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어
14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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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예술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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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프리즈 2024 : Sculpture in The Regent's Park

역시 야외행사는 날씨가 매우 중요한듯, 세상 모든 것들이 아름다워보일만한 화창한 날에 프리즈 조각전. YOSHITOMO NARA, Ennui Head, 2020 조각품 설명서 곁으로 쌓인 각기 다른 단풍잎들 보는 즐거움을 더한 아름다운 가을날이었다. ZIZIPHO POSWA, Lobi, 2024 작년에는 본전시회만으로도 얼마나 지쳤던지 거의 한달간 무료로 진행되는 조각전은 가볼 엄두도 내지 못해 아쉬웠다. 프리즈 조각전은 리전트 파크라는 공간이 주는 상쾌한 이미지도 있지만 내용이 탄탄해서 꼭 가볼만 하다. KIRSTINE ROEPSTORFF, LIGHTNING ROD, 2024 NIKA NEELOVA, Crude Hints, 2024 프리즈 조각전은 날씨 좋은 날 즉흥적으로 - 공원 산책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 비내린 다음날 아침, 청명한 하늘과 주말 아침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실컷 누렸다. NATHAN COLEY, I Don't Have Another Land, 2022 MOHAMED AHMED IBRAHIM, The Ghaf Tree, 2024 올해는 퍼포먼스를 더한 조각 작품도 있고 전반적으로 ceramic 소재가 많았다. 어느 조각품 설명에 등장했던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 속 인물들이 리젠트 파크에 쏟아져 나와있는 것만 같았다. 참담한 전쟁 뉴스를 일상적으로 듣고 사는 이 기괴한 시대상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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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가을 아트페어, Frieze Masters

이브 클랭(1928-1962)과 정창섭(1927-2011) 한스 조셉손 (1920-2012) & 프랑크 아우어바흐(1931-) 이제 보니 이름이 같은, 카미유 코로와 카미유 피사로 라울 뒤피와 알프레드 시슬레 바바라 헵워스와 브리짓 라일리 브리짓 라일리와 린 채드윅 페트릭 헤론, 윌리엄 턴불, 벤 니컬슨이 한자리에. 함께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나란히 걸리고 인테리어 소품과 미술 작품의 경계를 허무는 조합을 보러 간다. 작년에 처음 프리즈에 가봤는데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 작품을 감상한다는 행위 자체가 무의미했다. 인파를 뚫고 정작 내가 원하는 보고 싶은 작품 앞에 선다 해도 한자리에 오래 서있기 민망했다. 작품들과 스피드 데이트하는 기분이랄까;; 그래도 이 맛에 아트페어에 오는 거지, 싶을 만큼 사진에 담고 싶은 풍경은 프리즈 마스터스에 다 있었다. 아무래도 마스터스 섹션은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작품들을 주로 취급하는 연륜 있는 갤러리들이 더 많이 모여있어서인지 아트페어 전시 노하우가 달랐다. ED CLARK (1926 - 2019) & AIME NICOLAS MOROT (Nancy, 1850 - 1913, Dinard) & EVA HESSE (1936 - 1970) 식당도 카페도 이쪽이 훨씬 한산했고 조용했다. 윌리엄 턴불과 루시 리, 이런 조합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 작년에는 일찍이 인파에 질려버려서 무료로 진행되는 프리즈 조각전은...

202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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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트 페어 : Treasure House Fair

