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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비실 - 이미예

    탕비실 저자 이미예 출판 한끼 발매 2024.07.10. #탕비실 #이미예 #한끼 직장인에게 가장 안온한 공간이 탕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화장실과 순위 다툼을 할 수도 있겠다. 탕비실에서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고 동료와 대화를 나누며 누군가를 험담하기도 하는 곳. 하지만 비밀은 없다. 누군가는 지켜볼 것이며, 가장 꼴 보기 싫은 인간으로 추천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소설 『탕비실』처럼.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이미예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다소 실망스러운 두께이긴 하지만 책 내용이 괜찮았다. 직장인으로서 공감하기 좋은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소설이 좀 더 이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탕비실』은 누가 가장 싫습니까? 라는 예시에서 시작한다. 누군가는 배려라고 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그걸 모른다는 게 안타깝다. 공용 얼음 틀에 콜라, 커피 얼음을 얼려놓는 사람. 공용 싱크대에 안 씻은 여러 개의 텀블러를 늘어놓는 자칭 환경운동가. 인기 많은 커피믹스를 잔뜩 집어다 자기 자리에 모아두는 사람. 탕비실에서 혼자 중얼중얼 혼잣말하는 사람. 공용 냉장고에 케이크 박스를 몇 개씩 꽉꽉 넣어두고 집에 가져가지 않는 사람. 『탕비실』은 TV 방송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탕비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이다. 7일간 합숙 리얼리티쇼로 같이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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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glim69
    #탕비실 #이미예 #한끼 직장인에게 가장 안온한 공간이 탕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화장실과 순위 다툼을 할 수도 있겠다. 탕비실에서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고 동료와 대화를 나누며 누군가를 험담하기도 하는 곳. 하지만 비밀은 없다. 누군가는 지켜볼 것이며, 가장 꼴 보기 싫은 인간으로 추천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소설 『탕비실』처럼.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이미예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다소 실망스러운 두께이긴 하지만 책 내용이 괜찮았다. 직장인으로서 공감하기 좋은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소설이 좀 더 이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탕비실』은 누가 가장 싫습니까? 라는 예시에서 시작한다. 누군가는 배려라고 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그걸 모른다는 게 안타깝다. 실제로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상당히 난처할 것도 같은데, 최근엔 일반인들도 TV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출연하는 추세다. 소설에서도 밝혔지만 구석구석 숨어있는 카메라도 신경 쓰지 않고 어떻게 하면 게임에서 이길까,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 책을 읽은 직장인들은 자기를 돌아보지 않을까. 직원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비치는지 궁금해하며 탕비실 사용하는 걸 신경 쓸 거 같다. 얼음처럼, 친절과 배려라고 했던 행동이 타인에게는 싫을 수도 있겠다는 거다. 나 또한 텀블러처럼 ‘종이컵을 자제하고 텀블러나 도자기 컵을 사용하는 게 어떠냐?’, 라고 제안했었는데 그 또한 잔소리쟁이로 여긴다는 거다. 마냥 웃을 수만 없는,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여기서 질문, 당신은 탕비실에서 어떤 유형이세요? 혹은 어떤 사람이 싫어요?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오팬하우스 #책 #책추천 #문학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리얼리티쇼 #하이퍼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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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라앉는 마음 - 홍기훈

    가라앉는 마음 저자 홍기훈 출판 득수 발매 2024.12.05. #가라앉는마음 #홍기훈 #도서출판득수 사진 한 장을 보았다. 북한군 시체로 보이는 사진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투입되었다는 건 이미 뉴스로 확인했었다. 러시아가 북한군을 총알받이로 사용한 것처럼 보여 마음이 좋지 않았다. 쿠르스크 작전이었다. 몇 년 전 콜린 퍼스와 레아 세이두가 나오는 영화라고 해서 <쿠르스크>를 보았다. 나는 이 소설이 그 영화를 재구성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의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레아 세이두가 남편을 찾아다녔던 장면과 공허한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죽음은 이렇듯 슬픔을 안긴다. 『가라앉는 마음』은 미국 시애틀의 기자가 쿠르스크 관련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가 바렌츠해에서 침몰하며 118명의 승조원이 사망했다. 가족을 잃은 사람, 잠수함의 제독 등 그들의 시선으로 쿠르스크 사건을 바라본다. 먹을 것이 부족해 잠수함의 부품 등을 몰래 팔아야 했던 대화에서 러시아의 경제적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2014년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분리하여 생각하려고 해도 자꾸만 겹치는 상황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힘들었던 것 같다. 