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우스 브랜드 라자르 스튜디오(Lazare Studio)의 WATSON 모델 Wabi Sabi 컬러이다. 내부에 역삼각형이 들어가 있는 듯한 형태의 라운드(Round) 타입 렌즈셰입에 디플로마(Diploma) 브릿지, 그리고 중앙보다 상단에 위치한 엔드피스(Endpiece)를 지닌 P-3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풀 프레임 요하쿠 바네자이(Yohaku Banezai), 즉 양백으로 구성 되었으며 Pince-Nez 를 연상케 하는 와이어 디테일과 가구를 연상시키는 각종 디테일 난무하는 네오 레트로 그리고 또한 네오 모더니즘적 요소까지 겸비한 복잡다단한 모델이다. 일전에 토나올 때 까지 글 많이 써재껴 내려가던 라자르 스튜디오의 또 다른 모델이다. 전형적인 P-3 셰입에 재미있는 디테일들 첨가된 이 프레임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와비사비(Wabi Sabi)라는 사시미에 와사비 얹어먹고 싶을 법한 컬러 코드로 들고왔다. 왠지 이 와비사비.. 불완전함의 미학을 의미하는 일본식 표현의 컬러 네이밍이 이들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이런 도금에 대한 집착적 요소 다분한 브랜드들을 상당히 좋아라 하는 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있었던 지금은 몰락한 문명과도 같은 그 국내 브랜드에게 심심한 애도와 더불어 잔존하는 리스펙을 한켠에 띄워 보기로 한다. 라자르 스튜...
국내 하우스 브랜드 스펙스 몬타나(Specs Montana) 의 SMO-63 모델 3번 컬러이다. 외곽쪽이 살짝 올라간 형태의 스퀘어(Square) 타입의 렌즈셰입에 약간 전위적인 형태의 디플로마(Diploma)형 브릿지, 그리고 상단에 위치한 엔드피스(Endpiece)를 지닌 웰링턴 디자인의 프레임이다. 풀 프레임 티타늄으로 제작 되었으며 중국에서 파츠가 제작되어 전량 일본에서 마감 처리된, 잊을만하면 치명적 글귀 날리는 이명의 발기자 몬타나 최 옹이 사활을 걸고 출시한 티타늄 마감 디테일 버전의 모델이다. 큰 카테고리에서 안경 디자인은 두가지 범주로 나뉘게 된다. 원형(Round) 아니면 사각형(Square) 이다. 원형은 눈동자 모양을 그대로 따온 형상이라 안경 셰입에 가장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하는 형태이고, 사각은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 형태인 사각형은 따라올 수 없는 안정감을 선사한다. 오벌과 P-3 는 정방원형의 변형이고 육각 팔각 12각 같은 것들은 사각의 변형이라 생각하면 무방하다. 물론 하트형 별형 등등 갇뎀한 셰입들도 존재하나 그건 논외에 가깝고.. 확실한 건 두가지가 가장 원초적이며 또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취향에 의거하자면.. 그냥 오브제로 두고 보았을 때는 원형 안경이, 얼굴에 장착했을 때에는 사각 안경이 더 좋다. 두고 볼 때 원형안경이 좋은 건 뭐 대부분 이해할 것이다. ...
물소뿔(Buffalo Horn) 비스포크(Bespoke) 안경 브랜드 더 셰입(The Shape) 의 트렁크쇼가 압구정동 홀릭스(Holics) 안경원에서 개최되었다. 이에 주말 아드님 학원셔틀 와중에 짬을 내어 잠시 이를 감상하려 들러보았다. 이제 나이 솔찮게 처먹어서 전날의 음주형 전투가 감당하기 어려운 다음날의 인과로 돌아오는 터라, 뼈마디 쑤시고 얼굴에 삭풍이 부는 가운데에도 이 기념비적인 현장을 방문하게 된 저변에는.. 물소뿔 안경에 대한 향수가 본인 안경인생에 오롯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윈도우에 큼지막하게 붙어있는 트렁크쇼 개최를 알리는 포스터. 1920년대 트렁크를 들고 미국 전역을 떠돌아 다니던 안경 보부상들의 행태가 좀 더 모던한 형태로 진행된다고 생각하면 될 터이다. 물론 트렁크쇼의 기원은 19세기초반이지만 AO 의 안경 팔러 다니는 그림 속 실크햇을 쓴 보부상들이 더 인상깊어서 말이다. 원래 인간이란 딱 보고싶은 만큼만 보는 존재이다. 본인 또한 그러하다. 내부로 들어가니 진열된 메인부스의 비주얼 아우라가 좌중을 압도한다. 프론트와 템플을 잘라낸 물소뿔 판들의 나열이 핸드 크래프티드 감성에 목마른 덕후성 종자들의 낭심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가격하고 있는 그런 현장이었다. 이 퍼포먼스 가득한 장소에서 대략 10여년전 혼테 맞추러 다니던 젊은 안경덕후였던 본인의 모습을 다시 한번 회고해 볼 수 있었다. 프론트...
