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영화추천
103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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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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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속의 두 남자를 비추는 한국 누아르-<화란>(2023)

계속 반복되는 삶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내 의지는 아니었지만 세상에 태어났고, 어쨌든 성장해 나간다. 그러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린 나이에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님의 영향을 받고, 부모님의 여러 가지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그렇게 주변의 영향권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더 성장하고 벗어나려고 노력하다 어른이 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자신의 상황을 바꾸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여전히 주변 상황이 주는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만의 특성은 아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주변의 영향을 깨는 건 힘들었으니까. 현대 사회가 되면서 조금은 그 벽이 얇아졌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주변의 벽을 깨는 것보다는 그 벽을 넘어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한다. 다른 도시로 가고, 더 멀리 다른 국가로 가서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해 보길 원한다. 여기엔 가고자 하는 곳에 대한 환상도 있고, 지금 주변에 있는 강력한 벽이 없어질 거라는 희망도 있다. 그렇게 벽을 넘어 다른 곳으로 간다는 꿈은 다시 현재의 삶을 어쨌거나 지속시키는 힘이 된다. 네덜란드 이민을 꿈꾸는 소년의 이야기 영화 <화란>은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화란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로 떠나고 싶은 18살 소년 연규(홍사빈)의 삶을 비춘다. 연규는 재혼가정에서 살고 있다. 엄마와 새아버지 그...

2023.10.14
구분 짓기 세상에 등장한 AI라는 존재-<크리에이터>(2023)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래서 우린 종종 사람들 최대한 간단하게 구분해 보려 애쓴다. 남녀를 구분해서 성향을 쓰기도 하고, 혈액형 같은 이해하기 쉬운 구분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MBTI 같이 조금 더 세분화된 구분법을 이용해 각자의 성향을 내세운다. 이런 구분 짓기는 너무나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사람들을 조금은 편하게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게 상대방의 성향을 대략 이해하고, 나 자신의 성향도 상대방에게 인식시킴으로써 불필요한 충돌이나 오해를 없애고 좀 더 빠르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생겨난 것일 것이다. 최근의 구분 짓기는 상대방을 좀 더 편하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역사적으로 구분 짓기는 비극을 불러오기도 했다. 나치가 유대인을 구별해 폭력을 저지르기도 했고 흑인과 아시아인들은 차별을 받았다. 여전히 이런 구분 짓기는 유효하다. 과거처럼 폭력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여전히 이런 구분은 암묵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저런 차별과 구분 짓기에 대한 뉴스를 보다 보면 듣는 의문이 있다. 왜 이렇게 구분을 짓는 걸 좋아할까. 같이 잘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 구분 짓는 세계에 등장한 AI 영화 <크리에이터>는 AI의 등장 이후, 고도화된 AI를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가장 크게 충돌하는 부분은 AI라는 새로운 존재에 대한 인식이다. 미국을 포함...

2023.10.09
어떤 걸 더 믿으세요?-<잠>(2023)

본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믿음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어떤 것을 믿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은 달라진다. 물론 그 믿음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나씩 일어나는 일들을 경험하고 또 그것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면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완성된 믿음은 어떤 누가 와도 깨기 힘들다. 확고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그 믿음 안으로 주변사람이 같이 들어오길 원한다. 그것에 같이 공감하고 같이 이야기해나가고 싶어 한다. 그 대상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누군가와는 충돌하고 또 다른 누군가와는 더 가까워진다. 이 믿음이라는 것은 확고해 보이지만 개개인마다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종교일 것이다. 그것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해당 종교에 대한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만 그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저 무의미한 정보와 이론일 뿐이다. 서로 강하게 충돌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직접적으로 상대방의 믿음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혼란은 더욱 커진다. 어떤 걸 봤는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그 믿음이 모양은 모두 다르다. 그것이 믿음의 크기를 재는데 큰 영향을 준다. 몽유병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 현수와 수진 영화 <잠>에 등장하는 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은 신혼부부다. 영화 초반 이들이 가진 서로에 대...

