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파자마를입은소년
3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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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대사]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장면 中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통하는 친구를 만난 적이 있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그 친구는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벌써 12년이나 흘렀다. 당시 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던 난 학교에 있었는데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뉴스에 내 친구가 죽은 소식이 나온다고. 친구랑 부모님 불쌍해서 어떡하냐고. 엄마가 전해준 비보에 동기와 선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눈물을 훔쳤다. 3일 내내 지킨 장례식 현장에서는 끓어오르는 감정을 참았지만 발인 때는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할 지경으로 오열했다. 이는 살면서 내가 겪은 주변인의 모든 죽음 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 이후로도 친한 이의 죽음을 겪었지만 그날처럼 감정이 요동치지 않았다. 그때 너무 심하게 감정을 써버려서 무서울 정도로 무덤덤해진 기분마저 들었다. 그 친구는 나와 흔한 다툼도 없고, 서로 시기와 질투도, 음해와 배신도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 또한 그 친구에게 그런 존재였는지는 결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는 나에게 그런 친구였다. 베프라는 개념보단 소울메이트 같은 느낌이랄까. 치기 어린 시절 입에 다시 담기 싫을 정도로 끔찍하게 죽임을 당한 그 친구를 여전히 추억하고 그리워 한다.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축하하고 싶고, 힘들고 지칠 때 같이 술 한 잔 기울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이 공허하고 서...

2021.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