쿠르스크가 침몰한 뒤 한 명의 사상자도 없으니 안심하라고 했던 것과 책임 회피를 위해 침몰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던 장면은 세월호 사건과 흡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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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라앉는마음 #홍기훈 #도서출판득수 사진 한 장을 보았다. 북한군 시체로 보이는 사진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투입되었다는 건 이미 뉴스로 확인했었다. 러시아가 북한군을 총알받이로 사용한 것처럼 보여 마음이 좋지 않았다. 쿠르스크 작전이었다. 몇 년 전 콜린 퍼스와 레아 세이두가 나오는 영화라고 해서 <쿠르스크>를 보았다. 나는 이 소설이 그 영화를 재구성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의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레아 세이두가 남편을 찾아다녔던 장면과 공허한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죽음은 이렇듯 슬픔을 안긴다. 『가라앉는 마음』은 미국 시애틀의 기자가 쿠르스크 관련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가 바렌츠해에서 침몰하며 118명의 승조원이 사망했다. 가족을 잃은 사람, 잠수함의 제독 등 그들의 시선으로 쿠르스크 사건을 바라본다. 먹을 것이 부족해 잠수함의 부품 등을 몰래 팔아야 했던 대화에서 러시아의 경제적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2014년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분리하여 생각하려고 해도 자꾸만 겹치는 상황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힘들었던 것 같다. 쿠르스크가 침몰한 뒤 한 명의 사상자도 없으니 안심하라고 했던 것과 책임 회피를 위해 침몰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던 장면은 세월호 사건과 흡사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은 절규했지만, 그들만의 사정일 뿐이었다. 쿠르스크 침몰 후 관계자들이 했던 행동은 세월호 사건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건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감추고자 하는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것을 그들은 몰랐던 것일까. 가족을 잃은 슬픔을 누군가에게는 말하고 싶었을 것이며, 사건이 일어났던 때 군 관계자로서 회피했던 책임을 다하고자 했던 것도 다르지 않다. 기자가 인터뷰하러 갔을 때 가족들은 경제적 상황이 어려움에도 다과를 내어 넣고 함께 식사하기를 권하며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쿠르스크 사고를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사고를 말하는 듯했다. 우리는 사고를 겪으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배운다. 같은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지켜봐야 한다. 주변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좀 더 솔직해지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작가가 자료 조사를 많이 한 것 같다. 쿠르스크 영화를 보는 듯, 마야 카슨이 인터뷰를 하는 장면들이 머릿속을 부유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장면들을 그려본다. 정국이 시끄럽다. 다시, 평온했던 날들로 가기를 기원한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도서출판득수 #책 #책추천 #문학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쿠르스크 #책방수북 #한국젊은남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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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에센셜한강 #한강 #문학동네 2024년은 한국에서 특별한 해다. 해마다 10월이 되면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관심을 두고 지켜본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 즈음에 투표를 하게 되는데 이번 명단에서 우리나라 한강 작가의 이름이 보이길래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했었다. 그리고 노벨문학상 발표 소식에 우리나라 문학계와 문학 독자들은 축제를 경험하였다. 마치 큰 선물을 받는 느낌이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다가오는구나. 내가 살아있을 적에 동시대의 작가가 수상했다는 건 분명 감동할 만한 일이다. 내가 읽은 한강 작가의 책 외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문학동네에서 나온 『디 에센셜 한강』을 골랐다. 장편 『희랍어 시간』과 단편 두 편, 시와 산문이 수록되어있어 한강의 작품 세계가 망라되어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사어에 가까운 희랍어를 배우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희랍어 시간』은 언어가 가진 역할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말을 잃은 여자가 희랍어를 배우고, 눈을 잃어가는 남자가 희랍어 강사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대화 혹은 쓰임 때문이라고 여겼다. 학문적으로 좀 더 깊이 있게 파고드는 사람을 제외하고 말이다. 말을 잃은 여자가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지 못할 텐데도 여자는 희랍어 강의에 꼬박꼬박 나온다.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여자를 지켜보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희랍어 강의가 이루어지는 아카데미 외에 각자가 가진 기억들은 모두 고통이다.