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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신는 날

장화 신는 날 저자 이승범 출판 북극곰 발매 2021.07.12. 비오는 날, 장화를 신고 물웅덩이를 찾아다니는 것. 어린 나이의 나도, 지금의 꼬마도 매우 좋아하는 일이다. 사실 지금도 종종 장화를 신고 외출을 한 날에는 나도 모르게 물웅덩이도 용감히 지나간다. 첨벙첨벙, 비오는 날의 발놀이는 그렇게 즐거운 기억으로 오래오래 남는다. 그래서 이 책은 꼬마1단계 아이들부터, 꼬마 졸업반까지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장화가 그려진 표지부터 명확한 내용임을 보여주고 있고, 작은 사이즈, 심플한 일러스트로 구성된 책이라 언니들보다는 꼬마단계에서 읽는 편이 더욱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꼬마들과 이 책을 읽는다면, 일단 장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는 표정으로 비오는 날을 이야기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다음은 알록달록한 색깔들을 이야기하며 우리집에 있는 물건들, 세상의 색과 매칭시켜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다. 가끔 세상의 색이나 모양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아이의 눈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느끼고 놀랄 때가 있는데,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도 그랬다. 아이는 이미 세상의 색이나 변화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있었다. (빨강을 두고 엄마가 올 시간의 하늘이라니. 얼마나 서정적인가) 다음으로는 동물들의 발과 장화 수를 매칭시켜보는 것. 숫자를 셀 줄 안다면 혼자 세어보게 하고, 모른다면 같이 세어보며 어떤 동물의 발이 몇...

202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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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할아버지와 줄넘기

나무 할아버지와 줄넘기 저자 모리야마 미야코 출판 북극곰 발매 2021.07.01. 이 길 함께 걸어가는 그대여~ (정인, 오르막길)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봄여름가을겨울, 브라보마이라이프) 괜찮아 잘될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이한철, 수퍼스타) 마음이 힘든 날 퇴근 길이면 일부러 이런 노래들을 듣곤 했다. 특히 정인의 오르막길은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숨쉬는 포인트까지 달달 욀 정도였다. 다른 의미는 없다. 그저 나를 응원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응원하기 위해서. 그리고 아이에게도 자주 말해주었다. “최선을 다하고 있어.”, “망치지 않았어, 너무 잘하고 있어”, “오늘도 노력하는 네가 너무 멋져!” 이 역시 다른 의미는 없다. 그저 세상에 단 한 사람, 나를 절대적으로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나름의 사회생활에서 힘들어할 때, 아이에게도 오르막길을 신나게 불러주었다. 이한철의 수퍼스타 역시, 우리 꼬마가 좋아하는 노래다. 그런데 이제는 마음이 힘든 날이면 오르막길을 들으며 아기곰을 떠올리게 될 것같은 마음이 든다. 바로 “나무할아버지와 줄넘기”의 아기곰 말이다. 오랜만에 새 책으로 우리를 찾아온 모리야마 미야코! 지난번 책인 “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 여역시 꽤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다시 읽고, 다시 만지기를 반복했는데 이번 책은 더욱 더 깊은 애정이 생길 것 같다. 이야기 속...

20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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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 저자 케이트 리드 출판 북극곰 발매 2021.05.21. 이번주에 소개할 그림책은 <야!>다. 일단 선명한 일러스트가 시선을 강탈하는 이 책은, 전반전과 후반전이 매우 확실하고, 재미에 교훈까지 꾹꾹 눌러담았으니 아이와 읽으실 때 여러가지 방향에서의 독서를 진행해보기를 권해본다. 이 그림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이야기하자면, 첫번째는 일러스트가 매우 명확하고 세밀하다. 같은 색의 물고기 찾기, 물고기 키재기, 무지개 찾기 등 아이와 할 수 있는 놀이가 무궁무진하게 들어있다. 두번째는 책의 끝에 제시해준 색깔 섞기. 아이가 클레이를 하는 집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무슨 색이 없다 무슨 색은 어떻게 만들어 등등에 뭐하고 뭐, 하고 대답해주기보다는 아이가 직접 섞어본다면 아이에게는 더욱 강렬히 기억되지 않겠는가. 마지막은 화려한 그림을 그리는 와중에도 잊지않은 스토리. 아이와 이야기하고 마무리할 스토리가 명확하다. 물론 그림만 보더라도 충분히 책 값을 하는 도서지만, 이렇게 교훈까지 담겨있으면 정말 완벽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은 꼭 여러가지 방향에서 접근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종종 리뷰에서 거론했듯, 우리집은 그림 구경하기 – 내용 상상하기 – 텍스트 읽기의 순서로 책을 읽는데 각 단계마다 너무 이야기 나눌 것이 많아 2시간 가까이 이 책 한 권으로 놀았다. 그림만 구경하는 단계에서는 물고기 로 숫자공부, 색깔공부,...

