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쉰의 '영웅과 마술사' 서울 전시회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어 간단하게 소개해 본다. 현재 중국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쑨쉰(b.1980)은 중국, 미국, 유럽, 아시아 각지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은유적 이미지와 환상적 서사, 유려한 필획으로 점철된 특유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의 회화와 목판 부조 작품을 비롯해 최근작의 영상까지 총 26점을 볼 수 있다. 서커스에서의 놀라운 꿈 / 2022-2024 1층 전시실에 막 들어서면 보이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상 작품은 독립적 서사를 지닌 단편영화인 동시에 '고래국'의 속편이다. 지하 1층 전시실에서 '고래국' 원화를 만날 수 있다. 관람 순서는 3층 전시실→지하 1층 전시실→1층 전시실에서의 영상을 보며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 영웅과 마술사 / Oil on canvas, resin / 2023 마술사 모자 위에 앉아있는 부엉이는 빛과 어둠을 동시에 바라보는 초월적인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인간이 볼 수 없는 진실을 목격하는 비인간적 존재로서의 위상을 갖는 것 같다. 3층 전시실 <마법성도> 나찰국-환상몽환제 퍼레이드 / Colored woodblock relief / 2021 나찰국은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들이 사는 곳으로 바다 한가운데 있다고 하는데, 대형 그림을 하나하나씩 보고 있으면 오컬트적인 분위기...
현대자동차 누적 생산 1억 대 달성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서울 전시회는 현대자동차의 누적 1억 대 생산의 의미와 원동력을 기리고, 첫 시작부터의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는 1층부터 5층까지 네 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고, 일반적으로 볼 수 없었던 현대차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다. One step further 다시, 첫 걸음 기간: 2024.10.10~11.10 시간: 09시~21시 장소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내용: 1억 대 생산 기념 전시, 첫 차 출시부터 현재까지 무료 전시회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은 2014년 5월 오픈되었으니 벌써 10주년이 되었군. 이제 들어가서 각 테마별로 살펴보자. 1층: 1억 대의 첫 걸음 1층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현대자동차의 첫 생산 자동차인 코티나가 보이고, 그 뒤로는 현대자동차 최초의 독자모델인 포니가 보인다. 파스텔톤의 코티나는 1968년 포드의 조립생산자로 현대차가 울산 조립공장에서 생산한 첫 승용차 모델이다. 코티나의 조립이 현대차의 첫걸음이었다. 작년 '포니의 시간' 전시에서 알게 되었는데, 처음 디자인할 때 붙은 차 이름은 '경성'이었는데 후에 해외 수출 시까지 감안해서 'pony'로 변경했다.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발표하고, 1975년 포니 승용차 출시를 시작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서울 삼청동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에서 영국 작가 레베카 애크로이드와 덴마크 작가 안톤 무나르의 개인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간단하게 스케치해 본다. 레베카 애크로이드 & 안톤 무나르 기간: 2024.09.04~10.27 /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10시~19시 / 주말 공휴일 11시~19시 장소: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무료 전시회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1층 전시실에서는 레베카 애크로이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레베카 애크로이드 / 경계의 메아리 / 2024 레베카 애크로이드 / 여배우 / 2024 레베카 애크로이드 / 민달팽이 수집가 / 2024 레베카 애크로이드 / 이성의 날 / 2024 레베카 애크로이드 / 집행자 / 2024 레베카 애크로이드 / 장미 정원 / 2024 레베카 애크로이드 / 하루하루, 직업 / 2024 레베카 애크로이드 / 기조력 / 2024 레베카 애크로이드 / 기대 수명 / 2024 안톤 무나르 / 하지만 인생은 당신의 것입니다 / 2023-2024 2층 전시실은 안톤 무나르의 작품 나는 살아있다. 이대로 내버려두길 / 2023-2024 세스 피케레스 / 2023-2024 나는 도시를 원하지 않는다 / 2022 나 자신 Yo / 2024 잡초 / 2018-2024 이 작품은 앞쪽뿐만 아니라 반대편 전시실과 연결되어 있다. 작품 이름은 하나이지만, 여러가지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잡초 작품에는 드로잉 작품과 ...