2023.09.09
강력한 폭발이 불러온 감정의 분열-<오펜하이머>(2023)

자신이 한 일이 복합적인 방향으로 뻗어나갈 때, 우리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는 다양한 결정을 하고 그것은 당연히 최선의 고민 끝에 나온 결과여야만 한다. 당연히 그것은 그 모든 주변 상황 속에서 얻은 최선의 결과일 것이고 그렇게 생각해야 그 성취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결정이 다른 방향의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분명히 그것은 내 안위를 위한, 주변 사람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것으로 인한 피해를 받게 된다. 전쟁이라는 소용돌이는 그런 아이러니를 무수히 만들어낸다. 국가를 위해 전쟁에 참전한 여러 일반인들은 최전선에 투입되어 목숨을 걸고 적군에게 총을 겨눈다. 상대 적군으로 참여한 병사도 마찬가지다. 서로 총구를 겨누고 명령에 따라 상대방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그 결정하나만으로도 우리 병사가 쏜 총탄은 평화를 위한 것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죽음의 총탄이 된다. 이렇게 곳곳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는 전쟁 속에서 무수한 결정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복합적인 고민과 감정을 만들어준다.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 팀장 오펜하이머의 이야기 영화 <오펜하이머>는 핵개발 연구였던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결국 핵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의 이야기를 다룬다. 독일 그리고 일본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가 원자폭탄을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

2023.08.24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였을까-<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우리가 사는 사회 시스템은 개개인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살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개인, 가족, 사회는 국가 단위로 그 단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어왔다. 규율과 법을 만들고 국가를 통치할 지도자를 뽑는다. 그렇게 뽑은 대표는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넓게 조망하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고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도 작은 단위에서 늘 지도자와 그 주변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면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을 따르고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정쟁이 끊이지 않고 갈등은 계속된다. 어떤 경우에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배척하고 사회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없다. 그 갈등들이 지나간 후에 돌아보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이야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체계가 무너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

2023.08.13
관계의 전복, 통쾌한 복수-<밀수>(2023)

평소에 가까웠다고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도 때론 그 속마음을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친분을 쌓으면서 같이 일도 하고 개인적인 여가를 같이 보내다 보면 상대방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더 나아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을 거라 생각하고 내가 하는 생각과 판단에 많은 부분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가까운 사람들과는 더 끈끈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어떤 일이든 같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계기는 상대방과 같이 할 수 없게 만든다. 마치 그 일이 경계선이 되는 것처럼 얼마 전까지 완전히 믿을 수 있고 함께 할 거라 생각했던 사람과 멀어지게 된다. 그것이 실제로 누군가의 마음이 바뀌거나 잘못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두 사람 각각의 실제 생각과 감정을 알기 전까지는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 그래서 직접 대면하면서 이야기를 해야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멀어진다. 두 해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영화 <밀수>는 무척이나 가까웠던 해녀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멀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이야기는 바닷속에서 일하는 해녀들이 중심에 있다. 특히나 춘자와 진숙은 영화 초반부터 떨어질 수 없는 친구 사이로 보인다. 두 사람을 비롯한 다른 ...

2023.08.02
<범죄도시> 시리즈가 이어져야하는 이유-<범죄도시3>

기술이 발전한 만큼 다양한 범죄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다. 단순한 폭력사건부터 시작해서 지능범죄까지 이런저런 범죄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우리 주변에서 떠난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 범죄 예방과 해결을 위해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들이 동분서주 활동하고 있다. 그런 경찰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고, 범죄에 노출된 사람들은 사건 해결과 범죄자 처벌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현실에서의 범죄는 피해자에게 무척 잔인하게 느껴진다. 아주 사소한 범죄도 있지만 심각한 살인이나 조직범죄는 우리의 공포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파고든 영역은 바로 그 지점이다. 대중들이 공포심을 가질만한 사건을 선택해 그걸 더 극적으로 재구성한다. 그리고 마석도 형사(마동석)의 능력을 빌려와 악을 처벌한다. 명확한 선악구도 속에서 마형사가 휘두르는 주먹은 꽤나 통쾌하게 느껴진다. 통쾌하게 범죄를 해결하는 마석도 형사의 세 번째 영화 2017년에 개봉했던 <범죄도시> 1편은 범죄 누아르의 색깔이 강했던 영화다. 장첸(윤계상)이라는 강력한 빌런을 등장시켜 마석도 형사가 속한 강력반 형사들의 대결을 담은 영화는 18세 이상 관람가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680만 명의 관객을 극장에 불러왔다. 2022년에 개봉한 <범죄도시2>는 누아르의 색깔을 조금 덜어내고, 마석도 형사의 주먹에 좀 더 무게를 뒀다. 마형사가 주먹을 휘두...

