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의 보물 선운산(등산코스:마이재-선운산-천상봉-천마봉-도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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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19.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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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의 명산 선운산(도솔산) 등산

일자: 2018년 1월 14일 일요일

북 고창 선운산은 높이가 336m로 높지 않으나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릴 만큼 계곡미가 빼어나고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룬다. 본래는 도솔산(兜率山)이었으나 백제 때 창건한 선운사(禪雲寺)가 유명해지면서 선운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주위에는 구황봉, 경수산, 견치산, 청룡산 등의 산들이 솟아 있어 다른 봉우리와 연계 산행을 해도 좋다.

선운산 진행했던 등산코스 및 거리와 소요시간

선운산 등산지도(도솔봉⟶선운산, 개이빨산⟶견치산, 클릭하면 확대됨)

코스: 공원주차장 ⇒ 마이재 ⇒ 선운산 ⇒ 참당암 ⇒ 소리재 ⇒ 천상봉 ⇒ 용문굴 ⇒ 낙조대 ⇒ 천마봉 ⇒ 도솔암 ⇒ 선운사 ⇒ 공원주차장

빙판길을 걸으면서 선운산 산행 시작

선운산도립공원 시설지구

고창 선운(도솔)산 산행을 위해 공원주차장에서 집단시설지구 앞을 지나는데 공원 안내판 윗부분에 풍천장어길이라고 적혔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약 2km 떨어진 삼인교차로(삼거리) 주진천 주위에 풍천장어집이 즐비하게 몰려있어, 많은 사람들이 고창 지역의 장어를 풍천장어로 잘못 알고 있는데, 풍천장어의 본래 의미는 따로 있다. 풍천은 지명이 아니며 풍천장어 또한 선운사 아래 주진천의 장어를 의미하지 않는다. 한자로 바람 풍(風)에 내 천(川) 자를 사용하는 풍천은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강하구를 뜻하고, 풍천장어의 이름은 서해안에 인접한 하천에서 조수간만의 차이로 발생한 바람을 타고 장어가 바다에서 하천으로 몰려온다고 하여 붙여졌다.

가끔 찾아서인지 낯설지 않은 선운사 일주문

선운사 일주문

선운사

과거 늦 여름 꽃무릇이 활짝 피었을 때도 또 가을 단풍이 선운(도솔)천 계곡을 오색으로 수놓고 있을 때 통과했던 선운사 일주문은 낯설지가 않았다. 선운사 앞에서 경내로 들어가지 않고 우측으로 접어들어 선운사 담장을 보면서 마이재로 향한다. 사흘전에 선운산이 있는 전북지역에 폭설이 내렸다고 했는데,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 눈이 녹지 않아서 온통 대지는 하얀 세상이다.

마이재 가기 전에 만난 조용한 암자 석상암

석상암

백제 때 창건되었다는 선운사의 산내암자 석상암 앞에서 바로 마이재로 가지 않고 암자로 잠시 발길을 돌렸다. 마당 입구에서 암자와 요사를 바라보는데 산속이라 한적해서인지, 고요하게 적막이 흐르고 정겨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석상암은 창건 역사는 오래되지만 전각 2채가 전부였다. 석상암을 뒤로하자 차가 다닐 수 없는 등산 탐방로로 길이 연결됐고, 먼저 지나간 산우의 발자국 따라 수리봉으로 걸음을 옮겼다.

선운산 마의재

마의재

선운산 마이재 고갯마루에 도착했다. 이곳의 이정표에 경수산 2.2km, 선운산(수리봉) 0.7km이다. 경수산은 해발이 445m로 선운산보다 100m 이상 높은 산이다. 선운산은 해발이 높지 않으나 도립공원과 산림청 100대 명산에 지정된 것을 보면, 아름다움과 문화재 등 그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선운산(도솔산) 수리봉

선운산(수리봉)

선운산(336m)

선운산의 주봉인 수리봉으로 왔다. 호남의 내금강, 그랜드캐니언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선운산은 일명 도솔산이라고도 불린다. 선운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을 한다는 뜻이고,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이란 뜻으로 선운이나 도솔이나 모두 불도를 닦거나 불심이 깃든 산을 의미한다.

선운산 수리봉에서 바라본 곰소만과 견치산

곰소만

선운산 수리봉에 서면 곰소만과 변산반도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오늘은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멀리까지 보이지 않았다. 희미하게 보이는 곰소항과 변산 쪽을 바라보며 왜 날씨가 이렇게 나빠졌는지, 미세먼지를 몰랐던 어린 시절의 파란 하늘을 떠올리며 참당암으로 걸음을 이어갔다.

