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는 MMCA 소장품 특별전 '백 투 더 퓨처-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서울전시회에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집한 소장품을 선보이는데, 특히 1990년대라는 시대의 전환기를 예술적인 토양으로 삼아 성장한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1990년대는 산업화와 근대화가 남긴 고도성장의 수해와 폐해가 서로 상충하며 혼란과 역동의 시기이기도 했다. 시기적으로 1990년대를 중심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까지를 상호 영향 범위로 설정하고,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작가적 정체성을 구축한 작가들의 작업과 최근으로 이어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백 투 더 퓨처: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기간: 2023.06.16~2024.05.26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층 1전시실 및 열린 공간 관람료: 무료전시회 김두진 / 모세, 죽어가는 노예, 승리 / 3D 디지털 페인팅 / 2016-2017 가로 1.8m, 세로 3m 규격의 그림 세 점은 모두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조각품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 왼쪽에서부터 '모세', '죽어가는 노예', '승리'는 로마에 있는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무덤을 장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김두진 작가는 이 작품들을 3D 모델링 기법을 이용해 초식동물의 뼈를 덧붙여 전통적인 미술기법을 디지털로 재해석...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는 1960-1970년대 실험영화, 대지미술 등 전위예술의 선봉에 섰던 김구림의 예술세계를 볼 수 있는 회고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서울전시회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매체, 장르, 주제를 넘나들며 예술의 최전선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작가의 전위적인 면모를 볼 수 있고, 비디오 아트, 설치, 판화, 퍼포먼스, 회화 등 미술의 범주를 넘어 연극, 영화, 무용,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쳐 온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는 1960년대 초 한국전쟁 이후 실존적인 문제에 매달리며 제작한 초기 회화, 1960-1970년대 한국 실험미술의 퍼포먼스와 설치, 1980년대 중반부터 지속하고 있는 <음과 양> 시리즈 등 다수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김구림 서울전시회 기간: 2023.08.25~2024.02.12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6,7전시실 작품수: 230여점 관람료: 2,000원 6, 7전시실과 로비에서는 그가 제작했던 영화, 무용, 음악, 연극도 볼 수 있다. 한국 실험영화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남은 '1/24초의 의미'와 첫 실험영화인 '문명, 여자, 돈' 상영에 이어 1969년 직접 안무와 작곡, 대본 작업을 한 무용 '무제'와 '대합창(음악), '모르는 사람들(연극)'이 공연된다. 이상의 날개 / 세종문화회관 공연 사진 / 1981(2023년 인...
2012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주요 연례 전시이자 동시대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수상제도로써 올해로 11주년이 되었다. 전도유망한 주요 중견작가들의 전시와 수상, 후원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최종 심사 방식은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심사위원들이 선정된 작가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과정을 신설하여 미술관을 찾는 대중들이 동시대 미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계 콜롬비아 작가 갈라 포라스 김은 남겨진 문화유산 및 유물들이 박물관의 현대적 분류법에 따라 본래 의미가 잊히거나 재해석되는 지점에서 유물들이 기존 가지고 있던 본래의 의미를 알려주고 일깨워 주는 것 같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북 고창의 고인돌과 죽음을 주제로 한 신작과 이에 연계된 고대 마야와 이집트의 유물 등을 소재로 한 구작들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올해의 작가상 2023 네 명의 작가 중 갈라 포라스 김의 작품을 살펴보자. 올해의 작가상 2023 기간: 2023.10.20~2024.03.31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 3, 4전시실 관람료: 2,000원 신호 예보 / 마대, 액상 흑연, 잉크, 비정제 물, 패널, 제습기 / 2021 설치 공간 내부의 습기와 온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함께 놓여있는 산업용 제습기 역시 작업의 일부로 방안의 습기를 모...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백년 여행기> 전시회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백년 여행기의 주인공은 20세기 초 멕시코로 건너간 한인 교포들이다. 1905년 영국 상선 일포드호를 타고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 유카탄 주의 수도 메리다에 도착했던 백여 년 전의 한인들의 이주기를 작가는 '백년초'라는 식물의 '설화'적 여행기로 해석했다. 정연두 작가의 20세기 초 멕시코 한인 이주 서사를 영상, 설치, 공연 등 다양한 시각 언어로 재구성한 전시회로 편안히 누워서 볼 수 있는 공간까지 있는 멕시코 백년 여행기 서울 전시회를 간단하게 스케치해 본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백년 여행기 기간: 2023.09.06~2024.02.25 장소: 서울박스, 5전시실, 복도 관람료: 2,000원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한국 주요 작가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회째를 맞이했고, 2023년에는 정연두 작가가 선정되었다. 상상곡 / 2023 국립현대미술관의 열린 공간 서울박스에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려 있는 식물 이파리와 붉은색 열매 등 다양한 오브제를 볼 수 있고, 이 오브제에는 나만 들을 수 있는 초지향성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안 들렸던 소리가 이 오브제들 아래를 지나가면 여러 사람들의 소...