신생 아트페어, Treasure House Fair가 첼시에 위치한 참전 군인 병원 겸 양로원 시설인 Royal Hospital Chelsea 부지에서 열렸다. 병원 건물 자체가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고 부속 공원도 잘 가꿔져 있어서 이런 행사 때 둘러보기 좋은 장소다. 영국은 해마다 6월이면 경마 대회, Royal Ascot이 열린다. 1711년부터 영국 왕실에서 내려온 전통으로 왕과 왕실 인사들이 참관하고, 전 세계 귀족들과 부호들이 모여 교류하는 사교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시기에 맞춰 부호들의 취향을 반영한 대규모 아트 페어를 여는 전통도 이어졌다. 하지만 급격한 수익 악화로 2022년에 마지막 마스터피스 아트 페어가 폐지되고 올해 새로운 아트페어가 생긴 셈이다. 경마 결과보다는 참석하는 여성들의 독특한 패시네이터와 화려한 의상이 주목받는 것으로 더 널리 알려져 패션 행사로 변질된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아스콧은 여전히 영국 social calendar에서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이왕 모인 부호들을 위한 아트페어가 다시 열린 듯, 회화나 조각이 중심이 되는 일반적 아트 페어와는 달리 보석과 앤티크, 빈티지 "수제" 자동차와 호화 요트 등을 미술품과 함께 전시한다. 베스트 전시관 상을 수여하는 트레저 하우스 아트 페어의 올해 첫 수상작은 일본 앤티크 공예품을 판매하는 갤러리, 1917년에 제작한 일본 티포트를 그린 손바닥만 한...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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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의 미술 : London Art Fair

우 : Marie-Louise von Motesiczky (1906 Vienna, Austria - 1996 London, England) Circus Scene, 1964, Oil on canvas, Immigrated to Britain 1939 작년 1월, 2023 런던 아트 페어에서 외국인 예술가들의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Ben Uri Gallery & Museum에서 올린 특별한 전시를 만났다. 벤 유리 갤러리는 영국 내에서 이민자들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 Joset Herman (1911 Warsaw, Poland - 2000 London, England), Refugees, c. 1941, Gouache on paper, Immigrated to Britain 1940 걸린 작품을 보면서 그동안 당연히 영국 화가라고 여겼던 수많은 작가들이 이민자들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하나같이 한 편의 영화 같은 사연을 안고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에 와서 작업을 이어간 여러 국적의 예술가들을 보면 저절로 가슴이 아린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국적을 선택한다는 건 글로벌 시대를 외치는 오늘에 와서도 심정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Elsa Frankel (nen Ena Rothschild, 1892 Bensheim, Germany - 1975 Bangsiore, India) Head of Chungsen Chou, 1928...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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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트 페어 : London Original Print Fair 2024

재작년에 처음, 작년에 못 가고 올해 다시 가본 런던 오리지널 프린트 페어. 2년 만에 갔는데도 걸린 작품에 있어 달라진 점을 크게 못 느끼겠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주말에 잠시 시간 보내기 좋다면야 그 나름대로 재밌는 행사였다. 다른 아트페어에서도 자주 보는 갤러리들이 회화 대신 프린트 작품들을 들고나왔고, 미술 자체보다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더 큰 관람객들이 많다는 점도 분위기를 가볍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 올해 원탑이었던 듯. 테이트에서도 작가들의 오리지널 프린트를 가지고 나오는데, 미술관 멤버들에게는 꽤나 큰 할인 혜택을 준다. 프린트는 에디션이 많으니 같은 작품을 소장한 사람들이 여러 명임에도 불구하고 더 개인적으로 느껴진다. 어떤 형태로든 회화나 조각은 공개적인 반면 드로잉과 프린트는 왠지 작가와 소장자 사이를 더 끈끈하게 이어주는 느낌이랄까. 서로의 주머니 사정을 서포트하는 게 핵심이랄까 ㅎㅎ 판화가로만 작품 활동을 하는 이들도 많지만 이미 회화나 조각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판화 작품을 내는 경우도 흔하다. 피카소와 마티스는 프린트 아트페어 단골 작가라서 억 소리 나는 회화 구입은 평생 엄두도 못 내겠지만 프린트 한 점 정도는 소장할 수 있는 욕심을 부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회화보다 프린트 작품은 가정집 보관과 관리에 용이하다. 직접 볼 때보다 사진으로 보면 더 잘 알 것 같은, 그래서 더 좋아지는 프린트 작품...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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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트페어 : London Art Fair 2024