견치산 갈림길

견치산 갈림길

고창의 명산 선운산 수리봉 정상에서 200m 정도 가다 보면 견치산과 참당암 갈림길이 나온다. 견치산은 입 벌린 개 이빨을 닮아서 개이빨산이라고도 불리는데, 견치산을 거쳐 소리재로 가도 되지만 눈길이라 보다 편안한 짧은 길인 참당암을 거쳐 소래재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선운사

도솔제(저수지)

오늘은 겨울치곤 날씨가 포근한 편이라 바람도 불지 않고 산행하기 좋은 날씨다. 그래서인지 등산 탐방로에 쌓인 눈들이 서서히 녹아내렸고 어떤 곳은 길이 질퍽하게 적셔있었다. 견치산 갈림길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데크로 만들어 놓은 전망대가 나왔다. 이곳 전망대에서 선운사, 소요산, 도솔제 그리고 지나온 선운산과 그 뒤로 경수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포갠바위와 전망바위

포갠바위

전망바위

견치산

전망대에서 내려오다가 사각진 바위 위에 바위 하나가 포개져 있는 포갠바위를 만났다. 그리고 포갠바위를 지나서 얼마 가지 않아 확 트인 조망이 눈앞에 펼쳐졌다. 전망하기 좋은 넓은 바위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미세먼지로 하늘이 흐려서 뚜렷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선운산도립공원 이곳저곳이 시야에 비쳤다.

선운산 참당암으로 가는 길

참당암

전망바위에서 선운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선운사의 산내 암자인 참당암으로 왔다. 참당암 입구에 대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숲을 이루고 있는데, 하얀 눈과 푸른 대나무는 서로 딴 세상처럼 대조적인 색깔을 보여 그 풍경이 무척 인상적으로 눈으로 다가왔다. 참담암은 현재 선운사의 말사이지만 627년에서 649년 사이에 선운사보다 앞서서 의운조사가 창건하여 하였고, 예전에는 대참사(大懺寺), 참당사(懺堂寺)로 불렸다고 한다.

수북이 쌓인 눈길을 걸으며 소리재로

하얀 눈이 수북이 쌓인 등산로를 따라 참당암에서 소리재로 가는 길에 아름다운 설경을 마음껏 감상했다. 가끔 발걸음을 옮길 때 뽀드득 나는 소리가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고, 나름 겨울 산행의 묘미를 쏠쏠하게 느끼면서 즐거운 기분으로 걸어가고 있다. 지금 이 시간 따뜻한 기온으로 눈은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지만, 사흘전에 선운산에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아직까지 하얀색이 대지를 덮고 마치 설국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참당암에서 소리재까지 거리는 1km이다.

천상봉 아래 조망하기 좋은 전망바위

천상봉

전망바위

사자바위(좌) 천마봉(중앙)

소리재에서 천상봉까지는 그 거리가 짧아 금세 도착했다. 천상봉은 정상을 알리는 표식이 다른 봉우리처럼 없고 정상 밑에 조망하기 좋은 전망바위가 등산로 옆에 있었다. 이곳 바위에 올라 투구봉, 사자바위, 천마봉 등을 바라보고 천마봉으로 가는 길에 있는 용문굴로 걸음을 옮겼다.

용문굴을 돌아 나와서 낙조대로 향하다

용문굴

낙조대와 천마봉으로 가는 길에 용문굴 갈림길을 만났고, 용문굴은 갈림길에서 100m 벗어나 있어 낙조대로 가려면 용문굴을 본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된다. 선운사 창건설화에 등장하는 용문굴은 도선암 서쪽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용문굴은 인기드라마 대장금을 촬영했던 곳으로 장금 어머니 돌무덤이 안내글과 함께 있었다.

해 질 녘의 경치가 아름답다는 낙조대

낙조대

용문굴에서 낙조대는 0.5km로 거리가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우뚝 솟은 바위로 구성된 낙조대는 정상으로 계단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낙조대란 석양에 비친 해 질 녘의 풍경을 이곳에서 바라보면 무척 아름답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언제 해넘이가 시작될 때 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다.

눈사람이 반겨주는 선운산 천마봉

천마봉

천마봉(284m)

선운산 낙조대와 천마봉은 서로 무척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낙조대에서 천마봉으로 가는 길에도 군데군데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천마봉 정상에 누가 만들었는지 눈사람이 반겼고, 정상을 알리는 표식만큼 눈사람의 인기도 등산객에게 좋았다. 일부 등산객은 어린 동심의 세계로 다시 돌아간 듯, 눈사람 옆에서 아이처럼 애교를 떨며 예쁜 표정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천마봉에서 바라본 선운산 이곳저곳

사자바위

배맨바위(좌) 병풍바위(우)

도솔암

선운산 천마봉 정상에 서니 멋진 풍경이 여러 장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선운산도립공원의 산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왔고, 발아래는 하얗게 눈 덮인 도솔암의 기와지붕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선운산은 사자봉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이라고 하던데, 바위 절벽을 이루고 있는 산세가 가히 호남의 내금강이라 할 수 있고 그랜드캐니언의 축소판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천마봉은 선운산 최고의 조망바위

소요산(상), 투구바위(중앙)

천마봉에서 이곳저곳으로 옮겨가며 멋진 경관을 감상해본다. 비록 미세먼지가 뚜렷하고 선명한 조망을 방해하지만 이 정도라도 볼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 생각하며 이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금씩 달리 보였던 도솔암을 내려다보며 계단을 내려간다. 그리고 그동안 보고 싶었던 천연기념물 장사송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돌아본 천마봉과 도솔암 위의 바위절벽