한국현대미술의 주요 작가 중 한 명인 임옥상의 대규모 신작 설치 프로젝트인 <임옥상: 여기 일어서는 땅> 서울전시회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리얼리즘 미술에서 출발해 대지미술, 환경미술로까지 자신의 작업 영역을 넓힌 임옥상의 현재 활동과 작업을 살펴보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얼마 남지 않은 전시회를 스케치해 본다. 임옥상 여기 일어서는 땅 기간: 2022.10.21~2023.03.12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작품수: 회화, 조각, 설치 등 40여 점, 아카이브 130여 점 관람료: 서울 통합권 4,000원 임옥상(1950~)은 1980년대 좌파 민중미술 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한 작가로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품을 제작했다. 종이 부조와 흙을 재료로 한 조각 작품과 농촌의 모습, 땅, 기지촌, 농민과 노동자의 생활, 아프리카 민족의 역사 등을 소재로 한 회화 작품 등을 그렸다. 불 / 캔버스에 유채 / 1979 어두운 하늘 아래 짓눌린 대지의 지평선 위로 불길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는 모습. 웅덩이 / 캔버스에 유채 / 1976 1976년에 그려진 작가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 이후 작가의 작품 속에서 '웅덩이'라는 소재는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이 붉은 숨구멍을 통해 대지는 숨을 쉬며, 땅의 맥박을 들려준다. 무극천지 / 캔버스에 흙·먹·아크릴릭 / 2021 달맞이 꽃 / 캔버스에 유채 / 1979 나무 I...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작은 방주> 서울전시회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9회차를 맞은 현대차 시리즈는 19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정교한 설계를 바탕으로 살아 숨 쉬는 듯한 '기계 생명체'를 제작해 온 최우람 작가의 개인전으로 설치·조각·영상·드로잉 등 총 53점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작은 방주 기간: 2022.09.09~2023.02.26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5전시실 및 복도, 서울박스 작품수: 설치, 조각, 영상, 드로잉 등 50여 점 티켓: 통합권 4,000원 최우람 작가의 이번 작품들은 폐종이박스와 지푸라기, 방호복 천, 폐차 부품 등 일상생활에서 버려진 소재에 금속기계를 접목해 생명을 불어 넣었다. 설치와 조각 12점, 영상과 드로잉 37점 등 4점을 빼고는 대부분 신작. 지하 1층 서울박스에서 볼 수 있는 <원탁> / 알루미늄·인조 밀짚·기계장치·동작 인식 카메라·전자 장치 / 2022 아직 작동되지 않은 상태이고, 오전 10시 20분 시작하여 5분씩 작동하고, 15분 휴식, 정시, 20분, 40분에 작동을 함. 20분마다 작동하는 원탁이 드디어 움직인다. 지푸라기 몸체 하나라도 잠시 정신줄을 놓는다면 둥근 머리 형상이 아래로 떨어지겠지. 4.5미터 지름의 '원탁'은 가장자리를 아래위로 움직이며 상판의 기울기를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문신 文信: 우주를 향하여'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문신(1922-1995)은 2022년 탄생 100주년을 맞은 근대 조각가로서 그의 조각은 서울 올림픽 조각공원에 가면 '올림픽 1988'으로 남아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마산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일본으로 가 동경미술학교를 마친 후 귀국하여 국내에서 회화 및 조각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동을 했다. 1961년 프랑스로 건너가 추상회화와 조각에 몰두하며 1970년 프랑스 뽀르-바까레스 국제조각 심포지움에 출품한 '태양의 사자'를 통해 세계적인 조각가로 명성을 얻은 후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란 등지에서 전시를 열었다. 