여행 전 바빠서 급히 다녀오려고 했는데 입장 후 다섯 시간이 순삭! 17 - 21 January 2024 @Business Design Centre London 여행 대신 이번 주 내내 여기로 매일 출근하고 싶을 만큼 알찼다. 특히 올해의 파트너인 찰스턴 미술관을 런던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주 런던 아트페어를 방문할만하다. 바네사 벨과 덩컨 그랜트가 동거하던 시골집은 지역 미술관으로 지켜져 찰스턴 뮤지엄으로 남아있다. 아트 페어 안의 작은 전시, 찰스턴 뮤지엄의 기획전에는 모델로 앉는 걸 그렇게 싫어하던 버지니아 울프의 사적인 초상화부터 가구 등 바네사와 그랜트가 디자인해 실제 사용했던 소품을 전시했다. 일상생활에서 예술을 찾고 행했던 20세기 모더니스트, 블룸즈버리 그룹의 독특한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옵트 아트로 브리젯 라일리와 함께 걸린 빅토르 바사렐리, 팝 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 공간개념가 루초 폰타나도 등장했다. 미술작품가도 인플레이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처럼 보였지만, 런던의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프리뷰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인파가 대단했는데, 역시 아트페어는 북적북적한 맛. 런던 아트페어 : London Art Fair 2023 19세기까지도 주산업이었던 농축산업 박람회가 열렸던 곳에서 21세기에는 아트 페어가 열린다. London Ar... blog.naver.com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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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런던 : Frieze London

그동안 런던의 여러 아트페어를 다녀봤지만 프리즈야말로 월등히 많은 인파로 북적여서 그림 반 사람 반이란 말이 농담이 아니란 걸 금방 알 수 있다. 원래 아트 잡지에서 시작한 프리즈의 뛰어난 마케팅이 관객들을 불러들이는 큰 힘인 것으로 보인다. 프리즈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아트 페어에 대한 정보 외에도 이 행사를 위해 런던을 방문한 이들에게 동서남북 꼼꼼히 런던의 갤러리와 관련 기관 및 스타일리시한 식당과 카페까지 소개한다. 이런 콘텐츠들은 전시장 밖에서도 유효한 정보라 아트페어를 도시 축제나 여행 테마로 발전시켰다고도 할 수 있다. 내가 올리는 사진에 사람이 없다고 인파가 덜 몰린 날은 아니고 정말 정말 관람객들이 많아서 솔직히 입장한 동시에 퇴장하고 싶었다;; 다행히 취향이 대중적이지는 못한 건지 내 눈길을 끄는 작품 앞은 한산한 편이었다. 이번 페어에는 회화보다는 설치작품에 눈길이 많이 가서 몰두해서 보고 싶은 작품들이 많았다. 기억해둔 몇 개의 이름들이 아트 페어 밖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하길 기대해 본다. 런던에서 열리는 프리즈는 '프리즈 런던'과 '프리즈 마스터스'로 나뉜다. 프리즈 런던은 2000년대 현대 미술작품과 생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프리즈 마스터스는 2000년 이전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작품을 전시한다. 저 달 그림을 보려고 두 남자가 지나가길 한참 기다렸는데 이들 또한 심오하게 작품 감상 중. 언뜻 보면...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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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페어의 여성 예술가들 : Frieze Masters

런던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에서는 종종 갤러리들이 참여한 가운데 주제를 가지고 큐레이팅한 전시회를 볼 수 있는데, 올해 프리즈 마스터스의 주요 테마는 '근대 여성 예술가들'. 어디 있다가 이제야 우르르 쏟아져 나왔을까 싶을 만큼 새로운 이름이 많이 보여서 반가웠다. 반면 생전에 누렸다면 좋았을 예술적 인지도와 대중적 인기를 생각하니 안타깝기도 했다. 한국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정강자를 데려왔고, 세계 각국의 갤러리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여성 예술가들을 대거 소개했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니 창작자들의 절반도 여성일 수 있다는 사실이 당연한데도 낯선 변화다. 여성 예술가의 전시가 즐비한 런던에서도 여전히 생소한 이름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 시야를 전 세계로 돌리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의 이름이 재발견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을까. 여류 화가 리스트에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본 이름 여섯을 또 더한다. N°28-1965 BLUE VALLEY, 1965, Tempera and metal leaf on canvas, by Anna-Eva Bergman by Anna-Eva Bergman Anna-Eva Bergman 안나-에바 베르그만, 1909-1987 by Maria Lai by Maria Lai Maria Lai 마리아 라이, 1919-2013 by Tarsila do Amaral by Tarsila do Amaral Tarsila do...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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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트페어 : London Art Fair 2023