202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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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왜 따라와요?

달님, 왜 따라와요?(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5) 저자 이루리 출판 북극곰 발매 2021.06.01. 오, 나의 사랑하는 껌딱지! 이 책을 읽은 내 소감을 한줄로 가록하자면 이 정도의 문장이 될 것같다. 아니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떠오르는 껌딱지 하나쯤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우웃음이 피식나왔고, 달님에게 이거할래요, 저거할래요 하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한숨(?)이 쉬어졌다. 꼬마 역시 이 책을 읽는 내내 피식피식 웃으며 그 수많은 질문들을 따라했으니 본인이 봐도 본인같았나보다. 빠른 말투로 다다다다 읽다가, 끝내 본인도 웃음이 터져 문장을 읽지 못했으니 말이다. 95%의 “웃”에 5%의 “찡”을 더한 이 책은 그러한 점에서 더 많은 집에 행복을 선물할 것 같다. 역시 이루리! 라는 말이 절로 나는 재미있는 그림책, “달님, 왜 따라와요?”를 소개하려 한다. 이루리작가님만 역시! 하는 생각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일러스트 역시 깨알재미가 가득하다. 일단 친숙한 캐릭터들을 보며 어디서 본 녀석들이었지, 하는데 머리속을 스치는 표지가 있다. 아, “펑”이다. 그 귀여운 녀석들이 이번에는 오솔레미오를 부른다니, 표지부터 재미있고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리집은 그림책을 볼 때 그림을 먼저 보고, 그 다음은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마지막에서야 글씨를 읽는데 그 과정 모두가 웃음이 만발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코코 표정이...

202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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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고야

우리는 최고야! 저자 토미 드 파올라 출판 북극곰 발매 2021.05.01. “넌 왜 그러니? 너도 저기 가서 같이 놀아봐” “너도 누구처럼 해봐” “너도 다른 애들처럼 이렇게 저렇게 해” 이 문장들. 어딘가 눈에 익숙하지 않은가. 아마 우리는 단 한번이라도 이 문장의 가해자였거나, 피해자였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절대 흔해서는 안되지만 너무나 흔하게 사용되는 문장들. 만약 당신이 당신의 소중한 아이들에게 저런 문장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부디 제발, 그 말들을 멈추기를. 그 말들로 인해 아이는 본인이 뭔가 다른 아이, 뭔가 문제 있는 아이라고 인식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세상이 점점 더 다양해지듯 사람도 여러 모습으로 달라지는데 우리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우리는 최고야>를 읽으며 나도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다소 감수성이 예민하고, 앉아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를 굳이 운동하라고 밖으로 내몰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 우리는 다소 다른 아이다. 다른 남자애들처럼 노는 것보다는 산책을 하고, 춤을 추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 우리를 남자애들은 놀리고 아빠는 운동을 하라며 내몰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꾸준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결국엔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해낸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 인정해준다. “우리는 최고야” 라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눌 대화가 많았고, 아이의 마음을 들을 수가 있...

20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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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모그

안녕, 모그! 저자 주디스 커 지음, 이순영 출판 북극곰 발매 2021.04.28. 이별. 죽음. 헤어짐. 이런 단어들은 아이에게 무엇이라 설명하면 좋을까. 아직 당면한 문제가 아닌데도 언제인가 아이가 처음 이별이나 죽음을 만나게 될 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무어라 설명해야 할지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무겁다. 그런 일을 만나는 것은 철이 다 든 뒤로 미뤄두고 싶다. (건강해야지. 훌쩍) 아마 이 책은 죽음을 가장 따뜻하고 아프지 않게 그린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혹시 아이에게 이별, 죽음을 이야기할 순간을 맞이했다면 이 책을 함께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을만큼 따뜻하다. 그림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 모그 이야기 중 가장 짠하고 따뜻한 이야기, <안녕 모그>. 맞다. 이 안녕은 마침표의 안녕이다. 모그가 가족들에게서 떠나고, 가족들은 사소한 일상에서 모그를 그리워한다. 귀찮게 느껴지던 순간이, 당연하던 순간이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리면 그 모든 감정은 그리움으로 변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더 아프고, 더 짠하다. 그러나 주디스 커는 그 순간조차 따뜻하게 그려낸다. 모그를 닮은, 모그 같은 녀석의 등장으로 가족들은 아픔을 딛고 일어서고- 행복한 그리움으로 모그를 추억하게 된다. 물론 한 대상을 잊고 아프지 않게 그리워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인내를 필요로 하겠...

