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시간이다.These are the end-times. 살아남는다는 희망도 없었다.There was no hope of survival. 이것은 당신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This is how you died.정해진 결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여간 지루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결국 죽음으로 이어진다면 살아가는 것은 그저 비참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최후의 시간 속, 당신은 겸허히 죽음을 받아들일 것인가, 치열하게 살아남을 것인가. 프로젝트 좀보이드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2013년 개발 과정 중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얼리 엑세스 게임으로 등장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한 버전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어딘가 얼렁뚱땅, 어설퍼 보이는 이 게임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죽음이 찾아오기 전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원초적이고 단순한 플롯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좀보이드. 그렇지만 그저 평범한 서바이벌 게임으로 착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세계 속 치열한 생존 투쟁 끝에 살아남는 다른 주인공들과 다르게, 이 게임의 주인공은 반드시 죽음을 맞이한다. 해피엔딩, 새드엔딩, 히든엔딩… 여러 엔딩으로 재미를 끌어올리는 기존 인디 게임들과는 다르게 프로젝트 좀보이드의 엔딩은 단 하나, 죽음이다.죽음...
확실하게 말하기에는 주저되지만, 특정 시기에 유독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10대에 눈물 콧물을 흘리며 수없이 본 영화가 더 이상 들지 않고 이전에는 들리지 않던 조언들이 시간을 지나 와닿는 것처럼. 어떤 소설도 그 이야기의 세계관에 쉬이 젖어 드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소설가 김화진의 이야기들은 세 인생의 한 구간을 내밀하게 서술한다. 사람과 사람이 좋아하면서도 미워하는 그 이상한 감정의 골을 열심히 긁어내어 보여준다. 그의 소설 속에는 주로 20대~30대의 여성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20대 여성인 내게, 비슷한 실수를 하고 열심히 사랑하는 모습은 딱 이 시기에 읽기 좋은, 나의 이야기 같았다.장편소설 동경에서도 역시 그랬다. 인형 페인팅 수업을 통해 만난 아름, 민아, 해든 세 사람은 선생님과 학생을 지나 동료 혹은 친구로 우정을 이어 나간다. 각자의 변곡점을 만나며 그들은 서로의 우정을 불안해하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하며 그럼에도 ’우리 셋‘과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간다. 사람이 셋인 무리에서, 특히 학창 시절 급식실 앞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는 그 긴장감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앞의 빈자리를 보며 긴장하는 시기는 지나갔지만, 그 나이만의 순수하고 그래서 더 무서운 관계의 솔직함은 늘 기억에 남는다. 물론 어른이 된 지금은 그 긴장보다 세 명의 우정이 얼마나 조화로울 수 있는지 안다. 그 시간들이 남...
누구나 일상에서 강하게 울리는 소방차 및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들은 적이 있을 거다. 소방 사이렌 소리만 들어도 느껴지는 급박함에 길을 걷다 멍하니 서서 바라본 적도 있다. 그런 소방 사이렌 소리에 시끄럽다고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사이렌 소리를 줄여달라거나 야간 출동 시 사이렌을 꺼달라는 민원까지, 소방 사이렌 소리를 소음 공해로 여기는 것이다. 소방 사이렌은 의미 없이 울리는 것이 아니다. 소방차는 빠르게 현장에 도착해야 되며, 그 과정에서 주행 중인 차량과 소방차 사이에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소방관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출동하며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이다. 하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런 민원을 포함한 크고 작은 소방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영화 [소방관]은 과거 열약한 소방관 처우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실제 2001년 3월 4일에 일어난 '홍제동 방화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실제 소방의 발전은 홍제동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도 있다. 먼저, 홍제동 방화 사건에 대해 알아보자. 이 사건은 2층 다가구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6명이 순직한 안타까운 사건이다. 처음 화재 현장으로 가는 길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골목에 있는 불법 주정차 때문에 화재 현장까지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웠다. 예상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집주인...