국제갤러리 K1, K3, 한옥에서 함경아 개인전 '유령 그리고 지도' 서울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독톡한 전시회 제목에서의 유령은 이 사회를 작동시키는 모든 지시들과 욕망을 환영으로 치환해 총체적으로 지시하는 것으로 실체가 있는 세상과 그렇지 않은 세상 사이를 끝없이 횡단하며 그려 나가는 세계(지도)를 볼 수 있다. 함경아: 유령 그리고 지도 기간: 2024.08.30~11.03 시간: 10시~18시 / 월요일 휴무 장소: 국제갤러리 K1, K3, 한옥 무료 전시회 K1 전시실에는 자수로 작업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림 같아 보이지만 자수로 표현한 작품. 작품을 클릭하여 확대해서 보면 알겠지만 자수로 표현한 작품들임을 알 수 있다. 함경아 작가는 자수 도안을 디자인하고, 그 도안을 중개인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 북한의 수공예 업자가 자수를 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K3 전시실 가는 길. 국제갤러리 K3에는 총 8개의 작품이 걸려있는데, 제목은 모두 동일하고 크기의 차이만 있다. 유령 그리고 지도 "너는 사진으로 왔니 아니면 기차 타고 왔니?" 2408S03 / 2024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마치 매직아이를 보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작품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제목에 기차가 나온 것을 가정하면 마치 하이퍼루프를 표현한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유령 그리고 지도 "너는 사진으로 왔니 아니...
러시아에서 태어나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액스 미스유타의 전시가 첫 아시아 데뷔전으로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작가는 사회적 기대와 압박에 저항하는 주제로 작업을 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추상적인 화면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입체적 인물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였다. 액스 미스유타 AKS MISYUTA <정점의 직전 Best Before> 기간: 2024.05.16~08.18 장소: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관람 시간: 10시~18시 / 매주 월요일 휴무 무료 전시회 액스 미스유타는 강한 명암과 그림자로 표현된 그녀의 기념비적인 인물과 배경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은 개인의 경험을 형성하는 사회적, 가족적 힘에 대한 탐구를 암시한다. 결혼식들과 장례식들 / Painting Acrylic on canvas / 2024 환희와 슬픔이 하나의 생명력 있는 자극으로 수렴되는 열광적인 춤의 장면. 하긴 지금 이 시간에도 도처에서 기쁨의 결혼식과 슬픔의 장례식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니까. 헐벗은 / 2024 어리석은 사람 / 2024 손에 쥔 것이 뭔지는 모르지만 불꽃같은 느낌도. 죽으려고 하는 것인가? 어리석은 사람 / Sculpture Bronze / 2024 이카루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날개 모양의 물건을 달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는 건가? 우연 / 2024 캔버스에 새긴 듯, 강한 명암과 그림자로 표현...
자연을 모티브로 추상적인 회화를 탐구하는 전희경 작가의 개인전 <조금 더 짙고 푸르렀으며, Richer Viridian> 서울 전시회가 압구정 갤러리 JJ에서 진행되고 있다. 작가가 지난 2023년 1년간의 제주 생활 후 첫 개인전으로, 도시를 떠나 당시 자신이 몸담았던 거대한 자연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사와 미적 감흥을 담아내었고, 약 4미터 길이의 대형 작품을 포함하여 신작 20여 점을 볼 수 있다. 전희경 <조금 더 짙고 푸르렀으며> 기간: 2024.05.10~06.22 / 매주 일요일, 월요일 정기 휴무 시간: 11시~19시 장소: 압구정 갤러리 JJ 무료 전시회 연속적 블루 숲의 기운 / Acrylic, acrylic spray on canvas / 2024 2021년 시작한 '연속적 블루' 시리즈는 새롭게 부제를 붙여 이야기를 이어가며 제주의 광활한 숲과 무한한 우주 공간을 연결하고 인간과 삶을 언급한다. 풍경을 중심으로 배경이 있는 구도가 등장하고 미끄러지듯 동적인 상승 이미지는 고요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전희경 작가는 물리적 현실이나 관념 같은 절대적인 것들의 미세한 틈과 균열에 존재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사이 공간, 장소에 주목하여 이를 계곡이나 폭포로 연상시키는 요소와 빛과 바람 등 비가시적인 자연현상에서의 감각적 경험과 회화적 상상을 더해 추상 언어로 풀어낸다. 잎들은 언제나 살랑살랑 I 파도의 기억 I 녹음...
