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2024.01.15
인플루언서 
맑은구름
1,811영화 전문블로거
참여 콘텐츠 7
11
2023년 최고의 영화 5선

Intro 코로나 이전 한국 영화산업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에 비하면 미약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박스오피스는 총관객 5,500만이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23년에 영화관에서 관람한 30여 편의 영화 중 가장 마음에 남았던 5편의 영화를 개봉일 순으로 소개해본다. 타르, 케이트 블란쳇이라서 유명 배우가 여럿 나오는 캐릭터버스터형 영화나 배우 두 명이서 투닥거리는 버디무비도 재미있지만 단독 주연 한 명이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가는 영화를 보는 재미는 특별하다. <타르>는 마치 케이트 블란쳇의 차력쇼를 보는 느낌이다. 이 배우가 단순히 본인의 배역을 잘 소화하는 걸 넘어서 서사와 연출까지 들쳐매고 성큼성큼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경험은 꽤나 특별했다. 파벨만스, 좋아하는 감독의 이야기 내가 영화를 보기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이기에 이 리스트에 <파벨만스>가 뽑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좋아하는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두런두런 푸는 영화를 보는 팬의 마음이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단순히 팬심으로 이 영화를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은 것은 절대 아니다. 거장의 품격이 느껴지는 연출과 서사는 어떤 관객에게든 충분히 훌륭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만족스러운 시청각 경험 2022년에 영화관을 가야 할 이유를 온몸으로 ...

2023.12.23
11
2022년 최고의 영화 5선

Intro 코로나 방역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서 영화관으로 관객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2022년. 수치로만 확인해 봐도 2021년 18,220,323명까지 떨어졌던 관객수는 62,122,863명 수준까지 오르며 무려 241%나 폭증했다. 이런 와중에 어떤 영화들이 마음에 남았는지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 2022년 최고의 영화를 개봉 순으로 소개해 본다. 드라이브 마이 카, 소복이 쌓인 눈처럼 1월에 개봉했던 <드라이브 마이 카>의 가치를 말하기 위해 이 영화가 수상한 상을 나열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각본, 연출, 배우가 제 몫을 했을 때 조용하고 정적인 영화도 충분히 크고 깊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영화. 천천히 눈이 내릴 때 세상은 고요하지만 눈이 쌓였을 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것처럼 <드라이브 마이 카>는 관객의 마음에 소복이 메시지를 쌓는다. 범죄도시2, 박스오피스 심폐소생하기 '최고'라는 수식어가 다양한 경우에 붙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범죄도시2>는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이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일단 2022년 최다 관개수를 보유한 영화라는 점도 그렇지만 2019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1,000만 영화를 복귀시켰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박스오피스에 가한 심폐소생술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심지어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도 않은 시국에 1,2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이 ...

2022.12.30
5
아바타: 물의 길, 나는 영화를 봅니다.

★★★★☆ Intro 영화를 보는 행위는 당연히 영화관에서 이루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일은 특별한 이벤트에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아바타: 물의 길>은 이 '특별한'이벤트에 정말 잘 어울리는 영화다. 나는 CG를 봅니다. 언젠가부터 영화에 CG가 쓰였느냐 쓰이지 않았느냐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 하지만 단순히 좋은 CG를 넘어 그것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192분 동안 이어지는 CG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의 대부분이 '경이'라면 이것은 높은 차원의 영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바타>에서 CG가 영화의 관전 포인트 그 자체였다면 <아바타: 물의 길>은 기술은 이제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선포한다. 영화의 어떤 요소가 일정한 기준점을 가지고 평가될 수 있다면 <아바타: 물의 길>이 선보이는 CG는 기술적 특이점에 도달함으로써 평가의 기준 자체를 아득히 벗어나 버린다. 그러니까 나는 완벽하게 CG를 보고 있지만 동시에 완벽하게 영화를 보고 있다. CG 나는 새로운 것을 봅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속편의 함정에 빠진다면 어떤 영화도 살아남기 어렵다. <아바타: 물의 길>이 한 편의 영화로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2009년 개봉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라는 어마어마한 족적을 남긴 1편의 유산을 손쉽게 빌려 쓸 생각이 없다는 점에 있다....

2022.12.15
여름에 볼만한 영화 5선

Intro 습도와 온도가 모두 선을 넘는 한여름. 이런 여름이야말로 집에서 에어컨 틀어두고 영화 한 편 보기 딱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막상 소파에 앉으면 20분째 볼만한 영화를 찾느라 고생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래서 오늘은 여름에 볼만한 영화 5편을 준비해봤다. 여름의 열기를 스크린으로, <포드V페라리> 처음부터 뜬금없는 영화가 등장했다고?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리는 괴물 같은 자동차들과 선수들 사이의 치열한 열기만큼 여름을 닮은 요소가 또 있을까? 국내에서 2019년 12월에 개봉했던 <포드V페라리>는 국내 관객 137만 명에 그쳤지만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포함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완성도 높은 영화다. 영화의 제목만 보면 흔한 레이싱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맷 데이먼과 크리스천 베일의 명품 연기와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텔링은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관객이라도 숨죽이고 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물론 영화의 주요 소재인 레이싱 장면이 놀랍도록 멋진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 바로 디즈니+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한국형 명품 공포영화, <알 포인트> <여고괴담>, <장화 홍련>에 이어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한국형 공포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작품 중 한편인 <알 포인트>는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군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주제와 장르의 결합이 매우 신선할 뿐 아니라 영화의 완성도도 ...

