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키워드 46
2023.10.18참여 콘텐츠 65
지옥 속의 두 남자를 비추는 한국 누아르-<화란>(2023)

계속 반복되는 삶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내 의지는 아니었지만 세상에 태어났고, 어쨌든 성장해 나간다. 그러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린 나이에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님의 영향을 받고, 부모님의 여러 가지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그렇게 주변의 영향권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더 성장하고 벗어나려고 노력하다 어른이 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자신의 상황을 바꾸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여전히 주변 상황이 주는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만의 특성은 아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주변의 영향을 깨는 건 힘들었으니까. 현대 사회가 되면서 조금은 그 벽이 얇아졌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주변의 벽을 깨는 것보다는 그 벽을 넘어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한다. 다른 도시로 가고, 더 멀리 다른 국가로 가서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해 보길 원한다. 여기엔 가고자 하는 곳에 대한 환상도 있고, 지금 주변에 있는 강력한 벽이 없어질 거라는 희망도 있다. 그렇게 벽을 넘어 다른 곳으로 간다는 꿈은 다시 현재의 삶을 어쨌거나 지속시키는 힘이 된다. 네덜란드 이민을 꿈꾸는 소년의 이야기 영화 <화란>은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화란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로 떠나고 싶은 18살 소년 연규(홍사빈)의 삶을 비춘다. 연규는 재혼가정에서 살고 있다. 엄마와 새아버지 그...

2023.10.14
구분 짓기 세상에 등장한 AI라는 존재-<크리에이터>(2023)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래서 우린 종종 사람들 최대한 간단하게 구분해 보려 애쓴다. 남녀를 구분해서 성향을 쓰기도 하고, 혈액형 같은 이해하기 쉬운 구분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MBTI 같이 조금 더 세분화된 구분법을 이용해 각자의 성향을 내세운다. 이런 구분 짓기는 너무나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사람들을 조금은 편하게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게 상대방의 성향을 대략 이해하고, 나 자신의 성향도 상대방에게 인식시킴으로써 불필요한 충돌이나 오해를 없애고 좀 더 빠르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생겨난 것일 것이다. 최근의 구분 짓기는 상대방을 좀 더 편하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역사적으로 구분 짓기는 비극을 불러오기도 했다. 나치가 유대인을 구별해 폭력을 저지르기도 했고 흑인과 아시아인들은 차별을 받았다. 여전히 이런 구분 짓기는 유효하다. 과거처럼 폭력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여전히 이런 구분은 암묵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저런 차별과 구분 짓기에 대한 뉴스를 보다 보면 듣는 의문이 있다. 왜 이렇게 구분을 짓는 걸 좋아할까. 같이 잘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 구분 짓는 세계에 등장한 AI 영화 <크리에이터>는 AI의 등장 이후, 고도화된 AI를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가장 크게 충돌하는 부분은 AI라는 새로운 존재에 대한 인식이다. 미국을 포함...

2023.10.09
어떤 걸 더 믿으세요?-<잠>(2023)

본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믿음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어떤 것을 믿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은 달라진다. 물론 그 믿음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나씩 일어나는 일들을 경험하고 또 그것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면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완성된 믿음은 어떤 누가 와도 깨기 힘들다. 확고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그 믿음 안으로 주변사람이 같이 들어오길 원한다. 그것에 같이 공감하고 같이 이야기해나가고 싶어 한다. 그 대상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누군가와는 충돌하고 또 다른 누군가와는 더 가까워진다. 이 믿음이라는 것은 확고해 보이지만 개개인마다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종교일 것이다. 그것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해당 종교에 대한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만 그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저 무의미한 정보와 이론일 뿐이다. 서로 강하게 충돌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직접적으로 상대방의 믿음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혼란은 더욱 커진다. 어떤 걸 봤는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그 믿음이 모양은 모두 다르다. 그것이 믿음의 크기를 재는데 큰 영향을 준다. 몽유병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 현수와 수진 영화 <잠>에 등장하는 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은 신혼부부다. 영화 초반 이들이 가진 서로에 대...

2023.09.09
강력한 폭발이 불러온 감정의 분열-<오펜하이머>(2023)

자신이 한 일이 복합적인 방향으로 뻗어나갈 때, 우리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는 다양한 결정을 하고 그것은 당연히 최선의 고민 끝에 나온 결과여야만 한다. 당연히 그것은 그 모든 주변 상황 속에서 얻은 최선의 결과일 것이고 그렇게 생각해야 그 성취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결정이 다른 방향의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분명히 그것은 내 안위를 위한, 주변 사람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것으로 인한 피해를 받게 된다. 전쟁이라는 소용돌이는 그런 아이러니를 무수히 만들어낸다. 국가를 위해 전쟁에 참전한 여러 일반인들은 최전선에 투입되어 목숨을 걸고 적군에게 총을 겨눈다. 상대 적군으로 참여한 병사도 마찬가지다. 서로 총구를 겨누고 명령에 따라 상대방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그 결정하나만으로도 우리 병사가 쏜 총탄은 평화를 위한 것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죽음의 총탄이 된다. 이렇게 곳곳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는 전쟁 속에서 무수한 결정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복합적인 고민과 감정을 만들어준다.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 팀장 오펜하이머의 이야기 영화 <오펜하이머>는 핵개발 연구였던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결국 핵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의 이야기를 다룬다. 독일 그리고 일본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가 원자폭탄을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

2023.08.24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였을까-<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우리가 사는 사회 시스템은 개개인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살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개인, 가족, 사회는 국가 단위로 그 단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어왔다. 규율과 법을 만들고 국가를 통치할 지도자를 뽑는다. 그렇게 뽑은 대표는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넓게 조망하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고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도 작은 단위에서 늘 지도자와 그 주변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면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을 따르고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정쟁이 끊이지 않고 갈등은 계속된다. 어떤 경우에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배척하고 사회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없다. 그 갈등들이 지나간 후에 돌아보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이야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체계가 무너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

2023.08.13
2023.08.13참여 콘텐츠 11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였을까-<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우리가 사는 사회 시스템은 개개인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살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개인, 가족, 사회는 국가 단위로 그 단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어왔다. 규율과 법을 만들고 국가를 통치할 지도자를 뽑는다. 그렇게 뽑은 대표는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넓게 조망하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고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도 작은 단위에서 늘 지도자와 그 주변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면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을 따르고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정쟁이 끊이지 않고 갈등은 계속된다. 어떤 경우에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배척하고 사회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없다. 그 갈등들이 지나간 후에 돌아보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이야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체계가 무너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

2023.08.13
질높은 영상 속 질낮은 이야기-<더 문>(2023)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건 어떤 것일까. 살기 위한 의지가 사그라든 상황에서도 다시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마지막까지 살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아마도 가족은 다시 살아야 할 큰 이유가 될 것이다. 다시 직접 만나서 서로를 안고 보듬으면서 일상을 살아간다는 생각은 의지를 주기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 자신이 맡은 일이 국가적으로 기대가 있었던 일이라면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 더 힘을 쓰게 된다. 여러 동료를 잃은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목표점에 근접한 남은 인물은 끝까지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 <더 문>은 한국 최초로 달 탐사를 하기 위해 우주로 향하는 우리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호에는 3명의 대원이 타고 있었지만 태양풍으로 인한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로 황선우 대원(도경수)만 살아남는다. 그를 구하기 위해 5년 전 첫 번째로 탐사선을 만들었던 김재국 센터장(설경구)이 다시 우주센터로 돌아와 도움을 주게 된다. 김재국 센터장은 5년 전 달탐사를 위해 나래호를 발사시켰다가 폭발로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우리호는 나래호와 기본적으로 같은 구조이기 때문에 탐사선을 잘 알고 있는 김재국 센터장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한국 최초 달 탐사선인 우리호에 닥친 재난 다른 대원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기체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달탐사를 강행하겠다고 결정한 황선우 대원은 자신...

2023.08.06
아쉬운 <비상선언>, 그래도 좋았던 건...-<비상선언>(2022)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린 현실에서 수많은 재난을 봐왔다. 그 재난을 경험하고 살아난 생존자들도 있고, 반대로 희생당한 사람들도 무척 많다. 그것을 화면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자신이 그곳에 있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우연히 그 자리에 있어서 그 악몽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함께 마음에 자리 잡는다. 그렇게 재난상황은 사람들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본능을 끌어올린다.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생존에 대한 본능은 사회에 보여주는 가면을 치워버리고 진짜 얼굴을 드러내게 한다. 따뜻한 얼굴, 차가운 얼굴, 무심한 얼굴 등 다양한 얼굴은 진정한 세상의 모습을 수면으로 끌어올린다. 그렇게 드러난 얼굴은 생존만을 바라보게 만든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안전을 좀 더 바라보게 만들고 필요한 경우, 보다 나은 안전을 위해 시위를 하기도 한다. 반면에 정치인들은 그 재난의 상황을 이용해 정치적인 생명을 연장하려고 한다. 공무원인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다. 정치인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고위 관계자들은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치인의 지시를 충실하게 따른다. 그것이 옳고 그른지보다는 일단 자신의 조직 내에서 안정적인 결정에 따르려고 한다. 그리고 그 재난 상황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장 생존할 기회를 찾게 만든다. 이 가혹한 상황은 모두를 몰아붙인다. 비행기 속 테러와 재난을 함...

2022.08.09
09:25
비상선언, 좋았는데 아쉬운 영화
재생수 4,0682022.08.07
달과 함께 추락한 영화 -<문폴>(2022)

우리는 많은 재난을 접한다. 교통사고 같은 인간의 실수나 기계의 오작동으로 일어나는 일들도 있지만 자연이 주는 여러 가지 재해들을 피할 수 없다. 태풍, 홍수, 가뭄, 지진 등 다양한 자연재해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반복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기술의 발전으로 여러 가지 재해를 예측하고 그것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는 다양한 자연재해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많이 대비되어있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 피해를 받고 있고, 다시 극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써야만 한다. 지구 온난화까지 가속화되면서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폭우나 가뭄이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도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재해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런 재해가 일어나면 인간들은 힘을 쓰기 어렵다. 재해를 피해 이동하는 방법밖에 없고, 그렇게 재해가 한 번 휩쓸고 간 터전은 복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돕고 어떤 사람들은 기부를 하기도 하지만 그중에도 나쁜 사람들은 존재한다. 이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살길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은 늘 있어왔다. 어쩌면 이런 재해들이 인간이 가진 광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의를 가지고 있지만 혼란의 틈을 노린 일부는 다른 사람의 생명줄을 뺏거나 훔치면서 자신들의 삶만을 바라본다. 달이 지구로 추락하는 재난을 다룬 영화 <문폴> 영화 <문폴>은 달이 지구로 추락하게 된다는...

2022.03.18
2022.01.23참여 콘텐츠 7
장점을 잃어버린 리부트 -<레지던트 이블:라쿤시티>(2022)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음모를 접한다. 초현실적인 공포스러운 존재부터 시작해서 정부나 기업이 어떤 음모로 세상에 나쁜 짓을 한다는 식의 여러 가지 떠도는 이야기들을 접한다. 그런 이야기는 일단 흥미롭고 재미있다. 우리는 어떤 일 이면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확한 증거나 자료가 있지 않으면 그 이야기의 빈 곳을 채워 넣으려 노력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이야기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음모다. 작은 추정으로 시작한 그 이야기는 조금씩 세밀해지면서 음모론으로 점점 발전한다. 사람들은 이런 음모를 바탕으로 한 영화나 소설을 좋아한다. 무서운 공포 이야기보다는 조금 더 사회의 어두운 면을 꿰뚫어 본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준다는 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 요소가 된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라쿤시티>는 좀비물과 음모론을 뒤섞어 만든 액션 스릴러다. 주인공 클레어(카야 스코델라리오)와 크리스(로비 아멜) 자매는 부모를 사고로 잃은 후 라쿤 시티의 고아원에 맡겨진다. 제약 회사인 엄브렐라가 깊이 개입하여 관리되는 라쿤 시티에서 자란 자매는 함께 지내다가 클레어가 그곳을 이탈해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어 따로 생활한다. 영화는 무언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 클레어가 다시 라쿤 시티로 돌아오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포 액션 게임을 다시 리부트 한 영화 <레지...