리움미술관에서는 전세계 미술계가 주목한다는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의 국내 첫 개인전 <VOICE, 보이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30여 년에 걸친 파레노의 활동을 대표하는 주요 작품 및 신작으로 구성되었고, 미술관의 야외 데크, 로비, M2전시실, 그라운드갤러리 전관에서 볼 수 있다. 서울 전시회 추천으로 핫한 필립 파레노의 보이스(VOICE) 전시 작품을 스케치해 본다. 막(膜) / 콘크리트, 금속, 플렉시글라스, LED, 센서, 모터, 마이크, 스피커 오랜만에 갔는데, 리움의 상징과도 같았던 아니쉬 카푸어 조형물들이 모두 사라지고 필립 파레노의 작품이 서있다. 작품에 달린 스피커에서는 외계의 목소리 같은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기계탑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인지 능력을 지닌 인공두뇌학적 성격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탑은 다양한 주변환경과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 등을 수집 이해한 후에 소리와 소스로 변환하여 스피커를 통하여 감정을 전달한다. 리움미술관 내부 전시장 곳곳의 스피커는 물론 여러 작품과 데이터를 송수신하며 서로 연동된다고 하니 전기 장치 시설도 꽤 복잡했을 것 같다. 필립 파레노: 보이스 Philippe Parreno: Voice 기간: 2024.02.28~07.07 장소: 리움미술관 M2, 아동교육문화센터 작품 40여 점 티켓: 18,000원 여름 없는 한 해 / 2024 M2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에서 영국 작가 길버트 프로에쉬(81)와 조지 패스모어(82)로 구성된 듀오 '길버트와 조지'의 <뉴 노멀 유리트라> 서울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삶을 주제로 한 2020년 <뉴 노멀 픽처스> 연작과 2009년 <더 유리트라 포스트카드 픽처스> 연작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전시회 추천으로 핫한 길버트와 조지의 대형 작품들을 만나보자. 여러 국가의 대사관이 모여있는 한남동 거리에 있는 타데우스 로팍. 길버트와 조지는 1967년 영국의 유명 예술학교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처음 만나 80대가 된 지금까지 60년 가까이 예술과 삶의 동반자로 지내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삶에서 직면하는 모든 것들이 화면속에 담겨 있다. 우리의 내면에 있는 일련의 주제들은 아주 보편적인 사고의 일부이다. 죽음, 희망, 삶, 두려움, 섹스, 돈, 인종, 종교, 더러움, 나체, 인간, 세계 등 세상 모든 사람의 생각과 감정인 것이다. 길버트와 조지 전시장 벽면을 채우고 있는 대형 작품들. <노 뉴멀 유리트라>는 그들이 1967년부터 함께 걸어온 현대 세계의 거리를 작가의 고유한 시선으로 바라봄과 동시에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일상 폭력, 범죄 등 비극 등 불안정성에 기저한 모종의 통일성에 주목한다. BAG DAY / Mixed media, 28 pannels / 254x528cm / 2020 '모두를 위...