일본 하우스 브랜드 톨레미48(Ptolemy48) 의 엑스칼리버(Excalibur) AP-053 모델 RG 컬러이다. 상단이 두 번 꺾인 크라운 판토(Crown Panto) 렌즈셰입에 림 없이 브릿지(Bridge)와 엔드피스(Endpiece) 가 4개의 스크류 마운트 리벳으로 연결된 무테(Rimless)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프론트 파츠는 티타늄, 템플은 베타 티탄, 그리고 갑옷과 성검 장식은 925 Sterling Silver 로 구성 되었으며 조디악(Zodiac) 과 오컬트(Occult) 장르 좋아라 하는 일본 안경계의 풍운아 카즈히코 호리 디자이너가 컬러당 100장 생산이라는 제한을 걸어놓은 리미티드 버전의 모델이다. 종종 미래산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 본인 주변에서는 늘 그렇듯 안경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술자리에서 음담패설 씨부리듯 언급되는 이 이야기의 결론은 늘 하나. 바로 안경이란 물건이 현재와 같은 형태로 유지가 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떤 이는 유쾌한 가십거리로 여기며 주변의 안경업계 종사자 들에게 실업자 될 준비나 하라고 희희덕 거리기도, 또 실제 종사자 중 젊은 층들은 제법 진지한 고민거리로 다루기도 한다. 이러한 고민 아닌 고민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20세기보다 두세템포 빨라진 사회의 급변화는 이미 일반인의 예측 범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산업구조가 기반부터...
미국 하우스 브랜드 레저 소사이어티(Leisure Society)의 Lumiere 모델 Silver 컬러이다. 티어드롭(Teardrop) 타입에 각을 살짝 준 듯한 다각형 렌즈셰입에 LV 마크를 연상시키는 센터 장식이 화려한 형태의 투 브릿지(Two Bridge), 그리고 반무테(Semi Rimless) 구조와 더불어 장착된 4점 방식의 Screw Mount Rivet 이 인상적인 애비에이터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풀 프레임 티타늄으로 구성 되었으며 각종 도금과 극세화 된 문양으로 칠갑이 된 전 루이비통 디자이너 셰인 바움(Shane Baum) 발 정통 하이엔드 X 럭셔리 모드의 상위 1% 포지션 지향의 브랜드이다. 빙하기를 맞이한 듯 정치, 경제, 문화적 온도가 하강하는 작금의 시대에.. 리테일 산업은 거시적 측면에서의 극단적인 소비 양극화라는 전례없는 위기와 또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게 되었다. 이런 극적 현상은 중산층 위주의 범용적 마켓을 공략하며 꿀 빨던 시절을 꼰대들의 라떼는 버전 이야기로 만들어 버렸고, 상위 1%의 초부유층 타깃의 고가시장과 나머지 적당히 다 때려넣은 저가시장을 양분하였다. 그리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백화점 선물코너에서 300만원짜리 프리미엄 한우세트가 동이 나고 미슐랭 3스타 식당의 예약이 미어터지는 모습과, 국물 리필되어 한냄비로 여럿이 술안주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 갑의 감자탕집이 미어터지는 모습이...