20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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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깜박고양이 모그

깜박깜박 고양이 모그(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69)(양장본 HardCover) 저자 주디스 커 출판 북극곰 발매 2021.04.28. 사람들이 종종 내게 묻는다. 그림책이 왜 그리 좋으냐고. 물론 따지고보면 한가지 맥락이지만, 참 다양하게 대답할 수 있다. 특유의 따뜻함이 좋아서, 그림 사이의 이야기들이 좋아서, 글씨 너머 이야기가 많아서, 기타 등등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깜박깜박고양이모그>같은 이야기를 만나게 되면, 난 참 속수무책이 된다. 네 맞아요. 그냥 좋아요! 이렇게 공감이 되는데, 이렇게 저절로 빙그레 웃어지는데, 이렇게 그림책 하나에 웃음도 눈물도 나는데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소설책의 100분의 1이나 글씨가 있으려나. 그 짧은 글 안에 그 다양한 감정을 담아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더구나 이렇게 좋은 책을 같이 앉아 볼 “절친”도 있으니 어찌 좋지 않으려나. 좋을 수 밖에. 표지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을 둘러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글씨까지 읽고 난 후에도 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또 한번 책의 힘을 배우고 느낀다. 깜박깜박, 밥을 먹은 것도 잊어버리는 고양이. 자신의 가족이 싫어하는 걸 잊기도 하고, 화단에 올라가면 안되는 것도 잊는다. 그래서 아빠를 엄마를 화나게 만들고, 자신을 사랑하는 다비를 울리기도 한다. 자. 여기서 주어를 바꾸어 보자. 사랑하는 사람이 싫어...

202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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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시인의 하루

꼬마 시인의 하루(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4)(양장본 HardCover) 저자 장혜진 출판 북극곰 발매 2021.04.14. 그림책. 내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가장 좋아하는 책. 오늘도 새로운 그림책을 들고 표지부터 맛본다. 연필로 쓱싹쓱싹, 부드러운 일러스트가 시선을 끈 ”꼬마 시인의 하루.” 표지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꼬마시인의 표정 때문에 당연히 찡라인인줄 알고 열었는데, 웬걸! 이건 완전한 웃라인이잖아. (북극곰의 그림책은 크게 감동라인과 웃음 라인으로 나뉜다.) 책에는 정말 거의 모든 집에서 엄마와 아이가 나눌만한 대화들이 줄줄줄 나오는데, 그걸 읽는 내내 웃음이 가득했다. 꼬마도 나도 각자의 담당문장을 읽으며 어찌나 웃었던지 책을 덮지도 못하고 계속 읽고 다시 또 읽었다. 특히나 엄마 꿀벌(목소리만 등장)이 와다다다다다 소리를 지르는 장면은 어찌나 웃겼는지 수십번은 다시 읽은 것 같다. (내가 아주 리얼리티로 읽는 동영상을 올리고 싶으나, 작가님의 저작권은 소듕하니까.) <요리왕은 나> 노란 개나리는 계란같고 초록나뭇잎은 시금치같네. 빨간꽃 이름은 모르는데 딸기케이크가 먹고 싶다. 꼬마 시인의 하루를 읽은 우리집 꼬마의 시다. 사실 우리집 꼬마는 꽤 유명(?)한 시인인데 발표작(?)은 바나나, 똥, 엄마 등이 있다. 물론 시라고 하기엔 그저 아이의 말 정도의 문장이지만 나는 그것들을 기록해두곤 하는데, 이 책을 읽은 후로...

