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환행복
2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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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담詩/ 구월을 보내며 그리움 가득한 시 두 편, 박인환 님의 세월이 가면 유치환 님의 행복

구월의 마지막 월요일이자, 2024년 구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올해 구월은 유난히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중순에 들어있던 추석의 영향도 있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점점 속도감이 붙는 까닭이 아닐까 하는데요. 내일부터 시작되는 시월은 또 얼마나 빠르게 가버릴까요? 가을이 시작되는 달을 보내는 시가 있는 월요일 [책담詩]는 박인환 님의 <세월이 가면>과 유치환 님의 <행복>, 두 편을 보내드립니다.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난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박인환 시인은 감수성 풍부했던 청소년기에 시 <목마와 숙녀>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생애를 공감할 수도 없었던 그 시절에 마치 버지니아 울프가 된 양 감상에 빠져 잠 못 이루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세월이 가면>, 이 시는 이진섭 님이 곡을 붙여 노래로 만들었는데요. 깊어가는 가을에 느끼는 쓸쓸함과 서글픈 감정을 표현하기에 시뿐 아니라 이만한 노래가 없을 것입니다...

2024.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