문신은 회화, 판화, 드로잉, 조각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작품을 활동한 작가로 이번 전시회에서 250여 점의 작품과 아카이브를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20여 년간 활동을 하며, 한국으로 돌아와 화가가 아닌 '조각가 문신'으로 명성을 떨쳤다. 회화에서 조각으로 영역을 이동했을 뿐만 아니라 공예, 실내 디자인, 건축에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기성의 장르 개념을 벗어나 삶과 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 작가였다. 문신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 유기체적 추상과 기하학적 추상, 깎아 들어감과 붙여나감, 형식과 내용, 원본과 복제, 물질과 정신 등 여러 이분법적 경계를 횡단했고, 이들 대립항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찾아냈다. 문...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작은방주> 서울 전시회 도록과 이중섭 글라스 세트를 선물로 받아서 간단하게 리뷰해본다. 전시 도록은 개인적으로 아카이브이기 때문에 모아 놓으면 언젠가 다시 그 작가의 전시가 열리면 많은 내용을 참고하게 된다.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도록 먼저 보고, 조만간에 가서 전시회를 볼 예정. 우리는 팬데믹과 기후변화를 겪으며 전에 없던 위기를 겪으며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인간의 탐욕과 지구를 함부로 사용하는 지구인들을 위해 다시 한번 대홍수를 거쳐 지구 빙하기를 겪을지 모를 일이다. 오랜 빙하기를 거쳐 지구 정화가 진행되는 동안 우주전함 노아호에서 아늑하게 지낼 수 있는 티켓이 없다면 탄소중립을 비롯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미 이런 의도로 최우람 작가는 '방주'라는 주제의 전시를 만들었고, 동시대를 구성하는 모순된 욕망을 병치시켜 우리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질문하는 장을 전시회를 통해 마련한 것이리라.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작은방주 도록은 친환경 재생용지를 사용해 제작되었다. 도록 첫 페이지를 넘기면 나오는 스케치. 노아의 방주에 탑승한 사람들을 그린 것 같기도 하는데, 그닥 많은 사람은 선택되지 않은 듯하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원탁'이라는 작품을 구상할 때 스케치를 한 것 같다. 작품은...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은 1900년대 초부터 2000년대까지의 주요 소장품 300여 점과 미술자료 200여 점을 시대순으로 볼 수 있으며, 각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한국미술이 어떻게 변화를 하여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은 뜻깊은 전시회였다. 8. 1980년대 이후 한국화 서세옥(1929-2020) / 사람들 / 종이에 수묵 / 1989 한국의 수묵 추상을 이끈 작가로 1960년에는 한국화 단체인 묵림회를 조직해 기성 동양 화단에 반발하는 전위적인 움직임을 주도했으며, 이후 수묵 추상화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60년대부터 점, 선 등의 추상으로 수묵의 가능성을 탐구하는데 몰두하여 간결하고 함축적인 사람의 모습 또는 군상을 그리는 '인간' 시리즈 작업을 해 왔다. '사람들'은 극도로 압축된 선만으로 군중의 움직임과 형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람의 이미지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형상이라기보다는 묵선의 흔적으로 추상화되어 나타나는 관념적 이미지를 묵 점으로 표현된 것이다. 