5월 서울 전시회 추천 <김홍주의 드로잉> 성곡미술관에서는 드로잉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김홍주의 드로잉>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드로잉은 회화의 기초이다. 드로잉은 회화를 위한 주로 밑그림 역할이 주어져 미생이었다고 한다면 김홍주 화가는 드로잉에 완생을 부여했다. 5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회화와 드로잉의 경계에 머물며 캔버스에 선과 점으로만 그려낸 그의 작품은 '회화로서의 드로잉' 또는 '드로잉 같은 회화'라고 부를 수 있다. 작품을 보면서 '오~' 소리가 나올 정도로 눈이 즐거웠던 서울 전시회 추천으로 핫한 성곡미술관 '김홍주의 드로잉'을 스케치해 본다. 김홍주의 드로잉 기간: 2024.03.22~05.19 시간: 10시~18시 / 매주 월요일 휴무 장소: 성곡미술관 티켓: 7,000원 '그린다'는 것은 그 속에 여러 가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나의 행위, 사고 그리고 물질의 여러 가지 변화 등 더 넓은 의미에서 생활까지를 포함하는 것 같다. 조형적인 관심을 배제하고라도 그것은 미묘한 뉘앙스를 내게 준다. 그리하여 나는 구체적인 거울이나 창문을 실현한다. 그 창문이나 거울은 나의 작업과 새롭게 실현된다. 이렇게 결과지어진 작품은 오브제도 회화도 아닌 것으로 남는다. 나의 설명은 부족한 듯하며 모순점도 내포하고 있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작업상의 문제도 많은 것 같고, 작품의 변(辯)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모순을 내포하고...
종로 페레스프로젝트에서 스위스 출신 작가 이브 셰러(1989~)의 개인전 <상상 Imagine>이 진행되고 있다. 이브 셰러의 작업은 알루미늄과 핑크 오닉스로 만든 구상 조각, 양식화된 회화, 혼합 미디어 작품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서울 전시회 추천으로 핫한 이브 셰러의 작품들을 감상해 보자. YVES SCHERER 이브 셰러 <상상 Imagine> 기간: 2024.03.14~05.05 장소: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무료 전시회 연인 / Pink onyx, pigments / 2024 이브 셰러의 첫 한국 전시이자 아시아 최초 개인전으로 스위스 풍경을 연상시키는 회화, 혼합 미디어 작품 등 다채롭게 제작된 신작을 볼 수 있다. 조각 작품은 보다시피 인간 형상을 다루고 있다. 상상 / Oil on canvas / 2024 작은 고양이 / Resin, fiberglass, polymer primer, acrylic paint and polymer varnish / 2024 햇살 / Stainless steel / 2024 작가는 주로 어린 시절의 순진무구한 장면을 통해 낭만적인 이상을 표현했다. 소년이 초원에서 꽃을 꺾고 있는 모습은 작가가 보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상상 / Oil on linen / 2024 회화 작품들은 작가의 유년 시절 스위스 산의 이미지의 무형의 기억, 찰나의 지각과 감정을 캔버스에 다소...
김윤신 개인전 국제갤러리 서울 전시회 국제갤러리 K1, K2 전시실에서는 여성 조각가 1세대 김윤신의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목조각과 회화를 아우르는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 세계의 개념은 '합이합일(合二合一) 분이분일(分二分一)이다. 둘을 합해도 하나가 되고, 둘을 나누어도 하나가 된다는 의미. 조각의 재료가 되는 나무와 내가 하나가 되어 또 하나의 예술작품을 창조해 내는 그런 의미일 것이다. 김윤신(1935~) 개인전 기간: 2024.03.19~04.28 시간: 10시~18시(입장 마감 17시) 장소: 국제갤러리 K1·K2 전시실 무료 전시회 국제갤러리 K1, K2 두 곳에서 전시를 진행하니 두 곳 모두 방문해서 보면 된다. 이곳은 K2 전시실. 김윤신 작가는 우연히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다가 단단한 재질의 남미 특유의 목재가 마음에 들어 40여 년간 정착해서 남미를 비롯 세계 곳곳의 한국문화원과 미술관에서 전시와 작품 활동을 했다. 지난해 국내 국공립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후 국제갤러리 등에서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K2 전시실에서는 아르헨티나 등 남미 특유의 에너지와 생명력 넘치는 회화 작품과 조각 작품을 볼 수 있다. 진동 2018-51 / Acrylic on canvas 남미 특유의 토속색과 한국의 오방색에서 영감받은 원색의 색감을 사용했고, 멕시코 여행을 계기로 아스테카의 흔적을 작품에 반영하기도 했다. 합이합일(合...
