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신속하게 짐을 싸서 떠날 채비를 하는데 짐은 두 번 정도 날랐습니다.
오늘도 역시나 혼자 솔캠으로 목적지는 강원도 철원... 이제 삼월이라 봄이 오는 줄 알았는데 급격하게 기온이 다시 떨어져 꽃샘추위에 바람도 많이 불었지만 그래도 나갑니다.
휴게소는 그냥 지나쳐서 가는 길에 들린 "신철원 전통시장"으로 5일장이 서지 않아서 그런지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래도 하나로 마트와 식당가 등 인프라가 좀 있네요.
그리고 다행히 "우리 할매 떡볶이"에서 세트메뉴를 포장해 다시 출발합니다.
이동거리는 130km 정도에 대략 3시간 걸려서 간 오늘의 목적지는 철원 두루웰 숲속 문화촌으로 강원도는 일단 차가 좀 많이 막혀 운전이 피로해져 잘 안 가게 되었는데요.
최근 이웃분이 다녀오신 후기를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체크인하시면 사이트를 이용한다는 일종의 증표를 받아서 가시면 되고 종량제 봉투는 따로 주지 않으니 그냥 잘 분리를 해서 버리며 된다고 하네요.
캠핑장은 관리사무소 바로 근처에 있어 쉽게 보이기 때문에 찾는데 어려운 부분은 없습니다.
예약한 자리 B7번... 제일 바깥쪽 사이트로 어느 쪽이 되었든 구석자리를 선호하기에 선택을 하게 되었고, 2박으로 올까 하다가 토, 일 눈 예보가 있어 또 텐트 말리고 그러면 번거로울 거 같아 1박만 하다가 가려고요.
입실을 하면 캠핑장 관리하시는 분들이 이것저것 알려주고 가시는데 친절하시네요.
오늘 텐트는 프라도... 고로 오늘은 좌식 세팅 이고, 여기 데크가 엄청 깨끗해서 기분이 좋네요. 텐트 아끼시는 분들은 스킨에 뭐 묻거나 하는 거 싫어하실 텐데 너무 깨끗해서 묻어나는 게 거의 없어요.
프라도를 한... 3번째 피칭을 하니 전보다 좀 더 수월하게 설치를 하게 되었는데, 하면 할수록 설치가 참 간편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바닥공사는 은박 돗자리... 이게 있고 없고의 차이가 냉기 차단이 상당히 크거든요. 특히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데크 틈이 넓으니 돗자리가 꿀렁 꿀렁...
데크에서 바람이 많이 불어 팩이 밀리거나 뽑히는 경우에는 두 개를 같이 꼽으면 그나마 잘 밀리지 않습니다.
세팅까지 대략 30분 정도 걸린 거 같고 뭐... 늘 같은 단출한 구성입니다.
제 사이트 바로 앞에 산책로가 있기는 한데 날이 추우니깐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 같아 괜찮을 거 같고요.
잠깐 화장실 다녀오면서 보니 작은 사이즈의 저수지도 보이는데 물 절반이 얼어 있어요.
아침을 먹고 오기는 했지만 급 배가 고파 오후 4시쯤 이른 저녁(?)을 먹어봅니다.
아까 시장 근처에서 산 떡볶이 세트... 아직 뜨끈뜨끈해서 다 맛있었는데 언제나 먹어도 질리지 않는 메뉴로 일주일 내내 먹을 수 있을 거 같기도...?
텐트에서 바라본 전방의 풍경... 뷰가 막 탁 트이고 좋은 건 아니지만 낮에 해도 잘 들고, 소나무가 있어서 푸릇푸릇한 거 쳐다보고 있어도 좋네요.
날이 추웠는데도 해가 뜨니 창을 메쉬로 개방 해놔도 생각보다 괜찮고요.
사이트 크기는 5*7 정도.... 텐트가 작으니 남는 공간이 많은 게 보이시죠?
배도 채웠으니 또 이곳 휴양림을 둘러보려 산책을 나섭니다.
바닥에 야자 매트고 깔려있어서 상당히 잘 꾸며져 있네요.
걷다 보니 숲속의 집도 지나게 되었는데 단독 펜션 느낌으로 상당히 깔끔해 보여요.
숲속의 집을 지나 다시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우측으로..
뭔가 산 능선 꼭대기까지 왔는데 특별히 볼 건 없네요.
다시 숲속의 집을 지나 캠핑장 사이트로 복귀합니다.
사진은 평온해 보이지만 바람이 엄청 불고 이때가 영하 5도 정도라 추워 콧물이 납니다 ㅎ
데크로 된 숲속 쉼터인데 여기에서 텐트 치고 캠핑을 하면 좋을 거 같다는... 아 그리고 앞에 보이는 원형 건물이 목재문화 체험장입니다.
다시 사이트로 복귀... 히터 틀어 놓고 갔는데도 문을 메쉬로 해놓고 가서 그런지 실내 온도가 영하 -3도 정도 나오네요.
그래서 귀찮아서 설치 안 했던 플라이 연결하고 우레 탄창까지 씌웁니다. 날도 추운데 싱글 월보다는 더블월이 그래도 약간 더 따뜻할 거 같은 느낌도 있고요.
오늘은 캠핑을 하면서 또 뭘 볼까 찾아보니 넷플릭스 배우 송준기 주연의 "로기완" 이라는 게 올라와서 보려고 하는데요.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영화였고 생각보다 볼만했던 거 같아요.
야간에는 예쁜 전구와 사이트마다 가로등에 불이 들어와서 전체적으로 어둡지 않네요.
그래서 해가 져도 밖이 어둡지 않아서 답답함이 조금 덜하고요.
두 번째(?) 저녁은 느지막이 8시 정도에 아까 먹다 남은 떡볶이, 튀김, 순대를 데워 먹으려고요.
거기에 어묵도 같이요.
다 먹고 설거지하고 오는 길에 본 하늘... 별이 굉장히 많았는데 항상 물려받고 있는 폰 카메라로는 별을 담기가 쉽지 않네요.
양치하고 잘 준비를 하면서 "환연 3"을 보다가 자려고요.
다음날...
밤사이 영하 -11도 정도까지 떨어진 거 같은데 침낭 안에 전기장판을 넣고, 전기 히터를 얼굴 쪽 방향으로 좀 멀리 떨어트려 틀어놓고 잤더니 춥지 않게 잘 잤고요.
전기를 1K까지 사용 가능해 온풍기까지 같이 틀었더니 실내 온도는 대략 영상 3도 정도 나왔던 거 같아요.
다른 캠퍼 분들은 3일 연휴라 그런지 다들 2박을 하는듯했고... 저 혼자 철수 준비를 하다가 어제 하나로마트에서 샀던 빵이 생각나 아침으로 먹는데 얼어서 목메어 하나 먹고 포기...
세팅에 비해서 철수는 왜 항상 두 배 이상이 시간이 걸리는지... 날씨 예보에 12시쯤 내리기로 했던 눈이 10시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눈 빨이 날리기 시작해 초초한 마음으로 서둘러 정리를 합니다.
10시 정도 철수 완료... 언제나처럼 처음과 같은 상태 그대로 만들어 놓고 씻고 퇴실... 오늘도 잘 놀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