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이 긴 문장들인지도 모른다. 단어들이 보도블록에, 콘크리트 건물의 옥상에, 검은 웅덩이에 떨어진다. 튀어오른다. (195페이지, 『희랍어 시간』 중에서)   침묵은 언어를 향한다. 언어가 침묵을 향해 나아간다. 침묵은 또 하나의 소통일 수도 있다. 손바닥에 써 내려간 글자들이 춤을 추지만, 그 춤은 희망으로 향하는 것만 같다. 말을 잃은 여자가 언어를 향해 달려가고, 눈을 잃은 남자는 언어를 통해 침묵으로 향한다. 그들에게 있어 침묵은 어떤 간절함이다. 말을 하겠다는 것. 앞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것을 기억하겠다는 것. 가끔 눈이 부옇게 되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꿈을 꾼다. 답답한 상황에서 꿈을 꾸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다만 답답함을 대변하지 않았나 싶다. 꿈을 꾸고 난 아침, 내가 눈을 뜨고 있다는 것.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언어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중 가장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역사의 기록도 언어가 있기에 가능했다. 언어를 통해 빛에 가까워지는 순간을 말하는 것 같았다. 2024년 또 하나의 아픈 역사가 재개되었다.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인가. 한 사람의 잘못된 시각이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이 촛불의 역사도 언어에 의해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게 된다. 디 에센셜 시리즈는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파악하기에 좋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엄선하여 선택한 장편소설과 단편소설, 시, 산문이 수록되어있기 때문이다. 유년 시절,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던 한 소녀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가 추구하는 세계에 가까워질 것이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 #책추천 #문학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디에센셜 #문학동네디에센셜 #노벨문학상 #2024노벨문학상 #2024노벨문학상수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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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 에센셜 한강

    디 에센셜: 한강(무선 보급판) 저자 한강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06.01. #디에센셜한강 #한강 #문학동네 2024년은 한국에서 특별한 해다. 해마다 10월이 되면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관심을 두고 지켜본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 즈음에 투표를 하게 되는데 이번 명단에서 우리나라 한강 작가의 이름이 보이길래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했었다. 그리고 노벨문학상 발표 소식에 우리나라 문학계와 문학 독자들은 축제를 경험하였다. 마치 큰 선물을 받는 느낌이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다가오는구나. 내가 살아있을 적에 동시대의 작가가 수상했다는 건 분명 감동할 만한 일이다. 내가 읽은 한강 작가의 책 외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문학동네에서 나온 『디 에션셜 한강』을 골랐다. 장편 『희랍어 시간』과 단편 두 편, 시와 산문이 수록되어있어 한강의 작품 세계가 망라되어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사어에 가까운 희랍어를 배우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희랍어 시간』은 언어가 가진 역할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말을 잃은 여자가 희랍어를 배우고, 눈을 잃어가는 남자가 희랍어 강사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대화 혹은 쓰임 때문이라고 여겼다. 학문적으로 좀 더 깊이 있게 파고드는 사람을 제외하고 말이다. 말을 잃은 여자가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지 못할 텐데도 여자는 희랍어 강의에 꼬박꼬박 나온다.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여자를 지켜보는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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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는소설 #창비교육 #윤성희 #장류진 #조경란 #김화진 #정소현 #박형서 #백수린  모든 시작엔 사람이 있다. 자기든, 친구든, 가족이든. 동료든. 사람과 더불어 시작하며 사람이 있기에 견딜 수 있다. 그게 취미든, 직장이든, 사랑이든.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 거 같다. 창비교육에서 테마소설집 열두 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시작하는 소설’이다. 십 대부터 칠십 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모든 시작의 순간을 담았다. 읽었던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모두 마음속에 와닿았다. 시작하는 순간의 설렘과 두려움들이 마치 내 경험처럼 여겨졌다. 공감의 순간이었다. 김화진의 「근육의 모양」은 필라테스와 담배를 시작한 재인과 필라테스 강사가 된 지 4년 차인 은영이 주인공이다. 은영은 사람들의 마음이 아닌 몸에 집중하기 위해서 직장생활을 그만두었다. 재인은 결혼을 앞두고 연인과 헤어졌다. 연인과 헤어진다는 건 그 가족과도 단절되는 작업이 필요하다. 마음과 몸이 맞닿는 순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여름의 빌라』에서 읽었던 소설을 『시작하는 소설』에서 다시 감동했다. 칠십 대의 할머니는 삶의 터전이었던 한국을 떠나 프랑스로 이주했다. 