서울 국제갤러리에서 강서경의 개인전 <MARCH>가 진행되고 있다. 작가는 오늘날의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딛고 뿌리내릴 수 있는 땅의 규격을 표현하며 그 범주를 조금씩 확장해왔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에 시작된 전시에서는 '시간성'에 대한 고찰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한 신작 조각 및 회화를 만날 수 있다. 강서경 개인전 <MARCH> 기간: 2024.03.19~04.28 장소: 국제갤러리 서울 K3 전시실 무료 전시회 작년 리움미술관에서 본 강서경의 대규모 개인전도 좋았는데, 그와 비슷한 형태의 신작들도 그 느낌을 이어가는 시간이었다. 전시는 작가의 주요 개념인 '정(井)', 모라(Mora)'를 중심으로 전시되었다. 세종대왕이 창안한 유랑악보 '정간보(井間譜)'의 기호로 바둑판처럼 생긴 우물 정(井)과 모라(음절의 한 마디보다 짧은 단위)이다. Mountain-hours 24-01 / bronze dimensions variable approx / 2023-2024 Mountain-hours 24-03 / 2023-2024 공중에 낮게 매달려 있어 관람객이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신작으로 벽면의 회화 작품들과 조화가 잘 이루어진다. Mora 연작 / gouache, dust, acrylic panel, silk mounted on paper, silver leaf frame / 2014-2023 강서경 작가는 테이블에 캔버스...
서울 종로 국제갤러리 한옥에서 77세의 화가 김용익 개인전 <아련하고 희미한 유토피아>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물감 소진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물감을 사지 않고, 현재 있는 것들로만 그림을 그리겠다는 것. 물감이 모두 소진되면 자신의 인생도 함께 마감이 되었으면 한다는 '예술의 삶-되기'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김용익 개인전 <아련하고 희미한 유토피아> 기간: 2024.03.15~04.21 장소: 국제갤러리 서울 한옥 무료 전시회 '물감 소진 프로젝트' 작품에 그려진 기하학적 도형들은 실제 '주역'이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만든 괘의 형태를 차용하거나, 중국 전통 우주론의 바탕이 되는 천원지방(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의 개념에서 빌려온 원과 사각형으로 구성돼 있다. 캔버스에는 땅을 상징하는 네모와 하늘과 방위를 상징하는 아홉 개의 원을 배열하여 음과 양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 물감 소진 프로젝트 23-21 /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 / acrylic on canvas / 2023 물감 소진 프로젝트 23-22: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 / 2023 한옥 갤러리 바닥에는 다듬잇돌이 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본다. 어릴 적 할머니가 다듬잇돌 위에 한복을 올려놓고 다듬이질을 하던 것을 기억이 떠오른다. 다듬잇돌도 ...
"백남준 윤석남 김길후 함(咸): Sentient Beings 학고재갤러리 서울 전시회" 서울 학고재갤러리 스페이스1과 스페이스2에서는 세대를 넘은 만남 백남준, 윤석남, 김길후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3인은 각각 시대도, 성별도, 장르도 다르지만 휴머니즘을 찾아가는 세 가지 시각을 볼 수 있다. <함(咸): Sentient Beings> 전시는 이곳 스페이스1과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스페이스2에서 진행된다. 함(咸):Sentient Beings 백남준, 윤석남, 김길후 기간: 2024.03.13~04.20 장소: 학고재갤러리 스페이스1, 스페이스2 무료 전시회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이 있다 보니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 백남준 / 구 일렉트로닉 포인트 / 혼합재료 / 1990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개최를 축하하며 만든 작품. 이때만 해도 한국인들은 축구보다 야구에 열광했는데, 월드컵 축구를 계기로 모두가 화합이 되어 가는 것 같다. 백남준 / 인터넷 드웰러:mpbdcg.ten.sspv / 혼합재료 / 1994 인터넷의 보편화가 인류 평등의 세계를 건설할 것이라는 작가의 믿음이 반영된 작품으로 미래를 꿰뚫어 보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로봇 또는 AI를 형상화 한 것처럼 느껴진다. 김길후 / 무제 / 캔버스에 아크릴릭 / 2014 작가는 '바른 깨우침'이라는 의미를 회화로 표현한다. 작품을 보니 불교 사상이 담긴...