송영방(1936-) /춤추는 산과 물 / 종이에 수묵담채 / 1980 정탁영(1937-2012) / 잊혀진 것들-17 / 종이에 수묵담채 / 1988 묵림회와 함께 하면서 실험적인 수묵화 작업을 추구했고, 묵림회의 전체적 기류는 수묵을 통한 대담한 형식의 파괴였으며, 그것은 최초의 표현적 추상 동양화의 등장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클로드 모네, 폴 고갱, 마르크 샤갈, 카미유 피사로, 파블로 피카소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에게 기증받은 1,448점 중 8명의 거장들의 회화 작품과 피카소의 도자 작품 등 97점을 볼 수 있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기간: 2022.09.21~2023.02.26 관람 시간: 10시~18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층 1원형전시실 작가: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파블로 피카소,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호안 미로 작품 수: 회화 및 도자 97점 관람료: 무료 이건희컬렉션이 진행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1원형 전시실. 폴 고갱 / 센강 변의 크레인 / 캔버스에 유채 / 1875 증권 거래소 직원으로 일하던 폴 고갱은 인상주의 미술을 접하고서 화가가 될 결심을 하면서 미술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센강 변의 크레인'은 바로 이 즈음에 그린 고갱의 초기작 중 하나. 거대한 크레인이 설치된 센강 변의 풍경과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강변을 걷고 있는 인상주의풍의 야외 풍경화. 고갱은 근대화된 대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3층 복도에는 문학진 화백의 '향원의 장생도'가 걸려있다. 상당한 길이의 그림은 다섯 개의 캔버스가 이어져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었다. 장생도는 행복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자연과 동식물에 비유하여 상징적으로 그린 그림으로 십장생 즉 죽지 않고 오래 사는 장생불사를 상징하는 해, 구름, 산, 바위, 물, 대나무, 소나무, 복숭아, 불로초, 거북, 두루미(학), 사슴 등을 그려 넣은 그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각 층의 복도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3층에 문학진 화백의 <향원의 장생도>가 길게 걸려 있음을 볼 수 있다. 문학진(1924-2019), 향원의 장생도, 캔버스에 유채, 1974 제3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1954)에 입상하고 제7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1958)에서 문교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국전 추천작가,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유행하던 자연 풍경보다는 인물이나 정물 등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입체파적인 독특한 화법을 구사해 왔으며, 뛰어난 묘사력을 토대로 '103위 한국순교성인화(1977)', '행주산성 대첩도(1978)' 등 민족 기록화 제작에도 참여했다. '향원의 장생도'는 서구의 바로크 양식을 기초로 한국적인 낙원을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은 1974년에 개인의 주문을 받아 제작한 것으로 다섯 개의 캔버스가 한 세트를 이루며 가로 길이는 총 14m에 달한다. 화면은 근경, ...
지금은 전시가 끝났지만, 아직 다 못 올려서 한국근현대미술 120년 주요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을 이어서 올려본다. 이 전시회에서는 1900년대 초부터 2000년대까지의 주요 소장품 300여 점, 미술자료 200여 점을 시대순으로 볼 수 있고, 각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한국미술이 어떠한 변화를 거치며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회였다. 6. 