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피스토이아 몬테카티니테르메에서 출발해 피렌체 외곽에 있는 더몰 아웃렛으로 간다. 마음 같아서는 가족들만 보내고 고즈넉한 피렌체 골목을 걷고 싶었다.
어느새 버스는 피렌체 아래를 지나 평화로운 풍경을 따라 달린다. 좁은 시골길을 빠져나오자 안쪽으로 더몰 아웃렛이 넓게 펼쳐져 있다. 더몰은 토스카나 특유의 푸른 전원에 자리한 대규모 아웃렛이다.
제일 먼저 보스, 그리고 이어 몽클레어가 맞아준다. 이어 몽블랑이다. 낯익은 브랜드다.
버스는 아래로 내려가 구찌 건너편에서 내려준다. 내려준 이곳에서 1시까지 오면 된다. 3시간 자유 시간이다. 구찌 입구에 선다. 조금 있으니 피렌체에서 출발한 첫 피렌체 더몰 셔틀버스가 들어온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리 줄 뒤로 선다. 줄은 어느새 길게 늘어섰다.
오픈과 동시에 들어간다. 말로만 들었던 오픈런을 처음으로 해본다. 딱히 살 건 없고 집사람을 따라다니며 구경이나 해야겠다. 입구에 서 있는 멋쟁이 마네킹이 들고 있는 멋진 브리프 케이스가 발길을 잡는다. 안쪽에 호랑이 무늬 코트가 멋지다.
선반 위 놓인 백 팩, 아래에 걸린 재킷이 콜라보다. 진열장 안에 놓인 붉은 손지갑이 동양스럽다.
집사람이 고른 머플러를 골라 계산하고 리펀드 서류를 받으러 올라간다. 아무도 없다. 택스 리펀드 서류를 받아 나선다. 택스 펀드 라운지로 가서 받은 서류를 제시하면 리펀드해준다고 한다.
구찌를 나와 프라다로 간다. 거리는 한산하다. 몽블랑을 지나 프라다로 들어간다. 아들이 선글라스를 살펴보지만 봐둔 게 없다고 한다. 아들이 봐둔 제품은 신제품 같다.
프라다 다양한 제품을 구경한다. 프라다스러운 가방과 모자, 귀여운 목걸이, 화려한 모자, 친환경 백, 그리고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은근히 화려한 운동화가 발길을 잡았다.
더몰 대부분 매장에서는 상품은 찍어도 되지만 사람은 찍으면 안 된다고 한다.
한쪽에 지금 들고 다니는 여행 가방 매장이 있어 구경하고 나온다.
클로에 매장에 들렸다. 천 가방이 예쁘다. 그 옆에는 천 가방과 잘 어울리는 털실 로퍼가 신기하다.
한쪽에 여행을 떠나는 자동차가 서 있다.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그곳이 어딜까 궁금해진다. 펜디 매장 마네킹이 빤히 쳐다본다. 나를 보는 게 아니었다.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버버리 티셔츠를 사준다고 해서 살펴보니 큰 사이즈만 있다. 잘 나가는 사이즈는 다 빠진 것 같다. 가격은 착한데 아쉽다.
내려 가는 길을 따라 팔랑개비가 이어진다. 한쪽에 자라는 올리브나무에는 막 꽃이 졌다. 아래에는 피렌체 시내에서 오는 셔틀버스가 서 있다.
택스 펀드 라운지로 가는 길 아래층 매장 스카프가 마지막으로 발길을 잡는다.
2층에 택스 펀드 라운지에 들어간다. 번호는 두 번째인데 아무도 없다. 서류를 제시하는 이제 오늘 하루가 시작하네 하는 표정이다. 세액을 돌려받았다. 가족 네 명인데 집사람만 머플러 하나 샀다. 마음에 들면 사주려고 했는데 다들 고르지 않았다.
이제 돌아간다. 건너편으로 보니 식당이 있다. 한산해 보인다. 뒤로는 전형적인 토스카나 풍경이 펼쳐져 있다.
주문하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음식이 나오지 않는다. 모이는 시간에 늦을까 조마조마하다. 그사이 친해진 가브리엘에게 확인을 부탁했다. 가브리엘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음식을 들고 온다. 생각보다 양이 많다. 여기까지 사람들이 오지 않아 한산했다.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계산하면서 보니 안쪽으로 셀프 바가 있다. 이미 요리된 거를 고르면 기다리는 시간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밖으로 나왔다. 돌아보니 가브리엘과 친구가 잘 가라고 인사한다.
모이는 장소로 서둘러 돌아간다. 이탈리아 여행 가면 아웃렛에 꼭 들린다고 한다. 이곳 더몰 외에 로마 카스텔로마노 아웃렛, 피렌체 바르베리노 아웃렛, 베네치아 노벤타 아울렛, 밀라노 세라발레 아울렛이 있다. 이곳 아웃렛에는 시즌 오프 겨울 세일 기간을 잘 맞춰 오면 이탈리아 명품을 착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2023.6.22
피렌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