2022.01.23
아주 긴 게임 인트로 영상 -<몬스터 헌터>(2021)

몬스터 헌터 감독 폴 앤더슨 출연 밀라 요보비치, 토니 자 개봉 2021. 02. 10.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감독 폴 앤더슨 출연 밀라 요보비치, 알리 라터, 이아인 글렌, 숀 로버츠 개봉 2017. 01. 25. 좀비 게임은 <레지던트 이블>에 빠져있던 시기가 있었다. 중학교 때 <새벽의 저주> 원작을 처음 접했고 꽤 공포스러웠던 그 느낌 때문에 이후 좀비 장르를 종종 챙겨봤다. 19금이었지만 비디오 사장님과의 친분 덕에 그 당시 어렵게 볼 수 있었지만 매번 내가 보고 싶었던 공포영화를 다 볼 수는 없었다. 그런 나의 욕구를 채워주는 게임이 바로 <레지던트 이블>이었고, 시리즈의 3편이었다. 3편의 주인공은 질 밸런타인인데, 실제 영화화된 <레지던트 이블 2>에 처음 등장한다. 즐겨하던 게임이 영화로 나왔을 때 그 기대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2002년 <레지던트 이블> 1편이 개봉했을 때 바로 극장의 표를 예매하고 관람했다. 비록 원작 게인에 등장하지 않던 앨리스(밀라 요보비치)라는 캐릭터가 등장하고 극의 중심이 되었지만 게임의 분위기만큼은 그대로 옮겨졌다. 영화에 등장하는 좀비와 변이 된 괴물들이 멋진 액션과 함께 연출되어 굉장히 만족스럽게 관람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이후 DVD 가 출시되었을 때 구입을 하였고 여전히 지금 집의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다. 폴 WS 앤더슨 감독이 잘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게임...

2021.02.27
08:42
액션 영화, 게임의 액션을 영화로 옮기다. 몬스터 헌터
재생수 1402021.02.27
5
아쉽고 또 아쉬운 속편 <반도>

영화 <반도> 포스터 지금 우리는 전염병이라는 재난 속에 살고 있다. 꽤 빠르고 다른 바이러스보다 치명률이 적당이 높은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우리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조심하며 살아간다. 또한 인터넷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교류한다. 누군가를 비난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돕기도 한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가 오면 오히려 나를 도와줄 사람을 판단하기는 어려워진다. 누군가는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을 혐오하고 멀리하고 다른 누군가는 그 사람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렇게 전염병이 빠르게 퍼지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인간 군상이 더욱 또렷이 보이기도 한다. 전염병 상황이 악화되고 오랜 시간 이어지면 사람들은 지치고 결국 어느 정도 포기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더욱 퍼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바이러스 노출의 우려에도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또한 이미 어려운 삶을 살아왔던 층들은 더욱 어려워지고 부유한 삶을 이어왔던 사람들은 큰 어려움 없이 이 상황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계급적인 갈등은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다수는 지금 현재의 위치에서 적응하려 노력 중이고 적응을 해 나아가고 있다. 전염병 전과 후의 세상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영화 <부산행>은 좀비 전염병을 등장시켜 열차 내 다양...

2020.07.20
배꼽 잡는 웃음을 통해 담은 방송 스텝들의 노고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2017)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1990년대 후반에 개봉한 일본 영화 가운데 일반 관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가 꽤 많다. 물론 지금도 한국 관객의 정서와 잘 맞지 않는 일본 영화들은 수입되지 않는다. 일본 영화가 가장 많이 소개되는 곳은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일 것이다. 올해 여름 7월 12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진행되었던 제22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도 많은 일본 영화가 소개되었다. 그중에서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는 관객들에게 꽤 좋은 반응을 받았다. 이 영화가 8월 23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가 있었다. 22회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상영 전 출연 배우들의 무대인사 1997년에 만들어진 일본 영화 중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라는 영화가 있다. 라디오 생방송 드라마를 맡게 된 작가가 생방송 드라마를 갑자기 맡아 진행하게 되면서 배우들과의 의견 충돌과 갑질로 생방송 드라마가 파행이 되어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던 영화였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등장하면서 발생하는 온갖 슬랩스틱과 변주 속에는 그런 예측 불가능한 상황 석에서 벌어지는 온갖 갑질과 그것을 계속 나아가게 하려는 스텝들의 노고가 깔려있다. 녹화하며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나 영화에는 그런 노고들이 모두 편집되고 완성된 작품만 남는다. 하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면 어떤 상황이든 발생할 수 있다....

2018.08.17
2023.08.13참여 콘텐츠 24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였을까-<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우리가 사는 사회 시스템은 개개인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살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개인, 가족, 사회는 국가 단위로 그 단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어왔다. 규율과 법을 만들고 국가를 통치할 지도자를 뽑는다. 그렇게 뽑은 대표는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넓게 조망하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고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도 작은 단위에서 늘 지도자와 그 주변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면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을 따르고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정쟁이 끊이지 않고 갈등은 계속된다. 어떤 경우에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배척하고 사회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없다. 그 갈등들이 지나간 후에 돌아보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이야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체계가 무너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

2023.08.13
나쁜 친구를 혼내주는 명탐정 블랑-<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2022)

살면서 의도하지 않게 관계가 맺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라고 부를 수도 있고, 동료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각자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도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관계를 만들어간다. 그 관계는 사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 특히나 성인이 되어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아주 깊어지기 쉽지 않다. 각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그런 다름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같이 볼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곳을 보며 좀 더 친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관계에 종속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모임 중 한 사람에게 권력과 돈이 갑자기 많아졌다. 이 사람은 다른 친구들에게 많은 기회와 투자금을 줄 수 있다. 이런 사람이 등장한 순간 그 모임의 평등한 관계는 조금씩 깨져간다. 좀 더 많이 가진 사람에게 투자받기를 원하고 실제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나면 각자의 일을 좀 더 발전시키고 싶은 나머지 사람들은 그 한 사람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차이는 그 관계를 깨지게 만드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한 친구를 중심으로 작은 섬에 모인 인물들 영화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우연하게 관계를 맺게 되는 한 모임의 친구들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마일스(에드워드 노튼)를 중심으로 모인 친구들은 연예인도 있고,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마일스의 특이한 파티 초대장을 받아 들고 한치의 ...

2023.01.01
훌륭한 첩보 액션 그리고 캐릭터로 담은 변혁의 과정-<헌트>(2022)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에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어떤 사람들은 그 상황에 맞추어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암울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힘을 저금이나마 보탠다. 그 방식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이다. 그 힘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 사회를 바꿀 행동을 시작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반전의 에너지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기 시작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사회를 바꾸려 애쓴다. 학생, 직장인, 주부 같은 평범한 우리 주변의 사람의 각기 다른 목적이 하나로 모이면서 사회 변혁이라는 큰 흐름을 만들어낸다. 한국사회가 정치적인 혼란기에 있었던 1980년대는 전두환이라는 인물의 군부독재가 계속 이어지던 시기였다. 그런 암울한 시기는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을 계기로 힘이 빠져간다. 완전한 해결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독재라는 껍질을 조금씩 벗을 수 있었다. 그 결과까지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다른 경험을 했고 일상 속에서 변화의 기회를 만났다. 그 변화의 기회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목적을 만들어주었지만 그 목적에 도달하는 방법은 모두 달랐다. 각자의 목적이 같다는 걸 깨닫기까지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1...

2022.08.15
08:09
이정재 감독의 헌트, 올 여름 가장 재미있는 영화
재생수 1,8382022.08.13
샘 레이미, 마블에서 B급 감성을 뽐내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2022)

샘 레이미 감독은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히어로 영화 장르에서 액션과 드라마를 모두 잡은 흔치 않은 케이스였다. 그는 데뷔작인 공포영화 <이블 데드>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보여줬다. 그가 처음 적용했던 악령 시점으로 등장인물들을 따라가는 카메라 워크는 이후에 샘 레이미의 연출작에 거의 매번 다시 재활용되었다. 또한 시체의 팔이 땅을 뚫고 손을 뻗으며 등장하는 장면도 종종 사용된다. 무엇보다 샘 레이미는 그가 좋아하는 B급 영화의 감수성을 포기하지 않고 그가 시도하는 새로운 영화에 잘 녹여 사용하면서 그의 색깔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그가 연출한 작품은 다양하다. <스파이더맨> 같은 히어로 영화, <이블데드>, <드래그 미 투 헬> 같은 호러, <심플플랜> 같은 스릴러 그리고 <사랑을 위하여> 같은 드라마 장르에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완성해냈다. 그가 이번에 택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마블의 영화다. 마블이 계속 연달아 제작하고 있는 영화들은 각 히어로 별로 고유의 특성을 살린 개별 이야기를 하면서도 전반적 관점에서 영화들을 조망해보면 개별 히어로들의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있어 아주 크고 넓게 구축되고 있는 세계다. 그래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히어로 영화들에 새로운 캐릭터나 확장된 세계관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그 범위를 더욱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렇게 거대...

2022.05.08
2024.05.11참여 콘텐츠 9
쿵푸팬더의 후계자 찾기-<쿵푸팬더4>(2024)

자기 자신이 가진 내면의 힘을 발견한 이후엔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많은 것을 이미 이룬이 후에도 분명히 해야 할 일은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오면 종종 길을 잃기도 한다.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생각은 곧 태도로 이어진다. 지금 가진 것을 계속 가지고 싶다는 생각, 내가 가진 능력을 이용해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신이 최고라는 태도를 만든다. 어떤 사람은 오만해질 것이고, 어떤 사람은 무료함에 빠질 것이다. 사실 인생 속에서 이런 순간들은 꽤 많이 찾아온다. 특히나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60살의 정년이 되기 전, 어느 정도 경력이 쌓였을 때 그런 위치에 가기 마련이다. 업무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숙련된 위치에 오르면 자신이 회사의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그 사람이 일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사람 혼자만 일할게 아니라면, 누군가는 그가 하는 일과 스타일을 배워 계속 그 일이 굴러가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엔 누구나 후계자가 필요하다. 쿵푸 마스터 포의 후계자 찾기 영화 <쿵푸팬더4>는 쿵푸 마스터의 반열에 오른 용의 전사 포(목소리 : 잭 블랙)의 네 번째 이야기를 담는다. 뚱뚱하고 굼뜬 자신의 모습에서 실망하던 포는 우연히 용의 전사로 지목받고, 내면에 숨겨진 자신만의 힘을 찾는다. 그 과정은 코믹했지만 모든 것은 이미...

2024.04.25
부모와 자녀의 간극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엘리멘탈>(2023)

우린 살면서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한다. 태어나 처음 만나는 부모부터 주변에 하나씩 생기는 친구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각각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그 각각의 세계가 만들어지기까지는 그 주변의 사람들이 영향을 준다. 가족부터 지역, 국가 단위까지 다양하게 확대되면서 어떤 문화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분위기나 외모, 습성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큰 영향을 준다. 그렇게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또 새로운 문화나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인류는 그런 식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과 만나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면서 우리 사회를 만들어 왔다. 이렇게 자신과 다른 모습을 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즐겁게 느껴지지만 한 편으로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완전히 다른 문화권의 사람을 만나고 좀 더 깊은 관계가 되고 나면 더욱더 잘 모르는 상대방의 내면에 있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문화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원소가 어우러져 사는 도시 엘리멘트 시티 픽사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세계에는 물, 불, 흙, 공기라는 4개의 원소가 살고 있다. 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엘리멘트 시티'는 이 네 가지 원소가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이 조...

2023.07.08
정해진 운명과 자유의지의 싸움-<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2023)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꽤 많은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주변의 여러 상황들, 성인이 되기 위해 해야 할 많은 것에 대해 다른 어른들에게 듣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방향성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진짜 맞는지, 선택을 했다면 그게 잘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 선택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그 결과가 어떤 식으로 펼쳐지든 그것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만이 온전히 알 수 있고 마지막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주변 어른들은 삶에서 해야 할 것들이 정해져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청소년기엔 자신의 경험으로 확고한 삶의 길이 있는 부모들과 의견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부모의 입장에선 자신의 자녀가 좀 더 안전하고 쉬운 길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아이에게 딱 맞는 길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과 얻고 싶은 결과는 다르다. 아이는 최대한 자신이 하고 싶은 길을 자신의 의도대로 만들어가려고 한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그 길은 때론 올바르지 않아 보이고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종종 사춘기 시절 부모와 자녀 간에 의견충돌이 있기도 하다. 새로운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의 성장기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2018년에 개봉했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

2023.06.23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한 두 번의 큰 불행을 맞이한다. 가족 중의 누군가가 병에 걸리거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는 경우가 대표적인 불행의 한 종류 일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남은 가족들은 그 슬픔과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견디고 또 견딘다. 그 과정은 꽤 길게 이어진다. 한 순간에 갑자기 없어진 사람은 평생 지워낼 수는 없다. 단지 일상을 살면서, 다른 것에 집중하면서 잠시 그 생각과 감정을 떨쳐내려 노력할 뿐이다. 남은 모든 가족이 마찬가지다. 황망스럽게 떠난 사람의 자리는 채울 수 없다. 어떤 경우에는 떠난 사람이 원하던 삶의 모습을 따라가기도 한다. 그 사람의 빈자리는 크지만 그것을 채우려 애쓰며 보내는 시간은 삶의 의지를 더 다지게 만들기도 한다. 때론 절망적인 감정들이 괴롭히지만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어느덧 그 사람이 있었던 그 자리에 자신이 서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비록 큰 슬픔과 불행을 맞았지만 그것이 조금은 더 나은 모습을 만들어냈다. 그 어려움을 어떤 식으로 넘기고 극복하는지가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부주장 송태섭을 중심으로 재구성된 극장판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과거에 크게 유행했던 코믹스 [슬램덩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코믹스의 주인공들이 소속된 북산고와 산왕고가 토너먼트에서 만나 대결을 벌이는 경기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경기 장면 중간중간에 ...

