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비실 저자 이미예 출판 한끼 발매 2024.07.10. #탕비실 #이미예 #한끼 직장인에게 가장 안온한 공간이 탕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화장실과 순위 다툼을 할 수도 있겠다. 탕비실에서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고 동료와 대화를 나누며 누군가를 험담하기도 하는 곳. 하지만 비밀은 없다. 누군가는 지켜볼 것이며, 가장 꼴 보기 싫은 인간으로 추천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소설 『탕비실』처럼.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이미예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다소 실망스러운 두께이긴 하지만 책 내용이 괜찮았다. 직장인으로서 공감하기 좋은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소설이 좀 더 이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탕비실』은 누가 가장 싫습니까? 라는 예시에서 시작한다. 누군가는 배려라고 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그걸 모른다는 게 안타깝다. 공용 얼음 틀에 콜라, 커피 얼음을 얼려놓는 사람. 공용 싱크대에 안 씻은 여러 개의 텀블러를 늘어놓는 자칭 환경운동가. 인기 많은 커피믹스를 잔뜩 집어다 자기 자리에 모아두는 사람. 탕비실에서 혼자 중얼중얼 혼잣말하는 사람. 공용 냉장고에 케이크 박스를 몇 개씩 꽉꽉 넣어두고 집에 가져가지 않는 사람. 『탕비실』은 TV 방송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탕비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이다. 7일간 합숙 리얼리티쇼로 같이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
가라앉는 마음 저자 홍기훈 출판 득수 발매 2024.12.05. #가라앉는마음 #홍기훈 #도서출판득수 사진 한 장을 보았다. 북한군 시체로 보이는 사진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투입되었다는 건 이미 뉴스로 확인했었다. 러시아가 북한군을 총알받이로 사용한 것처럼 보여 마음이 좋지 않았다. 쿠르스크 작전이었다. 몇 년 전 콜린 퍼스와 레아 세이두가 나오는 영화라고 해서 <쿠르스크>를 보았다. 나는 이 소설이 그 영화를 재구성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의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레아 세이두가 남편을 찾아다녔던 장면과 공허한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죽음은 이렇듯 슬픔을 안긴다. 『가라앉는 마음』은 미국 시애틀의 기자가 쿠르스크 관련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가 바렌츠해에서 침몰하며 118명의 승조원이 사망했다. 가족을 잃은 사람, 잠수함의 제독 등 그들의 시선으로 쿠르스크 사건을 바라본다. 먹을 것이 부족해 잠수함의 부품 등을 몰래 팔아야 했던 대화에서 러시아의 경제적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2014년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분리하여 생각하려고 해도 자꾸만 겹치는 상황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힘들었던 것 같다. 쿠르스크가 침몰한 뒤 한 명의 사상자도 없으니 안심하라고 했던 것과 책임 회피를 위해 침몰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던 장면은 세월호 사건과 흡사하...
디 에센셜: 한강(무선 보급판) 저자 한강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06.01. #디에센셜한강 #한강 #문학동네 2024년은 한국에서 특별한 해다. 해마다 10월이 되면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관심을 두고 지켜본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 즈음에 투표를 하게 되는데 이번 명단에서 우리나라 한강 작가의 이름이 보이길래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했었다. 그리고 노벨문학상 발표 소식에 우리나라 문학계와 문학 독자들은 축제를 경험하였다. 마치 큰 선물을 받는 느낌이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다가오는구나. 내가 살아있을 적에 동시대의 작가가 수상했다는 건 분명 감동할 만한 일이다. 내가 읽은 한강 작가의 책 외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문학동네에서 나온 『디 에션셜 한강』을 골랐다. 장편 『희랍어 시간』과 단편 두 편, 시와 산문이 수록되어있어 한강의 작품 세계가 망라되어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사어에 가까운 희랍어를 배우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희랍어 시간』은 언어가 가진 역할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말을 잃은 여자가 희랍어를 배우고, 눈을 잃어가는 남자가 희랍어 강사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대화 혹은 쓰임 때문이라고 여겼다. 학문적으로 좀 더 깊이 있게 파고드는 사람을 제외하고 말이다. 말을 잃은 여자가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지 못할 텐데도 여자는 희랍어 강의에 꼬박꼬박 나온다.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여자를 지켜보는 건 ...
시작하는 소설 저자 윤성희,장류진,조경란,김화진,정소현 출판 창비교육 발매 2024.11.08. #시작하는소설 #창비교육 #윤성희 #장류진 #조경란 #김화진 #정소현 #박형서 #백수린 모든 시작엔 사람이 있다. 자기든, 친구든, 가족이든. 동료든. 사람과 더불어 시작하며 사람이 있기에 견딜 수 있다. 그게 취미든, 직장이든, 사랑이든.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 거 같다. 창비교육에서 테마소설집 열두 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시작하는 소설’이다. 십 대부터 칠십 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모든 시작의 순간을 담았다. 읽었던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모두 마음속에 와 닿았다. 시작하는 순간의 설렘과 두려움들이 마치 내 경험처럼 여겨졌다. 공감의 순간이었다. 김화진의 「근육의 모양」은 필라테스와 담배를 시작한 재인과 필라테스 강사가 된 지 4년 차인 은영이 주인공이다. 은영은 사람들의 마음이 아닌 몸에 집중하기 위해서 직장생활을 그만두었다. 재인은 결혼을 앞두고 연인과 헤어졌다. 연인과 헤어진다는 건 그 가족과도 단절되는 작업이 필요하다. 마음과 몸이 맞닿는 순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처음 해보는 것이지만 여러 번 해 본 사람처럼 능숙하게 하고 싶다는 사춘기적 마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해야 할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혼자 엉뚱한 짓을 해서 우스꽝스러워지고 싶지...