프랑스 하우스 브랜드 라자르 스튜디오(Lazare Studio) 의 Kool herc 모델 Wabi Sabi 컬러이다. 사각에서 모서리를 불규칙하게 끊어낸 듯한 8각형(Octagonal) 렌즈셰입에 미들 브릿지, 그리고 상단에 노루발 형태의 Rone Bar 디테일 잡힌 하이브릿지가 장착된 애비에이터(Aviator)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풀 프레임 양백으로 제작 되었으며 소재와 파츠는 일본 후쿠이현 사바에시에서, 최종 마감은 프랑스 쥐라(JURA) 지역의 안경 집적산지 모레(Morez)에서 마무리 된 유니크 모드 브랜드의 모델이다. 라자르 스튜디오(Lazare Studio). 마치 시온 수도회에서 비밀리에 진행하는 디자인 실험실 격 이름의 이 브랜드를 처음 접했던 건 재미있게도 젊디 젊은 안경원 오너들과, 나이는 솔찮게 드셨지만 아직 젊은 감각을 잃지 않고있는 구세대 아이웨어 혁명세대의 입을 통해서였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노친네는 본인 안경덕질의 근원이자 총본산지인 압구정동 홀릭스 아이웨어의 최용호 옹과 그에 준하는 인물들 이시고.. 젊은 생물들은 그야말로 프리미엄 안경계 주류의 3세대를 대표하는 유니크 모드의 편집샵들의 오너들이다. 그게 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의미가 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하우스 안경이라는.. 아직 국내에서 독립 브랜드들이 생소했던 그 시기에 안경만을 고집하는 특정 브랜드들을 딱히 부를 단어가 없어 몇...
상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 디클래식(D.CLASSIC) 안경원을 방문하였다. 경기 한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객들이 컨설팅 위주의 예약제로 들이닥치는 안경원의 밤 전경은 을씨년스럽지 않고 오히려 더 분주한 듯 밝은 간판의 글씨와 함께 영업중임을 알리고 있었다. 하여 인근 술자리 넘어가던 늦은 저녁에도 뻘쭘하지 않고 쉽사리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때가 거진 8시가 다 되었던 듯 하다. 들어가면 늘 보이는 전경. 여기서 늘 보이는 전경이란 뭔가 건방진 눈 부릅뜨고 이쪽을 주시하고 있는 사자왕 리차드 아로새긴 메인 진열장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옆 테이블의 피팅 앤 컨설팅 현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매장 포스팅을 수차례 올린 입장에서 이 매장 정면컷을 찍으면 언제나 저 테이블 아니면 맞은편 테이블에 상담하는 객이 들어가 있다. 요일이 다르고 시간대가 달라도 늘 한결같다. 그래서 이 매장은 매장전화 아니고 급하게 사장폰으로 전화하면 통화가 잘 되지 않는다. 그만큼 늘 바쁘고 분주한 매장이다. 반대편에서도 진행되는 연쇄피팅현장. 거구의 남성이 작은사람을 괴롭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아니었다. 그저 키가 190에 가까운 안경사 직원분이 고객의 니즈에 부흥하고 있는 현장에 다름 아니었고.. 영업을 방해하기 싫은 분탕종자는 메인 부스에 무한궤도처럼 줄 이어있는 일본 하우스 브랜드 금자안경의 부스를 흥미롭게 뒤적거리며 감상하고...
건물과 의자 그리고 안경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그 구조적 역할과 목적이 매우 흡사하다. 건물은 땅 위에서 일정 높이만큼 구조물을 유지하면서 내부에 다양한 활동공간을 지탱할 무게배분이 필수이고, 의자는 엄청뚱뚱이의 거대한 엉덩이이든 말라깽이의 옹졸한 궁둥이이든 차별없이 적당히 무게를 분산시키면서 그 형상을 유지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안경도 마찬가지다. 코 없는 얼굴이든 뒷통수 납작이이든.. 혹은 갇뎀 페이스이든 그 얼굴과 두상 위에서 무게를 배분, 분산 시키면서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며 시력교정이란 역사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 하여 안경이란 오브제 안에서 무게와 중심 그리고 그 사이의 균형을 배분하는 파츠(Parts)들이 필수적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중요한 파츠는 바로 코받침, 즉 Nose Pad 이다. 오늘의 주제는 새로운 코받침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이다. 늘 보아온 형태인 듯 하지만 조금 특별하고, 은근 기존의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기능상 많이 다른 그런 코받침 시스템에 대한.. 일명 Cloud Nose Tech Project 에 관한 인트로 썰 정도로 생각해주면 될 듯 하다. 스타트업에 준하는 한 아이웨어 브랜드 준비자들을 만났다. 컨티뉴어(Continuer) 라는 브랜드였다. 안경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에게 지속가능한 해결점을 제공하겠다는 브랜드 네이밍은 차치 하고라도.. 불편함의 종류와 유형에 포커스를 맞추어 고찰...
