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여름
13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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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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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걸 배웠다.」|바깥은 여름 - 김애란

#바깥은여름 #김애란 #문학동네 어릴 적 나는 우리 집이 매우 큰 줄 알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적에는 더 체구가 작은 편이었는데, 엄마 아빠가 자는 방도, 내 방도, 거실도 그렇게 커 보일 수가 없었다. 매번 킹 사이즈의 엄마 아빠 침대에서 뛰어놀다가 심심해 지면 내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놀다가 그렇게 잠이 드는 하루하루가 반복 되었다. 그러나 가끔 엄마는 내가 그렇게 노는 모습을 보고는 내 곁에 다가와서 더 넓은 집에서 살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가끔 하곤 했었다. 그러나 그때는 우리집이 충분히 넓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지금 집도 충분히 크다고 말해주었다. 그럴 때면 엄마는 내 등을 토닥거리며 고맙다는 말을 하곤 했었다. 그렇게 조금씩 커가면서 다른 친구들의 집에 놀러가거나 사진을 보게 되면서 우리집이 남들과 비교했을 때 작은 평수의 크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성인이 된 지금도 나는 우리집의 크기에 만족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엄마와 아빠가 나를 정말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키워줬다고 생각하기에 그깟 평수 쯤이야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는 아무래도 집의 크기에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내가 성인이 되기 전에 반 년 마다 한 번씩은 대청소를 하면서 쓰레기와 필요없는 것들을 버렸고, 식탁이나 의자에 페인트 칠을 하거나, 도배를 새로 해보는 등 집의...

202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