19세기까지도 주산업이었던 농축산업 박람회가 열렸던 곳에서 21세기에는 아트 페어가 열린다. London Art Fair 2023 문화재 지정 보호 건물로 당시 영국의 발전상이 담긴 야외처럼 환하고 드넓은 공간은 오랜 시간 머물기 더없이 쾌적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느낄 수 있으니 저절로 시간도 자주 체크하게 되고 휴식도 충분히 해서 무리 없이 관람한 첫 아트 페어였다. 버지니아 울프 언니, 바네사 벨의 그림 아트 페어 전시도 분위기도 no-frill, 허세로 보일 수 있는 장식은 다 생략되고 그에 꼭 맞춘 것처럼 관람객들도 샴페인보다는 크래프트 맥주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젊고 힙한 분위기였다. 정장에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은 갤러리스트들과 젊은 관람객들이 군데군데 모여 진지하게 작품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더 좋았다. 시커트의 풍경화 대신 작품은 여느 아트 페어 못지않게 고급스러웠고 메이저 갤러리 참여율도 높아서 매우 알찬 아트 페어였다. 벤 니컬슨과 데미안 허스트 의외로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다 둘러볼 수는 없어 포기한 부분도 많고 컨디션이 좋지 못해 눈에 다 안 들어왔던 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런던에서 가본 아트 페어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분위기였고 "런던 아트"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만나는 것 같았다. Oval Motif, 1958, Adrian Heath(1920-1992) Graham ...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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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아트 페어 : Limited Edition Art Fair

오랜만에 영하로 내려간 추위에 잔뜩 움츠러들었지만 부지런히 봄이 오고 있는 듯, 여기저기서 아트페어 소식이 들린다. 시원한 풀장 뷰로 여름이 좋은 브뤼셀 미술관, 빌라 암팡에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해마다 한정판 프린트 아트페어를 개최했다. Limited Edition Art Fair - Boghossian Foundation www.villaempain.com 보고시안 재단이 운영하는 빌라 암팡은 아티스트 레지던시도 진행하는데 소속된 작가들 출신 배경이 다양해서인지 매우 신선했다. 이제 확실히 몸값이 오른 작품들이 3년 전 아트페어 사진 속에 담겨있으니, 팬데믹만 아니었다면 더 성공했을 아트페어. 안팎으로 특별히 공간이 예쁜 빌라 암팡, 대형 박람회장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보다 덜 어수선하고 상업적 분위기도 덜하다. 1930년대로 타임슬립: Villa Empain 풀뷰가 청량했던 6월의 여름날, @Villa Empain 1934년, 벨기에 사업가 루이스 암팡(Louis Empain, 1908... blog.naver.com 재생산이 가능한 다양한 프린트 기법을 바탕으로 한 한정판 작품을 판매했는데 그 재료가 종이뿐만 아니라 코튼 백, 비누 등으로 다양하고 특이해서 더 즐거운 그림 쇼핑이었다. 아트페어라고 하면 기본 수백 수천만 원이 거래될 것 같지만, 유럽에서는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하듯 가벼운 주머니가 전혀 무안할리 없다. 아...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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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프리즈 2022 : Sculpture in The Regent's Park