2023.06.05
나쁜 친구를 혼내주는 명탐정 블랑-<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2022)

살면서 의도하지 않게 관계가 맺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라고 부를 수도 있고, 동료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각자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도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관계를 만들어간다. 그 관계는 사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 특히나 성인이 되어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아주 깊어지기 쉽지 않다. 각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그런 다름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같이 볼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곳을 보며 좀 더 친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관계에 종속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모임 중 한 사람에게 권력과 돈이 갑자기 많아졌다. 이 사람은 다른 친구들에게 많은 기회와 투자금을 줄 수 있다. 이런 사람이 등장한 순간 그 모임의 평등한 관계는 조금씩 깨져간다. 좀 더 많이 가진 사람에게 투자받기를 원하고 실제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나면 각자의 일을 좀 더 발전시키고 싶은 나머지 사람들은 그 한 사람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차이는 그 관계를 깨지게 만드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한 친구를 중심으로 작은 섬에 모인 인물들 영화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우연하게 관계를 맺게 되는 한 모임의 친구들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마일스(에드워드 노튼)를 중심으로 모인 친구들은 연예인도 있고,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마일스의 특이한 파티 초대장을 받아 들고 한치의 ...

2023.01.01
궁궐의 암투를 목격한 맹인 침술사-<올빼미>(2022)

그냥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정치는 조금은 멀게 느껴지는 일이다. 일단 자신과 가족의 안위와 배고픔을 먼저 해결해야 하고 여러 가지 상황이 조금 안정되었을 때 조금씩 정치라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누가 나라를 이끌고 있는지, 많은 정치인들이 그 안에서 어떤 암투를 벌이는지에 대해 한 번 눈이 트이면 좀 더 디테일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기 전까지는 정치는 먼 이야기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근대화가 되기 전, 조선시대 같은 과거의 사회에서도 정치는 계속 이어졌다. 왕이라는 군주가 나라의 대표가 되고 그 밑에 신하들이 여러 의견을 내면서 앞으로 나아갈 결정을 해 나아갔다. 여기에 왕의 가족들까지 그 정치에 참여하거나 이용되면서 왕의 가족들은 본인의사와 상관없이 아주 어린 나이부터 그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양한 왕가의 사람들 주변에는 여러 가지 수발을 드는 신하들이 있었다 요리를 하고, 건강을 챙기고, 잡일을 하는 이들은 궁궐 안에서 다양한 일들을 보고 듣는다. 그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일반 백성에 비해서는 나라가 돌아가는 상황을 비교적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우연히 궁궐에 들어간 맹인 침술사의 이야기 영화 <올빼미>는 어느 순간 궁궐에 들어갈 기회를 잡은 맹인 침술사 경수(류준열)의 이야기를 담는 영화다. 경수는 ...

2022.11.29
훌륭한 첩보 액션 그리고 캐릭터로 담은 변혁의 과정-<헌트>(2022)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에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어떤 사람들은 그 상황에 맞추어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암울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힘을 저금이나마 보탠다. 그 방식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이다. 그 힘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 사회를 바꿀 행동을 시작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반전의 에너지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기 시작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사회를 바꾸려 애쓴다. 학생, 직장인, 주부 같은 평범한 우리 주변의 사람의 각기 다른 목적이 하나로 모이면서 사회 변혁이라는 큰 흐름을 만들어낸다. 한국사회가 정치적인 혼란기에 있었던 1980년대는 전두환이라는 인물의 군부독재가 계속 이어지던 시기였다. 그런 암울한 시기는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을 계기로 힘이 빠져간다. 완전한 해결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독재라는 껍질을 조금씩 벗을 수 있었다. 그 결과까지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다른 경험을 했고 일상 속에서 변화의 기회를 만났다. 그 변화의 기회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목적을 만들어주었지만 그 목적에 도달하는 방법은 모두 달랐다. 각자의 목적이 같다는 걸 깨닫기까지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1...