쉬면서 영상을 보다가 전에 올라온 뉴스를 발견했다. 규정을 지킨 점자블록이 0건이고, 그래서 시각장애인의 안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뉴스였다. 그 영상의 썸네일과 제목을 보자마자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논술 시간에 적었던 논술문이었다. 당시 원하는 주제를 하나 선택하여 논술문을 하나 작성하고 조별로 그 글을 돌려보는 활동을 진행한다고 하셨는데 그때 선택했던 주제가 바로 우리 사회의 전반에 깔려있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불편한 점들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그렇게 글을 쓰면서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늘어나는 만큼 일상에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아졌었다. 하지만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내가 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내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이번 기회에 반성하게 되었다.이후 또 다른 뉴스를 보게 되었는데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2023년 전국 337개 대상 시설의 시각장애인 보행 접근성 실태조사’에서 전체 7019곳 중에서 적정 설치는 4%, 부적정 설치는 77%, 미설치는 19%였다. 이 외에도 다른 뉴스들에도 비슷한 실태를 담고 있었다.이번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고, 앞으로는 내 삶에만 몰두한 채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주변을 다양한 시선으로 계속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매주 일요일 밤, 전 국민을 거실로 모이게 만들었던 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었다. 때로는 배꼽이 빠질 정도의 웃음을 주기도 하였고, 때로는 깊은 감동으로 눈물바다를 만들기도 한 프로그램, 그 이름은 바로 ‘개그콘서트’다. 학창 시절 우리의 일주일은 개그콘서트로 시작해서 개그콘서트로 끝이 났다. 개그콘서트를 보며 일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풂과 동시에 ‘빰빰빰’이라는 엔딩 음악과 함께 다음날 학교를 가야 한다는 일주일의 스트레스가 다시 쌓이는 굉장히 아이러니한 쳇바퀴를 우리는 돌리고 있었다. 개그콘서트가 끝나고 다음날, 교실은 개그콘서트 (이른바 개콘)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어떤 아이들은 개그맨들의 무대를 따라 하기도 하고, 유행어를 쓰며 친구들과 장난을 치기도 했다. 개콘은 당시 우리의 모든 순간 속에서 희로애락 그 자체였다. 개그콘서트는 우리의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친구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TV 시청자들을 휘어잡기 시작했고 방송계에 엄청난 돌풍을 가져온 인터넷 방송이라는 또 다른 장르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코미디 프로에 대한 사랑이 식어갔다.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 개콘은 다양한 코너를 개발하면서 많은 시도를 했다. 하지만 그런 시도를 가져갈 시작조차 어렵게 만드는 지상파에 대한 심의 규제, 그리고 낮아지는 개그맨 지원율, 인터넷 방송과 예능으로 이탈되는 개그맨 수의...
겨울이 왔고, 한 해가 끝나가고, 신춘과 소설 퇴고일이 동시에 다가왔다.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한동안 집, 카페, 헬스장만을 전전하며 무료함을 대가로 소설처럼 보이는 뭉텅이 따위를 빚고 있었다. 평소 카페 두어개를 번갈아 다니며 작업을 하는데, 하도 같은 곳만 가니 인테리어도, 조명도, 커피 맛도 특별할 것 없고 사장님조차 나를 질려하는 것 같아 새로운 작업 공간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그렇게 십여분 동안 검색을 한 뒤 마침내 찾아낸 공간. '청년예술청'. 놀랍게도 이 공간은 아장아장 걷던 시절부터 집니 가까워 자주 찾았던 충정로역 옆에 위치해 있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등잔 밑을 제대로 보면서 걸을 걸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나 이제라도 찾은게 어디인가. 나름 예술 웹진의 필진으로 활동하는 동네 주민, 예술계의 일원으로서 공간을 마음껏 향유해주지라는 마음으로 청년예술청을 찾았다. 헛수고였다. 하필 내부 카페의 공사기간에 방문한 탓에 위치만 확인하고 돌아간 셈이 되었다. 다시 단골 카페의 품으로 돌아와 청년예술청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공지사항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청년예술인 네트워킹 파티'라는 제목의 게시글. 청년들의 전시와 나름 알차보이는 구성의 타임테이블을 보고 구경이라도 할까 싶어 냅다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작은 무섭고, 혼자도 무섭다. 그러니 혼자 시작하는 건 얼마나 무서울까. 사람들과 어울...
