를 찾는 용감한(?) 학생과 부모들이 줄어드는게 아닐까 혼자 생각했었다. 그 후 오랫동안 진로를 고민하던 딸은 이우학교에 도전하기로 했다. 지방에 있는 전통의 기숙형 대안학교들도 알아나 보라며 입학설명회를 다녀오자 꼬드겼지만, 집에서 통학하고자 하는 녀석과 아내의 생각은 확고했다. 이우고등학교는 대안형 특성화고이자 자율학교면서 혁신학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6조의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를 흔히 전문계 고등학교라 부르고, ‘자연현장실습 등 체험 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학교를 흔히 ‘대안형 특성화고등학교’라 부른다. 이우고등학교는 후자에 속한다. 초중등교육법 제61조 및 동법 시행령 제105조에 근거한 '자율학교'로 지정・운영되고 있다. '자율학교'는 교육제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학교를 의미한다. 2010년 3월 경기도교육청이 '혁신학교'로 지정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혁신학교'는 민주적 학교운영 체제를 기반으로 윤리적 생활공동체와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형성하고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삶의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학교혁신의 모델학교다. 설명이 긴데, '제도권 안에서 대안을 모색할 ...
직접 탐방한 107번째 휴양림,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에 도착했던 때는 밤 11시가 됐을 때쯤이었습니다. 가로등 하나없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하이빔을 켠 채 20분간 좌로 돌고 우로 돌아 도착했어요. 와, 진입로가 이렇게 험해서야 해가 있는 때면 모를까 밤에는 정말 어렵겠더라구요. 휴양림 탐방중에 만난 숲해설가에게 진입로 얘기를 했더니, 다른 길을 가르쳐줍니다. 그 얘기부터 할께요. 경주 위쪽에서 내려올 때 내비게이션은 대부분 오렌지색 화살표시한 불국사 옆, 석굴암으로 올라가는 길을 안내한다고 합니다. 저희도 그랬고요. 위 지도로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죠. 엄청 구불거리고 U턴에 가까운 구간도 많다는 거. 가로등도 없는 왕복 2차선이에요. 해진 뒤에는 파란 화살표시한 4번 국도로 오라더군요. 내비가 경로로 추천을 안해주거든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경유지로 설정하면 됩니다. 비교할 수 없을만큼 평이한 길이에요. 참고하세요. 토함산자연휴양림은 무려 1997년에 개장해 30년을 바라보는 관록의 휴양림입니다. 숲해설가의 말로는, 저희가 찾아갔던 시기가 토함산 단풍이 절정이었다고 하네요. 기후변화로 올해 단풍이 무척 늦었다더니, 토함산자연휴양림 내 숲길 걷는 것만으로도 단풍구경은 실컷 했습니다. 관리사무소가 나올 줄 알았는데, 회전해 올라가서 다시 왼쪽으로 올라갑니다. 큰 주차장 그리고 관리사무소나 방문자센터치고는 너무 큰 건물을 만나게 ...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 혹시나 하고 들어갔다가, 아내가 휴가내놓은 날에 딱 하나 남아있는 객실을 발견했다. 목, 금이 비어있는데다 마침 유일한 반려견 동반 객실이다. 토함산자연휴양림은 연말까지 객실 하나를 지정해 반려견 동반 객실로 시범 운영중인데, 그 객실이 비어있던 것. 다자녀 할인이 아이 둘부터로 조정되면서 무려 30% 싸게 예약했다. 휴양림 다녀온지 오래 되기도 했고 2박인데다 경주 선산에 묻힌 친구에게 가볼 수 있으면서 강아지까지 동반할 수 있는, 운이 겹치고 겹친 상황이다. 객실은 3주 전에 잡아놨지만 금요일 휴가를 확정한 날은 출발 나흘 전이었다. 아이들에게 말해뒀더라면 좋았을 것을, 별다른 학교 일정이 없길래 미뤘던 게 화근이 됐다. 딸내미는 금요일 수학 수업을 빠질 수 있다며 좋아했지만, 둘째는 학교를 빠지지 않겠다고 한 것. 금요일 수업 대신 서울숲으로 반 전체가 자전거 나들이가는 일정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쎄했는데 딱 걸리고 말았다. 일정 변경 공지를 본 아내가 휴양림 얘기를 꺼냈지만... 퇴근 후 아내와 먼저 대화했다. "둘째 이제 다 컸어, 목요일 늦은 밤에 갔다가 토요일 돌아오잖아. 그 정돈 혼자 있을 수 있어" "뭐? 안돼, 아직 안돼. 내가 안돼. 둘째 안간다고 하면 나도 못가" "그러면 처가에 하루만 가 있으라... 음, 거긴 수험생이 있지" "그래, 수능 끝났어도 입시가 다 끝난 건...