1970년대 단색조 경향의 작품들 진옥선(1950~) / 답 78-K / 캔버스에 유채 / 1978 1세대 한국 모노크롬의 명백을 이른 차세대 주자로서 대학 재학 시절부터 특유의 정육면체 구상을 선보였다. '작은 상자'라는 구상적 소재를 무한 반복하여 화면 전체에 가득 펼쳐놓은 회화는 결과적으로 평면성이 강조되는 균일한 전면적 추상으로 남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편집광적으로 모인 조그만 상자들은 마치 세포분열을 일으키는 것처럼 화면 전체로 퍼져 나간다. 회화의 본질적인 '평면성' 자체를 내용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서승원(1941~) / 동시성 69-I / 캔버스에 유채 / 1969 1960년대 초 오리진(Origin)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미술계에 데뷔. 그는 창호지, 문, 꽃, 도자기, 가구 등 한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전통적인 요소를 활용한 소위 기하학적 추상을 발표함으로써 이전 세대의 앵포르멜 경향 회화와는 다른 길을 모색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도록과 초대권을 보내주었는데, 깜박 잊고 있다가 눈에 띄어서 조만간에 미술관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 도록은 나중에 전시회에 관한 것을 찾아볼 수 있어 늘 한곳에 모아 놓는다. '나너의 기억' 전시회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됐었는데, 가보지 못했는데 아쉽다. 허만 콜겐, 망막, 3채널 비디오, 2018 이슬람 전통 기도 의식을 수행하는 아버지와 그를 방해하려 하는 어린 아들의 모습. 이 작품은 유튜버들이 온라인에 업로드 한 수많은 영상들을 참조하여 제작되었다. 유튜브에서 수집한 짧은 영상들은 대부분 화질이 낮은 휴대폰 카메라로 어떠한 편집도 없이 한 번에 촬영되어 업로드 된다. <스크립트>는 이 같은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작품의 '대본(스크립트)'로 사용한다. 아랍어로 기도를 뜻하는 '살라트'는 요가의 기본 동작과 비슷하게 바닥에 엎드리는 일종의 절 동작을 바탕으로 한다. 살라트는 하루에 다섯 번씩 수행되어야 하고, 정해진 규범 안에서 엄격하게 통제된 정도의 변형만이 허용된다. 영상 속에서 아버지는 두 번의 기도를 수행한다. 첫 번째 기도는 그의 가정집을 배경으로 규범에 맞추어 수행되고, 무대에서의 두 번째 기도는 변형된 형식으로 수행된다. 이 변형된 형식은 아버지가 그의 작은 아들이 기도 의식을 장난처럼 즐기고 있는 것을 알아채고 나서 절을 반복하는 것이다.. 박혜수(함미나), 기다리는 남자, 캔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삼성그룹 故 이건희 회장이 소장해온 이중섭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지난 8월 서울전시회 첫날 다녀와서 다 소개하지 못해서 나머지 부분을 간단하게 스케치해본다. 은지화 이중섭이 언제부터 은지화를 그렸는지에 대한 의견은 주변인의 회고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1952년 6월 가족을 일본으로 떠나보낸 이후 시작해 1955년 열린 <이중섭 작품전(미도파백화점 화랑 1.18-1.27)>까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섭은 담배를 포장하는 알루미늄 속지에 철판이나 못 등으로 윤곽선을 눌러 그린 다음, 검정 또는 흑갈색 물감이나 먹물을 솜, 헝겊 따위로 문질러 선이 도드라지게 보이도록 했다. 그 결과 은박지 종이의 광택과 음각 선에 묻혀들어간 짙은 선이 흡사 상감기법을 연상케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게와 물고기와 새와 아이들, 은지에 새김, 1950년대 전반 은지화는 담배를 포장하는 알루미늄 속지에 철필이나 못 등으로 윤곽선을 눌러 그린 다음 검정 또는 흑갈색 물감이나 먹물을 솜이나 헝겊으로 문질러 선이 도드라지게 보이도록 한 그림으로 이중섭의 작품 세계에서 가장 독자적인 분야이다. 행복했던 서귀포 시절, 바닷가에서 만났던 게와 물고기와 새들도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한 쌍의 물고기와 아이들 은지화는 종이에 새기듯이 그려내는 기법이므로 한번 필획이 어긋나면 수정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이중섭은 숙련되...
