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관객이 70만명도 넘기지 못할 정도로 여름과 추석 시장 사이의 극장가는 한산하기만 합니다. 몇몇 작품이 두각을 나타내긴 했지만 호랑이 없는 굴에서 잠시 왕좌를 노린 소소한 여우에 가까운 작품인 셈이네요. 곧 호랑이는 등장하겠지만 나머지 동물은 자취를 감춘 느낌이라 호랑이도 외롭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 지난 주말 국내 차트 보시겠습니다.
* 전주 주말 관객: 939,219명 / 객석률 12.5%
* 금주 주말 관객: 693,488명 / 객석률 9.3%
* 자료 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추정치 기준
* 좌석점유율은 주요 10위권 영화 위주로 재편
다소 충격적이게도, <에이리언:로물루스>의 200만급 흥행을 예견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4주 연속 1위를 상상하신 분은 없을 겁니다. 새로이 개봉한 <안녕,할부지>가 개봉일 1위에 오르면서 살짝 주말 경쟁이 격화되나 싶었는데 신작들은 주말 들어 상승 폭이 더뎠고 기존 흥행 작품은 다시 1위를 탈환할 정도로 잘 닦인 도로를 달리는 느낌이었네요. 세월의 변화를 느낄 만큼 4주 1위라는 타이틀이 <에이리언> 시리즈에 달라니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비록 좌석점유율이 10% 이하일 정도로 아직은 극장이 매달려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단 얘기인데 <베테랑2>가 개봉해도 상위권은 가능할 것으로 보여 결국 200만 근처도 불가능한 추이는 아닐 것 같습니다. 연휴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현재 상영 중인 영화들이 금요일을 기해 거의 정리가 될 전망이고 이 작품 역시 <베테랑2>의 메인 시간표를 피해 공포 영화라는 명분으로 심야 시간 위주로 편성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터라 200만을 넘기는 유종의 미를 거두면 좋겠네요. <데드풀과울버린>도, <듄:파트2>도 훌쩍 넘겼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안녕,할부지>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개봉 당일 화끈한 격차로 1위에 올랐고 목요일엔 <룩백>의 견제를 받으면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금요일부터 2위로 하락했습니다. 주말 8만 8천명을 더해 누적 관객 15만명을 기록, 다큐멘터리 영화로선 이례적인 흥행세를 보인다고 할 수 있겠네요. 다만 개봉 당일 성적이 주말과 거의 동일할 정도로 주말 성적 상승 추이가 좋지 못했으며 전형적인 실패작의 케이스를 따라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제작비는 많지 않겠지만 마케팅 비용은 꽤나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아직은 성공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극장의 기대감이 컸던 이유로 좌석점유율이 7%에 머물 정도로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초반 흥행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추석 연휴 스크린 유지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소재만 보면 연휴에 일부 가족 관객층에게도 먹힐 작품인데 지난주 경쟁작의 부재와 시장 약세가 발목을 잡은 셈이 됩니다.
이젠 거의 언급되지 않는 듯한 <파일럿>은 개봉 6주차에도 3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정말 화제성보다 실질적인 흥행에서 돋보여서 실속은 다 차렸군요. 6주차가 되어서야 3위로 내려온 건데 지금은 주말 다시 3위로 복귀하는 것마저 대단해 보입니다. 반대로 신작들이 부진하다는 얘기도 되겠죠. 누적 관객은 462만명입니다. 알토란 같은 성적을 거두네요.
4위는 일본 애니메이션 <룩백>입니다. 메가박스 단독 개봉으로 목요일 개봉을 선택, 개봉 첫날 1위에 오를 뻔하기도 했으며 금요일 이후로는 차츰 순위가 하락했습니다. 토요일엔 6위까지 내려갔으나 일요일엔 5위를 기록, 누적에선 4위를 차지하는 신기한 광경을 연출하네요. 잔잔하지만 임팩트 있는 이야기와 연출로 실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누적 관객은 이제 7만명 수준으로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하네요 다른 멀티플렉스와는 달리 추석 시즌 주력 가족 애니가 없는 메가박스는 아마도 이 작품을 추석의 히든카드로 내밀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10만명을 넘고 20만 이상은 해줘야 성공작이란 타이틀을 받을 수 있을 텐데요.