딸은 운도 좋다. 아내와 나도 여태 못가본 울릉도를 다녀왔다. 출발한 날 동해 날씨가 안좋았는데 울릉도가는 배가 떴다. 울릉도에 도착했다해도 독도가는 뱃길이 열릴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던데 독도도 다녀왔다. 독도를 가도 선착장에 접안하지 못할 때가 많다던데 접안하고 하선해서 독도를 거닐었다. 울릉도, 독도를 오가는 동안 배멀미를 안했단다. 3박4일 일정으로 들어갔는데, 강풍에 이틀이나 울릉도에 묶여 있다 월요일 늦은 밤에야 집에 왔다. (음, 이게 운이 좋은 건가) 프로젝트를 빙자해 놀러가는 거 아니냐는 부모들의 의심에 1학기에 '기후환경위기에 대한 영상 제작 프로젝트' 기획할 때부터 가기로 했던 거라며 펄쩍 뛰더니만, 선생님이 승합차를 주차해둘 곳이 마땅치 않아 계속 차를 지키는 동안 학생들끼리 알아서 찾아다니고 울릉도 주민들 인터뷰하는 등 계획한 것을 이행했단다. 매일 이른 아침 일어나 촬영과 인터뷰를 위해 오징어 경매장을 쫓아갔지만 허탕쳤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오징어 어획량이 아예 없어 경매가 열리지 않은지 오래 됐고 오징어 경매장 바닥은 물기 하나없이 말라있었다고. 독도 어떻더냐 물었더니 "독도 주변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가 너무 많아 놀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선생님이 여행짐에 교재를 넣어오라고 했다더니, 강풍과 엄청난 파도로 울릉도에 갇혀 있던 이틀동안 수업을 했단다. 배멀미로 고생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딸내미는 울릉도...
"인마, 혹시... 네가 휴양림 객실 비워줬던거냐?" 술 한 잔 친 다음 짧은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려는데 생각이 미쳤다. 녀석이 4년 만에 오키나와에서 건너와 묻힌 곳은 경주다. 지난 10월의 일이다. 내려갈랬는데, 조용히 가족끼리 치른다고 해 다음을 기약했었다. 원래는 우리 집에서도 가까운 용인의 사립묘원을 알아봤었는데, 갑자기 녀석의 부모님이 경주의 선산으로 가야 한다 했단다. 앞이 탁 트였고 양지 바르지만 멀고 외졌다. 묘원도 멀고 외지지 않은 곳이 얼마나 되겠는가마는, 앞으로 적어도 7년은 오키나와에서 지내야 하는 며느리와 손녀, 손자가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 때 쉽게 가볼 수 있는 곳이 낫지 않았을까. 인천공항으로 들어와도 김해공항으로 들어와도 경주 선산은 답이 안나온다. 서울 사는 당신들 또한 연로해서 아들에게 가보기도 어려우면서 경주라니... 무슨 생각인걸까. 아내가 11월 휴가를 확정하고나서 혹시나 경주 인근의 휴양림에 객실이 있는지 살폈다. 휴가낸 날까지 3주 밖에 남지 않았던 때라 당연히 객실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허~ 객실 하나가 휴가낸 날에 비어있는게 아닌가. 예약이 5주 전부터 열리는데, 9월부터 3순위까지 대기를 걸 수 있게 정책이 바뀌었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그 객실은 올해 말까지 시범운영중인 유일한 반려견 객실이었다. 반려견 객실은 일반 객실보다 잡기가 더 어려운데... 목요일과 금요일이 비어있었다. ...
