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푸꾸옥 자유여행 빈원더스 놀이공원 빈펄 아쿠아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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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8.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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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4/3

| 빈원더스 놀이공원 & 빈펄 아쿠아리움


00 ::

자 빨리 푸꾸옥 마무리하고 나트랑 가야지 ㅋㅋㅋㅋㅋ


01 :: 빈원더스 놀이공원

| 흠뻑 젖어버림

놀이공원에 입장한 시간이 대략 오전 11시 반이었다. 저녁까진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아직 둘러볼 곳이 많아서 마음이 괜히 조급해졌다. 어제까진 줄 곳 흐리고 바람만 불던 푸꾸옥이 이날은 유독 날씨가 맑았다. 계절상 한겨울이었음에도 대낮의 열기는 아주 뜨거웠다. 그나마 12월이었기에 망정이지, 한여름에 이곳에 왔더라면 놀이공원은 포기하고 바로 워터파크로 달려갔을 것 같다.

빈원더스를 알차게 즐기기 위한 꿀팁이라면, 빈윈더스 앱을 꼭 설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뭔가 베트남이라고 하면 종이 지도 만 있을 것 같았지만, 한국보다 더 앱이 잘 되어 있었다. 앱을 켜놓으면 지도상에 자신의 위치와 주변 놀이 기구 실시간 정보까지 떠서 헤매지 않고 바로바로 확인이 가능했다. 놀이공원을 쭉 둘러보고 워터파크로 갈 생각이어서 시계방향으로 동선을 짰다.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줄 알았는데, 크리스마스 당일이라 그런 건지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첫 어트랙션부터 인기가 많아 30분이나 넘게 기다렸다.

다행이라면 첫 놀이 기구가 75kg이하만 탑승이 가능해서, 우리 앞에 몰려온 성인 단체관광객들이 우르르 부적격을 받았는 거다. 물론 나 역시 불가능해서 비니만 신나게 타고 나왔다.

두 번째로 탑승한 놀이 기구는 에버랜드에 있는 아마존 익스프레스와 흡사했다. 오픈된 공간에 소지품을 둘 때부터 영 찝찝했었다. 안 탈까 싶다가 그래도 타자 싶어서 탔었는데, 막판에 대놓고 물을 뿌려버리는 통에 핸드폰이 물에 흠뻑 젖어버렸다. 다낭에서 폰이 물을 먹어 하루 종일 식겁했던 경험 때문에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다행히도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폰은 별개로 비니나 나나 속옷까지 흠뻑 젖어버린 통에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이거 만든 놈 엉덩이를 걷어 차고 싶은 마음이었다.


02 :: 아쿠아리움

| 정신줄을 놓다

그렇게 물을 흠뻑 맞고 아쿠아리움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여태 말은 안 했지만 내 몸 상태도 점점 심각한 상황이었다. 14일 넘게 이어진 여행의 피로감이 누적되다 보니 목이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날 위한 약이 많지 않아서 되도록이면 안 먹고 버텨보려고 했는데, 이날은 아침부터 상태가 안 좋아 한국에서 지어온 약을 챙겨왔다. 땡볕에 머리는 어지러운데, 온몸이 물로 젖어버린 상황에서 줄 곳 걷다 보니 이건 안되겠다 싶어서, 아쿠아리움으로 가는 길에 급하게 약을 삼켰다.

그런데 이 약으로 말할 것 같으면, 여행 출발 일주일 전쯤 의사선생님에게 강력하게 지어달라고 부탁한 약이었다. 강력하게 지어달라는 나의 말이 잘 먹힌 탓일까, 이 약은 말 그대로 강력한 약이었다. 약을 먹고 비니와 함께 아쿠아리움을 돌아다니는데, 약발이 슬 올라오면서 급격한 피로감과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선 그냥 바닥에 드러누워서 자고 싶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비니는 어쩜 그리도 해양생물들에게 관심이 많은 건지, 신나서 나에게 온갖 해양지식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좀비처럼 비니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몸을 질질 끌면서 따라다녔지만, 그때의 기억이 희미할 정도로 힘든 순간이었다.

원래 계획은 아쿠아리움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다. 수족관을 바라보면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사람이 꽉 차 계획이 흐트러졌다. 3층으로 올라가면 레스토랑이 있다는 말에 그곳으로 향했는데, 메뉴 방식이 다소 특이했다. 베트남어로 설명을 해주는데 당최 대화가 안되었다. 번역기를 돌려가며 대화를 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다시 처음 왔던 레스토랑으로 되돌아가는데 한참을 걸었다. 가까스로 자리 하나를 발견했지만, 막상 먹으려고 보니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비쌌다. 결국 정신없이 이곳저곳만 왔다 갔다 하다가 밥도 못 먹고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때가 이날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계속 걷기만 한대다가, 배는 고프고, 정신은 혼미하고, 하늘에선 태양이 타오르고 있었다. 약을 먹지 말았어야 했다. 일단 뭘 먹어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먹을만한 식당을 찾았다. 식당만 찾긴 또 아쉬운 마음에, 가는 길에 탈만한 놀이 기구가 있으면 한두 개씩 타면서 식당을 탐색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제대로 된 식당을 찾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번역기로 직원들에게 괜찮은 식당을 물어 얻은 정보였다. 여긴 단품으로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고, 입장권에 딸려 있는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각자 먹을 음식에 음료수를 구입해도 돈이 남아서, 돈을 조금 더 추가해서 수박 바까지 알차게 먹었다. 앉아서 밥도 먹고 갈증도 해소하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 그렇게 놀이공원에 아쿠아리움, 점심까지 먹고 나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그다음은 워터파크, 그리고 마지막으론 그랜드월드. 하루 만에 이 일정을 소화하는 게 쉽지 않았다.


▼ 아래는 필자의 푸꾸옥 빈원더스 모음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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