시력 저하로 불편함을 느끼는 많은 분들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이용해 시력을 교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장시간 사용 시 눈의 피로를 증가시키고, 활동적인 일상에서는 제약을 느끼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보다 편리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라식, 라섹, 스마일라식과 같은 시력 교정술을 고민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력 교정술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대중적인 수술로 자리 잡았지만, 이는 단순한 수술이 아닌 내 눈의 각막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의료 절차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눈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가장 적합한 교정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라식과 라섹이 시력 교정술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알려졌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들이 등장하며 수술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1mm 스마일라식" 혹은 "스마일프로"는 기존 방식 대비 각막 절개량을 1/20 수준으로 줄여 더욱 안전하고 회복이 빠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마일프로는 2023년 5월 기준으로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 의료진이 약 70,000건 이상의 시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높은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마일프로 시술의 특징과 진행 과정, 병원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시력 교정술은 단순한 선택이 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었다. 표결 발표가 나고, 되찾은 세상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듯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흘러나오던 그 순간. 집회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하고, 눈물을 훔치며, 제 자리에서 뛰어다니던 그 순간. 어떤 환희의 순간보다도 오래 기억될 지난 토요일의 기억을 꺼내놓는다. 집회 당일, 여의도역에 도착해 수많은 인파에 어렵사리 출구로 나와 목격한 광경은 삼삼오오 모여 또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날이 화창한 여느 주말. 평범한 주말약속이 아닌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라 생각을 하니 새삼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특별히 길을 찾을 필요 없이 먼저 발걸음을 하던 사람들을 지도삼아 따라가다 보니 여의도 공원이 보였다.누군가의 얼굴들을 이리 유심히 살핀 일이 얼마 만인지. 공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나도 모르게 흘끔흘끔 쳐다보게 되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연인, 노부부, 어린 학생들까지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그 곳에 있었다. 손에는 각기 응원봉, 종이팻말, 깃발을 들고서. 어떤 때보다도 간절한 같은 바람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오후 3시, 공원 한쪽 화단 턱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엉덩이에는 바닥에 굴러다니던 팻말을 깔았다. 사람들로 가득 차 국회의사당 앞쪽으로 진입은 하지 못했지만 앞쪽에서 방송하는 내용이 생생히 들려왔다. 남녀...
지난 12월 3일은 내 친한 친구 두 명의 생일이었다. 즐겁게 축하를 나누었던 그날은 이제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12월 3일 화요일 밤 10시 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나는 친구들로부터 연락을 받아 그날의 비상계엄을 접했다. "비상계엄이라는데?"라는 친구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자마자 곧바로 인터넷에 '비상계엄'을 검색했다. 이게 가짜가 아니라니, 아니 21세기에 무슨…. 나는 내가 보고 있는 뉴스들을 믿기 어려웠다.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은 꽤 일찍 가결되었지만, 대통령의 해제 선언이 있어야만 정식으로 해제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고 상황을 살폈다. 오전 4시 반, 나는 대통령의 두 번째 긴급 담화를 본 뒤에야 잠에 들었고, 결국 세 시간도 못 잔 채 등교했다. 12월 7일 토요일 그 주의 토요일, 12월 7일의 오후 5시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표결되었다. 나는 하던 것을 제쳐두고 실시간으로 뉴스를 시청했다. 평생 이렇게 뉴스를 열심히 볼 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봤다. 같은 시각, 국회 앞에는 20만 명이 넘게 모였다.수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당원들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국민에게 '소중한 한 표'를 부탁하던 이들은 그렇게 국민의 뒤통수를 쳤다. '국민의힘'이...
미국 여행 이후 내가 여행을 가면 꼭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일이 있다. 그 지역의 로컬들이 좋아하는 카페를 찾아서 그 카페의 테라스에 1시간 이상 앉아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저기 포토 스팟을 찾아다니고, 2만보를 채우며 돌아다니는 것도 여행의 진정한 묘미라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하루를 꽉 채워야만 비행깃값의 가치가 발현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뉴욕시티를 여행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 지금 이 도시를 진짜 사랑하고, 느끼고 있는 것이 맞나? 나 지금 행복한가?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채워진 일정표대로 움직이고 좋은 옷을 빠르게 고르기 위해 주변 풍경과 도시의 색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으로 계획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다음 여행지인 LA로 향하며, 내 여행 스타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따뜻해진 날씨 앞에 나는, LA 로컬들에게 인기라는 카페, 커뮤니티 굿즈 (Community Goods)로 향한다. 커뮤니티 굿즈의 사람들은 모두 여유롭고 아름다웠다. 강아지와 함께 모닝커피를 즐기는 사람들, 선글라스를 쓰고 멋지게 풍경을 바라보며 현장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나도 모르게 다음 장소로 향하지 않고, 말차 라떼를 사서 테라스에 앉아버렸다. 그리고 선글라스를 끼고 LA 거리와 사람들을 관찰했다. 정제되지 않은 그들은 옷차림과 대화,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