20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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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는 걸 기억해

함께라는 걸 기억해(엄마 마음 그림책 5)(양장본 HardCover) 저자 김경애 출판 을파소 발매 2021.03.05. 1년 365일, 한순간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 있는가? 이 물음에 곧바로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아마 당신은 엄마일 것이다. 적어도 내 생각에 그러한 사랑이 허용되는 유일한 사람은 내 스스로일 뿐이고, 조금 거짓말을 보태어 그러고 싶은 사람은 아이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도 그렇게 내내 붙어있을 수는 없다. 그저 마음이 그렇다. 아마 아이를 두고 직장에 가야 하거나,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낼 때 아이가 유달리 보챈 날, 가기 싫어한 날, 운 날, 혹은 진짜 아무 일도 없었지만 마음이 심란한 날. 그럴 때마다 곁에 두고 읽었으면 하는 책이 있어 소개를 하려고 한다. 바로 “함께라는 걸 기억해” 라는 책이다. 표지에서부터 사랑이 묻어나는 이 책은, “엄마마음그림책”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다. 앞의 이야기들도 다 좋았는데, 이번 책은 아이와 엄마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실제 이 그림책 내용 역시, 아이와 앨범을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마 흔히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들이 가득해 공감하게 될 것이다. 또 그림책과는 다르게 우리집만의 이야기, 우리만의 대화들을 이어갈 수 있어 단순히 독서로 그치는 책이 아니라 더욱 좋다. 개인적으로 특히나 좋았던 부분은 아이에게 언...

202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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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배우는 처음 중국사

한 권으로 배우는 처음 중국사 저자 양양투 출판 주니어RHK 발매 2021.02.10.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이 또 시끄럽다. 일단 김치 때문에 분분한 의견이 오갔고, 우리 윤동주 선생님을 두고도 중국이 시인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열 트럭쯤 되지만, 굳이 여기에는 거론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너무 쨱짹거릴까봐.) 한편으로는 우리의 문화가, 우리의 음식이 너무 우수하니 욕심이 나는 거라고 말해두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지속적인 도발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게 맞는 건가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와중, 나는 중국사책을 소개하려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으나, 우리의 역사와 중국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않고서는 대응하지 못할 이야기들이 너무 많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중국이 커질수록 더욱 자주 일어날 문제일 테니. 우리의 아이들은 진짜 잘 알아야 이길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중국의 역사를 단 한권으로 말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처음 개념을 가지기에 충분하고, 어른들도 편안하게 읽어두면 개념정리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부락시대부터 청나라까지를 모두 다루었는데, 전체 페이지에 걸친 일러스트만으로도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 거리가 많고, 각각 나라마다 지도가 표기되어 있어 변천사를 그림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아이들에게 누가 무슨 ...

202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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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당근의 비밀

커다란 당근의 비밀 저자 다린 출판 꿈터 발매 2020.12.22. 나는 그림책을 참 좋아하는 어른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좋아해서, 지금도 여전히 너무나 좋아한다. 물론 그 좋아함에는 언제 인가는 나도, 라는 욕심도 다소 숨어있는 하나, 그림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간략한 문장에 숨은, 글씨 너머의 세상이 좋아서랄까. 얼마 되지 않는 글씨, 혹은 아예 없는 글씨 속에서 훨씬 많은 세상을 상상하는 재미가 너무나 크다. 아마 오늘 소개할 이 그림책 역시 그 숨은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커다란 당근의 비밀”. 아마 몇몇은 “커다란 순무”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협동을 가르치는 인기 많은 그림책이니 당연한 수순일지도. 하지만 이 그림책은 커다란 순무를 넘어서는 한가지가 있다. 바로 위트! 이 책의 주인공은 두더지. 매우 똑똑하고 계획적인 두더지다. 당근씨가 뿌려지는 순간부터 수확의 순간까지 매우 성실하게 공부하고, 부지런히 일을 한다. 바로 자신이 먹을 당근을 제대로 수확하기 위해서다. 그 과정이 얼마나 위트 있는지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림책의 마지막장에 던져진 신문의 내용은 읽는 내내 웃음이 났다. 실제 그런 뉴스를 현실에서 만나게 된다면 아마 우리는 따뜻한 뉴스라고 “좋아요”를 마구 눌러 댈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책의 두번째 포인트는 그림. 일단 선명한 채색이라 보는 내내 눈을 끌고, 캐릭터 각각의 표정이 하나하나 살아있어,...