서울 한남동 이태원로에 위치한 맨인블랙(M.I.B) 안경원을 방문하였다. 본디 한남동과 이태원을 잇는 가교 지역에 위치한 이 안경원은 코로나 이전에도 패션피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핫플레이스 정중앙에 자리했었고.. 2025년 현재는 다국적 인종들의 행렬이 지속되는 여행자들의 성지에 다름 아닌 공간이 되어 버렸다. 그리하여 이렇게 정말 간만에.. 2019년 이후 건 6년만에 다시금 찾아오게 된 이 기억속의 핫플레이스를 2025년 구정 이후의 첫 포스팅으로 올려보게 되었다. 가는 길도 추억의 노스텔지어가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들어준다. 꼼 데 가르송 매장 앞의 횡단보도에 서 있다가 한 컷 찍어보았다. 꼼 데 가르송.. 소년들 같은..이라.. 패션계의 아이코닉한 MD를 꿈꾸며 대학은 잘 안나가면서도 패션 디자인 스쿨은 열심히 다니던 한 소년은 이제 어느덧 중년을 넘어가고 있다. 그때 같이 다니던 여자친구는 분당에서 애 낳고 잘 살고 있다. 또 다른 패션디자인 스쿨의 그녀 또한 인천에서 애 낳고 잘 살고 있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나날을 가슴에 품고 사는 그런 것 말이다. 건너편에는 장동건 안녕? 이라는 말이 언제나 떠오르는 건물이 존재한다. 이 건물 옆골목으로 진입하여 앞구르기 3번 정도 후 오른쪽으로 옆구르기를 시도하면 맨인블랙 안경원이 등장한다. 이렇게 친절한 길안내도...
깔쌈하고 블링블링한 두 장의 메탈 안경이 일본 쥬코쿠 지역 히로시마현 으로부터 동해를 건너 본인이 서식하고 있는 경기도 남쪽 지역으로 날아왔다. 미스터 젠틀맨(Mr.GENTLEMAN)의 수장이자 히로시마의 아이웨어 편집샵 센스 히로시마의 오너인 코우네 토시유키 씨가 보내온 신년맞이 선물인 것이었다. 작년말 같이 밥도 먹고 사우나도 하고 귀염뽀짝한 카페에서 리본빵 나눠먹으며 서울일정을 같이 소화했던 사이인지라.. 반장난삼아 신모델 출시되면 지체없이 보내주심..이라고 얘기 했었는데 진짜 보낼 줄 몰랐다. 그러나 언제나 계산은 타인의 몫이라는 모토와 더불어, 주는거 마다하지 않는 포지션이라는 본인의 신념에 의거하여.. 사양없이 이렇게 포스팅으로 그 감사의 정을 표현해 보는 바이다. 그럼 물 건너 날아온 따끈따끈한 안경 중 하이브릿지(High Bridge) 프레임 먼저 줄쎄워본다. 일본 하우스 브랜드 미스터 젠틀맨(Mr.GENTLEMAN)의 BONO 모델 Col.B 컬러이다. P-3에서 변형된 다각형 타입의 렌즈셰입에 역 스트림 라인을 그리는 하이 브릿지(High Bridge), 그리고 반무테 형태의 이중 프론트에서 다시 정방향의 스트림 라인을 그리며 X 자 모양의 더블 브릿지 라인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형상을 지니고 있다. 아세테이트 템플 팁을 제외한 풀 프레임 티타늄으로 구성 되었으며 메탈 엣지 측면에서 레알 하이엔드 디테일을 보여주는 ...