1. 숲속 야영장 43개는 불과라는 표현이 맞을 지 몰라도 휴양림 199개가 불과? 기획재정부와 산림청에 따르면 숲속 야영장(캠핑장)과 자연휴양림을 대폭 늘리기 위한 방안을 올해 안에 발표한다 합니다. 현재 숲속 야영장은 전국 43곳, 휴양림은 전국 199곳인데, 최대 10배까지 늘리겠다고요. 전체 산지의 70%에 달하는 보전산지 내에 야영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일부를 준보전산지로 전환해주거나 산림휴양법 시행령 내 도로 설치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합니다. 현재 전국의 자연휴양림은 총 199곳으로, 국립이 46곳이고 나머지 공립과 사립이 각각 129곳, 24곳인데요. 휴양림 조성을 위한 최소면적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 하네요. 숲속 야영장을 10배 늘리겠다는 걸 휴양림이 포함된 걸로 받아적은 거겠지요? 휴양림 199개의 10배는 말이 안되잖아요. 지금도 적자에 허덕이는 휴양림이 대부분인데... 2. 경기 파주 국립감악산자연휴양림 2027년 완공 목표로 조성 개시 3. 강원 고성 국립진부령자연휴양림 2026년 완공 목표로 조성 개시 4. 충남 서산 가야산자연휴양림 2026년 완공 목표로 조성 개시 가야산 자연휴양림 1차 사업을 통해 2026년까지 통합관리센터, 산림휴양관, 숲속의 집, 숲속카페와 회의실 등 휴양시설을 갖추고 기반 시설이 만들어지면 2차로 숲속 야영장과 유아숲체험원, 산림레포츠단지, 산림...
"저... 합창음악제 사회를 좀 봐줄 수 있을까요?" 한 달 전, 연대 일꾼으로 경기지역 대안학교들이 모여 2년마다 여는 합창음악제를 준비하는 아빠가 권했다. 학교 현장들이 돌아가면서 주관하는데 올해는 우리학교와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중등수원칠보산자유학교 세 곳이 공동 주관했다. 교육, 시설, 연대 소위원회 활동을 하겠다며 올해를 시작했는데, 그간 다른 소위에 비해 유독 연대 소위에 별다른 도움이 못되고 있던 터라 이거라도 해야지 하는 마음에 수락하고 말았다. 플랜B가 꼭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합창음악제에는 몇 명 정도 오나요?" "육백 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요" "옛?! 육백 명이욧?!" 음, 관객수를 물어보고나서 결정할 걸 그랬다. 이 정도 규모면 플랜B는 사실상 꾸리기 힘들겠구나 싶었다. 외통이었다. 우리학교 9학년 학생, 수원칠보산자유학교 6학년 학생과 3인 MC로 한단다. 복수 MC는 난이도가 더 높다. 우리 애들을 꼬셔보라기에 시도했지만 단칼에 퇴짜맞았다. 아쉽지만 별 수 없다. 행사 열흘 전 즈음 큐시트인지 스크립트인지 초안을 받고 함께 사회볼 학생들과 화상회의로 인사했다. 녀석들은 끝까지 비디오를 켜지 않았다. 켜는 법을 모를 리는 없었을 터, 신비주의인가. 스크립트의 내 분량은 2/3가량 고쳐썼다. 이렇게까지 할 일...? 내게 주어진 역할은 출연팀이 나가고 들어와 정렬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었다...