2021.01.24
3
말의 형태

말의 형태 저자 오나리 유코 글그림, 허은 출판 봄봄출판사 발매 2020.05.08. 이 책의 리뷰를 쓰기 전에 미리 한가지 말해두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말들을 모두가 마음에 세기고 살면 좋겠다고. 나도, 또 당신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고. 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데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마르고 닳도록 들었고, 나도 수없이 이야기하며 지내온 말은 “언어 및 서비스의 무형성”이었다. 말이나 서비스는 형태가 없으므로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고, 쉽게 표본화하거니 객관화할 수 없다고. 당연히 그럴 듯 하다고 생각하고 십여 년을 지내왔는데, 문득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들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십여 년을 엎어준 책, 지금부터 소개해보려 한다. 이 책은 언어를 형태화한다. 즉, 유형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말은 꽃이라고, 상처를 입히는 말은 못처럼 생겼을 것이라고. 물론 꽃도 여러 가지이기에 저자는 그것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풀어두었고, 왜 못처럼 생겨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는지도 생각하게 했다. 나도 오늘 누군가에게 못을 쏟아냈고, 누군가도 나에게 못을 쏟아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눈물이 핑 돌았다. 사실은 어린이보다는 어른들에게 더욱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우리 아이는 그저 순수하게 이 책을 받아들였고, 나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핑 돌기도 했고, 마음이 시큰하기도 했다. 이 글의 서두에 모두가 마음...

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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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네 아기야?

누구네 아기야?(보드북) 저자 홍지니 출판 킨더랜드 발매 2020.06.15.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아는가. 가톨릭에서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만이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있는 말도 있을 정도니 어린이의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된다. 실제 나는 그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가 엄마가 되어 모든 것을 이해했다. 아이의 눈에는 감자도 귀엽고, 풀꽃도 귀엽고, 지나가는 개미도 귀엽다. 엘리베이터의 과적소리도 웃기고, 방구소리도 웃기다. 하다못해 물방울만 튀어도 즐겁고 비누거품만 나도 행복하다. 아. 나도 아이처럼 살 수 있다면! 여기에 그 모든 아름다움이 다 반영된 그림책이 있다. 제목은 바로 “누구네 아기야?”. 사실 표지만 보고 생각해보기를 아기가 기어서 어디론가 나갔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보다 훨씬 귀여운 그림책이었다. 아이는 아이의 기준으로, 세상은 세상의 기준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귀엽고 앙증맞고 아름다운 눈이 된다. 그래서 아기들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아이와 읽기 좋았던 포인트는 누구의 아이인지 이야기하기도 좋았고, 알록달록한 색채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너무 좋았다. 또 본인이 기저귀 찼던 동그란 엉덩이 시절을 떠올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없이 따뜻한 순간이었다. 어느새 5살이 된 우리 아이는...

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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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의자

빨간 의자(반달그림책 53)(양장본 HardCover) 저자 황숙경 출판 킨더랜드 발매 2020.05.01. 빨간의자. 흰 표지에 빨간 의자 하나만 그려진 이 책. 표지부터 강렬했고, 펼쳐서 첫 페이지를 읽는데 이미 느꼈다. 아 뭔가 강렬한 한방이 들어있구나! 하고. 아니나 다를까. 기록된 문장보다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문장을 마음으로 읽는 기분이랄까. 이 그림책은 내가 좋아하는 구조의 그림책이다. 첫 장과 마지막 장이 같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그래서 생각할 것이 많은 책. 최근 들어 소개하는 그림책들이 대체로 어른들 위주의 그림책이라 안타까웠는데,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아주 좋을 것 같다. 어른들은 생각하며 한 장 한 장 그림을 감상하면 좋을 듯하고, 아이는 이런저런 상상과 대화를 이끌어가면서 아이만의 스토리, 아이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면 너무나 좋을 듯 한 책이다. 또 중간에 팝업 형태로 펼치는 페이지도 있어서 아이들의 상상력에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나는 최근 “휴머니얼”이란 책을 읽고 있어서 인지 이 그림책을 만나며 인간에 대해, 동물에 대해, 또 지구에 대해, 생명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 아이는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혼자 앉아있으면 너무 외롭고 슬픈데, 다 함께 있어서 행복해졌다, 마음이 동글동글해졌다 라는 스토리를 만들었다.) 우리 아이보다 조금 더 큰...