2023.01.05
평범함의 위대함이 담긴 따뜻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마법의 세계>(2021)

개봉 전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 감독 자레드 부시, 바이론 하워드, 채리스 카스트로 스미스 출연 다이앤 게레로, 스테파니 비트리즈, 윌머 발더라마, 렌지 펠리즈, 앤지 세페다 개봉 2021. 11. 24. 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잘하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어서까지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재능을 찾는 과정은 계속 이어진다. 그 무언가를 빨리 찾은 사람들은 그 길을 자신의 길이라 믿고 최선을 다해 그 능력을 배우려 노력하고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그 능력을 이용한 직업을 찾아서 생활을 해나간다. 그 특별한 재능은 한 사람을 특정 짓는 것이기도 하고 그 사람의 삶의 방향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을 찾는 과정은 삶에서 꽤 중요하고 어쩌면 그것을 찾는 과정 자체가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재능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성인이 될 때까지 특별한 무언가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많은 일 중에서도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을만한 일을 찾는다. 그렇게 자신만의 직업이 생기고 그것을 해 나가지만 좋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모습을 동경한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팬이 되기도 하고, 그들과 가까워지고 힘이 되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만의 재능을 찾은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모습을 꿈꾸지만 마음 깊숙한 곳엔 열등감이 싹트기도...

2021.11.23
2023.10.18참여 콘텐츠 2
어떤 걸 더 믿으세요?-<잠>(2023)

본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믿음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어떤 것을 믿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은 달라진다. 물론 그 믿음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나씩 일어나는 일들을 경험하고 또 그것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면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완성된 믿음은 어떤 누가 와도 깨기 힘들다. 확고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그 믿음 안으로 주변사람이 같이 들어오길 원한다. 그것에 같이 공감하고 같이 이야기해나가고 싶어 한다. 그 대상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누군가와는 충돌하고 또 다른 누군가와는 더 가까워진다. 이 믿음이라는 것은 확고해 보이지만 개개인마다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종교일 것이다. 그것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해당 종교에 대한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만 그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저 무의미한 정보와 이론일 뿐이다. 서로 강하게 충돌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직접적으로 상대방의 믿음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혼란은 더욱 커진다. 어떤 걸 봤는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그 믿음이 모양은 모두 다르다. 그것이 믿음의 크기를 재는데 큰 영향을 준다. 몽유병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 현수와 수진 영화 <잠>에 등장하는 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은 신혼부부다. 영화 초반 이들이 가진 서로에 대...

2023.09.09
드라마는 강하게, 공포는 약하게-<인시디어스: 빨간 문>(2023)

우리는 종종 가슴 아픈 일들을 만난다. 그렇게 만난 아픈 과거는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아픈 일을 완전히 잊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심한 상처를 남긴 과거를 완전히 잊기는 어렵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을 괴롭히는 그 일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마음에서 멀어져 간다. 그것도 단지 생각이 멀어질 뿐이지 마음 깊은 곳에 그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사람들은 그 아픈 일은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앞으로 나가면서 과거의 아픔을 어느 정도는 잊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또한 그렇게 아픈 기억을 지우는 것만이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과거의 일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미래를 대처하고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따라 마음의 짐이 가진 무게가 달라진다. <인시디어스> 1편과 2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인시디어스: 빨간 문> 은 2012년과 2013년에 연달아 개봉했던 <인시디어스>와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에서 9년이 지난 현재를 다루고 있다. 조쉬 램버트(패트릭 윌슨) 가족에게 찾아온 기이한 일을 다루는 영화는 ‘저 너머 세상‘ 로 불리는 다른 차원의 세계와 연결되는 조쉬와 그의 아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기이한 일들로 고통받던 조쉬의 가족은 영매인 엘리즈(린 샤예)와 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에게 나타나는 기이한 일...

2023.07.27
2024.05.11참여 콘텐츠 71
스턴트맨이 느낄 모든 감정-<스턴트맨>(2024)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또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들의 노력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하나의 흐름에 묻히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일상을 산다. 물론 적정한 금전적인 대가를 연봉으로 지급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완성이나 성공은 눈에 띄는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그런 숨은 노력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술가의 영역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제작 현장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스턴트맨은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일반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들의 일은 무척이나 위험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알려지기 어렵다. 영화 <스턴트맨>은 그렇게 숨겨져 있던 스턴트맨의 노력과 고민을 담는다. 첫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주는 긍정적 기운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업계에서 훌륭한 스턴트맨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명한 배우들의 스턴트 더블을 맡는데, 그중에서도 특급 ...

2024.05.06
범죄도시, 똑같은 패턴은 이제 그만-<범죄도시4>(2024)

많은 사람들이 권선징악을 원한다. 권선징악은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징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벌을 받게 된다는, 꽤나 단순 명쾌한 의미다. 하지만 의미의 단순 명쾌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권선징악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의 테두리를 교묘하게 벗어난 범죄자들이나 가벼운 심판을 받고 출소한 범죄자들이 다시 보복을 일삼는 일들은 그 사례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두 건의 사건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사회의 심판이 생각보다 통쾌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그런 범죄자들에 대한 심판이 생각보다 시원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도 이런 심리가 있을 것이다. <이퀄라이저> 시리즈나, <존윅> 시리즈 같은 영화들이 계속 사랑받는 건, 조금 폭력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복수나 처벌들이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의 처벌 방식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무차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라는 틀을 빌려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마석도 형사의 재등장 영화 <범죄도시4>는 2017년에 개봉한 1편 이후 계속 정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가 되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마석도 형사(마동석)는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인물이다. 사실 마석도 형사에게 온전히 감정이입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조금은 무식하고...

2024.04.28
<서울의 봄>이 담은 세 가지 감정-<서울의 봄>(2023)

종종 우리와 잘 모르는 곳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고 배우지만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일반 사람의 입장에서 그 변화를 크게 체감하기는 어렵다. 당장 먹고살기 바쁜 일상에 정치나 경제 소식이 중요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두고 보게 된다. 그런 역사의 변동 한가운데 있던 사람들이나 그 일을 알고 적극적으로 반응했던 사람들은 분노와 절망감 같은 감정을 느낀다. 영화 <서울의 봄>은 한국 역사의 가장 역동적인 순간이 담겼다. 1979년 12월 12일에 벌어진 군사 반란을 모티브로 그날 9시간에 걸쳐 벌어진 일을 보여주는 영화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다. 군대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수장인 전두광(황정민)과 그의 동기 노태건(박해준)은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당한 그날 권력의 빈틈을 파고들어 나라의 통제권을 잡으려 한다. 그들은 참모총장인 정상호(이성민)에게 누명을 씌워 체포하려는 계획을 하면서 최대한 합법적인 절차를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합법적 절차에 꼭 필요한 대통령 재가가 늦어지면서 참모총장을 먼저 체포하게 되고 상황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그날 밤에 벌어진 일들을 보여주며 여러 감정을 전달한다. 첫 번째 감정 - 전두광의 탐욕 이 영화 속 전두광은 욕심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자신이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자신만의 조직을 꾸리게 되면서 그의 마음...

2023.11.30
집착병에 걸린 인물들의 허무한 결말-<독전 2>(2023)

누군가를 무척 좋아하고 의지할 때가 있다. 나를 도와준 사람이거나 나에게 도움이 될 사람일 수도 있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좋아하는 마음은 그 마음의 크기만큼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 사람에게 긍정적인 말을 듣고, 그 사람이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의 반응을 살핀다. 이런 구도는 사랑을 하는 연인, 직장 생활의 인간관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로에게 감정적인 접점이 있다면 서로 기대하고 의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적정한 선을 넘어가면 그것은 집착이 된다. 상대방의 대단한 점을 보고 그것을 따라가는 것 정도라면 괜찮지만, 그를 대단한 사람으로 보고 오로지 자신만의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그것은 그 상대방에게 만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오로지 한 사람만 보고 가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줄인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그런 위험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좁아진 시야는 자신에게 불행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광적인 집착을 보여주는 영화 영화 <독전 2>는 많은 인물들이 한 인물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이야기다. 사실 몇 년 전 개봉한 <독전> 1편 속의 인물들도 이선생이라는 미스터리 한 인물에 집착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선생이 누구인지라는 미스터리를 관객에게 던지면서 등장하는 어떤 인물도 이선생이 누구인지 전혀...

2023.11.20
엄마의 세계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찾다-<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23)

엄마라는 존재는 모두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엄마의 몸에서 생을 시작해 출산의 과정을 함께 거치고, 세상에 나와서도 엄마라는 존재에 크게 의지한다. 태어난 아이에게 엄마는 하나의 세상이다. 자신이 살던 좁은 뱃속의 세상에서 나와 큰 세상으로 나와서도 모두는 엄마가 만든 세상 속에서 성장해 나간다. 성장하고 자의식이 생기면서 우리는 그 세상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엄마가 만든 세상은 아빠와 엄마가 함께 만든 세상이다. 그 세상은 아마도 엄마의 부모들, 그리고 그 이전부터 만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세대를 거쳐 나라는 존재가 탄생해서도 그 세상은 계속 유지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엄마나 아빠에게 사고가 생겨 아이 곁을 떠난다면 그 세상은 갑작스럽게 무너져버린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했다면 그 과정이 조금 느리겠지만 결국에는 과거의 세상은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진다. 그것이 우리의 의지로 된 것이든, 주변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든 우리는 그 세상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야 하는 11살 남자아이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야 하는 마히토(목소리: 산토키 소마)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엄마를 잃는다. 그가 받았을 충격은 엄청났을 것이다. 그에게 세상을 만들어준 큰 존재 하나가 사라져 버린 것이니까. 그 일이 있고 몇 년 후 ...

2023.11.02
2021.11.23참여 콘텐츠 12
09:27
웃기는 티키타카! 류승룡이 다시 돌아왔다! 장르만 로맨스!
재생수 2,9062021.11.21
관계와 상처 속 인물들의 버라이어티한 티키타카 -<장르만 로맨스>(2021)

개봉 전 시사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장르만 로맨스 감독 조은지 출연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 개봉 2021. 11. 17.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과정은 예상할 수 없다. 오늘 새롭게 만나는 사람과 친한 사람이 될지, 사랑하는 사람이 될지, 아주 먼 관계가 될지 알 수 없다. 그저 서로 대화를 하고 같이 무언가를 해 나가면서 조금씩 그 관계를 알게 될 뿐이다. 그러다 어떤 사람과는 가까워짐을 멈추고 심지어는 밀어내는 경우도 생긴다. 어쩌면 그 일련의 과정은 우리 내면에 가지고 있는 관계에 대한 본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생 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한참이 지나고 보면 주변에 가까운 사람이 몇 안 남는다. 그 관계의 끝을 보기 위해 그렇게 무수한 소통을 해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무수한 소통과 관계 속에서 사랑이라는 좀 더 깊은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예측할 수 없듯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시기도 알 수 없다. 어느 순간 싹튼 사랑의 감정은 상대방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게 하고 어떤 경우에는 상처를 받게 하게도 한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상처는 반드시 따라오는 것이다.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고 밀어내려 한다면 그것에서 오는 상처는 온전히 가까워지고 ...

2021.11.06
이혼 위기에 놓인 남자의 혼란스러운 감정 —<킬링 오브 투 러버스>(2021)

킬링 오브 투 러버스 감독 로버트 맥호이안 출연 클레인 크로포드, 크리스 코이, 세피데 모아피 개봉 2021. 10. 14. 개봉 전 시사회 참석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결혼 생활은 두 사람의 마음처럼 진행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만나 뜨거운 사랑을 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같이 그려가기 위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결혼이라는 길을 택한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두 사람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삶은 계속 이어지고 수많은 문제들이 두 사람 앞에 놓인다. 때론 의견 일치가 잘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논쟁이 이어진다. 그런 논쟁이 반복해서 일어나다 보면 목소리는 커지고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렇게 다가온 위기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가는지가 앞으로 남은 결혼생활의 모습을 결정한다. 실제로 이 시기는 배우자에 대한 사랑이 식고 다른 사람에게로 눈을 돌리기 좋은 시기다. 자신만의 취미에 완전히 몰입하거나, 다른 이성을 만나기도 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만의 시간 속에 몸을 담근다. 그런 시간 속에 다른 이성과 관계를 맺는 단계까지 가게 되면 결혼 생활은 파탄 직전까지 가게 된다. 그 파탄의 길에 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또한 그들 앞에 과연 미래가 있는지를 수없이 생각한다. 각자의 머릿속은 복잡하고 매 순간 감정이 뜨거워졌다 식었다를 반복한다. 이혼 직전 부부의 이야기, <...