큐브 저자 보린 출판 창비교육 발매 2024.12.06. #큐브 #보린 #창비교육 우리는 미래의 어느 세계를 상상해본다. 또 다른 나의 자아가 있는 세계, 현실은 숨 가쁘게 지나가지만 다른 자아와 동시의 삶을 산다면 그건 어떤 느낌일까. 소설 속 연우처럼 미지의 존재로부터 채집되어 정육면체를 이루는 큐브에 갇혀있다면 진짜 나와 복제된 자아의 나는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지지부진한 고3의 생활에서 또 다른 자아는 새로운 삶을 향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이때야말로 우리가 누렸던 현실이 가장 행복했었다고 여기게 되지 않을까. 고3 수험생 연우는 독감 기운이 있어 체육시간에 홀로 교실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어느 순간 푸딩 같은 투명한 물체에 ‘채집되었습니다’라는 글씨가 보이고 투명막으로 된 큐브에 갇혔다. 열이 오르거나 감정이 끌어 오르면 의식이 통제되었다. 배가 고파서 깨어 유부초밥을 꺼내어 먹었다. 그러다 리셋되면 다시 똑같은 유부초밥을 먹어야 했다. 큐브 안에서 보이는 교실의 창문 밖은 푸른 지구가 떠다니고 있었다. “안정을 위해 항상성 시스템을 작동합니다.” (104페이지) 감정이 통제되는 생활에 적응할 즈음 큐브 바깥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쪽 세계에서는 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원양어선을 탔던 아버지는 문어 낚싯배 선장이 되어 연우를 살피고, 대학을 포...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24년! 이사하고, 아들 합격 후 발령. 그리고 역사에서만 있을 줄 알았던 계엄령. 그럼에도 우리는 버틸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줍시다! 2024 마이 블로그 리포트 블로그 마을로 초대합니다: 지금 내 블로그 마을을 확인해 보세요! event.blog.naver.com
수상한 한의원 저자 배명은 출판 텍스티(TXTY) 발매 2024.01.31. #수상한한의원 #배명희 #텍스티 몇 달 전 새집으로 이사 후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던지 일주일가량 귀신으로 추정되는 이에게 혼나는 꿈을 꾸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나에게 뭐라고 하는 꿈이었다. 오래전 이사 간 집에서 첫날밤을 자는데(하필 그날 남편은 일주일간 교육을 떠났다.) 밤새 묘지를 헤매는 꿈을 꾸었다. 다음 날 출근해서 물어보니 아파트가 지어진 장소가 예전에 공동묘지였다고 했다. 또 다른 하나, 친척 아주머니랑 할머니 그리고 내가 함께 묘지를 걸어 다니던 꿈을 꾸었다. 며칠 뒤 아주머니 딸에게 전화가 왔는데 꿈을 꾸었던 날쯤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쩐지 기분이 이상했다. 나한테 잘 있으라는 인사를 하러 오신 건가. 소설들처럼 내가 귀신을 보는 것인가. 오래전 <전설의 고향>이라는 드라마가 방영할 때 귀신이 나오는 내용을 못 봤다. 보고 나면 밤새 꿈이 뒤숭숭해서였다. 어떤 집에서는 혼자 잘 때 안방 코너에서 귀신이 나를 내려다보는 꿈도 꾸었지만, 지금은 어떠냐고? 보지도 않을뿐더러 봐도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일까. 『수상한 한의원』에 귀신이 나온다고 하니 소설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했다. 디테일이 뛰어났으며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이었다. 실력은 뛰어나나 성격이 좋지 못해 제일한방병원 부원장 자리를 빼앗긴 한의사 승범은 병원을 그만두고...