2020.06.22
3
두꺼비 아줌마

두꺼비 아줌마(양장본 HardCover) 저자 맛토 가즈코 출판 킨더랜드 발매 2020.05.01. 세상에는 아마 “두꺼비아줌마”가 살고 있을 것 같다. 여러 분야의 두꺼비아줌마. 어떤 면에서는 나도 그런 면모가 있을 테고, 또 한편으로는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작은 개구리로 살고 있겠지. 이 책을 읽으며 누군가에게 “작은 개구리”가 얼마나 큰 역할을 지니는 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의미 없는 한마디가 어떤 이에게는 그게 얼마나 큰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이 책을 아이와 읽을 때에는 꼭 말의 힘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꼭 내가 먼저 읽어보고 어떤 포인트에 맞추어 이야기해줄지 생각해보곤 한다. 그래서 다른 엄마들도 맹목적으로 책을 읽어주지 말고, 무엇인가 아이와 나눌 대화를 먼저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것이 아이와 또 나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남기는지 알게 된다면 누구든 그렇게 하게 되리라.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나눌 때 아이는 이야기를 나누고, 무엇인가를 나누는 아줌마로 표현했고,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는 고맙다는 말이, 미안하다는 말이 참 행복한 말이라고 기뻐했다. 아 이 보물 같은 녀석이라니! 그러고 보면 나는 참으로 보물 같은 아이를 키우고 있다. 사소한 일에도 고마워, 미안해- 그런 말을 참 잘하고 사랑한다고, 행복하...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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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한 사람에게(웅진 모두의 그림책 30) 저자 전이수 출판 웅진주니어 발매 2020.05.18. 난 너에게 스며든다. 넌 나에게 스며든다. 우리는 서로에게 스며든다. (본문 중에서) 이수의 그림을 몹시나 좋아한다. 이수의 글을 몹시나 좋아한다. 그의 모든 책을 다 읽었고, 다 모은다.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모은다는 것은 좋은 구실이고, 사실은 나를 위해, 내가 좋아서, 내가 읽으려고 모은다고 말하는 편이 솔직할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다 이 문장에서 한참이나 멈췄다. 스민다는 표현을 참으로 좋아하는데, 그것을 아이에게서 들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마음이 그런 것임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그런 것임을 아이도 알고 있었구나. 아이도 느끼고 있었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찡했다. 이번 전이수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 꼬마거인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물론 첫 번째 작품부터 그 첫 그림대로 매우 매력이 있었고, 다듬어지지 않은 뭔가의 끌림이 대단했고, 한 칸 한 칸 성장함이 마구 느껴지는 그의 책들을 읽어오긴 했지만 이번 작품은 디테일이, 감성이 한층 더 살아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미 문장이나 깊이가 나보다 훨씬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이 아이를 이렇게 성장하게 하는 것 일까. 정말 그의 말대로 엄마일까, 가족일까? 물론 그것도 당연한 이유겠지만, 바람이- 바다가- 나무가- 꽃이- 그를 모두 성장케 한다는 생각까지 든다면...

202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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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저자 한민 출판 부키 발매 2022.01.20. 자신들이 아는 범위 안에서 머무르는 한,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도 자아의 확장도 요원한 일일 겁니다. 벽 밖에도 사람이 살고 있고 그들은 무작정 나를 죽이려는 존재가 아니며 그들과 함께 얼마든지 어울려 지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찾게 되는 날이 있을까요. (p.345) 이 문단으로 리뷰를 시작함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보며 늘 단절, 철벽 등의 단어를 느껴왔는데 그것이 막연한 것이 아니라 심리적, 민족적, 문화적 등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알 수 없는 안타까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문단을 읽은 후에야 '선을 긋는 일본인'이라는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작년, 한 책을 읽고 “우리 깊숙이 들어있는 공통의 감정 중, 반일 혹은 혐일 감정은 아마 그리 낯선 일이 아닐 것이다. -@책과함께 #한국과일본은왜 의 리뷰 참조-” 라고 썼다. 리뷰 끝에 “이 한 권으로 모두의 사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듯, 지금도 한국과 일본은 평행선을 걷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과거에는 미움으로 등 돌린 평행선이었다면, 요즘은 너는 너, 나는 나. 같은 느낌이랄까. 일본의 참혹함을 겪은 세대들이 팔순이 되어 미움도 사그라든 것인지, 우리나라의 분골쇄신 덕분인지 알 수는 없지만, 과거의 미움보다는 새로운 무엇인가 한국과 일본 사...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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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인생문답