4위부터 6위까지 순위가 400명 이내에서 결정된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사랑의하츄핑>이 5위를 기록하였고 누적 관객 94만명을 동원하면서 100만 돌파에 청신호네요. 여전히 좌석점유율 1위이고 5일 연휴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작품은 이 작품으로 보입니다. 아동용 애니가 없는 메가박스도 이 작품을 여전히 상영하지 않을까 싶고요. 여름 시장을 넘어 추석 시장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또 하나의 메이저 스튜디오 작품 충격파가 터졌네요. 워너의 <비틀쥬스비틀쥬스>가 6위 데뷔에 그치면서 큰 충격이 몰려옵니다. 사실 국내에서 부진할 줄은 예상한 바지만 북미에선 1억불 근처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고 팀 버튼의 명성이나 출연진만 해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리라 봤는데 철저하게 관객들은 낯선 이 작품을 외면했네요. 주말까지 8만명이 이 작품을 찾았습니다. 일단 속편이라는 점은 상당한 장벽이 되었으며 이를 무릅쓰고 본 관객들은 스타일에 어리둥절한 느낌이네요. 그래도 팀 버튼의 <다크섀도우> 정도는 기록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58만명이면 대박이었군요. 그의 작품 중 실사 영화로는 <빅아이즈>가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한 작품이었지만 작품 사이즈가 달라 비교 자체가 불가할 정도로 처절한 실패작이 되었습니다. 가까스로 10만명을 넘고 금주 빠르게 종영할 가능성이 많아 보이니 보실 분은 빠르게 보셔야 할 듯.
<소년시절의너>는 2주째 7위 자리를 유지 중에 있습니다. 재개봉으로 13만명을 기록했으니 <비틀쥬스비틀쥬스>는 통곡할 상황이네요. 그러나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과 좌석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이 작품 역시 일반 작품으로 생각한다면 추석을 버티기 힘든 수치입니다. 이렇게나 믿을만한 작품이 없는 시장이니 <베테랑2>에 쏠림 현상이 더욱 거세질 것만 같네요.
개봉 4주차의 <트위스터스>는 60만명을 넘겼습니다. 아마도 북미 최종 성적에선 <비틀쥬스비틀쥬스>와 비슷한 성적이지 않을까 싶은데 국내 성적에선 확연한 차이가 있겠네요. 여기에 "태어난김에음악일주"에서 일부 전편의 영상이 나오기도 하고 토네이도에 대한 영상들이 많이 등장하여 금주에도 힘을 발휘할까 싶은데 <베테랑2>의 4DX 개봉으로 인해 마지막 흥행 동력이 사라지는 셈이 됩니다.
3위에서 9위로 내려온 <임영웅ㅣ아임히어로더스타드움>입니다. 3분의 2에 해당하는 관객수가 줄어들었네요. 이런 영화의 특성상 초반 관객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겠죠. 누적 관객은 23만명이고 곧 추석 연휴를 맞이하면 전편의 기록인 25만명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연휴에 위력을 발휘한다면 최종 관객 30만명 근처에 이를 수 있겠네요. 매출액이 67억으로 60만명을 넘기고 특별관이 있었던 <트위스터스>보다 높습니다.
10위는 <빅토리>입니다. 현재 그 많은 예매량은 도대체 언제 어디로 잡혀 있는 것인지, 롯데시네마에서 예매 2위에 오른 걸 보면 예매량은 롯데시네마 위주로 몰려있는 인상입니다. 역주행이라 하기엔 예매량이 실질적인 관객 상승이나 순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니 다소 아쉽네요.
정말 9년 전인 2015년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매드맥스:분노의도로>와 <인사이드아웃>에 이어 <베테랑>의 속편이 9년 만에 개봉합니다. 딱 9년 차를 두고 속편이 개봉하는 셈인데요. 하지만 앞선 두 외화 속편의 명암은 엇갈렸습니다. 사실 <베테랑2>의 성공에 의구심을 두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범죄도시>가 이렇게나 크게 흥하는 시장에서 오히려 형님 격인 <베테랑> 시리즈는 더 사랑받을 여지도 있습니다. 은근히 안티도 많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 관객들도 많은 <범죄도시> 시리즈 대비 나은 평가를 기대할 수도 있고요. 다만 걱정스러운 점이 몇 가지 있는데 보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손꼽아 기다린 속편인가 하는 점과 <범죄도시> 시리즈만큼 화끈한가 혹은 어두운 범죄 소재 가운데서도 소소한 웃음을 잃지 않느냐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전작들만 봐도 기본 이상의 오락성은 보장된다 생각은 하지만 예고편만 봐서는 생각보다 무거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두 배우를 주축으로 하고 조연 배우들을 거의 예고편에 노출하지 않는 점도 그렇고요. 금요일 개봉이기도 하고 금토일 첫 주말 최소 200만급 성적을 보여줘야 할 텐데요.