미국 하우스 브랜드 자크마리마지(Jacques Marie Mage) 의 펠리니(FELLINI) 모델 Royal 컬러이다. 스퀘어(Square) 타입의 렌즈셰입에 두껍게 직각으로 떨어지는 엔드피스(Endpiece), 그리고 새들 브릿지(Saddle Bridge)와 함께 프렌치 풍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원으로 움푹 파인 브릿지 상단이 인상적인 웰링턴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풀 프레임 아세테이트로 구성 되었으며 한정된 공방격 헤리티지로 시작하여 이제 사실상 대단위 생산까지 섭렵하고 있는 미불일 협업 브랜드의 모델이다. 여기서 미불일은 미국 고환이 아니다. 한중일 같은 국가별 합성어이다. 사실 그랬다. 지진과 해일 같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자연재해, 후쿠시마 원자로의 멜트다운, 도꼬마리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의 풍성한 머리숱 등등.. 딱히 보고싶지 않았던 수많은 재앙을 겪어오면서 생각한 오래된 결심, 그것은 바로 미국 하우스 브랜드 자크마리마지(Jacques Marie Mage)의 포스팅을 이제 하고싶지않다..라는 생각이었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개인적으론 보석같이 발굴된 브랜드, 빈티지 디테일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스타일로 녹여내는 공방 스타일의 희대의 브랜드, 레알 리미티드 버전의 한정생산으로 소장가치의 격을 드높여 주던 이 아름다운 컨셉의 이 브랜드를 수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또 확산하고 그래서 이제...
압구정동에 위치한 홀릭스(HOLICS) 안경원을 방문하였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알만한 안경인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안경계의 격전지 압구정 로데오에서 터줏대감으로 군림한지 어언 20여년이 넘은 노포이며, 또한 수많은 한파와 폭풍우가 휘몰아쳐 생겼다가 사라지는 가게 속출하는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불기둥 곧추 세우며 흔들림 없이 한결같은 컨텐츠를 제공하는 전설의 샵이다. 물론 본인의 안경덕후 시간대에서 언제나 함께한 그런 샵이기도 하다. 사장님이 고블린이라는 설이 있는데 분명 낭설이다. 하여 2025년의 첫 블로그 포스팅은 개인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상징성 다분한 홀릭스 안경원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들어서자 드워프들의 공방같은 감성 다분한 테이블 드러나고 저 멀리 직원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된다. 초상권 방어를 위해 흔들린 얼굴로 찍어주시는 안경 쓴 거북이님. 나이를 처먹을수록 본인의 안전과 안녕을 견고히 하는 모습이 상당히 대견하다. 상부에는 환타지 계열의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진공관 스타일의 조명이 어둑어둑해지는 바깥과 대비되며 환한 빛을 쏘아낸다. 늘 보는 것이지만 볼 때마다 이세계로 진입한 느낌이 드는.. 그런 샵이다. 일렬로 늘어져 있는 각종 브랜드의 안경들. 극동아시아의 작은 반도에서 그것도 모자라 반토막으로 갈린 대한민국 땅덩이 안에서 국지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최신 브랜드들부터, 과거의 영광을 추억으로 삼...
