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 천 개의 파랑. 이 책은 SF소설로 한때는 최고의 경주마였지만 안락사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와 그의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그리고 부상으로 폐기 처분에 놓인 로봇 '콜리'를 다시 살려낸 연재와 그의 가족 이야기이다. SF소설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이 책은 그래도 좋았다. 휴머노이드 '콜리'가 바라보는 '인간'에 대해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신선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듯 했다. "그렇다면 인간은 함께 있지만 모두가 같은 시간을 사는 건 아니네요. 같은 시간을 살고 있을 뿐 모두가 섞일 수 없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맞나요?" (p.284) 몸과 마음이 괴로울 때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행복하고 좋을 때는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실제로 그렇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렇게 느껴진다. 같은 시간을 살고 있을 뿐 모두가 섞일 수 없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건 가장 가까운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이었다. 매일 같이 밥을 먹고 얼굴을 보고 함께 어려운 시기를 건너고 있는데 (남편 얘기다.) 그 와중에도 우리가 서로를 100% 이해할 수 없는 건 함께 있다고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당연한 것 같지만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사실. 이 소설에서도 가족 간의 갈등이 나온다. 콜리를 고친 고등학생 '연재'와 그의 언니 '은혜' 그리고 엄마 '보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