9년 전, 아이와 함께 대안학교에 입학했다. 사실 당시 태도는 '아이를 대안학교에 입학시켰다'라고 표현해야 맞다. 입학 후 신입부모교육을 받으면서, 부모 또한 아이와 함께 입학한 것이고 아이가 성장하는 것처럼 부모 또한 성장할 수 있고 성장해야 하는 곳이라는 선배 부모의 말을 접하고는 태도를 바꿨던 것 같다. 대안교육과 대안학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며 알려고 애쓰게 된 이유도 이와같은 태도 변화의 영향이었던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의 성장과 성숙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목마름이 태도 변화를 촉발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낼 정도로 나이를 먹었건만, 아이와의 대화에서 '어른', '성인' 이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아직 내게 쓸 수 없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나이에 어울리는, 부모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성숙한 내가 되고 싶었나보다. 혼자서는 자신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도 잡을 수 없었으니, 아이와 함께 입학한 대안학교 공동체의 힘을 빌어 보기로 했던 것 같다. 아이가 졸업반이 된 지금, '어른', '성인' 이라는 단어를 내게 쓸 때 올라오는 어색한 기운은 남아있지만 많이 나아졌다. 당시보다는 나아진, 보다 성숙한 내 자신을 느끼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험으로 알게 됐다. 아이의 성장만큼이나 부모의 성장 또한 가능한 시공간이라던 선배 부모들의 말이. 입시 준비자이자 학습자가 아닌 공동체 속의 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을 지켜보...
8년 전 2016년 광화문 광장 일대에 운집한 100만 시민 속에 있다 돌아오면서 다시는 대통령 물러나라는 집회에 수만 명이 모이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적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당연히 나갈 일 또한 없을 걸로 알았다. 김누리 교수가 언급한 교육혁명을 위한 100만 시민 운집을 상상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또다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집회에 나가야 했다. 안나갈 수 없었다. 주최측은 30만 시민이 모였다 하고 경찰측은 2만으로 추정했단다. 집회에서 1000만 시민 서명운동을 하고 있었으니 오며가며 서명한 시민들까지 치면 30만에 육박하는 걸까. 윤석열은, 김건희는 그 많은 시민들을 다시 남대문과 시청 앞으로, 서울역 앞으로 모이게 했다. 김건희가 윤석열대통령의 시한폭탄이며 정권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할 정도니, 안모이는 게 이상할 정도의 지경이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중에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았다. 대체로 작금의 상황을 가장 어처구니없어하는 걸로 보였다. 뽑지 않았던 시민들은 물론 뽑았던 시민들은 이제 모두 나서야 한다. 이 정권은 이제 절반을 돌아섰을 뿐이다. 이 정권이 들어선 이래로, 이상민 행안부 장관 박희영 전 용산구청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이진숙 방통위원장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박철희 주일대...
사춘기 관련 도서가 이렇게 많;; 가장 자극적인 제목은 '지랄발광 사춘기, 흔들리는 사십춘기' 첫째 고등학교 입학원서의 부모 자기소개서를 쓰다 알았다. 아이들 사춘기에 대한 이야기가 유독 없단 걸. 우리집 아이들에게도 그 분이 오셨다거나 그래서 힘들다거나 한두 번 남겼을 법 한데, 없다. 의심할만한 시기는 몇 해 전 '쟤, 사춘기가 와서 저러는건가?' 갸우뚱했던 반 년 정도에 불과하다. 두 녀석 공히 그렇다. 딸내미는 눈을 잘 안마주치거나 투명인간 취급하는 정도, 아들내미는 똑바로 눈을 마주 보며 따박따박 말대답하는 수준이다. 사춘기 증상이라기에는 애교에 가깝다보니, 그때가 사춘기였던 건지, 왔다 간건지, 아직 안온건지 모르겠다는 말을 아내와 몇 번이나 주고받았던 기억이다. 의심되는 시기 말미 즈음 아이들에게 직접 묻기도 했다. 왔었던거냐 진행중이냐 안온거냐. 자기들도 잘 모르겠지만(긴장하라고 여지를 남긴 건지 모를 일...), 왔다 간 것 같다 했던 걸 보면 즤들도 엄마아빠가 느낀 정도였나 보다. 딸내미 반 친구들의 부모들과도 사춘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도 했는데, 남학생 여학생 부모 모두에게 비슷한 답을 들었다. 희한하리만치 잠잠하게 지나갔다고, 자기들도 신기했다고. 부모가 특별히 뭘 한 게 없는데 공통적인 것을 보면, 학원뺑뺑이와 학업 스트레스가 없고 경쟁 구도에 속하지 않은 덕분아닐까 생각한다는 엄마도 있었다. 내가 가장 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