2024 화랑미술제가 지난주 4월 3일부터 7일까지 진행이 되었다.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화랑미술제는 42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이다. 총 156개의 국내 정상급 갤러리가 참가했으며, 기성작가뿐만 아니라 신진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지난 4월 3일 첫날 VIP & 프레스 프리뷰에 다녀와서 눈에 띄었던 작품들을 1차로 스케치해 본다. 2024 화랑미술제 기간: 2024.04.03(수)~04.07(일) 장소: 코엑스 C, D홀 티켓: 20,000 오후 3시 오픈 시간이 되니 C홀 입구는 사람들로 많이 붐벼서 D홀로 천천히 걸어와서 빠르게 입장할 수 있었다. 워낙 넓은 장소이고, 오픈하자마자 들어가니 좀 여유 있게 볼 수 있었다. 이석주 / 사유적 공간 / Oil on canvas / 2023 극사실 회화 추상미술의 1세대 작가인 이석주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인 것 같다. 저 멀리 시끄러운 기차가 지나가지만, 좀 떨어진 이곳은 고요한 느낌이다. 왼쪽 작품 황영자 / 마음 / Acrylic on canvas /2006 오른쪽 작품 김구림(1936~) / 음과 양 12-S 34 / Arylic on canvas / 2012 김구림 작가는 설치, 판화, 회화 등 미술의 범주를 넘어 영화, 무용, 음악, 연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2024 화랑미술제가 4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5일간 코엑스 C, D홀에서 진행된다.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화랑미술제는 42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이다. 늘 그렇듯이 코엑스 전시회에 가면 사진을 너무 많이 찍게 되어 과연 이것을 다 정리해서 올릴 수도 있으려나 모르겠다. 먼저 포르쉐코리아와 함께한 2024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을 스케치해 본다.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포르쉐 ZOOM-IN EDITION 5 부스는 C홀에 위치하고 있으며,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10명의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5회차를 맞은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N-IN은 만 39세 이하의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한 화랑미술제의 작가 발굴 프로그램이다. 공모를 통해 사전에 작가 10인이 선정되었고, 페어 현장에서 관람객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합산해 최종 2024 ZOON-IN 어워즈의 수상자 3인이 가려진다. 참고로 ZOON-IN 부스는 저기. 포토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포르쉐코리아가 줌인의 프로그램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페어 종료 후에도 선정된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프로모션 하는 등 프로그램 확장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는 약 570여명의 작가가 공모에 지원한 가운데 곽아람, 김보경, 김한나, 송지현, 심예지, 이성재,...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는 노상호 개인전 <홀리 HOLY>가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부유하는 이미지들을 소재로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디지털 가상세계에서 매일 마주하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수집, 복제 변형하여 회화, 조각, 영상 등으로 재해석했다. 기존 직접 온라인 서핑을 하던 방식에서 AI가 생성한 수많은 이미지를 화면으로 끌어오면서 <홀리> 연작이 탄생됐다. 노상호 홀리 HOLY 기간: 2024.02.29~04.20 장소: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시간: 11시~18시 / 매주 월요일 휴무 무료 전시회 1층 전시실 노상호 홀리 서울 전시회는 아라리오 갤러리 1, 3, 4층 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료 챗 GPT를 사용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명령만 내리면 알아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해 준다. 노상호 작가는 AI가 만든 이미지를 재료 삼아 재구성했고, 실재와 닮았지만 완벽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머리가 두 개인 사슴 등 현실 세계와 맞지 않는 도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 점을 감안하고 작품을 보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참고로 거의 대부분의 작품 제목은 '홀리(HOLY)'이기에 따로 제목을 붙이지 않았음. 홀리(HOLY) / Acrylic on canvas / 2024 AI가 만든 장면들은 경이와 공포의 양가적 감정을 신화 및 종교적인 색채를 띠기도 한다. 디지털 세계의 기술적 오류로 인해 생성된 비...