올해는 진작부터 패딩을 꺼내 입을 만큼 기온이 뚝 떨어져 작년보다 훨씬 더 가을 가을 했던 10월의 리전트 파크. 그래서인지 피크닉 하는 사람들도 현저히 적고 서둘러 가서인지 작년보다 인파도 덜했던 올해의 프리즈 야외 조각 전시회. 자꾸 작년과 비교하게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 이유가 올해 전시평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올해는 작품보다 그 사이를 뛰어다니는 아이들 모습이 예술이었다 :-) 친구들 만나 잠시 서서 얘기하는 동안 거짓말처럼 햇볕이 반짝! 여러 날에 걸쳐 다른 날씨 속에서 여러 번 만나봐도 좋을 야외조각 전시. 런던 프리즈 2021 : Sculpture in The Regent's Park 런던의 가을을 열었던 프리즈 아트 페어 @Regent's Park 지난주에 열렸던 프리즈 런던과 연계한 이... blog.naver.com 프리즈 야외 조각 공원 관람은 무료, - 11월 13일까지 프리즈 런던 & 프리즈 마스터스 아트페어는 유료, 10월 12일-16일 Your Guide to Frieze Sculpture 2022 in The Regent's Park Learn more about the works featured in this year's public art display, with curator Clare Lilley's audio guide and descriptions from the galleri...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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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쇼핑 & 묘지 산책 : Saatchi Gallery

커피 한잔 들고 묘지 산책, 비를 뿌렸다가 햇볕이 내리쬐다가, 춥다가 덥다가 - 지난여름, 8월의 어느 주말. 집에서 긴 산책으로 브롬프톤 묘지공원을 지나면 첼시가 나온다. 런던은 지역구별로 아트 축제가 열리는데, 테마 있는 공공미술 작품들과 동네 상점에서 열리는 소규모 전시회들로 켄싱턴+첼시 아트 위크는 알찼다. 베이글 맛집 한쪽이 갤러리가 되는, 베이글 사면서 그림도 살 수 있는 일상이 가능한 곳. 넋을 잃게 만드는 고서점. 디스플레이 자체가 미술작품인 벽지 가게. 런던은 동네마다 서로 다른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 바로 옆 동네로만 가도 낯선 곳을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첼시는 참 세련된 동네, 그 중심에 사치 갤러리. RIGHT HERE RIGHT NOW 19 AUG - 9 SEP, 2021 벨기에 아트 페어에서 만나 한 점 소장한 후부터 계속 눈여겨보고 있던 Jealous Studio & Gallery 전시를 찾았다. 갤러리는 작품을 사고파는 상업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라 가격 문의도 자연스럽고 적극적 판매를 위해 가격 리스트가 따로 있는 경우도 많다. 이 작품을 소장하면 딱 어울릴 친구가 떠올라서 잠시 고민했더랬다. 프레임 포함 250 파운드 사진에는 인파를 숨겼지만 의외로 진지한 관람객들이 많아서 북적이는 시장통에 서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림 시장 :-) 지금. 여기. 재밌는 시도도 많았고 다양한 작가들의 독창적 작품들을...

202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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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트 페어 : Masterpiece London 2022

문자 그대로만 보자면 병원에서 열리거나 이전에 병원이었던 건물을 활용해 열리는 아트 페어일 거라 예상했는데, 도착해 보니 드넓은 녹지에 웅장한 건물들이 이어져있어서 놀라웠던 데다 골프 카트를 타고 입장하는 시스템이었다. @The Royal Hospital Chelsea 지금도 이곳은 영국 퇴역군인들의 양로원이며 부러 산책하고 싶을 만큼 주변이 아름다웠다. 일요일 늦은 산책 겸 가벼운 맘으로 나선 길이었는데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조급해졌다. "페어"에만 중점을 두고 방문했지 전시가 따로 있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기에... 2016년에 시작된 연례행사인 <마스터피스 런던>은 입구에 그 해를 관통하는 아이디어를 지닌 작품을 이렇게 전시한다. 올해는 파키스탄 출신 미국 여류 작가, Anila Quayyum Agha(1965, represented by Sundaram Tagore Gallery) 언뜻 보면 화려해 보이지만 소소한 인생들을 따뜻하게 말하는... 앞에 서자마자 살짝 감동했다. 호크니 + 호크니, 당연한 말이지만 런던 아트 페어에는 영국 화가들의 작품이 정말 많아서 미술관에서 볼 수 없는 개인 소장품들을 보는 재미가 크다. Ben Nicholson(1894-1982) 영국의 근대 여성 조각가 바바라 헵워스의 두 번째 남편이자 화이트 릴리프 시리즈로 유명한 벤 니컬슨이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아들을 위해 만든 매우 사적인 작품으...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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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Summer Exhibition을 맞이하는 자세

