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데이트코스 통영 갈만한곳 서피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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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15. 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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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데이트코스 통영 갈만한곳 서피랑

PHOTO & WRITE by 트래블코어

강구안은 통영인들의 영원한 노스탤지어이고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 강구안을 엄마의 품처럼 양쪽에서 감싸고 있는 두 개의 언덕 서피랑과 동피랑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박경리 작가님의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이 되었고 그분의 생가와 집필실이 있었던 서쪽 피랑(벼랑)에 경남 데이트코스로 좋았던 그곳 이야기입니다.

통영 서피랑

이용시간 / 상시

휴무일 / 연중무휴

주차시설 / 무료

문의전화 / 055-650-0554

주소 / 경남 통영시 서호동


마을입구에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작은 주차장이 하나 나옵니다. 그곳에 차를 세우고 걸음을 시작하면 통영 갈만한곳 서피랑 걷기가 시작됩니다.

공원은 주차장에서 그리 오래 걷지 않습니다. 그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걷기만하면 어느덧 서포루에 닿습니다. 가는 길목에 피아노계단, 99계단도 만날 수 있고 몇몇 포토존과 지명 로고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 걸어올라가는 길 담벼락에는 박경리님의 문구들이 회벽을 의미있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주옥같은 글귀들을 읽으며 마을에서 연결된 길을 따라 올라가는 것도 좋은 코스입니다.

서포루 뒤편으로 다닥한 마을이 서피랑 마을입니다. 저 마을에서 통영이 낳은 작가 박경리님이 태어나시고 글을 쓰셨던 집이 있습니다. 올라오는 코스가 달랐지만 몇 년 전에 그 집을 봤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지금은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이 살고 있으니 정숙을 요하는 글귀와 함께요.

쉼을 위해 마련된 철재 벤치에도 그녀의 글이 음각되어 있습니다. 그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글을 이렇게 소개해드립니다.

코너를 돌면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로는 서포루가 보이고 아래로는 99계단으로 내려설 수 있습니다. 일단 정상부터 올라가고보자라는 마음에 99계단은 내려오는 길에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동피랑처럼 벽화나 볼거리들이 많지는 않지만 고즈넉한 여유로움이 있는 통영 갈만한곳입니다.

정상입구에 배모양 전망대가 있습니다. 이채롭게도 배를 조정하는 키까지 만들어져 있어서 뒷모습 담기 포토존으로 안성맞춤입니다. 아래로 보이는 항구의 모습이 통영항과 강구안이고 바닷가로는 통영중앙시장, 서호시장, 활어시장이 빙둘러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건 뭐지? 생소한건데? 가만히 음절을 들여다보니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저절로 흥얼거려지지만 이곡은 원래 이 가사가 맞다고합니다. 작곡가 김성술이 통영을 위해 지은 노래가 사후 다른 가사로 탈바꿈 된것입니다 원곡은 ' 돌아와요 충무항에!'

서포루에 오릅니다. 이곳은 높은 지형을 이용해서 동포루와 함께 바다를 지키는 통제삼도수군통제영의 망루격입니다. 조만간 통제영에 대해서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통영항과 강구안의 모습은 한국의 나폴리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육지로 쑥 들어온 바다는 양쪽으로 남망산공원과 멀리 미륵도까지 눈에 담을 수 있는 경남 데이트코스입니다.

조선시대에 제작한 통영 고지도와 아직 철거되지 않은 일제의 잔재도 볼 수 있습니다. 앞바다 한산도에서 대패를 당했던 일본은 결국 후대에 이곳에 상륙해서 저런 시설을 짓고 지배하려 했습니다. 아픈 역사도 역사이기에 보존도 의미있지만 참 보기싫은 흉물스러움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서피랑이 자리하고 있는 명정동은 은행나무길과 윤이상 학교가는 길로 나누어 길을 조성하고 마을의 이야기를 담아 '천천히'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통영 갈만한곳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충렬사, 명정샘, 통영청년세움, 명정마루,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서포루, 99계단, 피아노계단, 백석시비등 이곳만의,이곳에 와야만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99계단이 시작하는 곳 노란색 축대에는 박경리 작가님의 흑백사진과 그녀의 시 '옛날의 그집'중 일부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곳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 소설 '김약국의 딸들'은 넓은 면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집안이 몰락하는 과정으로 그려지는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까지 부가 신흥세대로 이동하는 사회적 변동과 얽힌 욕망과 운명을 그린 소설입니다. 경남 데이트코스에서 대작가 박경리님을 만나는 순간입니다.

99계단 입구에도 그녀의 시 '바다울음'과 밤배가 적혀 있습니다. 샛바람 소리를 울음으로 기억하고 뱃고동 소리를 떠나지 못한 설움으로 해석했던건 어떤 마음에서였을까요.

다닥다닥 집들이 붙어있는 바닷가 언덕마을의 골목길 답게 우화적인 조형물들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엉덩이를 까고 말뚝박기에 한창인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으니 등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훌륭한 포토존이 됩니다.

얼마전 부산에서 봤던 풍경과 비슷합니다. 감천문화마을, 초량이바구길에도 이런 계단이 있었죠. 목포 따순구미와도 닮은 풍경입니다. 모진 바람이 부는 바닷가 언덕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통영 갈만한곳 99계단입니다.

다리가 아프고 힘든 삶의 여정이지만 꽃한송이 보며, 계단에 하늘을 담고 하늘길을 걷는 느낌으로 표현된듯한 계단은 어느덧 이곳의 상징처럼 되어 사람들의 사진 배경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어떻게보면 동피랑에 비해 크게 볼 것 없고 할 것 없어 보이는 이곳이지만 소설가 박경리님에 대한 작곡가 윤이상님에 대한, 이곳에 잠시 머물렀던 미술가 이중섭님에 대한 이야기와 흔적들을 퍼즐처럼 맞추며 여유로운 걸음을 옮길 수 있는 경남 데이트코스 통영 서피랑 공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