2021.10.03
훌륭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SF영화 -<레미니센스>(2021)

레미니센스 감독 리사 조이 출연 레베카 퍼거슨, 탠디 뉴튼, 휴 잭맨 개봉 2021. 08. 25. 많은 기억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저장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떤 기억들은 저장해 두고 시간이 될 때마다 그 기억을 꺼내 떠올린다. 마치 영상이 재생되듯이 그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그때 느꼈던 감정, 촉감에 집중한다. 어떤 기억은 아주 행복하고 어떤 기억은 아주 고통스럽다. 이렇게 기억들은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저장된다. 의식적으로 이 기억을 저장하고 싶다고 해서 모두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순간들은 어느 순간 지나고 보면 잘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한다. 모든 경험 중 아주 특별한 기억들만 남아 오랜 시간 저장된다. 이렇게 저장된 기억들은 모여서 기억 속 과거가 된다. 종종 과거를 떠올리고 그 순간을 다시 돌아본다. 과거를 돌아보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누구나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과거의 특정한 기억은 계속 머릿속을 맴돌기도 한다. 때론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좋은 길잡이가 되지만 현재의 삶을 방해하기도 한다. 특히나 과거의 행복한 순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순간부터 현재는 불행해지고 살아가야 할 동력이 줄어든다. 과거의 기억 속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현재보다는 과거의 영광을 생각하며 현재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현재는 불행해지고, 과거에의 집착은 더욱 ...

2021.08.29
청소년기 혼란을 담은 아름다운 영화 -<남색대문>(2002)

남색대문 감독 이치엔 출연 진백림, 계륜미, 양우림 개봉 2021. 08. 18. 개봉 전 시사회에서 먼저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어떤 소녀가 자신의 친구가 좋아하는 소년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의 친구와 만나보지 않겠냐고 묻는다. 거리낌 없이 소년에게 다가간 소녀는 자신의 친구를 불러보지만 친구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소년은 그런 소녀의 행동이 귀엽다. 그리고 소녀의 친구는 존재하지 않고 그저 이 소녀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싶어서 핑곗거리로 만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녀는 정말 자신의 친구가 그 소년을 좋아한다며 다시 발길을 돌려 왔던 길을 돌아간다. 그 모습을 본 소년은 소녀를 쫓아가며 계속 대화를 나눈다. 이 장면은 영화 <남색대문>의 한 장면이다. 영화 <남색대문>은 고등학생 멍커로우(계륜미)와 장시하오(진백림) 그리고 멍커로우의 친구 린위에전(양우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에서 대화를 나누던 소녀와 소년은 멍커로우와 장시하오다. 린위에전이 장시하오를 좋아하지만 미처 용기를 내지 못하고 친구인 멍커로우에게 대신 부탁을 한다. 하지만 친구를 통해서도 린위에전은 차마 장시하오 앞에 나타나지 못한다. 심지어 연애편지를 쓴 후 보내는 사람의 이름에 멍커로우를 쓰고 그 편지의 전달까지 부탁한다. 그렇게 전달된 편지로 인해 장시하오는 멍커로우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멍커로우는 그가 불편...

2021.08.15
2024.05.11참여 콘텐츠 10
스턴트맨이 느낄 모든 감정-<스턴트맨>(2024)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또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들의 노력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하나의 흐름에 묻히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일상을 산다. 물론 적정한 금전적인 대가를 연봉으로 지급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완성이나 성공은 눈에 띄는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그런 숨은 노력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술가의 영역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제작 현장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스턴트맨은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일반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들의 일은 무척이나 위험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알려지기 어렵다. 영화 <스턴트맨>은 그렇게 숨겨져 있던 스턴트맨의 노력과 고민을 담는다. 첫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주는 긍정적 기운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업계에서 훌륭한 스턴트맨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명한 배우들의 스턴트 더블을 맡는데, 그중에서도 특급 ...

2024.05.06
쿵푸팬더의 후계자 찾기-<쿵푸팬더4>(2024)

자기 자신이 가진 내면의 힘을 발견한 이후엔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많은 것을 이미 이룬이 후에도 분명히 해야 할 일은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오면 종종 길을 잃기도 한다.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생각은 곧 태도로 이어진다. 지금 가진 것을 계속 가지고 싶다는 생각, 내가 가진 능력을 이용해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신이 최고라는 태도를 만든다. 어떤 사람은 오만해질 것이고, 어떤 사람은 무료함에 빠질 것이다. 사실 인생 속에서 이런 순간들은 꽤 많이 찾아온다. 특히나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60살의 정년이 되기 전, 어느 정도 경력이 쌓였을 때 그런 위치에 가기 마련이다. 업무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숙련된 위치에 오르면 자신이 회사의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그 사람이 일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사람 혼자만 일할게 아니라면, 누군가는 그가 하는 일과 스타일을 배워 계속 그 일이 굴러가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엔 누구나 후계자가 필요하다. 쿵푸 마스터 포의 후계자 찾기 영화 <쿵푸팬더4>는 쿵푸 마스터의 반열에 오른 용의 전사 포(목소리 : 잭 블랙)의 네 번째 이야기를 담는다. 뚱뚱하고 굼뜬 자신의 모습에서 실망하던 포는 우연히 용의 전사로 지목받고, 내면에 숨겨진 자신만의 힘을 찾는다. 그 과정은 코믹했지만 모든 것은 이미...

2024.04.25
엄마의 세계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찾다-<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23)

엄마라는 존재는 모두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엄마의 몸에서 생을 시작해 출산의 과정을 함께 거치고, 세상에 나와서도 엄마라는 존재에 크게 의지한다. 태어난 아이에게 엄마는 하나의 세상이다. 자신이 살던 좁은 뱃속의 세상에서 나와 큰 세상으로 나와서도 모두는 엄마가 만든 세상 속에서 성장해 나간다. 성장하고 자의식이 생기면서 우리는 그 세상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엄마가 만든 세상은 아빠와 엄마가 함께 만든 세상이다. 그 세상은 아마도 엄마의 부모들, 그리고 그 이전부터 만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세대를 거쳐 나라는 존재가 탄생해서도 그 세상은 계속 유지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엄마나 아빠에게 사고가 생겨 아이 곁을 떠난다면 그 세상은 갑작스럽게 무너져버린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했다면 그 과정이 조금 느리겠지만 결국에는 과거의 세상은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진다. 그것이 우리의 의지로 된 것이든, 주변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든 우리는 그 세상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야 하는 11살 남자아이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야 하는 마히토(목소리: 산토키 소마)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엄마를 잃는다. 그가 받았을 충격은 엄청났을 것이다. 그에게 세상을 만들어준 큰 존재 하나가 사라져 버린 것이니까. 그 일이 있고 몇 년 후 ...

2023.11.02
아이 옆엔 누군가가 필요해-<스크래퍼>(2023)

개봉 전 시사회에서 먼저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누구나 홀로서기를 꿈꾼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나면서 가장 원하는 건 자유일 것이다.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잔소리를 듣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은 수많은 구속된 상황 속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목표다. 자유에 대해 바라보다 보면 주변의 도움이나 지원이 별거 아닌 듯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 도움이 없어도 스스로 해나갈 수 있다는 느낌은 어떤 사람의 도움도 거절하게 만든다.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나 아주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면 더욱 그 도움은 받기 어려울 것이다. 한참을 보이지 않거나 옆에 없었던 사람이 나타나 도움을 주려한다면 당연히 그 사람의 진의를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노력할 것이다. 나이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데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 병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 조지 영화 <스크래퍼>의 주인공 조지(롤라 캠벨)는 얼마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조지는 아주 어릴 때 엄마 곁을 떠난 아빠의 존재를 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주변에 바로 도와줄만한 어른이 없다는 의미다. 정부의 지원으로 성인...

2023.09.23
산불처럼 뜨거운 마감 직전의 마음-<어파이어>(2023)

본 리뷰는 독립예술영화 활성화 캠페인인 '인디플렉스 시즌4'에서 제공된 관람권으로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기 자신의 고민에 완전히 빠질 때가 있다. 자신이 해결해야 할 큰 문제가 눈앞에 있을 때 주변을 바라보기 힘들다. 주변 사람이 건네는 도움의 손길도 귀찮은 손길로 보이고, 좋은 조언도 잔소리로 들린다. 그렇게 눈앞의 고민에 집중하다 보면 주변에서 들어오는 정보들이 하나 둘 왜곡된다. 그렇다고 눈앞에 있는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그 문제는 문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주변과의 관계는 흔들림의 진폭을 늘려간다. 뭔가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더 시야는 좁아진다. 글을 쓰는 작가도 있겠지만 우리가 학교 다닐 때 해야 할 다양한 과제들과 시험들을 떠올리면 그런 일들이 무척 많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많은 사람이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그 문제가 다가올 때면 여유를 잃고 감정적인 실수를 하게 된다. 이런 히스테리컬 한 반응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나타나지 않고 모두에게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일이다. 마감을 위해 시골 별장에 방문한 레오와 펠릭스 영화 <어파이어> 속 주인공 레온(토마스 슈베르트)은 글을 쓰는 작가다. 새로운 책을 쓰고 있는 그는 최종적으로 원고를 마무리하기 위해 조용한 곳에 있는 펠릭스(랑스톤 위벨) 부모님의 별장으로 함께 간다. 별장의 분위기는 무척 조용하고 ...

2023.09.16
2022.05.20참여 콘텐츠 29
뚜렷한 선과 악 그리고 수퍼 히어로 마동석 -<범죄도시2>(2022)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선악구도로 나뉘지 않는다. 물론 각자 가지고 있는 경계가 어느 정도는 있지만 그것이 명확하게 나누어지지는 않기에 판사의 심판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나 살인자는 물론 악인이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이해하기보단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보고 사회적으로 동일한 악인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여전히 존재하는 악인을 없애는 방법일 것이다. 그 모든 것 이전에 수많은 악인들을 잡아내는 형사들이 있다. 형사들은 판사의 판단을 받기 전에 가장 의심되는 용의자를 가려내고 잡아낸다. 어찌 보면 악인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많은 범죄가 그들을 거쳐간다. 희미한 선악구도 속에서도 형사들은 최대한 그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영화 <범죄도시>는 마석도 형사(마동석)와 그 팀의 이야기를 담았던 범죄 영화였다. 선악구도가 꽤 분명하게 나뉘어진 이 영화는 약간은 때가 묻은 마형사를 등장시켜 최악의 악인을 쫓게 만든다. 깡패들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던 마형사가 완전히 깨끗한 형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악인들이 더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정리했다. 여기에 아주 악독한 악인이 등장하면서 그는 모두의 영웅이 된다. 엄청난 덩치와 파워는 달려드는 악인들을 나가떨어지게 했다. 또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 악인을 잡으려고 고군...

2022.05.20
08:34
타격감 최고! 다시 돌아온 마형사, 범죄도시2
재생수 4,2082022.05.18
가해 학생 부모, 그들의 비열한 본능-<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2022)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감독 김지훈 출연 설경구 개봉 2022. 04. 27. 모든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많은 것을 한다.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옷을 입히고,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한다. 그것은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모습의 아이를 챙기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려 노력한다. 자식과의 관계가 좋든 나쁘든 기본적으로는 자식에게 문제가 가해자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런 부모의 보호와 챙김 아래서 아이는 큰 걱정 없이 자신이 해야 할 공부와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나간다. 아이들은 학교 생활을 시작하며 여러 관계를 맺어간다. 그 관계는 대부분 크게 문제가 없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왕따나 학교 폭력 같은 시련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나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고 더 나아가 삶의 의지마저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학교 폭력에 희생당하는 아이가 있다는 건, 반대로 가해자 그룹에 속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들이 가해자의 위치에 가게 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들이 맺는 관계는 실패한 관계이고, 그 실패를 메꾸는 것 역시 부모의 몫이 되어버린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그건 본인들의 고통뿐 아니라 부모의 고통이 된다. 가해 학생의 부모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영화 우리는 과...

2022.05.01
이 영화가 드러내는 문제의식 -<앵커>(2022)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물론 최근에 아이가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육아의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아이를 키워내는 과정을 통해 한 가족을 만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몸도 가누지 못했던 아이를 보호하고 또 키워내면서 부부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꽤 많은 힘이 들어가는 그 육아의 과정에는 어렵고 힘든 일이 포함되어 있지만 아이의 웃음 한 번에 그런 마음이 사그라들기도 한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육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만큼 더 신경 쓰게 된다. 그 과정 자체가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힘든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직장이나 일 때문에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기고 가야 하는 경우 같은 급한 상황이 바로 그런 때다. 아직 한국 사회는 아이 때문에 일을 빠지고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해 유연하지는 못하다. 물론 과거보다 많이 유연해지긴 했다.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 육아 휴직제도를 이용하고 또 개인 연차 휴가를 이용하면 여러 가지 일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개별 구성원들의 인식은 아직 거기에는 따라기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실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현재에도 아직 더 많은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여전히 육아를 맞이한 많은 직장 여성들은 제대로 자신의 경력으로 다시 복귀하는데 어려움을 겪...