천마봉

도솔암 내원궁과 마애불

천마봉에서 첫 번째 길게 연결된 계단을 내려와서 등산로를 가다 보니 우측으로 조금 전에 서있었던 천마봉이 가파른 절벽을 하고 우뚝 서있었다. 얼핏 봐도 장관인데 한편으로 묵직하게 생긴 곰이 지구촌장에게 다가오는 형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자리를 옮기자 전망하기 좋은 바위가 나왔고 그곳에서는 마애불, 내원궁, 도솔암을 바라보는데 좀 전의 천마봉보다 거리가 가까워서 더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도솔암으로 내려가는 길

도솔암은 점점 가까워졌고 또 하나의 긴 계단을 만났다. 음지에 있는 철계단은 하얗게 쌓인 눈을 등산객이 밟으면서 단단히 다져져 무척 미끄러웠다. 평상시 같으면 ㄱ자 계단인데 눈이 쌓여 ㄱ자 90도 각이 사라졌기에 조심해서 내려온다. 가끔 아무도 밟지 않은 옆 공간에 발자국도 남기면서 도솔암으로 가고 있다.

도솔암 마애불

도솔암 마애불(보물 제1200호)

선운산 천마봉에서 도솔암 입구로 내려서면 앞에 마애불이 우뚝 서있다. 고려시대 조각한 것으로 추정하는 도솔암 마애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마애불상 중의 하나이다.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 위로 도솔암 내원궁이 자리하고 있는데, 입구 현판에 하늘 천(天)자를 써서 도솔천내원궁이라고 적었다. 내원궁은 가는 계단은 그 수가 1년을 뜻하는 365개라고 하는데 올라가면서 세워보진 않았다.

기암절벽 아래 자리 잡은 도솔암

365계단

내원궁에서 본 천마봉

도솔암

도솔암 찻집

바위 위에 위치한 내원궁에서 천마봉이 잘 보일 거라 생각했는데 나무가 조망을 방해한다. 하지만 우람한 천마봉 바위 절벽은 멋진 풍경으로 눈에 다가왔고 협소한 내원궁에서 도솔암으로 내려갔다. 불자는 아니지만 등산을 즐기는 사람으로 우리나라는 산에는 절이 있다. 목마를 때 물도 마실 수 있고 잠시 휴식하기 좋기에 등산객에게 절은 안식처나 진배없다. 그래서 절을 만나면 고향을 찾은 기분이 들고 내 집같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제 정겹게 느껴지는 찻집을 보며 도솔암을 뒤로하고 장사송을 만나러 간다.

장사송과 진흥굴

장사송(천연기념물 제354호)

선운정

진흥굴

도솔암에서 선운사와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로 평탄해서 걷기 편하다. 선운천 계곡 옆으로 난 길따라 조금 내려오면 도로 왼쪽에 천연기념물 소나무인 장사송이 고운 자태로 서있다. 장사송은 반송으로 일반 소나무보다 줄기가 많은 품종이다. 소나무가 맞은편에 정자 쉼터인 선운정이 있고, 장사송 옆에는 진흥굴이 있는데, 신라 진흥왕이 말년에 왕위를 버리고 이 굴에 머물렀다 하여 진흥굴이라 불린다고 한다.

길가에 서있는 정겨운 눈사람 가족

선운(도솔)천

선운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선운산도립공원 주차장으로 가고 있는데 길가에 서있는 눈사람이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다리 밑의 선운천은 물이 얼어있지만, 개울 가로는 날씨가 따뜻해서 얼음이 많이 녹아 있었다.

천년고찰 선운사

선운사

도솔암의 큰절인 선운사에서 잠시 경내를 산책하며 잠시 휴식을 했다. 그동안 몇 번 왔었기에 마치 편안한 친구 집을 방문한 것처럼 느껴져서 낯설지 않았고, 평탄한 절터는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전각을 구경하기에도 좋았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산은 해가 빨리지는 법, 선운사도 음지로 변해서 어둠이 다가오고 있었다.

천연기념물 송악과 관광안내소를 지나 산행 마무리

선운사 일주문

송악(천연기념물 제367호)

관광안내소

선운사에서 오전에 들어갔던 일주문을 돌아 나와 주차장 옆에 있는 시설지구에 도착했다. 잠시 관광안내소 앞 선운천 언덕의 바위를 타고 오르며 자라는 천연기념물 송악을 보고 선운산 산행을 마감했다. 선운산에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천연기념물이 3곳에 있다. 지정 순서로 보면 선운사 대웅보전 뒤편 산에 퍼져있는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184호), 도솔암 장사송(천연기념물 제354호) 그리고 이곳의 삼인리 송악(천연기념물 제367호)이다. 선운사 동백은 남쪽보다 꽃을 늦게 피우기에 3월 말에서 4월 초에 찾으며 아름다운 동백꽃을 구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