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과 동명의 작가, 처음엔 '수녀님이 산문집을 내었나?'라고 생각하며 손에 든 책. 그런데 이 책은 스물네 살에 창업한 젊은 CEO의 생각과 삶을 담고 있는 에세이다. 이해인 작가는 현재 디지털광고에이전시 (주)소셜링과 미디어커머스 (주)오버컴퍼니의 대표이면서 <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 첫 책에 그동안의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 에세이는 작가의 내면일기이면서 동시에 스물넷 과 서른한 살, 그 사이의 창업 분투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나고 보니 더욱 명확하다. 인생의 중요한 기회를 놓쳤던 순간엔 늘 불필요한 감정이 있었고, 이는 내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중략)
불필요한 감정은 마치 수영에서의 과하게 들어간 힘과 같다.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가라앉게 만든다. 그러니 힘을 빼자. 결국 나의 감정을 제어하고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내 인생의 방향을 잡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나의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인생의 결과를 도출한다. 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
_책 8~13쪽 '프롤로그' 中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을 위해
"사라질 것에 연연하지 않고
남을 것에 집중하자."
순간의 나, 순간의 선택이 모여
이후의 결과를 만듭니다.
결국 삶이란 건 찰나의 조각들이 쌓여
변화하고 나아가는 것이니까요.
도서출판 필름에서 지난 2023년 6월 펴낸 이해인 작가의 <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는 젊은 사업가의 경험을 감은 에세이다. 창업과 성장 사이에서 일어난 내적 갈등이나 외부 요인에 대응한 여러 가지 사연이 짧은 글로 담아 놓았다. 작가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방법이 있을 거야."라는 말을 달고 산다. 아마도 그 한 마디가 그동안의 시간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겠다. 240쪽 분량의 에세이는 4개의 장으로 이루어졌고, 각각의 장은 2~4쪽 분량의 짧은 글이 담겨 있는데. 짧은 글 속에서 독자에게 건네는 언어의 밀도는 높은 편이다. 그러니 가볍게 읽으면서, 어떤 이야기와 마주할 땐 잠시 생각하기 좋은 책이다.
작가는 24~31세에 경험한 이야기 첫 시작을 창업에 얽힌 생각으로 시작한다.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 법"이라는 제목 아래 몇 가지 자기 원칙을 말하고 있는데. 도전하는 창업가라면 ① 기본적으로 일단 덤비고 보는 베짱이 중요하다. ② 세상 자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자. ③ '모르겠다'하고 늘어져 있다가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하룻밤이든, 이틀 밤이든 내내 그 일에 매달리는 독기도 있어야 한다. ④ 자신이 원하는 바라는 바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기회가 왔을 때, '저건 내가 바라던 기회'임을 총명하게 알아차리고 잡을 수 있다. ⑤ 기회를 포착하고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좌절에 빠져 슬퍼하기보단, 문제점을 파악한 후 보완하여 다시금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기회임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망설이다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자신만의 뚜렷한 기준과
자신감을 갖고, 기회를 잡아보자.
<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 25~26쪽 中
『불행은 공평하게 일어난다.
마치 질량 보존의 법칙처럼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그래서 이 불행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인생의 성패가 달라진다.
잘되는 사람의 공통적인 특징을 하나 꼽자면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눈앞에 몰려오는 문제들을
불행이라 정의하지 않고,
해결하면 된다는 의연함을 보인다.(중략)
우리가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밀려오는 불행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는지에 달려있다.』
_책 49~51쪽 '문제를 대하는 태도' 中
<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특히, 30~30대 젊은 독자가 읽으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종종 잡지 인터뷰를 하다보면, 성장하는 기업의 CEO들은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보다는 '자기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이다.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때 '흔들리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멘탈'을 지닌 사람들이라 여긴다. 그러니 새로운 무언가를 창업하여 자기 꿈을 성장하는 독자라면, 한 번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