2022.04.22
08:05
사건을 추적하던 앵커, 과거의 문제와 만나다!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심리 스릴러
재생수 7742022.04.22
2022.01.23참여 콘텐츠 9
장점을 잃어버린 리부트 -<레지던트 이블:라쿤시티>(2022)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음모를 접한다. 초현실적인 공포스러운 존재부터 시작해서 정부나 기업이 어떤 음모로 세상에 나쁜 짓을 한다는 식의 여러 가지 떠도는 이야기들을 접한다. 그런 이야기는 일단 흥미롭고 재미있다. 우리는 어떤 일 이면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확한 증거나 자료가 있지 않으면 그 이야기의 빈 곳을 채워 넣으려 노력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이야기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음모다. 작은 추정으로 시작한 그 이야기는 조금씩 세밀해지면서 음모론으로 점점 발전한다. 사람들은 이런 음모를 바탕으로 한 영화나 소설을 좋아한다. 무서운 공포 이야기보다는 조금 더 사회의 어두운 면을 꿰뚫어 본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준다는 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 요소가 된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라쿤시티>는 좀비물과 음모론을 뒤섞어 만든 액션 스릴러다. 주인공 클레어(카야 스코델라리오)와 크리스(로비 아멜) 자매는 부모를 사고로 잃은 후 라쿤 시티의 고아원에 맡겨진다. 제약 회사인 엄브렐라가 깊이 개입하여 관리되는 라쿤 시티에서 자란 자매는 함께 지내다가 클레어가 그곳을 이탈해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어 따로 생활한다. 영화는 무언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 클레어가 다시 라쿤 시티로 돌아오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포 액션 게임을 다시 리부트 한 영화 <레지...

2022.01.23
좀비 뚫고 금고터는 이야기, 반만 성공 -<아미 오브 더 데드>(2021)

아미 오브 더 데드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데이브 바티스타, 엘라 퍼넬, 오마리 하드윅, 안나 데 라 레구에라, 테오 로시, 사나다 히로유키, 마치아스 슈와바이어퍼, 노라 아르네제더 개봉 미개봉 중학교 때부터 동네 비디오 대여 가게를 자주 방문해 영화들을 빌려봤다. 우연히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1978)을 빌려봤고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너무나 재미있게 봤다. 느릿느릿한 좀비가 사람들을 먹으려 다가오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피해 보지만, 주인공들은 엄청나게 많아진 좀비 무리로부터 다 도망가지는 못한다. 아마도 사람이 사람을 먹을 수 있다는 것과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있는 사람끼리 싸우다 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를 내 머릿속에 강력하게 잡아둔 것 같다. 쇼핑몰에 모여 필요한 생필품을 얻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얻었지만 내부 싸움으로 외부의 좀비들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들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 이후로도 종종 좀비 영화들을 빌려봤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영화들도 있지만, <죽음의 날>(1985), <랜드 오브 데드>(2005) 같은 조지 로메로의 후속작들을 봤고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의 <바탈리언>(1993) 같은 영화도 보게 되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좀비 영화는 완전한 B급 장르였고, 그런 영화들을 본다고 하면 조금은 이상한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꽤 잔인한 공포영화에 속했고, 각...

2021.05.30
13:07
좀비를 뚫고 라스베가스의 금고를 털러가자! - 아미 오브 더 데드 리뷰
재생수 1,1522021.05.30
아주 긴 게임 인트로 영상 -<몬스터 헌터>(2021)

몬스터 헌터 감독 폴 앤더슨 출연 밀라 요보비치, 토니 자 개봉 2021. 02. 10.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감독 폴 앤더슨 출연 밀라 요보비치, 알리 라터, 이아인 글렌, 숀 로버츠 개봉 2017. 01. 25. 좀비 게임은 <레지던트 이블>에 빠져있던 시기가 있었다. 중학교 때 <새벽의 저주> 원작을 처음 접했고 꽤 공포스러웠던 그 느낌 때문에 이후 좀비 장르를 종종 챙겨봤다. 19금이었지만 비디오 사장님과의 친분 덕에 그 당시 어렵게 볼 수 있었지만 매번 내가 보고 싶었던 공포영화를 다 볼 수는 없었다. 그런 나의 욕구를 채워주는 게임이 바로 <레지던트 이블>이었고, 시리즈의 3편이었다. 3편의 주인공은 질 밸런타인인데, 실제 영화화된 <레지던트 이블 2>에 처음 등장한다. 즐겨하던 게임이 영화로 나왔을 때 그 기대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2002년 <레지던트 이블> 1편이 개봉했을 때 바로 극장의 표를 예매하고 관람했다. 비록 원작 게인에 등장하지 않던 앨리스(밀라 요보비치)라는 캐릭터가 등장하고 극의 중심이 되었지만 게임의 분위기만큼은 그대로 옮겨졌다. 영화에 등장하는 좀비와 변이 된 괴물들이 멋진 액션과 함께 연출되어 굉장히 만족스럽게 관람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이후 DVD 가 출시되었을 때 구입을 하였고 여전히 지금 집의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다. 폴 WS 앤더슨 감독이 잘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게임...

2021.02.27
08:42
액션 영화, 게임의 액션을 영화로 옮기다. 몬스터 헌터
재생수 1402021.02.27
2024.05.11참여 콘텐츠 12
스턴트맨이 느낄 모든 감정-<스턴트맨>(2024)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또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들의 노력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하나의 흐름에 묻히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일상을 산다. 물론 적정한 금전적인 대가를 연봉으로 지급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완성이나 성공은 눈에 띄는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그런 숨은 노력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술가의 영역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제작 현장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스턴트맨은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일반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들의 일은 무척이나 위험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알려지기 어렵다. 영화 <스턴트맨>은 그렇게 숨겨져 있던 스턴트맨의 노력과 고민을 담는다. 첫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주는 긍정적 기운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업계에서 훌륭한 스턴트맨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명한 배우들의 스턴트 더블을 맡는데, 그중에서도 특급 ...

2024.05.06
범죄도시, 똑같은 패턴은 이제 그만-<범죄도시4>(2024)

많은 사람들이 권선징악을 원한다. 권선징악은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징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벌을 받게 된다는, 꽤나 단순 명쾌한 의미다. 하지만 의미의 단순 명쾌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권선징악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의 테두리를 교묘하게 벗어난 범죄자들이나 가벼운 심판을 받고 출소한 범죄자들이 다시 보복을 일삼는 일들은 그 사례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두 건의 사건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사회의 심판이 생각보다 통쾌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그런 범죄자들에 대한 심판이 생각보다 시원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도 이런 심리가 있을 것이다. <이퀄라이저> 시리즈나, <존윅> 시리즈 같은 영화들이 계속 사랑받는 건, 조금 폭력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복수나 처벌들이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의 처벌 방식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무차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라는 틀을 빌려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마석도 형사의 재등장 영화 <범죄도시4>는 2017년에 개봉한 1편 이후 계속 정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가 되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마석도 형사(마동석)는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인물이다. 사실 마석도 형사에게 온전히 감정이입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조금은 무식하고...

2024.04.28
쿵푸팬더의 후계자 찾기-<쿵푸팬더4>(2024)

자기 자신이 가진 내면의 힘을 발견한 이후엔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많은 것을 이미 이룬이 후에도 분명히 해야 할 일은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오면 종종 길을 잃기도 한다.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생각은 곧 태도로 이어진다. 지금 가진 것을 계속 가지고 싶다는 생각, 내가 가진 능력을 이용해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신이 최고라는 태도를 만든다. 어떤 사람은 오만해질 것이고, 어떤 사람은 무료함에 빠질 것이다. 사실 인생 속에서 이런 순간들은 꽤 많이 찾아온다. 특히나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60살의 정년이 되기 전, 어느 정도 경력이 쌓였을 때 그런 위치에 가기 마련이다. 업무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숙련된 위치에 오르면 자신이 회사의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그 사람이 일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사람 혼자만 일할게 아니라면, 누군가는 그가 하는 일과 스타일을 배워 계속 그 일이 굴러가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엔 누구나 후계자가 필요하다. 쿵푸 마스터 포의 후계자 찾기 영화 <쿵푸팬더4>는 쿵푸 마스터의 반열에 오른 용의 전사 포(목소리 : 잭 블랙)의 네 번째 이야기를 담는다. 뚱뚱하고 굼뜬 자신의 모습에서 실망하던 포는 우연히 용의 전사로 지목받고, 내면에 숨겨진 자신만의 힘을 찾는다. 그 과정은 코믹했지만 모든 것은 이미...

2024.04.25
<서울의 봄>이 담은 세 가지 감정-<서울의 봄>(2023)

종종 우리와 잘 모르는 곳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고 배우지만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일반 사람의 입장에서 그 변화를 크게 체감하기는 어렵다. 당장 먹고살기 바쁜 일상에 정치나 경제 소식이 중요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두고 보게 된다. 그런 역사의 변동 한가운데 있던 사람들이나 그 일을 알고 적극적으로 반응했던 사람들은 분노와 절망감 같은 감정을 느낀다. 영화 <서울의 봄>은 한국 역사의 가장 역동적인 순간이 담겼다. 1979년 12월 12일에 벌어진 군사 반란을 모티브로 그날 9시간에 걸쳐 벌어진 일을 보여주는 영화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다. 군대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수장인 전두광(황정민)과 그의 동기 노태건(박해준)은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당한 그날 권력의 빈틈을 파고들어 나라의 통제권을 잡으려 한다. 그들은 참모총장인 정상호(이성민)에게 누명을 씌워 체포하려는 계획을 하면서 최대한 합법적인 절차를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합법적 절차에 꼭 필요한 대통령 재가가 늦어지면서 참모총장을 먼저 체포하게 되고 상황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그날 밤에 벌어진 일들을 보여주며 여러 감정을 전달한다. 첫 번째 감정 - 전두광의 탐욕 이 영화 속 전두광은 욕심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자신이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자신만의 조직을 꾸리게 되면서 그의 마음...

2023.11.30
집착병에 걸린 인물들의 허무한 결말-<독전 2>(2023)

누군가를 무척 좋아하고 의지할 때가 있다. 나를 도와준 사람이거나 나에게 도움이 될 사람일 수도 있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좋아하는 마음은 그 마음의 크기만큼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 사람에게 긍정적인 말을 듣고, 그 사람이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의 반응을 살핀다. 이런 구도는 사랑을 하는 연인, 직장 생활의 인간관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로에게 감정적인 접점이 있다면 서로 기대하고 의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적정한 선을 넘어가면 그것은 집착이 된다. 상대방의 대단한 점을 보고 그것을 따라가는 것 정도라면 괜찮지만, 그를 대단한 사람으로 보고 오로지 자신만의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그것은 그 상대방에게 만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오로지 한 사람만 보고 가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줄인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그런 위험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좁아진 시야는 자신에게 불행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광적인 집착을 보여주는 영화 영화 <독전 2>는 많은 인물들이 한 인물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이야기다. 사실 몇 년 전 개봉한 <독전> 1편 속의 인물들도 이선생이라는 미스터리 한 인물에 집착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선생이 누구인지라는 미스터리를 관객에게 던지면서 등장하는 어떤 인물도 이선생이 누구인지 전혀...

2023.11.20
2020.12.31참여 콘텐츠 26
13:05
원더우먼! 돌아온 원더우먼은 어떤 모습일까?
재생수 2692020.12.31
10:58
살인자와 몸이 바뀌었다구? 내 몸으로 살인을 하고 있어!
재생수 2,1052020.12.01
13:54
스릴러, 정말 우리 엄마 맞아?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여주는 영화 런
재생수 2362020.11.25
09:11
재미를 갖춘 오락영화일까? 도굴을 보고 왔어요.
재생수 2292020.11.08
사랑도 무력화시키는 계급격차 -<마틴 에덴> (2020)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내 시선을 상대방에게 고정시키면 그 사람의 주변까지 시선이 확장된다. 보통 사랑에 빠지면 눈이 멀게 된다고 이야기 하지만 더 나아가 좀 더 상대방에게 집중하면서 그 주변까지 사랑하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사랑은 달콤한 감정을 주고 그에 따라 넓은 이해심을 준다. 단순히 과학적으로 이야기하면 호르몬의 힘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꽤 강력해서 두 사람 각자의 행동이나 생각까지 바꿀 수 있는 엄청난 힘이 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서로를 닮아가려 노력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어떤 것들을 상대방을 위해 가지려고 노력하거나, 마주 보고 있는 그 사람과 닮아가려 애쓴다. 그렇게 마주 보고 같은 위치에 서면 사랑이 완성된다고 느끼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과 같은 선상에 서있으려 계속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의 주변까지 보게 되고 그 사람의 배경과 가족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사랑의 연장선 상에서 그런 주변과도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 과정은 꽤 힘들지만 그것을 버티게 만드는 것도 결국 사랑의 힘이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 <마틴 에덴> 영화 <마틴 에덴>은 기본적으로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마틴(루카 마리넬리)은 우연히 ...