2022.08.15
08:09
이정재 감독의 헌트, 올 여름 가장 재미있는 영화
재생수 1,8382022.08.13
그래! 이게 프레데터지!-<프레이>(2022)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늘 인류의 마음속에 있었다. 원시부족 시절부터 시작해 현재까지도 그것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두려움은 우리 주변에 늘 자리하고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사라지지 않았다. 대부분은 안전한 곳에 있으려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두려운 것에 도전해왔다. 새로운 땅에 탐험을 하거나 주변의 맹수와 대결을 벌인다. 현대에는 지구 밖의 미지의 공간으로까지 탐험을 나간다. 이렇게 도전이 멈추지 않는 것은 두려움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어쩌면 인간이 가진 본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프레이>는 1700년대를 배경으로 코만치 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직 야생과 가깝게 생활하는 그들은 주변의 두려운 존재인 곰이나 사자 등이 나타나면 그것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하려고 팀이 꾸려진다. 하지만 그곳에 외계의 존재인 프레데터(데인 딜리에그로)가 나타나면서 코만치 부족이 하나둘씩 죽어가기 시작한다. 그에 대항하는 건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소녀 나루(엠버 미드썬더)다. 끈이 달린 작은 손도끼와 화살을 이용해 두려움에 맞선다. 1700년대에 찾아온 외계 헌터 프레데터 주변의 사람들은 나루를 전사로서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보호해야 할 존재로 대하고 실제로 맹수를 퇴치하다 기절한 나루를 집으로 옮겨 두기도 한다. 하지만 나루는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다. 마치 인류가 계속 무언가에 도전해 나가는...

2022.08.14
일상을 깨뜨린 시스템에 대한 분노, 마녀 -<마녀 파트2>(2022)

우리가 사는 일상은 그저 무심하게 지나간다. 큰 사건이 없다면 그 일상에 고마움을 느끼기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특별히 불행한 일이 있거나, 본인이 아파 그런 일상을 누리기 어려울 때 그제야 그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어쩌면 삶을 살아간다는 건, 그렇게 무심히 스치듯 지나가는 매일매일의 일상이 모아져 만들어지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주변에 소중한 사람도 생기고, 같이 무언갈 공유하는 기쁨도 알게 된다. 그런 기쁨들이 더욱 일상을 소중하게 만들기도 한다. 2018년에 개봉했던 <마녀>는 주인공 자윤(김다미)이 일상을 보내는 모습들이 영화 초반에 담겼었다. 어린 시절 기억을 잃은 자윤이지만 그를 보호해주는 양부모가 있고, 그의 단짝 친구도 그와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 일상에 참여하고 있는 자윤의 모습은 행복해 보이고 평온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을 깨뜨리는 어떤 집단 시스템에 대항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고, 그것이 그가 누리던 일상을 망가뜨려버리고 만다. 그렇게나 지키고 싶어 했던 그 일상을 자윤은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되었다. <마녀> 세계관을 이어가는 두 번째 영화 <마녀 파트2>는 1편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가는 영화다. 대신 자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보다는 다른 소녀(신시아)를 등장시켜 조금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 영화 속 소녀는 어떤 실험실에서 탈출해...

2022.06.19
09:17
마녀 파트2, 1편만한 영화가 나왔을까?
재생수 5,3112022.06.16
뚜렷한 선과 악 그리고 수퍼 히어로 마동석 -<범죄도시2>(2022)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선악구도로 나뉘지 않는다. 물론 각자 가지고 있는 경계가 어느 정도는 있지만 그것이 명확하게 나누어지지는 않기에 판사의 심판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나 살인자는 물론 악인이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이해하기보단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보고 사회적으로 동일한 악인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여전히 존재하는 악인을 없애는 방법일 것이다. 그 모든 것 이전에 수많은 악인들을 잡아내는 형사들이 있다. 형사들은 판사의 판단을 받기 전에 가장 의심되는 용의자를 가려내고 잡아낸다. 어찌 보면 악인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많은 범죄가 그들을 거쳐간다. 희미한 선악구도 속에서도 형사들은 최대한 그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영화 <범죄도시>는 마석도 형사(마동석)와 그 팀의 이야기를 담았던 범죄 영화였다. 선악구도가 꽤 분명하게 나뉘어진 이 영화는 약간은 때가 묻은 마형사를 등장시켜 최악의 악인을 쫓게 만든다. 깡패들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던 마형사가 완전히 깨끗한 형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악인들이 더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정리했다. 여기에 아주 악독한 악인이 등장하면서 그는 모두의 영웅이 된다. 엄청난 덩치와 파워는 달려드는 악인들을 나가떨어지게 했다. 또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 악인을 잡으려고 고군...