* <베테랑2> 리뷰는 오늘 시사 후 9/10(화) 08시에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추석 연휴인데 와이드 개봉 영화가 단 두 편이란 게 충격입니다. 사실 추석 시즌을 겨냥한 영화 일부는 지난주에 개봉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인데요. 이중 유니버설과 블룸하우스 그리고 제임스 맥어보이가 출연한 사이코 스릴러 <스픽노이블>입니다. 2022년의 덴마크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종종 워너의 호러 영화들이 추석 연휴에 개봉하곤 했는데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작품이네요. 하지만 현재 극장은 모두 <베테랑2>에 올인하는 분위기며 개봉관 수는 꽤나 많지만 상영 회차가 고르진 못한 느낌입니다. 상황만 보면 당연히 2위로 출발해야 하는데 무리 없이 차지할 수 있을지도 살짝 걱정이네요.
* <스픽노이블> 리뷰는 9/11(수) 08시에 업데이트됩니다.
메가박스가 <룩백>으로 선수치면서 단독 개봉작을 먼저 내놓은 추석 시즌엔 롯데에선 소니의 <우리가끝이야>와 <오지:사라진숲을찾아서>를 함께 단 개봉합니다. 갑작스레 개봉하는 걸로 선회한 <우리가끝이야>의 경우 해외 성적이 너무 좋아 어쩔 수 없이 개봉을 선택했지만 일정이 촉박한 이유도 있어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나 선택적인 극장에서만 개봉하니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봉일인 금요일에 달려가야겠어요. CGV는 <브레드이발소:빵스타의탄생>을 단독 개봉합니다. 올해 전편이 롯데시네마를 통해 단독 개봉해 20만명을 넘겼는데 CGV로 이동하였고 이에 대항마로 <오지>를 개봉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어쩌다 보니 추석을 맞아 한국 영화가 대거 몰린 독립예술관 라인업입니다. 제법 많은 예술 극장이 스크린쿼터에 돌입하는군요. <장손>은 기대하는 분들도 꽤나 있는 것 같습니다.
금주엔 추석 연휴 돌입이네요. 태풍 같은 건 잘 스쳐 지나가면 좋겠고 다들 건강하시길. <베테랑2>와 <트랜스포머ONE>을 챙겨봐야겠습니다.
10년 전 차트에선 <타짜2>가 2주째 정상을 지키면서 300만을 돌파했습니다. 전편처럼 추석 시즌을 노린 것도 주효했고 전편과 비교 당하는 아픔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름값은 유효했습니다. <비긴어게인>의 역주행이 강력히 빛을 발한 주간이었고 2위로 올랐습니다. <루시>나 <인투더스톰> 등 거의 200만급 영화를 뛰어넘게 되네요.
20년 전 추석 시즌엔 가장 임박해 개봉한 김상진 감독+차승원 배우 조합의 코미디 <귀신이산다>가 1위에 올랐습니다. 차승원 배우가 몇몇 인터뷰에서 조금은 부끄러운 작품으로 거론한 이력이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 저 역시 그의 코미디 인생 중 실망스러운 작품이긴 했습니다. <주유소습격사건>의 우정 출연을 시작으로 <신라의달밤>과 <광복절특사>까지 서로의 전성기를 함께한 콤비는 이 작품이 함께 한 마지막 작품이었네요. <슈퍼스타감사용>은 야구 영화 흥행이 쉽지 않다는 점을 확인해 줬습니다. <YMCA야구단>과 <슈퍼스타감사용> 그리고 <글러브>까지 본격 야구 영화들이 모두 CJ 배급 작품이었네요.
30년 전 가요 차트에선 더 블루의 <그대와함께>가 차트에 첫 진입했습니다. 모두 남자 가수인 차트에서 단 한 곡만이 여성 가수의 곡이로군요. 뭐 룰라는 혼성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