2020.11.02
2023.11.30참여 콘텐츠 17
<서울의 봄>이 담은 세 가지 감정-<서울의 봄>(2023)

종종 우리와 잘 모르는 곳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고 배우지만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일반 사람의 입장에서 그 변화를 크게 체감하기는 어렵다. 당장 먹고살기 바쁜 일상에 정치나 경제 소식이 중요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두고 보게 된다. 그런 역사의 변동 한가운데 있던 사람들이나 그 일을 알고 적극적으로 반응했던 사람들은 분노와 절망감 같은 감정을 느낀다. 영화 <서울의 봄>은 한국 역사의 가장 역동적인 순간이 담겼다. 1979년 12월 12일에 벌어진 군사 반란을 모티브로 그날 9시간에 걸쳐 벌어진 일을 보여주는 영화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다. 군대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수장인 전두광(황정민)과 그의 동기 노태건(박해준)은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당한 그날 권력의 빈틈을 파고들어 나라의 통제권을 잡으려 한다. 그들은 참모총장인 정상호(이성민)에게 누명을 씌워 체포하려는 계획을 하면서 최대한 합법적인 절차를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합법적 절차에 꼭 필요한 대통령 재가가 늦어지면서 참모총장을 먼저 체포하게 되고 상황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그날 밤에 벌어진 일들을 보여주며 여러 감정을 전달한다. 첫 번째 감정 - 전두광의 탐욕 이 영화 속 전두광은 욕심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자신이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자신만의 조직을 꾸리게 되면서 그의 마음...

2023.11.30
강력한 폭발이 불러온 감정의 분열-<오펜하이머>(2023)

자신이 한 일이 복합적인 방향으로 뻗어나갈 때, 우리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는 다양한 결정을 하고 그것은 당연히 최선의 고민 끝에 나온 결과여야만 한다. 당연히 그것은 그 모든 주변 상황 속에서 얻은 최선의 결과일 것이고 그렇게 생각해야 그 성취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결정이 다른 방향의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분명히 그것은 내 안위를 위한, 주변 사람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것으로 인한 피해를 받게 된다. 전쟁이라는 소용돌이는 그런 아이러니를 무수히 만들어낸다. 국가를 위해 전쟁에 참전한 여러 일반인들은 최전선에 투입되어 목숨을 걸고 적군에게 총을 겨눈다. 상대 적군으로 참여한 병사도 마찬가지다. 서로 총구를 겨누고 명령에 따라 상대방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그 결정하나만으로도 우리 병사가 쏜 총탄은 평화를 위한 것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죽음의 총탄이 된다. 이렇게 곳곳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는 전쟁 속에서 무수한 결정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복합적인 고민과 감정을 만들어준다.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 팀장 오펜하이머의 이야기 영화 <오펜하이머>는 핵개발 연구였던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결국 핵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의 이야기를 다룬다. 독일 그리고 일본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가 원자폭탄을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

2023.08.24
실패 후 다시 잡는 리바운드-<리바운드>(2022)

무언가에 실패한 이후 다시 기회를 잡으려 애쓰는 시기가 있다. 마치 농구 경기에서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오는 공을 다시 잡으려는 행위인 리바운드를 하는 것이 그런 모습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수없이 골대에 맞고 튕겨져 나와도 다시 리바운드를 잡아내면 골대 근처에서 다시 한 번 더 골 넣을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리바운드로 잡은 기회는 그걸 못 잡은 것보다 시간이 덜 들고 덜 힘들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골을 넣기 위해 만들어왔던 주변 상황들을 그대로 다시 이용하면서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목표를 세우고 또 실패한다.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또 필요하면 주변 동료에게 패스를 한다. 결과를 얻었든 얻지 못했든 그 치열한 과정에서 적어도 자신은 원했던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선다. 그만큼 내가 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없이 반복되는 실패와 그것을 만회하려는 리바운드 같은 노력은 다음에 이어질 목표과 기회를 놓치지 않게 만드는 발판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가 그것을 최소화하려 노력한다. 어쩌면 그것을 인생의 리바운드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인생의 리바운드, 다시 잡은 기회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도에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던 부산 중앙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다. 영화의 제목이 <리바운드>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

2023.04.11
다이애나의 ‘외로움’을 가득 담은 영화 -<스펜서>(2022)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사람이 살면서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외로움은 찾아오고 긍정적인 일들이 주변에 많이 일어나도 어느 순간이 되면 갑자기 찾아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그렇게 매달리는 것인지 모른다. 사랑을 주고 또 받을 사람을 찾고, 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결혼이라는 문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해서 그 외로움이 찾아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그 사랑에도 익숙해질 즈음에 그 외로움은 또 찾아온다. 주변 가족이나 친구들과 만나며 그것을 해결하기도 하고, 그저 태어난 아이를 키우는데 더 집중하면서 그 외로움일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외로움이라는 것은 그렇게 평생 우리 곁에 있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 같은 화면을 통해 접하는 연예인들도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낀다. 화면 속 화려함과 팬들의 동경은 그들을 스타로 만들어주지만 개인의 삶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연예계에서 멀리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화려한 인기 속에 살고 있더라도 외로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친구가 많아도 외로움은 찾아오고 각자만의 방식으로 달래가야만 한다. 어쩌면 그건 인간으로 태어나 평생 해결해야 할 ...

2022.03.26
07:00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감정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 영화! 스펜서!
재생수 1,4242022.03.26
2024.05.11참여 콘텐츠 89
스턴트맨이 느낄 모든 감정-<스턴트맨>(2024)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또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들의 노력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하나의 흐름에 묻히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일상을 산다. 물론 적정한 금전적인 대가를 연봉으로 지급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완성이나 성공은 눈에 띄는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그런 숨은 노력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술가의 영역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제작 현장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스턴트맨은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일반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들의 일은 무척이나 위험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알려지기 어렵다. 영화 <스턴트맨>은 그렇게 숨겨져 있던 스턴트맨의 노력과 고민을 담는다. 첫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주는 긍정적 기운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업계에서 훌륭한 스턴트맨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명한 배우들의 스턴트 더블을 맡는데, 그중에서도 특급 ...

2024.05.06
범죄도시, 똑같은 패턴은 이제 그만-<범죄도시4>(2024)

많은 사람들이 권선징악을 원한다. 권선징악은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징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벌을 받게 된다는, 꽤나 단순 명쾌한 의미다. 하지만 의미의 단순 명쾌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권선징악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의 테두리를 교묘하게 벗어난 범죄자들이나 가벼운 심판을 받고 출소한 범죄자들이 다시 보복을 일삼는 일들은 그 사례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두 건의 사건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사회의 심판이 생각보다 통쾌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그런 범죄자들에 대한 심판이 생각보다 시원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도 이런 심리가 있을 것이다. <이퀄라이저> 시리즈나, <존윅> 시리즈 같은 영화들이 계속 사랑받는 건, 조금 폭력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복수나 처벌들이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의 처벌 방식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무차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라는 틀을 빌려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마석도 형사의 재등장 영화 <범죄도시4>는 2017년에 개봉한 1편 이후 계속 정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가 되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마석도 형사(마동석)는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인물이다. 사실 마석도 형사에게 온전히 감정이입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조금은 무식하고...

2024.04.28
쿵푸팬더의 후계자 찾기-<쿵푸팬더4>(2024)

자기 자신이 가진 내면의 힘을 발견한 이후엔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많은 것을 이미 이룬이 후에도 분명히 해야 할 일은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오면 종종 길을 잃기도 한다.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생각은 곧 태도로 이어진다. 지금 가진 것을 계속 가지고 싶다는 생각, 내가 가진 능력을 이용해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신이 최고라는 태도를 만든다. 어떤 사람은 오만해질 것이고, 어떤 사람은 무료함에 빠질 것이다. 사실 인생 속에서 이런 순간들은 꽤 많이 찾아온다. 특히나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60살의 정년이 되기 전, 어느 정도 경력이 쌓였을 때 그런 위치에 가기 마련이다. 업무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숙련된 위치에 오르면 자신이 회사의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그 사람이 일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사람 혼자만 일할게 아니라면, 누군가는 그가 하는 일과 스타일을 배워 계속 그 일이 굴러가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엔 누구나 후계자가 필요하다. 쿵푸 마스터 포의 후계자 찾기 영화 <쿵푸팬더4>는 쿵푸 마스터의 반열에 오른 용의 전사 포(목소리 : 잭 블랙)의 네 번째 이야기를 담는다. 뚱뚱하고 굼뜬 자신의 모습에서 실망하던 포는 우연히 용의 전사로 지목받고, 내면에 숨겨진 자신만의 힘을 찾는다. 그 과정은 코믹했지만 모든 것은 이미...

2024.04.25
<서울의 봄>이 담은 세 가지 감정-<서울의 봄>(2023)

종종 우리와 잘 모르는 곳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고 배우지만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일반 사람의 입장에서 그 변화를 크게 체감하기는 어렵다. 당장 먹고살기 바쁜 일상에 정치나 경제 소식이 중요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두고 보게 된다. 그런 역사의 변동 한가운데 있던 사람들이나 그 일을 알고 적극적으로 반응했던 사람들은 분노와 절망감 같은 감정을 느낀다. 영화 <서울의 봄>은 한국 역사의 가장 역동적인 순간이 담겼다. 1979년 12월 12일에 벌어진 군사 반란을 모티브로 그날 9시간에 걸쳐 벌어진 일을 보여주는 영화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다. 군대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수장인 전두광(황정민)과 그의 동기 노태건(박해준)은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당한 그날 권력의 빈틈을 파고들어 나라의 통제권을 잡으려 한다. 그들은 참모총장인 정상호(이성민)에게 누명을 씌워 체포하려는 계획을 하면서 최대한 합법적인 절차를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합법적 절차에 꼭 필요한 대통령 재가가 늦어지면서 참모총장을 먼저 체포하게 되고 상황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그날 밤에 벌어진 일들을 보여주며 여러 감정을 전달한다. 첫 번째 감정 - 전두광의 탐욕 이 영화 속 전두광은 욕심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자신이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자신만의 조직을 꾸리게 되면서 그의 마음...

2023.11.30
집착병에 걸린 인물들의 허무한 결말-<독전 2>(2023)

누군가를 무척 좋아하고 의지할 때가 있다. 나를 도와준 사람이거나 나에게 도움이 될 사람일 수도 있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좋아하는 마음은 그 마음의 크기만큼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 사람에게 긍정적인 말을 듣고, 그 사람이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의 반응을 살핀다. 이런 구도는 사랑을 하는 연인, 직장 생활의 인간관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로에게 감정적인 접점이 있다면 서로 기대하고 의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적정한 선을 넘어가면 그것은 집착이 된다. 상대방의 대단한 점을 보고 그것을 따라가는 것 정도라면 괜찮지만, 그를 대단한 사람으로 보고 오로지 자신만의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그것은 그 상대방에게 만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오로지 한 사람만 보고 가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줄인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그런 위험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좁아진 시야는 자신에게 불행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광적인 집착을 보여주는 영화 영화 <독전 2>는 많은 인물들이 한 인물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이야기다. 사실 몇 년 전 개봉한 <독전> 1편 속의 인물들도 이선생이라는 미스터리 한 인물에 집착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선생이 누구인지라는 미스터리를 관객에게 던지면서 등장하는 어떤 인물도 이선생이 누구인지 전혀...

2023.11.20
2021.10.07참여 콘텐츠 12
이혼 위기에 놓인 남자의 혼란스러운 감정 —<킬링 오브 투 러버스>(2021)

킬링 오브 투 러버스 감독 로버트 맥호이안 출연 클레인 크로포드, 크리스 코이, 세피데 모아피 개봉 2021. 10. 14. 개봉 전 시사회 참석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결혼 생활은 두 사람의 마음처럼 진행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만나 뜨거운 사랑을 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같이 그려가기 위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결혼이라는 길을 택한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두 사람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삶은 계속 이어지고 수많은 문제들이 두 사람 앞에 놓인다. 때론 의견 일치가 잘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논쟁이 이어진다. 그런 논쟁이 반복해서 일어나다 보면 목소리는 커지고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렇게 다가온 위기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가는지가 앞으로 남은 결혼생활의 모습을 결정한다. 실제로 이 시기는 배우자에 대한 사랑이 식고 다른 사람에게로 눈을 돌리기 좋은 시기다. 자신만의 취미에 완전히 몰입하거나, 다른 이성을 만나기도 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만의 시간 속에 몸을 담근다. 그런 시간 속에 다른 이성과 관계를 맺는 단계까지 가게 되면 결혼 생활은 파탄 직전까지 가게 된다. 그 파탄의 길에 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또한 그들 앞에 과연 미래가 있는지를 수없이 생각한다. 각자의 머릿속은 복잡하고 매 순간 감정이 뜨거워졌다 식었다를 반복한다. 이혼 직전 부부의 이야기, <...