벌써 먼 옛날이야기처럼 아득하지만 겨우 작년, 록다운과 코로나 제재로 여름이 아닌 가을 문턱에 개막해 겨울을 알록달록 밝혀주었던 RA Summer Exhibition이 올해는 진짜 여름에 돌아왔다. 어느새 6개월 전, 멤버들 전용 예약창이 열린 날 저녁 바로 멤버 프리뷰 예약을 시도했지만, 원하는 시간대는 이미 솔드아웃이라 깜짝 놀랐다. 심지어 일반 관람도 주말 예약은 쉽지 않다. 빨리 가서 빨리 보고 빨리 선택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작품 판매 형식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이 전시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열정이 대단해 보인다. 어떤 사람은 여름휴가 일정을 Summer Exhibition에 맞춘다고 해서 내 귀를 의심했는데, 또 다른 어떤 이는 멤버 프리뷰가 시작되는 이번 주 내내 RA에 출근 도장을 찍으며 본다고 했다. 나도 이번 주 토요일 프리뷰 표를 겨우 구하긴 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일단 오전에 일찍 가 생떼라도 써서 입장해 볼까 싶은 (욕망 섞인) 열정이 절로 생기는 발언들이었다. Summer Exhibition 2021 : Royal Academy of Arts 영국 기상관측 사상 가장 낮은 일조량을 피부로 느끼며 보내는 이 겨울. You O.K? Only Art can set y... blog.naver.com 록다운 중에도 멈추지 않았던 BLM 불길 덕분에 Summer Exhibition 참여 작가도 주제도 단번에 고개...

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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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트 페어 : London Original Print Fair 2022

지난 목요일부터 이번 주 일요일까지, 런던 오리지널 프린트 페어. 오픈 첫날 오후에 갔는데도 이미 팔린 작품들이 많아서 당황스러웠는데, 여긴 런던이니까. 시간이 없어서 어느 정도 포기한 마음으로 절반만 대충 훑어봤는데, 역시 런던 ㅎㅎ 마티스, 피카소, 칼더 작품은 흔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양이 많아 놀라웠고, 헨리 무어와 바바라 헵워스 - 조각가들의 스케치 작품도 많아서 무척 흥미로웠다. 브리젯 라일리 작품이야말로 프린트로 소장하기 좋은 듯. 브리젯 라일리 : David Zwirner Gallery Bridget Riley : Past into Present 03 June - 02 October, 2021 좋은 전시는 막을 내리기 전에 소개... blog.naver.com 영국 화가들 중에서 가장 모작하기 편하고 또 그만큼 카피작이 많기로 유명한 라우리의 페인팅도 작가 사인본 프린트 작품이 서너 점 보였다. 내 맘속에 원픽! Nicolas Party : 마그리트 미술관 마그리트의 고향이 벨기에가 아니었다면 평생 그를 잘 모른 채 지나쳐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눈속임... blog.naver.com 파울라 레고의 프린트로 한 방을 가득 꾸며둔 갤러리도 있었다. 불편한 아름다움, Paula Rego : Tate Britain 중년 끄트머리에 안착한 작가의 자화상. 남장 여인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했던 19세기 프랑스 여류 소설가 ....