일본 하우스 브랜드 마뮤즈(MAMUSE)의 M-8033 모델 PK 컬러이다. 내부에 역삼각이 들어가 있는듯한 형태의 라운드 형 렌즈셰입을 지니고 있으며 림 상단에 살짝 크라운 판토의 숨김맛이 서려져 있는 P-3 라운드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이너림 타입의 림과 템플 팁은 아세테이트로, 메탈 부위는 티타늄으로 구성 되었으며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안경공장 엑셀 옵티컬(Excel Optical) 의 오너이자 후쿠이 안경협회 회장이기도 한 사사키 에이지씨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페미닌 모드의 컨템포라리 브랜드의 모델이다. 핑크핑크한 솔텍스 비주얼의 이너림과 젤리빈을 연상시키는 같은 핑크톤의 템플 팁, 한국과 달리 안경 과감하게 마구 써재껴 주시는 일본의 오피스 레이디의 것처럼 보이는 이 한 장의 안경이 바로 본 블로그의 2024년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한 조각이다. 1994년 뜨거웠던 여름날 못된 비디오로 보던 애니메이션 크림레몬 속 거대변태 아저씨에 가까운 본인이 왜 굳이 이런 쁘디쁘디한 안경을 가져왔을까..를 굳이 의아해 할 필요는 없다. 해마다 예의 그래왔듯 한 해의 마감은 가급적 와이프의 크리스마스 선물 포스팅으로 정점을 찍었었기 때문이다. 호환 마마 병균보다 더 무서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정점을 찍은 2024년 말. 대부분의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은 목에 칼이 들어왔음을 직감하고 있었고.. 거기에 계엄폭탄 주가와 원화가치를 바닥으로...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보고싶다 안경원을 방문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학생이란 신분으로 명명된 다국적 인간들의 인생사가 복잡하게 엮여있는 인터내셔널 모드의 특별한 이 거리 속에서.. 기묘한 상상력을 발휘해도 쉽게 떠올리기 힘든.. 보고싶다란 특이한 이름의 안경원은 거의 1년여만의 자태를 뽐내면서 본인을 맞이하고 있었다. 날은 춥고 경기도 싸하고.. 이럴때는 중년인들의 안주빨과 함께 일잔하는 것이 그나마 거의 유일한 위로일 터.. 이를 위해서 겸사겸사 들른 동네에서 안경구경 삼매경에 빠진 본인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인파의 행렬. 동양인과 서양인들이 마치 비잔틴 문화처럼 적절히 믹스되어 문화적 혼돈을 야기하고 있다. 탕후루가 버블이 되어 여러사람 망하게 만들고 나서야 끝난 가게 전경들은.. 과거의 악습을 답습하듯 대만발 대왕 카스테라가 마치 빈티지 주기처럼 돌고 돌아 다시금 자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변에 퇴직금 탄 영감님들 치킨집 창업 말리던게 엇그제 같은데.. 이제는 너무도 다양한 종목의 프랜차이즈들이 손수건 흔들며 민간인들 쪽 빨아댈 준비를 하고 있어 말리기도 쉽지 않은 지경이다. 확실한 건.. 오프라인에서 먹는장사를 하는 건 특별한 컨셉이 없는 이상 허공에 돈날리기인 시대라 생각된다. 경기는 최악, 뉴진스는 패악, 대통은 계엄, 그리고 달러는 1500원대로 달려가면서 그야말로...
인터뷰10 : 토우네 코시유키 사장. 나이 : 54세 취미 : 자동차 드라이빙으로 일본 현지 여행하기. 일본 하우스 브랜드 미스터젠틀맨(Mr. GENTLEMAN) 의 디자이너 겸 사장이다. 일본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를 잘 인지하고 있는 아이웨어 브랜드의 수장으로서, 또 세계 각국의 하이엔드 브랜드들을 취급하는 히로시마에 위치한 아이웨어 편십샵인 SENSE HIROSHIMA OPTICAL 의 오너로서, 디자인과 생산, 그리고 판매까지 두루두루 섭렵하고 있는 그를 압구정동의 쁘띠쁘띠한 디저트 카페 파니드 엠 무니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앞에 놓여져 있는 귀여운 리본빵이 선연한 맛을 내는 그런 자리였다. Q : 어제 봤지만 오늘 다시 인사드린다. 처음 뵙겠다. 아니 두번째 뵙겠다. 나이를 알려 주셨는데.. 정확하게 몇년 생이신가? 1972년생이다. 