2021.10.03
사랑에 대한 공감으로 만들어낸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감독 데스틴 크리튼 출연 시무 리우, 양조위, 아콰피나 개봉 2021. 09. 01. 인생에서 진정한 사랑을 만나는 것은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아주 형편없는 생활을 하던 사람도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면서 생각을 다시 잡고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아가려 노력한다. 그렇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전체 인생에서 보면 아주 짧은 순간이다. 그 기쁜 순간을 지나고 화학물질이 만드는 인체의 사랑 호르몬 분비가 끝나는 시기가 되면 열정적인 사랑도 시들어간다. 하지만 그 사랑을 위해 뛰어든 두 사람의 삶은 이미 꽤 많은 변화를 이룬 후일 것이다. 정말 상대방을 위하는 존재를 만났다면 두 사람은 자신의 바뀐 삶에 적응하며 열정적인 사랑 대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자신의 동반자의 손을 잡고 같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렇게 사랑은 두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가족을 통해 그들의 삶의 에너지를 그다음 세대로 서서히 내린다. 그렇게 아주 완벽한 모습의 가족이라고 해도 그 안에는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서로 불만이 쌓여 다투기도 하고, 서로에게 아쉬움을 토로하는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부가 된 두 사람 중 한 명이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그로 인한 그늘은 다른 어떤 상황에서보다 어두울 것이다. 남은 사람은 그 자신이 운명을 다할 때까지 상대방을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면서, ...

2021.09.08
훌륭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SF영화 -<레미니센스>(2021)

레미니센스 감독 리사 조이 출연 레베카 퍼거슨, 탠디 뉴튼, 휴 잭맨 개봉 2021. 08. 25. 많은 기억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저장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떤 기억들은 저장해 두고 시간이 될 때마다 그 기억을 꺼내 떠올린다. 마치 영상이 재생되듯이 그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그때 느꼈던 감정, 촉감에 집중한다. 어떤 기억은 아주 행복하고 어떤 기억은 아주 고통스럽다. 이렇게 기억들은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저장된다. 의식적으로 이 기억을 저장하고 싶다고 해서 모두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순간들은 어느 순간 지나고 보면 잘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한다. 모든 경험 중 아주 특별한 기억들만 남아 오랜 시간 저장된다. 이렇게 저장된 기억들은 모여서 기억 속 과거가 된다. 종종 과거를 떠올리고 그 순간을 다시 돌아본다. 과거를 돌아보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누구나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과거의 특정한 기억은 계속 머릿속을 맴돌기도 한다. 때론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좋은 길잡이가 되지만 현재의 삶을 방해하기도 한다. 특히나 과거의 행복한 순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순간부터 현재는 불행해지고 살아가야 할 동력이 줄어든다. 과거의 기억 속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현재보다는 과거의 영광을 생각하며 현재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현재는 불행해지고, 과거에의 집착은 더욱 ...

2021.08.29
청소년기 혼란을 담은 아름다운 영화 -<남색대문>(2002)

남색대문 감독 이치엔 출연 진백림, 계륜미, 양우림 개봉 2021. 08. 18. 개봉 전 시사회에서 먼저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어떤 소녀가 자신의 친구가 좋아하는 소년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의 친구와 만나보지 않겠냐고 묻는다. 거리낌 없이 소년에게 다가간 소녀는 자신의 친구를 불러보지만 친구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소년은 그런 소녀의 행동이 귀엽다. 그리고 소녀의 친구는 존재하지 않고 그저 이 소녀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싶어서 핑곗거리로 만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녀는 정말 자신의 친구가 그 소년을 좋아한다며 다시 발길을 돌려 왔던 길을 돌아간다. 그 모습을 본 소년은 소녀를 쫓아가며 계속 대화를 나눈다. 이 장면은 영화 <남색대문>의 한 장면이다. 영화 <남색대문>은 고등학생 멍커로우(계륜미)와 장시하오(진백림) 그리고 멍커로우의 친구 린위에전(양우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에서 대화를 나누던 소녀와 소년은 멍커로우와 장시하오다. 린위에전이 장시하오를 좋아하지만 미처 용기를 내지 못하고 친구인 멍커로우에게 대신 부탁을 한다. 하지만 친구를 통해서도 린위에전은 차마 장시하오 앞에 나타나지 못한다. 심지어 연애편지를 쓴 후 보내는 사람의 이름에 멍커로우를 쓰고 그 편지의 전달까지 부탁한다. 그렇게 전달된 편지로 인해 장시하오는 멍커로우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멍커로우는 그가 불편...

2021.08.15
매력적인 30대 커리어 우먼의 이야기 -<이지파 생활>(2021)

이지파생활 연출 서보군 출연 친란, 왕학체, 이종한, 포문청, 반홍, 진붕만리, 린 신이, 왕일남, 전영진, 퉁열 방송 2021, 중국 후난위성TV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의 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 캐릭터들을 놓아주는 것이 꽤 오래 걸렸다. 구자와 만니, 샤오친, 세 여성의 이야기는 중국의 현재 사회상을 보여주면서도 한국에 있는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 공개된 중국 드라마 <이지파 생활>도 <겨우, 서른>와 비슷하게 캐릭터에 정을 붙일 수 있는 드라마다. 33살의 여성 선뤄신(친란)이 주인공인데, 대도시 상하이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다. 관리자 직급이고 싱글이다. 선차장이라고 불리는 이 여성의 이야기는 <겨우, 서른>에서 만니의 캐릭터를 가지고 와 좀 더 집중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겨우, 서른>의 만니는 드라마 말미에 자신을 위해 좀 더 공부하는 것을 택했다. 서른이 된 시점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에 좀 더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자신의 나이, 환경, 상황 그리고 주변의 여러 말들을 듣고 자기 자신이 온전히 고민하고 결정한 길이다. <이지파 생활>의 선차장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기업인 젠프로의 법무팀에서 꽤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고, 내부 경쟁 상황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해결점을 찾아나가며 노력하는 모습이 드라마 내내 이어진다. 업무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

2021.08.11
2023.07.03참여 콘텐츠 26
숨막히는 임무로 극복하는 상실감-<익스트랙션2>(2023)

인생에서 가장 실패한 시점은 다른 사람이 실패로 보는 시점이 아니라 자신이 실패라고 생각하는 시점이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 실패보다 자신의 실패는 평생 마음속에 남아 자신을 괴롭힌다.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다른 일에 몰두하고 여행을 가고 술에 취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임시적인 조치는 그 실패를 완전히 잊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종종 우리는 쉴 새 없이 자기 자신을 어떤 몰입의 상황으로 밀어 넣기도 한다. 그렇게 다른 일에 몰입하면서 괴로운 기억을 잠시 잊는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 업데이트된 <익스트랙션2>는 타일러(크리스 햄스워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일러는 아들이 죽는 시기에 옆에 있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 일은 일적으로 임무를 실패한 것보다 더 큰 실패로 그에게 느껴진다. 2020년에 공개된 <익스트랙션> 1편에서도 그는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로 인해 좀 더 아이를 구출하는 임무에 몰입할 수 있었다. 어쩌면 감정적으로는 자신의 아들에게 해주지 못한 것을 최선을 다해 만회하는 과정을 보는 듯했다. 최선을 다하는 액션영화 <익스트랙션2> 이번 속편은 1편의 마지막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타일러는 삶에 대한 의지가 그렇게 강해 보이지 않는다.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2편의 타일러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모든 힘을 던져 누군가를 구출하기 위해 애쓴다. 이번 속편에서는 이혼한 전 아내의 동생과 그 아이들을 구하는...

2023.07.02
떨어질 수 없는 부모와 자식의 감정-<정이>(2023)

부모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존재다. 아이를 키워내기 위해 부모는 많은 것을 희생한다.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키워내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쓰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에는 모성이 특히 강조되었지만 현대에는 모성과 부성이 가지는 차이는 적어졌다. 같이 아이를 키워내고, 부모 간에 서로 조율하면서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려 하고 그 노력의 마음은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는 아이에게 절대적인 존재다. 아이는 부모 옆에서 안정적인 느낌을 받고 성인이 될 때까지 의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나 상황으로 인해 부모 없이 살게 될 때가 있다. 그 상실감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자신만 두고 갔다는 원망과 슬픔이 뒤섞인 감정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내면 깊숙이 박혀있다. 곁에 있든 없든 계속 영향을 주는 부모라는 존재는 결코 그 미련을 저버릴 수 없는 존재다. 어머니와 딸의 감정을 다루는 영화 <정이>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정이>는 SF 장르를 빌려 부모, 그중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풀어내고 있다. 주인공 윤서현 팀장(강수연)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는 군인 윤정이 팀장(김현주)으로 내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수많은 작전에서 승리를 한 유명한 용병이다. 한 전투에서 사망하게 되면서 자신의 딸에게 돌아가지 못한 윤정이 팀장은 다시 돌아오겠다...

2023.01.23
나쁜 친구를 혼내주는 명탐정 블랑-<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2022)

살면서 의도하지 않게 관계가 맺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라고 부를 수도 있고, 동료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각자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도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관계를 만들어간다. 그 관계는 사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 특히나 성인이 되어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아주 깊어지기 쉽지 않다. 각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그런 다름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같이 볼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곳을 보며 좀 더 친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관계에 종속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모임 중 한 사람에게 권력과 돈이 갑자기 많아졌다. 이 사람은 다른 친구들에게 많은 기회와 투자금을 줄 수 있다. 이런 사람이 등장한 순간 그 모임의 평등한 관계는 조금씩 깨져간다. 좀 더 많이 가진 사람에게 투자받기를 원하고 실제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나면 각자의 일을 좀 더 발전시키고 싶은 나머지 사람들은 그 한 사람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차이는 그 관계를 깨지게 만드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한 친구를 중심으로 작은 섬에 모인 인물들 영화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우연하게 관계를 맺게 되는 한 모임의 친구들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마일스(에드워드 노튼)를 중심으로 모인 친구들은 연예인도 있고,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마일스의 특이한 파티 초대장을 받아 들고 한치의 ...

2023.01.01
트라우마의 다른 모습들-<더 브릿지>(2022)

우리는 살면서 때론 피해자가 되고 때론 가해자가 될 때도 있다. 어느 누구도 가해자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가해자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비록 범죄나 심각한 폭력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우리는 종종 억울함을 느낄 때가 있고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작은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그런 사소한 문제들을 서로 이야기하고 용서해가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얻고 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가 평소에 겪는 아주 일상적인 인간관계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그런 관계에서 서로 생각이 많이 달라질 때가 있다. 서로 오해가 깊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관계는 점점 멀어진다. 다시 예전의 그 관계로 돌아가려고 서로 시도하지만 다시 과거와 같은 관계를 회복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서로 떨어져 각자의 삶을 살고 서로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낸다. 그렇게 상대방이 정확히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기회는 없어지고 만다. 특히나 가까운 가족 간에 그런 관계가 되기 쉽다. 자식이 자라면서 자신의 생각이 생기고 성인이 되면서 어떤 일을 계기로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있기 원한다. 서로 대화를 하긴 하지만 부모와 자식 각자가 가진 생각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가지고 있는 불편함 마음을 먼저 털어놓지 않음으로써 최소한의 평화를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회복되는...

2022.11.13
1999년, 첫사랑의 아련함-<20세기 소녀>(2022)

누구나 그리운 시기가 있다. 꼭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뿐만은 아니다 그때의 공기, 촉감 감정들이 순간순간 갑자기 떠오르는 때가 있다.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일 수도 있고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일 수도 있다.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시절의 기억은 마음속에 남는다. 아픈 기억과 즐거웠던 기억이 교차로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그때의 분위기에 빠져보기도 한다. 그건 현재의 나를 만든 과거이자 지금의 감정을 만들어낸 작은 조각이다. 그 아련함은 젊음을 누리던 시기에 아직 미완의 상태였던 나 자신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첫사랑이다.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최소한 한 사람 정도는 있을 첫사랑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주변을 빛나게 한다. 그 사람과 같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과거의 존재는 오랜 기간 동안 만나며 실제로 결실을 맺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헤어지거나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첫사랑은 그리움과 아련함의 존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시기에 아무 조건 없이 상대방을 바라보고 그 사람의 사랑을 원했던 때이기 때문에 더욱더 기억에 많이 남아있기도 하다. 1999년의 감성을 그대로 담은 영화 넷플릭스에 업데이트된 영화 <20세기 소녀>는 1999년의 감성을 그대로 담은 영화다. 그때 사용했던 삐삐와 비디오테이프를 이용해 서투르지만 풋풋한 감정들을 그대로 화면에 옮겼다. 주...