2022.05.20
08:34
타격감 최고! 다시 돌아온 마형사, 범죄도시2
재생수 4,2072022.05.18
가해 학생 부모, 그들의 비열한 본능-<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2022)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감독 김지훈 출연 설경구 개봉 2022. 04. 27. 모든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많은 것을 한다.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옷을 입히고,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한다. 그것은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모습의 아이를 챙기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려 노력한다. 자식과의 관계가 좋든 나쁘든 기본적으로는 자식에게 문제가 가해자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런 부모의 보호와 챙김 아래서 아이는 큰 걱정 없이 자신이 해야 할 공부와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나간다. 아이들은 학교 생활을 시작하며 여러 관계를 맺어간다. 그 관계는 대부분 크게 문제가 없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왕따나 학교 폭력 같은 시련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나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고 더 나아가 삶의 의지마저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학교 폭력에 희생당하는 아이가 있다는 건, 반대로 가해자 그룹에 속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들이 가해자의 위치에 가게 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들이 맺는 관계는 실패한 관계이고, 그 실패를 메꾸는 것 역시 부모의 몫이 되어버린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그건 본인들의 고통뿐 아니라 부모의 고통이 된다. 가해 학생의 부모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영화 우리는 과...

2022.05.01
이 영화가 드러내는 문제의식 -<앵커>(2022)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물론 최근에 아이가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육아의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아이를 키워내는 과정을 통해 한 가족을 만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몸도 가누지 못했던 아이를 보호하고 또 키워내면서 부부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꽤 많은 힘이 들어가는 그 육아의 과정에는 어렵고 힘든 일이 포함되어 있지만 아이의 웃음 한 번에 그런 마음이 사그라들기도 한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육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만큼 더 신경 쓰게 된다. 그 과정 자체가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힘든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직장이나 일 때문에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기고 가야 하는 경우 같은 급한 상황이 바로 그런 때다. 아직 한국 사회는 아이 때문에 일을 빠지고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해 유연하지는 못하다. 물론 과거보다 많이 유연해지긴 했다.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 육아 휴직제도를 이용하고 또 개인 연차 휴가를 이용하면 여러 가지 일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개별 구성원들의 인식은 아직 거기에는 따라기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실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현재에도 아직 더 많은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여전히 육아를 맞이한 많은 직장 여성들은 제대로 자신의 경력으로 다시 복귀하는데 어려움을 겪...

2022.04.22
08:05
사건을 추적하던 앵커, 과거의 문제와 만나다!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심리 스릴러
재생수 7732022.04.22
파괴지왕이 정신차리고 만든 액션 영화 -<앰뷸런스>(2022)

용서를 하는 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누군가 나를 아프게 했으면 아프게 한 상대방에게 분노를 먼저 표출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상대방이 왜 자신을 아프게 했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어떤 경우에는 용서를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살면서 누구나 크고 작은 가해자가 될 수 있고, 그런 것들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할 일도 발생한다. 또한 반대로 피해자의 입장에서 상대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를 해야 할 위치에 서기도 한다. 긴 삶 속에서 그렇게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은 반복적으로 각자에게 다가온다. 그저 감정이 실린 분노와 복수보다는 상대방을 좀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영화 <앰뷸런스>는 액션 영화 전문 감독 마이클 베이의 신작이다. 이 영화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윌(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이 은행 전문 털이범인 형 대니(제이크 질렌할)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가 우연히 은행털이 범죄에 합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그들은 은행털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건물에 들어온 앰뷸런스를 타게 되는데, 그 차에는 구급대원 캠(에이사 곤잘레스)과 윌의 총에 맞은 경찰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이 구급차에 타서 병원을 빠져나가면서 추격전이 시작되게 되는데, 특히나 이 차 안의 윌, 대니 그리고 캠 사이에는 긴장구도가 형성된다. 마이클 베이표 액션 영화 <앰뷸런스> 기본적으로 윌은 우연히 은행털이를 하게 되지만 ...

2022.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