스파이 코스트 저자 테스 게리첸 출판 미래지향 발매 2024.11.27. #스파이코스트 #테스게리첸 #미래지향 스파이 영화에서 제일 사랑받았던 게 007시리즈다. 남자 배우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으며 유명한 여자 배우 또한 본드걸로 등장하여 짜릿함을 주었다. 나는 007시리즈보다 제이슨 본 시리즈를 특히 좋아했는데 맷 데이먼 때문이기도 했다.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며 보았다. 본 시리즈는 다 챙겨보았던 듯하다. 미스테리나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여 자주 챙겨보는 편이다. 아마도 나는 짜릿함을 즐기는가 보다.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이라고 일컫는 테스 게리첸의 소설은 처음이다. 007시리즈에서 은퇴한 제임스 본드를 보는 느낌이었다. CIA에서 활약했던 첩보원들은 은퇴한 뒤에는 CIA에서 제공한 안전가옥에서 지내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 같다. 비록 위장 이름이 있지만 얼굴이 알려진 그들을 찾아내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일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전직 CIA 요원이 주인공인 소설로 미국의 메인주의 시골에서 닭을 키우는 여성의 활약을 나타낸다. 60세의 매기 버드는 시골 마을에서 닭을 키우며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이웃집 소녀와 할아버지와 왕래도 뜸하다. 어느 날 CIA에 속한 젊은 여성이 찾아와 예전에 시라노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을 찾아달라는 도움을 요청한다. 그 후 매기의 집 앞에 시체가 발견되며 과거 CIA의 전직 요원들이 마...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자 스테판 츠바이크 출판 다산초당 발매 2024.11.01. #어두울때에야보이는것들이있습니다 #슈테판츠바이크 #다산초당 친구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대체로 모른척한다. 나 같은 경우는 본인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인데 당사자가 받아들일 때는 서운하기도 할 거 같다. 모른 척해주었으면 하는 것과 다가와 위로의 말을 건네는 방법 중 어느 것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망설이다가 친구를 놓치는 경우도 생기는 거 같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말처럼 ‘굴욕이나 수치심으로 영혼을 다친 사람에게 주저 없이 다가가는 용기’가 필요한 것임을 말이다. 무엇보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공감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짧은 에세이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컸기 때문이다. 세계 석학들이 사랑한 작가의 미공개 에세이는 그의 생애 마지막 2년의 기록이다. 전쟁 시기에 느꼈던 작가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으며 돈의 가치가 하락한 시대에 느꼈던 돈의 의미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해하고 감동할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갈 용기를 준다. 돈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작품이 「걱정 없이 사는 기술」이다. 츠바이크가 반려견 카스파와 함께 나선 산책길에서 만난 사람이 안톤이다. 그는 허름한 옷차림으로 걷다가 개에게 다가와 몸에 진드기가 묻었다며 떼어주고 무심히 떠난 사람이다. 그는 마을 사람에게 도...
모든 것을 본 남자 저자 Levy, Deborah 출판 민음사 발매 2024.02.07. #모든것을본남자 #데버라리비 #민음사 책을 다 읽고 한 달 가까이 지났다. 그동안 리뷰를 쓰려고 노트북을 켰으나 한 문장도 나아가지 못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도 잊어버렸다. 다시 책을 들여다보니 그제야 조금씩 보이는 것이 생겼다. 신간이 나오면 훓어보곤 하는데 아마도 제목이 인상적이었거나 『아무튼, 사전』의 홍한별 번역자 때문이었던 듯하다. 소설의 주인공 솔 애들러를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솔 애들러가 어떤 사람인지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사진작가 제니퍼 모로를 사랑하는 것 같았으나 습관처럼 다른 사람에게 한눈을 파는 모습이 낯설었다. 1988년의 솔 애들러가 런던의 애비 로드의 횡단보도에 섰을 때 차 한 대가 멈추지 않고 다가와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차에서 다가온 남자가 육십 대의 울프강이었다. 울프강은 왜 나이를 묻고 솔을 빤히 바라보았으며, 제니퍼의 나이를 말하자 어린 여자친구가 있어 좋겠다고 했는지를 책을 다 읽고서야 기억해냈다. 제니퍼 모로의 의도대로 애비로드에서 걸어가는 사진을 찍은 뒤 결혼하자고 청했으나 단번에 이별을 선언한 장면에서 제니퍼의 마음은 어떤 거였을까. 아마도 솔 애들러를 꿰뚫어 보지 않았을까. 과거와 현재의 기억이 혼재하여 독자들도 솔 애들러를 따라가느라 마음이 바빴다. 솔 애들러가 통일되기 전의...
식물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저자 김영희 출판 행성B 발매 2024.10.23. #식물의이름은어디서왔을까 #김영희 #행성B 어릴 때부터 숲에 머무는 것을 좋아했던 저자는 국립수목원에서 근무하며 산림교육 전문가가 되었다. 어릴 적 숲에서 만난 쇠뿔현호색에 이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러한 이력을 저자의 『가끔은 숲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다』를 읽고 알게 되었다. 식물을 기르면서 식물에 대한 사랑이 커졌다. 자라는 모습,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는 걸 보며 기쁨을 느꼈다. 나무나 화초뿐 아니라 텃밭에 자라는 작은 식물들까지 관심을 두게 되었다. 아주 작은 꽃을 피운 식물을 눈여겨보고 사진을 찍어 이름을 검색해보곤 했다. 식물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지식을 넓히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서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고 했다. 이처럼 이름은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자기의 존재를 표현함과 동시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한다. 사람과 처음 만났을 때도 이름을 먼저 물어보는 이유와 같다. 저자가 명명한 쇠뿔현호색을 찾아보고 그 이름을 기억하려고 애쓴 것처럼 말이다. 식물의 이름을 알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며, 곧 그들과 사랑에 빠지겠다는 열린 마음입니다. 이름을 알고자 하는 당신의 마음은 그 자체가 이미 사랑입니다. (11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