북촌로를 걷다 보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외부 마당에 있는 박은선 작가의 5.5미터 대리석 조각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서로 다른 색의 돌을 맞붙인 후, 그것으로 형성된 기본 형태를 반복하는 작업을 해왔고, 이러한 작품은 유럽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수많은 조각전을 통해 알려졌다. 박은선 / 복제의 연속 / 대리석 / 2007-2012 박은선(1966~)은 서울 경희대 미술대학에서 1년 동안 회화를 배우고, 2학년부터 조소과로 바꿔 화강석과 대리석 작업에 심취. 1993년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Pietrasanta)로 이주해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 아카데미에서 학위를 마치고, 2005년부터는 브론즈에 관심을 가지면서 2011년부터 대리석, 화강석, 브론즈를 병행하여 현재 유럽에서 작업하고 있다. <복제의 연속>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색과 선의 교차를 통해 회화성과 양감을 동시에 표현한다. 무한으로 연속적인 형태의 반복을 보여주는 이 기둥은 단순한 형태 쌓기로 공간을 확장시키고 있다. 작가의 공간 확장은 절제된 기하학적 조형감각으로 관람객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며, 원 기둥은 단일한 형태의 반복을 통해 증식과 번식의 새로운 생명성을 상징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옆 북촌로를 걷다 보면 보이는 조형물로 누구나 가다가 멈춰서 다시 보고 가게 하는 조각 작품. 푸른 잔디 위에 있어서 그런지 푸른 생명력의 기운을 받아 한 층씩 계속 위로 쌓...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 전시회는 민화와 궁중회화, 종교화, 기록화 등을 아우르는 전시로 우리의 삶에서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복을 불러들이며, 교훈을 전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자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전시는 '벽사', '길상', '교훈', '감상' 등 네 가지 주제로 섹션이 구성됐으며, 각 주제별 19세기~20세기 초 제작된 민화와 궁중장식화, 20세기 후반 이후 제작된 창작 민화 및 공예, 디자인, 서예, 회화 등 80여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난번 중앙홀과 제1전시실에 이어 오늘은 제2전시실 작품을 스케치해 본다. 이응노 / 구성 壽(수) / 나무 / 1974 고암 이응노(1904-1989) 전통 회화와 서양화를 공부하고,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가 앵포르멜 등의 국제적인 사조를 접하면서 콜라주 및 추상적인 묵화를 제작. 1970년대에는 문자추상 시작. '구성 壽'는 불로장생의 염원을 담은 글자. 안성민 / 날아오르다:RISE UP(라이즈 업) / 아크릴릭, 비닐 설치 / 2022 동서양의 모티브를 한 화면에 담은 작품. 작가는 민화의 문자도와 서양의 여러가지 장식 서체, 유럽 전통 미술 양식의 장식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며 독특한 서체 디자인을 만들었다. 전통적으로 부적을 누런 창호지에 경면주사를 사용 글을 써서 만들듯이 노랑 바탕에 붉은 서체로 작업한 작품에는 현재의 힘든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
삼성그룹 故 이건희 회장이 소장해온 이중섭의 작품이 MMCA 서울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1,488점의 이건희 컬렉션 중 이중섭 작품 104점 가운데 90여 점과 미술관 기존 소장품 11점 중 10점을 모아 100여 점으로 구성한 전시회이다. 작년 7월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됐던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 이은 2탄 전시로 인터넷 예매 경쟁률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전시실에서 8월 12일부터 내년 4월 23일까지 진행된다. 첫 날 8월 12일에 갔었던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서울 전시회를 스케치해 본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기간: 2022.08.12~2023.04.23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전시실 작품수: 회화, 드로잉 등 100여 점 관람료: 무료 전시회(인터넷 예약, 현장접수)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전시회 사전예약 안내 메일을 받고, 7월 29일 오후 5시 58분부터 대기하여 예약을 했다. 첫 날이라서 그런지 의외로 편안하게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오픈 첫 날 8월 12일 오전 11시가 되어 입장을 시작. 이번 전시회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었음. 1전시실로 들어가는 벽면에는 이중섭의 드로잉과 아내에게 보냈던 편지 내용을 볼 수 있음. 이중섭은(1916-1956)은 힘들고 어려웠던 삶 속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