2022.08.06
5
헤어질 결심, 마침내 박찬욱

★★★★☆ Intro 거장이라는 수식어는 한두 번의 성공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나는 6년 동안 박찬욱이라는 이름을 잊었던 것 같다. 그리고 <헤어질 결심>을 본 순간 내가 한국영화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들을 모두 찾았다. 마침내. 마침내 미장센 이 분야에 있어서 박찬욱의 능력은 진작에 한반도의 수준을 벗어났다. 꽤 괜찮은 영화미술은 디테일이 살아있다. 하지만 정말 좋은 영화미술은 디테일이 보이지 않는다. 디테일조차 너무 당연해서 그것이 곧 화면이 되어버리니까. 박찬욱이 공간을 창조하고 가지고 노는 방식은 이미 경이로운 수준이다. 소품과 의상은 서사를 밀고 나가고 화면을 채우는 색상은 분위기를 압도한다. 심지어 모든 것은 대단히 한국적인 동시에 대단히 이국적이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그래서 대단하다. 영화라는 콘텐츠는 애당초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만 온전하다. 그리고 박찬욱은 그걸 완벽하게 해냈다. 미장센 마침내 연출 나는 영화를 보면서 '저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 '저 구도를 잡으려면 힘들었겠다.' 같은 생각들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을 보면서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저 빨려 들듯 집중하느라 바빴으니까. 138분 동안 영화가 보여주는 화면은 단 한순간도 버릴 장면이 없다. 그렇다고 박찬욱이 마냥 유려한 화면과 흐름만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꽤나 많은 장면은 실험적이고 예상하지 못한 편...

2022.06.30
5
탑건: 매버릭, 완벽한 계승

★★★★☆ Intro 한 편의 영화를 잘 만들기도 대단히 어렵지만 한 시대를 대표하는 영화의 속편을, 그것도 35년 만에 만든다는 건 도박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뱀파이어인게 거의 확실한 톰 크루즈에게 이 정도 도박은 식은 죽 먹기인 것 같다. 이야기의 완벽한 계승 많은 속편들이 빠지는 함정은 항상 이야기에 있다. 완벽하게 마무리된 서사일수록 무슨 얘기를 해도 억지가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탑건: 매버릭>은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며 개연성의 한계를 부드럽게 넘어선다. 영화는 매버릭의 나이와 세월을 부정하지도, 그렇다고 변한 것들을 과하게 몰아넣지도 않는다. 하지만 환경이 아무리 잘 깔려도 캐릭터가 약하다면 허점은 생기기 마련일 텐데, 이 작품에는 톰 크루즈가 있다. 그렇다. 그는 이 시리즈에서 살아있는 이야기 그 자체다. 그러니 그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간다면 이야기가 계승되는 것은 당연하다. 엘리트 전투기 조종사들이 팀워크를 다지고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는 도대체 특별할 것이 없다. 서사의 플롯은 1편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 전작의 팬들이라면 지루함마저 느낄 법도 하다. 하지만 톰 크루즈는 이 모든 것을 특별하게 만든다. 이야기 액션의 완벽한 계승 1987년 개봉한 <탑건>은 당시 전무후무한 공중액션을 선보이며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그리고 <탑건: 매버릭>은 스스로 이 장르의 계승자이자 적자임을 증명해 보였다....

2022.06.23
5
드라이브 마이 카, 삶은 계속된다

★★★★☆ Intro 영어에 'Life goes on'이라는 표현이 있다. 한글로 번역하면 '삶은 계속된다' 정도가 될 것 같다. 모두에게 '회복'이 어려운 이유는 누군가 그 과정을 함께하거나 도와줄 수는 있을지언정 마지막 계단은 결국 혼자 올라야만 완성되기 때문이다. '다 털고 일어나!'라고 말하지 않고 '삶을 계속 걸어나가자'라고 담담히 말하는 <드라이브 마이 카>의 메시지는 그렇기에 더욱 깊이 있게 느껴진다. 각본의 힘 경차와 대형차를 움직이는 엔진의 크기가 달라야 하듯 179분 동안 끊임없이 서사가 전진하려면 각본의 힘은 필수적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소설 원작을 가지고 있는 작품답게 촘촘하고 빈틈없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등장인물의 숫자도, 에피소드의 숫자도 적지 않은 영화는 정직하게 시간순으로 흘러가며 모든 장면을 천천히 씹어서 소화시킨다. 안톤 체호프의 유명 희곡인 '바냐 아저씨'의 연극을 준비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이야기의 중심에 위치하기에 해당 작품을 아는 관객이라면 그 감동이 훨씬 더 클 것 같다. 그렇지 않더라도 영화가 이끄는 대로 한 발 한 발 나아간다면 이 영화의 각본이 가진 메시지의 힘을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방식은 기억할만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단단한 힘을 가진 각본이 칸영화제 각본상을 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각본 연출의 힘 많...

2022.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