한국 나이는 좀 다르게 세는가? 잘 모르겠다. Q : 아.. 그러면 저보다 2살 형님이시다. 히로시마에 아이웨어 편집샵 센스 히로시마 옵티컬을 운영하고 계신데 그럼 히로시마가 고향이신 것인가? 그렇다. 히로시마에서 나고 자랐다. 참 좋은 지역이다. 하여 이곳을 벗어나 산다는 일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 싶다. Q : 본인은 일본에서 도쿄와 홋카이도 그리고 후쿠이현 밖에 가보지 않은 국제적 촌놈이다. 하여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물어보겠다. 히로시마는 어떤 도시인가? 보통 원자폭탄 이외...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 3층에서 개최된 EFIS(Eyewear Fair in Seoul) 수주회를 방문하였다. 통상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리던 것이 관례이던 이 나름 유서깊은 하우스 아이웨어 수주회는.. 어느덧 이태원에서 그 연장선상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수주회가 열린 시점이 딱 대한민국 대통령이 매뉴얼 153페이지에 기재되어 있던 계엄령 기능 사용해보기를 실행한 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었던 터라 용산 인근의 이 지역을 방문하는데 살짝 긴장감이 감돌기는 했으나 다행이도 총을 맞거나 탱크에 깔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야말로 글로벌 시대의 주역. 다이나믹 코리아에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 날 이기도 하였다. 오후에 도착한 수주회장은 생각보다 한산하였다. 왜냐하면 오늘 일정으로 이곳과 톰브라운 미팅 그리고 청담동에서 열리는 보이스 수주회까지 돌기로 결심한 거래처들이 이미 오전에 바글바글 왁자지껄 다녀간 후였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론 청담동 리베라의 널찍한 공간보다 조금은 좁고 밀도있는 이곳 몬드리안의 행사장이 더 마음에 들었다. 때문에 거대 파충류가 싸질러 놓은 똥자국 같은 카펫의 흔적도 크게 거슬리지 않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킬 수 있었다. 아무튼 여러 사건사고와 시기가 맞물린 이곳 수주회 현장. 아주 심플하고 캐주얼하게 설렁설렁 기술하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다. 왜냐하면 여기 갔다가 넘어간 청담동 보이스 수주회 포...
일본 하우스 브랜드 림싱크(Rimsync) 의 RE-002 모델 Col.05 컬러이다. 8각형(Octagonal) 렌즈셰입에 각 잘 잡힌 디플로마형 브릿지, 그리고 그 브릿지에 연결되어 렌즈를 고정하는 리벳이 연결된 2 Points Screw Mount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프론트와 노즈패드는 티타늄, 템플은 탄성있는 베타티탄으로 구성 되었으며 공중부양식 렌즈 방식과 리버스 타입의 렌즈림을 지닌 빈티지 + 모던 풍의 디테일이 뒤섞인 재미있는 브랜드의 모델이다. 지난주 쯤 올렸던 림싱크(Rimsync) 의 RE-003 모델과 커플템인 프레임이다. 개인적으론 인디고 핑크와 네이비 계열의 커플템이 너무 전형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상석에 앉아계신 어부인께서 괜찮다고 하시니 그걸로 됐다. 원래 유부남이 특정 아이템에 꽂혔을 때 그것을 구매할 수 있는 몇가지 팁 중 하나가 바로 커플템이다. 내꺼 하나 사는 건 눈치 보여도 와이프와 동반구매 한다면 그 리스크는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다 늙어서 꼴같지않게 크롬하츠 후드티를 핑크와 블루로 커플템 장착한 뚱보부부를 바라보면서 같은 인간이 되지 말아야겠다..라는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은 바 있으나 안경은 괜춘하다. 안경은 알록달록 하거나 핑크블루 톤이어도 생각보다 눈에 띄지 않는 아이템이기 떄문이다. 덕분에 적어도 분당 정자동 카페골목에서 핑크블루 후드티 쓴 미친수퍼돼지 ...