202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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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Gallery Weekend 2021

6월 첫째 주 런던 갤러리 위켄드 풍경, 공식 웹사이트가 너무 잘 만들어져서 런던 센트럴, 이스트, 사우스, 지역에 따라 나눠진 블록대로 다니면 수월한데 전시를 대충 파악해서 센트럴에 도착한 나는 계획이 무의미하게도 발길 가는 대로 걷기 시작했다;; https://londongalleryweekend.art/ 날씨가 워낙 좋았던 탓도 있지만 그 때문에 큰길 인파를 피하려다가 쇼핑 아케이드로 빨려 들어가듯 바삐 걸었는데, 19세기 초에 지어진 럭셔리한 벌링턴 아케이드 초입에 사치 갤러리의 그 찰스 사치의 딸, 피비 사치와 피비의 남편 아서 예이츠가 작년에 오픈한 "사치 예이츠 갤러리" 팝업이 열리고 있었다. 캐시미어, 보석, 가죽, 향수 등 과연 호사품 속에 잘 어울리는 그림 파는 가게, 아마도 그런 편견 때문에 평소에 갤러리 갈 일이 드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술관보다 프라이빗 한 공간에서 오늘을 대변하는 신진 작가들을 만날 수 있고, 최신 경향을 따라갈 수 있는 기회로는 갤러리 위켄드가 유용하다. 현대 미술 시장의 큰손인 아버지Charles Saatchi의 지원을 당당히 밝히며 오픈한 사치 예이츠 갤러리는 이미 신생 갤러리라기엔 그 규모가 대단했다. 작년 10월에 문을 연 새 갤러리의 세 번째 전시는,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독일에서 공부한 Tesfaye Urgessa의 전시가 한창이었다. 작가는 어느 언어를 쓰더라도 숨길 수 없는 ...

20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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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Exhibition 2021

영국 기상관측 사상 가장 낮은 일조량을 피부로 느끼며 보내는 이 겨울. You O.K? Only Art can set you free 어느 때보다 차분하게 미술관 여행하기 좋은 시즌. 새해에 찾을 런던 전시회들을 스케줄러에 구겨 넣는 중, 리스트 1번은 무조건 Summer Exhibition 2022 250년 전통의 영국 미술계 축제이자 아트 마켓인 영국 왕립 미술원RA의 Summer Exhibition은 해마다 프로와 아마추어 가리지 않고 누구나 응모할 수 있는 미술대전으로 전시에서 판매까지 바로 이루어진다. 게인즈버러와 레이놀즈, 컨스터블과 터너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화가들도 참여했던 전시로 왕족과 귀족, 아트 딜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는 동시대적 이벤트였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천장부터 바닥까지 빽빽이 들어차있는 작품들, 이름 그대로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에 열리던 Summer Exhibition은 두 차례 세계 전쟁 때도 그대로 진행되었는데 재작년 코로나 발발로 전시가 취소되고 특별 카탈로그만 발매되었으며 작년에도 록다운 등으로 일정이 미뤄져서 9월에서야 열렸다. 따로 작품 이름표가 붙어있지 않고 카탈로그를 구입하거나 온라인 검색으로 상세 설명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구입 불가한 작품도 있고 팔린 작품은 아티스트에게 문의해서 후속 작업 작품을 대신 받을 수도 있다. 프린트는 판매된 ...

20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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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프리즈 2021 : Sculpture in The Regent's Park