신진 작가 장승근, 조개, 미소, 양하의 4인전 <Deep Dip> 전시가 서울 청담동 이유진 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유행을 좇는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이 깊은 내면(Deep)에 잠시 들어갔다 나오는 순간(Dip)을 포착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딥 딥 Deep Dip 기간: 2024.02.29~03.29 장소: 청담동 이유진 갤러리 시간: 11시~18시 / 매주 일요일 휴무 무료 전시회 이유진 갤러리는 청담동의 조용한 골목에 위치해 있어 멀리서 봐도 운치가 있는 모습이다. 저택을 개조해서 미술관으로 만들어서인지 어릴 적 친구 집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 현관으로 들어갈 때는 너무 깨끗해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고민도 찰나에 했음. 갤러리에 들어서면 양하, 조재, 장승근 작가의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양하 / Well, It's a scene made to cry so I will_28 / Oil and acrylic on canvas / 2022 양하(1994~) 작가는 역사나 종교에서 모순적인 이미지를 수집한 후 평면의 매체에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 포함된 작품들은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계기로 작업했다고 한다. 그림을 보면 폭발하는 장면과 함께 펑펑 울고 있는 것을 교묘하게 교차시켜 작가의 생각을 담은 것 같다. 양하 / A drawing for ...
팀랩 플래닛 도쿄 몽환적인 디지털 아트 전시회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술관, 박물관 부문에서 2023년 구글 연간검색 랭킹 5위에 선정될 만큼 핫한 곳이 바로 일본의 <팀랩 플래닛 도쿄>이다. 도쿄 도요스에 위치한 'teamLab Planet TOKYO'에는 벚꽃이 피는 봄을 맞이하여 거대한 공간에 미디어아트로 만들어낸 벚꽃을 보며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맨발로 물속을 걷는 공간을 비롯 곳곳을 다니면 은은한 사운드와 함께 마치 꿈속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지난주에 다녀온 팀랩 플래닛 도쿄의 환상적인 미디어 아트 전시회를 살펴보자. 호텔을 긴자잇초메역 근처에 예약을 해서 얼마 걸리지 않고 갈 수 있었다. 긴자잇초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면 환승하는 시간을 포함해서 10분~15여 분 정도면 도착한다. 참고로 도쿄역과 긴자역과 긴자잇초메역은 삼각형 형태로 각각 도보 5~10분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도쿄역에서 버스 등을 이용해도 20여 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이라는 점. 이날은 '비가 오니 사람이 별로 없겠지'하는 생각으로 갔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을 보고 내심 놀랐다. 월~금 토·일·공휴일 만 18세 이상 성인 JPY 3.800 JPY 4,200 중·고등학생 JPY 2,800 JPY 2,800 어린이(만 4세~12세) JPY 1,500 JPY 1,500 만 3세 이하 무료 ...
카게에(그림자 회화) 거장으로 불리는 후지시로 세이지(1924~)의 <오사카 파노라마전>이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모노크롬 작품부터 컬러화된 작품, 그리고 6미터가 넘는 초대형 작품을 비롯해 200여 점을 볼 수 있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조선 설화를 다른 '선녀와 나무꾼' 시리즈는 후지시로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던 때에 제작되었으나 벌써 70여 년 가까이 되다 보니 원화 일부가 유실되어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12점을 추가로 제작했다. 3월 서울 전시회 추천으로 손색이 없는 <오사카 파노라마전>을 살펴보자. 참고로 보면서 우와~ 하면서 계속 셔터를 누르게 되어 줄이고 줄여도 사진이 120장이나 되니 감안하고 보시기를 바란다. 오사카 파노라마전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 기간: 2024.01.26~2024.04.07 시간: 10시30분~19시 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티켓: 성인 20,000 / 청소년 15,000 / 어린이 10,000 1924년생이니까 올해로 100세를 맞이한 후지시로 세이지는 뉴욕타임즈, 워싱턴 포스트지가 극찬한 카게에의 거장이다. 손끝에서 탄생한 색채의 파노라마 카게에는 면도날로 종이를 일일이 오려 트레싱지를 덧대 빛을 투과해 완성하는 작품을 말한다. 처음 들어가서 볼 때부터 셔터를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작품들이어서 동심의 세계로 빠져보는 시간이기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