일본 하우스 브랜드 톨레미48(Ptolemy48) 의 E-084 모델 BKS 컬러이다. 플라스틱과 메탈의 샌드위치 패널이 인상적인 렌즈 림에 좁은 디플로마형 브릿지, 그리고 돌출형 엔드피스를 지닌 컴비네이션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플라스틱 부위는 아세테이트로, 메탈 부위는 티타늄으로 구성 되었으며 다양한 서브컬쳐와 함께 조디악한 네이밍에 걸맞는 수려한 디테일과 기능성 파츠를 선보이는 호리히치 히코 디자이너 발 하이엔드 럭셔리 모드의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이것. 디자인 베이스가 보스턴과 웰링턴 계열을 아주 핀 포인트로 넘나드는 아메리칸 밸런스 라는 점과 더불어.. 다른 소재, 다른 파츠가 상당히 요란한 형태로 접목된 컴비네이션 프레임 이라는 점이다. 솔텍스 같이 단순히 아세테이트와 티타늄 메탈 파츠가 교합된 것이 아닌, 각 파츠가 거의 미친 과학자가 각기 다른 생물을 잡아다가 이어붙여 만들어 놓은 키메라에 가까운 형태로 짜집기 되어져 있다는 것이다. 통상 프랑켄슈타인이라 이해해도 무방하겠다. 1800년대에 메리 셸리에 의해 쓰여진 고전 '프랑켄슈타인' 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뇌리 속에 짜집기된 괴물 정도로 인식이 되니까 말이다. 실제로 프랑켄슈타인은 작중 과학자의 이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그저 '프랑켄' 이라는 단어만 등장해도 괴물을 연상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며칠동안 우리는 프랑켄스타인보다 더...
남대문시장 중앙로에 위치한 그날의 안경원을 방문하였다. 시국이 하수상한 최근 경기동향과 상관없이 다국적 인종으로 북적이는 이곳 남대문 시장의 전경 또한 무언가 하수상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던 날 이었다. 경성시대의 테일러 샵 방불케 하던 감성있는 안경원 외관이 잠시 가려지고, 그 주위를 상아색 철골과 기둥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떠한 변화가 이곳 남대문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를.. 이곳 소내장수육과 막내횟집을 애정하는 본인이 직접 구경해 보기로 하였다. 물론 막내횟집에서 소주 일잔 했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이다. 남대문 시장의 전경은 사시사철 언제나 그대로이다. 길을 살짝 가로막는 상점들의 물건 쌓아두기, 중앙을 차지하는 노점상들의 뻔하디 뻔하지만 그래도 늘 정겨운 먹거리를 비롯해서 크리스찬, 불자, 무슬림, 부두교 그리고 조로아스터교 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국제적 인간들이 밤 늦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활보하는 곳. 그 인간적인 북적임이 상주하는 이 공간 저편에 새로운 문명의 건축물이 어렴풋이 시야를 밝히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마치 퍼레이드를 방불케 하는 현수막이 장대하게 펼쳐진 채 선거운동 같은 구호들로 가득차 있었다. 서울 남대문 처마로 조성, 추가예산 확보, 사업구간 확대, 디자인 아케이드 구현이란 문구에서 올드한 재래시장의 개선과 함께 획일화 된 디자인 컨셉이 다양성을 훼손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일본 하우스 브랜드 요시노리 아오야마(YOSHINORI AOYAMA) 의 YA-012 모델 COL.o4 컬러이다. 조금 두꺼운 프론트 상단은 적당한 루프(roof) 라인으로, 하단은 가는 메탈 라인으로 이루어진 메탈 + 메탈 버전의 하금테(Browline glasses)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템플 팁을 제외한 풀 프레임 티타늄으로 구성 되었으며 아세테이트 떡 주무르기가 예술의 경지에 이르른 Factory900 의 수장 요시노리 아오야마의 포스트 모더니즘적 구조의 메탈 프레임 모델이다. 일본 하우스 브랜드 팩토리 900의 수장이자 후쿠이현 사바에시에서 아세테이트 떡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아이템들을 생산하는 아오야마 팩토리를 운영하는 요시노리 아오야마의 메탈릭 버전에 대한 해석을 잘 엿볼 수 있는 그런 프레임이다. 또한 과거의..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15년전 즈음 안경 디자인에 대한 무한확장성을 느끼게 해 주었던 THEO 라는 브랜드의 특정 시리즈, 빈티지 레이블에 대한 노스텔지어를 평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디자인에 다름 아닌 프레임이다. 그리하여 지난번 포스팅 올려 보았던 YA-001 모델과 함께 입양시킨 모델이다. 개인적으론 취향저격의 디자인 이기도 하다. Bausch & Lomb 하금테의 루프라인 디테일을 차용한 흔적이 역력한 편이니까 말이다. 본 블로그에서 아세테이트 떡집을 운운했던 것 또한 딱 15년전 즈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