런던의 가을을 열었던 프리즈 아트 페어 @Regent's Park 지난주에 열렸던 프리즈 런던과 연계한 이벤트로 리젠츠 파크의 영국 정원에서 야외 조각 전시가 열리고 있다. ~ 10월 31일까지 로즈 와일리의 파인애플 조각과 회화의 분위기가 묘하게 일치해서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본, Ibrahim El-Salahi(1930, Sudan -) 가장 눈길을 끌었던, 사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일요일 오후에다 프리즈 메인 쇼가 끝나는 날로 인파가 엄청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풍 나온 가족들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조각들, 통통 튀는 색감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지만 작가 개인의 사산 경험에서 우러나온 작품. 게다가 아이들은 얼마나 많았던지, 덩달아 아이의 눈길을 따라 작품을 보기도 했다. 지극히 동화적 캐릭터 앞에 선 이 아이는 엄마 몰래 저 조각에 혀를 대어보려고 하다가 몇 번을 실패했지만 엄마 눈을 피해 이쪽으로 다시 뛰어와서 조심스럽게 조각에 다가가서 혀를 내밀었다 ㅎㅎㅎ 아마도 오돌토돌한 표면의 맛이 궁금해서??? 알 수 없는 그녀의 세계 ㅋ 아이들은 조각들을 특이한 장난감이나 재밌는 놀이 기구로 여기는 듯 :-) 테이블이 너무 유명해져서 요즘은 가구 디자이너로 알려져버린 노구치의 조각,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앉고 눕는 시연을 보이면 어른들이 따라 하게 되는 희한한 풍경이었다. 조각 타이틀마저도 Play Sculp...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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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아트페어 : BRAFA in the GALLERIES

L'animal mystérieux - Le cheval de Bellerofonte, c.1970, Giorgio de Chrico(1888-1978) 브뤼셀 아르누보 빌딩 산책을 마치고 어쩌다 들렀던 애정 하는 갤러리에서는 뜻밖에 BRAFA 전시가 한창이었다. 거짓말처럼 내 생일에 시작된 프리뷰를 언젠가 친구와 꼭 함께 오고 싶다고 생각만 하던 갤러리에서 우연히 볼 수 있는 확률은? 집에 가져올 수 없어도 생일선물처럼 남을 작품들, 개인 소장이라 그 어디에서도 두 번 볼 수 없는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갤러리의 매력이다. 시즌마다 도시별로 다양한 아트 페어가 열리지만 1956년부터 시작된 BRAFA(BRussels Art FAir)야말로 벨기에 새해를 여는 대표 아트 페어다. 올해는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웹사이트를 대대적으로 정비해 온라인에서도 편하고 오프라인 갤러리에서도 안전한 페어로 전환했다. BRAFA in the GALLERIES 27-31 January, 2021 www.brafa.art 랜선 갤러리 투어와 아티스트와 작품 관련 아트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지난 카탈로그까지도 온라인화해서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보는 것보다 더 깊이 있게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Untitled R19, 1966, Hans Hartung(1904-89) 너무나 편리해진 온라인 갤러리 투어에 빠져서 오후를 보내다가 온...

202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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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아트페어 : Eurantica Brussels 2018

제일 오래 머물렀던,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참 많다. @Eurantica Brussels 2018 한때는 당장이라도 트렁크 두 개에 짐을 싸서 떠날 수 있을 만큼만 소유하며 살자 했는데, 어느새 또 고르고 또 모으고 단단히 나만의 세상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단순히 소유하지 않음에서 정신적 가벼움을 느낀 적도 있지만 내 본성에 어긋나고 취향을 무시해야 하는 억지스러움이 당황스러웠다. https://blog.naver.com/luvhill/220138174641 누구나 자신만의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니 그 안에서 평화로우려면 자신과 싸우지 말아야 하고 스스로를 속이지 말아야 한다는 걸 시골살이를 통해 아프게 깨달았으니 이 자리가 소중하다. 지난해 11월 나뮈르에서 보았던 딜러들도 많았지만 기대와 달리 브뤼셀의 규모가 더 작았고 언어권이 달라지면서 문화와 함께 그 속의 취향들도 달라져 분위기는 새로웠다. 벨기에 아트페어 : Antica Namur 2017 굳이 취향이 같지 않아도 나의 복잡한 취향을 함께 할 줄 아는 친구들의 서프라이즈 선물 :) http://www.an... blog.naver.com 무언가를 사는 건 나의 일부를 얻는 일, 소비에 즐거움을 얻는 동시에 소유에 책임감을 느낀다. 유럽이 동쪽 세계에 가졌던 뒤틀린 시각이 표현된 오래된 물건들과 아무리 값비싼 보석으로 장식해도 식민지 역사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들에는...

201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