김형석의 인생문답 저자 김형석 출판 미류책방 발매 2022.02.03. 너무 빨리 성공하려고 하지 말라는 거예요. 능력이 아직 완성되지 못했는데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결국 떨어지고 말거든요. 그러면 만회하기가 힘듭니다. 천천히 능력을 갖춰가면서 올라가면 오래갈 수 있어요. 성장하는 기쁨도 누리고요. (p.118) 이 책을 단 한 줄로 표현하자면, “천천히 읽으며 종종 눈물을 훔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 연휴가 끼어서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읽었는데, 그렇게 읽어 더 의미가 있던 책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아마도 내가 잘 나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 종종 이 책을 뒤적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실 김형석 철학자님의 책을 꽤 많이 읽었다. (내가 알기로는 다 읽은 것 같다) 그동안의 책들도 다 좋았지만, 이 책은 현인의 말씀을 듣듯 그저 편안하게, 오늘 몇 장 읽고 내일 또 몇 장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아서 “나도 올해에는 책 좀 읽어볼까?” 하는 마음을 가진 누구라도 아이스크림을 고르듯 31개의 문답을 뒤적여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103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매일매일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그러나 꼰대가 아닌 “오호 그랬구나. 그럼 이렇게도 생각해볼까.” 하며 따뜻한 손바닥으로 등을 쓸어주는 할아버지가 딱 이 책의 느낌 아닐까 생각했다. 할아버지의 정을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나조차 알 것 같은 그런 따뜻함....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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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구를 망치는가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 저자 반다나 시바, 카르티케이 시바 출판 책과함께 발매 2022.01.07. 산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의 머리말로 이 리뷰를 시작하는 것은 책을 읽은 후 이 말이 내내 머릿속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꽤 많은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편이기는 하나 정말 나의 복지가, 나의 자유가 “자연”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깊게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 그저 빨대를 쓰지 않고, 텀블러를 사용하는 등의 행위를 벗어나 의식적으로 진짜 “웰빙”을 지켜왔던가. 그래서 오늘의 리뷰는 반성문이 될 지 모른다는 말로, 또 함께 진짜 더불어 사는 것을 생각해보자는 권유로 시작하고 싶다. 오늘날을 지배하는 체계는 삶의 터전에서 사람들의 뿌리를 뽑아내는 일을 진보의 길이라고 간주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사람들을 삶의 터전에서 쫓아내는 일이 오늘날의 '발전' 모델에서 가장 폭력적인 측면으로 자리 잡았다. (p.44) 저자를 급진주의자라 불러야 할지 보수주의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어느 편에서 보느냐에 따라 저자는 극과 극, 전혀 다른 방향의 사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다. 그녀는 둘 다라고 말하는 편이 맞겠다.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지키는 점에서는 보수주의자이며, 그것을 전파하는 강인함은 급진적임에 가깝다. 사실 환경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으나 나의 시야는 딱 거기까지였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우물...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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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려는 관성

행복해지려는 관성 저자 김지영 출판 필름(Feelm) 발매 2021.08.20. 그러므로 이제는 안다. 좋아하는 것은 결코 잘하는 것과 같지 않으며, 돈 버는 것과는 더더욱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P.103) 솔직히는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했었다. 이런 종류의 책을 너무 읽다 보니 사실 그 말이 그 말 같고, 다 비슷한 말처럼 보였다고나 할까? 그러나 나는 “매일 쉬지 않고 걷는 삶과 가끔 뛰더라도 종종 멈추어 쉬는 삶.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었다. 선택의 문제일 뿐. 그러니 오늘이 혹시 그런 날이라면 오늘 당신, 잠시 쉬어 가도 괜찮다. (p.143)”라는 말을 읽다가 울어버렸다. 늘 “오늘 걷지 않으면 뛰어야 한다”는 사회적 풍토 속에서 정말 매일매일 부지런히 걷던, 때로는 경보라도 하듯 숨차게 걷던 내게 남은 것은 디스크뿐이었는데. 그러면서도 지금 멈춰 있는 것이 종종 불안했는데. 마치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괜찮다는 말을 건넨다. 그저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고 나를 달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도 된다고 나를 위로한다. 오늘도 내게는 바람이 차다. 아무래도 나의 봄은 좀 더 더디게 오려나보다. (P.30) 돌아보면 나란 아이는 참으로 꾸준했다. 아니 좋은 말로는 꾸준하고 나쁜 말로는 징글징글하다. 뭘 하나 좋아하면 미련하게도 놓지를 못한다. (이놈의 책도 글씨를 읽을 수 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러고 ...

202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