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장소환대
3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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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 사람은 무엇으로 규정되는가

그림자를 판 사나이 프랑스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대표작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 주인공 슐레밀은 모종의 사나이에게 금화가 계속 나오는 마법 주머니를 얻는 대신 자신의 그림자를 팝니다. 궁금했던 그의 삶은 풍요로워지고 많은 사람에게 존경과 부러움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은 이내 사람들로부터 경멸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추방당하게 됩니다. 인간에게 그림자는 단순히 그림자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소설에서는 인간이 그림자 없이 살아갈 수 있다고, 부와 명예만 있으면 그림자 따위는 필요치 않을 것 같았지만 결국 주변 사람들은 그를 피하고 결국은 공동체에서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슐레밀은 그림자의 의미를 애써 두려 하지 않았지만, 타인은 인간이 가지는 결함, 장해나 소설 속의 그림자와 같은 것을 낙인찍어 인간성과 사회성을 제한합니다. 그림자는 얼굴의 표정이나 몸짓, 자세처럼 몸과는 구별되지만 또한, 몸에서 분리될 수 없습니다. 그림자는 가발, 지팡이, 틀니처럼 의식적으로 몸의 기능을 돕는 것 같지만 오히려 나의 뜻과는 상관없이 작동합니다. 어쩌면 그림자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인간의 가장 깊숙한 특질을 반영하는 어떤 신체적인 것의 은유일 수도 있습니다. 그림자를 잃어버림으로써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했듯이 신체적인 것의 상실은 사람됨의 상실과 동일시되곤 합니다. 책 [사람, 장소, 환대]는 프롤...

2022.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