사대부 문인화에 가려져 한국 미술사에서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백성이 즐겼던 민화와 민속유물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에서는 19세기 조선 후기 민화 '책거리'를 비롯 근현대 작가들의 채색화 80여 점을 볼 수 있다. 민화, 궁중 회화, 종교화를 아우르는 한국의 채색화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길한 복을 불러들이는 부적과도 같았다. 하지만, 조선시대 흑과 백 수묵으로 그려진 문인화가 주류로 자리 잡으며 형형색색을 수놓은 채색화는 근현대미술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따라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작품들은 매우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이종상 화백의 '원형상 89117-흙에서'가 33년 만에 공개된다.(2전시실) 첫 번째로 중앙홀과 1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작품을 스케치해본다.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 기간: 2022.06.01~2022.09.25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층 1·2전시실·중앙홀 작가: 강요배, 박대성, 박생광, 오윤, 이종상, 황창배 등 60여 명 작품 수: 80여 점(고미술품, 영상, 설치, 디자인, 회화, 공예, 사진, 서예 등) 관람료: 2,000원 벽사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것으로 마을 입구의 장승, 귀면, 처용의 도상, 부적, 붉은 팥, 용, 호랑이, 개, 닭, 사신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1원형 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면무도회> 전시회는 COVID-19 팬데믹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 얼굴을 가리는 행위의 상징적 의미에 대한 현대미술작가들의 오랜 탐구 사례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세계적인 가면무도회나 탈놀이, 오페라의 유령 등 각종 뮤지컬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가면 쓴 영웅, 악당, 그리고 인터넷 가상세계 속의 아바타와 롤플레잉 게임 등은 현대미술 동시대 작가들에게 가면의 의미와 해석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이끌어 낸다. 권진규, 남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성능경, 김정욱, 자크 블라스 등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 40여 점이 전시되고 있는 과천 현대미술관 1원형 전시실을 스케치해 본다. 가면무도회 기간: 2022.04.13~2022.07.31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층, 1원형 전시실 관람료: 무료 전시회 김영균, 비슈누아, 2011 두 개의 낡은 괘종시계와 금속 다리로 만들어진 좌대와 기괴한 형태의 가면을 쓰고 있는 구체관절 인형으로 이뤄져 있음. '비슈누아'는 힌두교의 비슈누(Vishnu) 신과 검은색을 뜻하는 느와르(Noir)를 합친 조어이다. 가면은 이중적이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우리를 멀리 떨어지게 하는 동시에 그 한 겹 막 뒤에 숨음으로써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가면은 이미지다. 철저히 연출된 가짜. 그렇기에 그 뒤에 숨겨진 것은 언제나 ...
한국근현대미술 120년 주요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 전시회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되고 있다. 주요 소장품 300여 점, 미술자료 200여 점을 1900년대 초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적 순서로 볼 수 있고, 각 시대의 상황 속에서 한국미술이 어떤 변화를 거치며 발전해 왔는지 알 수 있는 의미 있고, 뜻깊은 전시회이다. 일상의 사물, 이른바 오브제의 도입에서부터 설치와 행위 등의 새로운 미술 표현양식의 등장, 사진과 영상이라는 신매체에 대한 탐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채로운 실험들과 마주치는 1960-1970년대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5. 1960~1970년대 미술 표현양식의 다양한 실험들 서승원(1941~), 동시성 67-1, 캔버스에 유채, 1967 1960년대 초 오리진(Origin)의 창립멤버로 활동하며 미술계에 데뷔. 창호지, 문, 꽃, 도자기, 가구 등 한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전통적인 요소들을 활용한 소위 기하학적 추상을 발표함으로써 이전 세대의 앵포르멜 경향 회화와는 다른 길을 모색하였다. 캔버스에 물감을 칠한 후 그 위에 테이프를 붙였다 떼어내 물감의 일부가 테이프에 묻어 나갔고, 나머지 물감이 캔버스에 남겨져 색면은 독특한 형태를 갖게 되었다. 제목의 '동시성'은 회화의 여러 요소들(형태, 색채, 공간·평면)이 각기 환원적인 상태에서 서로 같은 가치를 가지며 하나의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