2022.10.27
2024.05.11참여 콘텐츠 69
스턴트맨이 느낄 모든 감정-<스턴트맨>(2024)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또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들의 노력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하나의 흐름에 묻히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일상을 산다. 물론 적정한 금전적인 대가를 연봉으로 지급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완성이나 성공은 눈에 띄는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그런 숨은 노력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술가의 영역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제작 현장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스턴트맨은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일반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들의 일은 무척이나 위험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알려지기 어렵다. 영화 <스턴트맨>은 그렇게 숨겨져 있던 스턴트맨의 노력과 고민을 담는다. 첫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주는 긍정적 기운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업계에서 훌륭한 스턴트맨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명한 배우들의 스턴트 더블을 맡는데, 그중에서도 특급 ...

2024.05.06
범죄도시, 똑같은 패턴은 이제 그만-<범죄도시4>(2024)

많은 사람들이 권선징악을 원한다. 권선징악은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징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벌을 받게 된다는, 꽤나 단순 명쾌한 의미다. 하지만 의미의 단순 명쾌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권선징악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의 테두리를 교묘하게 벗어난 범죄자들이나 가벼운 심판을 받고 출소한 범죄자들이 다시 보복을 일삼는 일들은 그 사례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두 건의 사건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사회의 심판이 생각보다 통쾌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그런 범죄자들에 대한 심판이 생각보다 시원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도 이런 심리가 있을 것이다. <이퀄라이저> 시리즈나, <존윅> 시리즈 같은 영화들이 계속 사랑받는 건, 조금 폭력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복수나 처벌들이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의 처벌 방식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무차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라는 틀을 빌려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마석도 형사의 재등장 영화 <범죄도시4>는 2017년에 개봉한 1편 이후 계속 정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가 되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마석도 형사(마동석)는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인물이다. 사실 마석도 형사에게 온전히 감정이입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조금은 무식하고...

2024.04.28
집착병에 걸린 인물들의 허무한 결말-<독전 2>(2023)

누군가를 무척 좋아하고 의지할 때가 있다. 나를 도와준 사람이거나 나에게 도움이 될 사람일 수도 있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좋아하는 마음은 그 마음의 크기만큼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 사람에게 긍정적인 말을 듣고, 그 사람이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의 반응을 살핀다. 이런 구도는 사랑을 하는 연인, 직장 생활의 인간관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로에게 감정적인 접점이 있다면 서로 기대하고 의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적정한 선을 넘어가면 그것은 집착이 된다. 상대방의 대단한 점을 보고 그것을 따라가는 것 정도라면 괜찮지만, 그를 대단한 사람으로 보고 오로지 자신만의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그것은 그 상대방에게 만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오로지 한 사람만 보고 가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줄인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그런 위험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좁아진 시야는 자신에게 불행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광적인 집착을 보여주는 영화 영화 <독전 2>는 많은 인물들이 한 인물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이야기다. 사실 몇 년 전 개봉한 <독전> 1편 속의 인물들도 이선생이라는 미스터리 한 인물에 집착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선생이 누구인지라는 미스터리를 관객에게 던지면서 등장하는 어떤 인물도 이선생이 누구인지 전혀...

2023.11.20
더 깊은 늪으로 빠져버린 마블-<더 마블스>(2023)

자신에게 엄청난 힘이 생기면 무엇을 하게 될까. 그런 힘이 있다면 대부분은 자기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주변 사람을 돕는다. 일단 그렇게 만들어진 하고 싶은 일 리스트는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이 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 그 힘을 통제할 수 있는 조직이나 개인이 없기 때문에 모든 일의 우선순위는 자기 자신이 판단해서 만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대부분을 스스로 혼자 결정하고 판단하게 되면서 거기에는 조금씩 오류와 오판이 생기기 시작한다. 절대적인 힘이 내 손안에 있더라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마블의 히어로인 <캡틴 마블>은 의도치 않게 엄청난 에너지를 흡수하게 된 캐롤(브리 라슨)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캡틴 마블>에서의 캐롤은 가족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여러 상실감과 조직에 대한 배신감으로 힘들어하다 우연히 이 에너지를 얻었다. 거의 무적에 가까운 힘으로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복수를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악당들과 대결을 벌인다. 그리고 우주로 나아가 우주에서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을 위해 힘을 쓰기 시작한다. 과거의 잘못 때문에 괴로움을 느끼는 캡틴 마블 이렇게 자신의 힘으로 우주의 여러 행성과 생명체들을 돕게 된 캡틴 마블의 행위는 모두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하는 캡틴 마블의 모습이 후속편인 <더 마블스>에 담겼다. 이번 영화에선...

2023.11.16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였을까-<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우리가 사는 사회 시스템은 개개인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살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개인, 가족, 사회는 국가 단위로 그 단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어왔다. 규율과 법을 만들고 국가를 통치할 지도자를 뽑는다. 그렇게 뽑은 대표는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넓게 조망하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고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도 작은 단위에서 늘 지도자와 그 주변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면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을 따르고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정쟁이 끊이지 않고 갈등은 계속된다. 어떤 경우에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배척하고 사회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없다. 그 갈등들이 지나간 후에 돌아보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이야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체계가 무너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

2023.08.13
2023.08.13참여 콘텐츠 7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였을까-<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우리가 사는 사회 시스템은 개개인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살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개인, 가족, 사회는 국가 단위로 그 단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어왔다. 규율과 법을 만들고 국가를 통치할 지도자를 뽑는다. 그렇게 뽑은 대표는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넓게 조망하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고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도 작은 단위에서 늘 지도자와 그 주변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면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을 따르고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정쟁이 끊이지 않고 갈등은 계속된다. 어떤 경우에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배척하고 사회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없다. 그 갈등들이 지나간 후에 돌아보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이야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체계가 무너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

2023.08.13
혜성 충돌 직전, 한 가족의 생존기 -<그린랜드>(2020)

삶은 평이한 하루하루가 모여 진행된다. 사고나 범죄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범한 일상을 지내며 삶을 이어나간다. 그 일상의 중심에는 가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외부 활동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가장 믿을 수 있고 안정적인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중요한 시간이다. 그만큼 내 옆에서 서로를 지지해주는 가족은 삶이라는 모습을 만들어주는 존재다. 낯선 사람을 만나 진정으로 믿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태어나면서 이미 만들어진 가족은 세상에 존재하게 된 순간부터 강한 신뢰로 묶인 사회집단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족은 어려움이 닥칠 때면 서로 뭉쳐 서로를 보호해주고 각자의 목표를 향하는 길을 도와준다. 만약 커다란 재난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동요할 것이다.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자신의 옆에 있는 가족이 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가족과 삶을 만들어가던 사람들은 모두가 그 재난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방법이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방법에 다가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 노력의 과정에서 어떤 사람은 자신의 가족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판단을 하게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가족을 위하지만 다른 가족들도 소중하기에 최소한의 도덕적 판단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 행동에는 계급과 권력의 형태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재난 상황에서 누군가는 가...

2020.10.05
혜성 충돌 직전, 한 가족의 생존기-<그린랜드>(2020)

삶은 평이한 하루하루가 모여 진행된다. 사고나 범죄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범한 일상을 지내며 삶을 이어나간다. 그 일상의 중심에는 가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외부 활동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가장 믿을 수 있고 안정적인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중요한 시간이다. 그만큼 내 옆에서 서로를 지지해주는 가족은 삶이라는 모습을 만들어주는 존재다. 낯선 사람을 만나 진정으로 믿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태어나면서 이미 만들어진 가족은 세상에 존재하게 된 순간부터 강한 신뢰로 묶인 사회집단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족은 어려움이 닥칠 때면 서로 뭉쳐 서로를 보호해주고 각자의 목표를 향하는 길을 도와준다.만약 커다란 재난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동요할 것이다.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자신의 옆에 있는 가족이 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가족과 삶을 만들어가던 사람들은 모두가 그 재난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방법이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방법에 다가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 노력의 과정에서 어떤 사람은 자신의 가족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판단을 하게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가족을 위하지만 다른 가족들도 소중하기에 최소한의 도덕적 판단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 행동에는 계급과 권력의 형태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재난 상황에서 누군가는 가진...

2020.10.05
올라가야만 살 수 있는 청년들의 분투기 -<엑시트>(2019)

여전히 현재의 청년들에게 취업은 어려운 일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매달려 치르는 대학입시를 거쳐 졸업을 향해 힘든 길을 뚫고 나아가지만 그 모든 길을 지나고 난 이후에, 그들에게는 더 큰 벽이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그저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간다. 그 한 발을 내딛기 위해 한쪽으로는 도서관에서 성적을 위해 애쓰고 한쪽에서는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사회적으로 젊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청년들에게 취업의 문을 뚫기란 가파른 암벽을 오르는 일과도 같다. 수없이 암벽에서 떨어지고 또다시 그곳을 오르며 자신이 떨어진 그 위치로 가기 위해 다시 암벽을 향한다. 어쩌면 취업은 그 암벽에서 수없이 떨어진 이후에나 성취할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그래도 대학교 졸업시점이나 졸업한 직후에는 자신을 버텨 줄 끈이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조금의 지원을 통해서나 그동안 아르바이트로 축적해 둔 비상금으로 떨어진 이후, 바닥에서 다시 암벽을 올라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하지만 몇 번의 실패 끝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끈 마저 놓고 암벽에 올라야 할 상황이 온다. 그 상황에서는 그저 까마득한 암벽 앞에서 혼잣말로 성공을 위해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다. 자칫 떨어지는 순간, 다시는 그 암벽을 오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 암벽 아래에는 까마득한 안개뿐이다. 취업 준비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재난 영화 <...

2019.07.31
올라가야만 살 수 있는 청년들의 분투기 -<엑시트>(2019)

여전히 현재의 청년들에게 취업은 어려운 일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매달려 치르는 대학입시를 거쳐 졸업을 향해 힘든 길을 뚫고 나아가지만 그 모든 길을 지나고 난 이후에, 그들에게는 더 큰 벽이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그저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간다. 그 한 발을 내딛기 위해 한쪽으로는 도서관에서 성적을 위해 애쓰고 한쪽에서는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사회적으로 젊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청년들에게 취업의 문을 뚫기란 가파른 암벽을 오르는 일과도 같다. 수없이 암벽에서 떨어지고 또다시 그곳을 오르며 자신이 떨어진 그 위치로 가기 위해 다시 암벽을 향한다.어쩌면 취업은 그 암벽에서 수없이 떨어진 이후에나 성취할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그래도 대학교 졸업시점이나 졸업한 직후에는 자신을 버텨 줄 끈이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조금의 지원을 통해서나 그동안 아르바이트로 축적해 둔 비상금으로 떨어진 이후, 바닥에서 다시 암벽을 올라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하지만 몇 번의 실패 끝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끈 마저 놓고 암벽에 올라야 할 상황이 온다. 그 상황에서는 그저 까마득한 암벽 앞에서 혼잣말로 성공을 위해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다. 자칫 떨어지는 순간, 다시는 그 암벽을 오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 암벽 아래에는 까마득한 안개뿐이다. 취업 준비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재난 영화 &...

2019.07.31
2021.12.14참여 콘텐츠 1
하품 나는 미술품 도둑들의 이야기 -<레드 노티스>(2021)

넷플릭스에서 매주 다양한 영화들을 공개하고 있다. 최근에 공개된 <레드 노티스>는 드웨인 존슨, 라이언 레이놀즈, 갤 가돗 등 가장 인기 있는 배우들이 모두 출연하는 영화로 꽤 기대를 받던 영화였다. 꽤 멋진 영상과 배우들의 액션 장면이 담긴 예고편을 통해 그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영화에는 FBI 프로파일러 존 하틀리(드웨인 존슨), 희대의 미술품 도둑 놀런 부스(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라 블랙(갤 가돗)이 등장한다. 존이 미술품 도둑인 놀런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첫 장면을 꽤 흥미롭게 보여준다. 액션은 경쾌해 보이고 두 캐릭터 간의 추격전은 분명히 기대감을 높인다. 하지만 그 첫 액션 장면 이후 영화는 지지부진을 반복한다. 영화 속에서 존은 함정에 빠져 미술품 도둑으로 몰리고 결국 놀런과 같이 미술품을 훔치는 작업에 동참하게 된다. 그 동기는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사라를 잡아 결백을 밝히기 위함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세 인물이 얽히고 또 만남을 반복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하면서 방향을 달리 해 나간다. 그러다 보니 영화 속에서 믿을 수 있는 인물이 없어져 버렸다. 어쩌면 사기꾼들인 그들의 이야기를 통 믿을 수가 없다. 그들이 이야기했던 과거의 일들도 진짜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이 벌이는 액션 장면도 누군가에게 공감해서 즐길 수가 없다. 그저 그들의 격투를 지켜보며 그 결과를 볼뿐이다. 등...

202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