손녀와 손자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학교 생활하기 바빴을 때 프랑스어를 할 줄 몰랐던 할머니의 외로움을 추억했던 작품이었다. 홀로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다가 무심코 들려온 피아노 소리에 발길을 멈추었던 할머니를 생각해보라. 리스트를 쳤던 브뤼니에 씨와 가까워지는 순간을 할머니의 일기로 짐작한 주인공의 애틋함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좋은 작품은 다시 읽어도 좋다는 걸 증명했다. 그럼에도 이런 겨울 오후에, 각설탕을 사탕처럼 입안에서 굴리면서 아무짝에 쓸모없는 각설탕 탑을 쌓는 일에 아이처럼 열중하는 늙은 남자의 정수리 위로 부드러운 햇살이 어른거리는 걸 보고 있노라면 할머니는 삶에 대한 갈망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또다시 차오르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232페이지, 「흑설탕 캔디」 중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은 낯선 나라에서 빛처럼 다가왔던 피아노 소리와 브뤼니에 씨와의 우정은 할머니에게 살아갈 힘을 주었을 것이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도 말이 통하지 않아 대화할 사람이 없던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우정이었다. 어쩌면 사랑이었을지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 #책추천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테마소설 #소설집 #단편소설 #흑설탕캔디 #마법사들 #백한번째이력서와첫번째출근길 #봄의피안 #근육의모양 #어제의일들 #실뜨기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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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는 소설

    시작하는 소설 저자 윤성희,장류진,조경란,김화진,정소현 출판 창비교육 발매 2024.11.08. #시작하는소설 #창비교육 #윤성희 #장류진 #조경란 #김화진 #정소현 #박형서 #백수린 모든 시작엔 사람이 있다. 자기든, 친구든, 가족이든. 동료든. 사람과 더불어 시작하며 사람이 있기에 견딜 수 있다. 그게 취미든, 직장이든, 사랑이든.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 거 같다. 창비교육에서 테마소설집 열두 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시작하는 소설’이다. 십 대부터 칠십 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모든 시작의 순간을 담았다. 읽었던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모두 마음속에 와 닿았다. 시작하는 순간의 설렘과 두려움들이 마치 내 경험처럼 여겨졌다. 공감의 순간이었다. 김화진의 「근육의 모양」은 필라테스와 담배를 시작한 재인과 필라테스 강사가 된 지 4년 차인 은영이 주인공이다. 은영은 사람들의 마음이 아닌 몸에 집중하기 위해서 직장생활을 그만두었다. 재인은 결혼을 앞두고 연인과 헤어졌다. 연인과 헤어진다는 건 그 가족과도 단절되는 작업이 필요하다. 마음과 몸이 맞닿는 순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처음 해보는 것이지만 여러 번 해 본 사람처럼 능숙하게 하고 싶다는 사춘기적 마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해야 할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혼자 엉뚱한 짓을 해서 우스꽝스러워지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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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브 - 보린

    큐브 저자 보린 출판 창비교육 발매 2024.12.06. #큐브 #보린 #창비교육 우리는 미래의 어느 세계를 상상해본다. 또 다른 나의 자아가 있는 세계, 현실은 숨 가쁘게 지나가지만 다른 자아와 동시의 삶을 산다면 그건 어떤 느낌일까. 소설 속 연우처럼 미지의 존재로부터 채집되어 정육면체를 이루는 큐브에 갇혀있다면 진짜 나와 복제된 자아의 나는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지지부진한 고3의 생활에서 또 다른 자아는 새로운 삶을 향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이때야말로 우리가 누렸던 현실이 가장 행복했었다고 여기게 되지 않을까. 고3 수험생 연우는 독감 기운이 있어 체육시간에 홀로 교실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어느 순간 푸딩 같은 투명한 물체에 ‘채집되었습니다’라는 글씨가 보이고 투명막으로 된 큐브에 갇혔다. 열이 오르거나 감정이 끌어 오르면 의식이 통제되었다. 배가 고파서 깨어 유부초밥을 꺼내어 먹었다. 그러다 리셋되면 다시 똑같은 유부초밥을 먹어야 했다. 큐브 안에서 보이는 교실의 창문 밖은 푸른 지구가 떠다니고 있었다. “안정을 위해 항상성 시스템을 작동합니다.” (104페이지) 감정이 통제되는 생활에 적응할 즈음 큐브 바깥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쪽 세계에서는 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원양어선을 탔던 아버지는 문어 낚싯배 선장이 되어 연우를 살피고, 대학을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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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브 #보린 #창비교육 고3 수험생 연우는 독감 기운이 있어 체육시간에 홀로 교실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어느 순간 푸딩 같은 투명한 물체에 ‘채집되었습니다’라는 글씨가 보이고 투명막으로 된 큐브에 갇혔다. 열이 오르거나 감정이 끌어 오르면 의식이 통제되었다. 배가 고파서 깨어 유부초밥을 꺼내어 먹었다. 그러다 리셋되면 다시 똑같은 유부초밥을 먹어야 했다. 큐브 안에서 보이는 교실의 창문 밖은 푸른 지구가 떠다니고 있었다. “안정을 위해 항상성 시스템을 작동합니다.” (104페이지) 감정이 통제되는 생활에 적응할 즈음 큐브 바깥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쪽 세계에서는 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원양어선을 탔던 아버지는 문어 낚싯배 선장이 되어 연우를 살피고, 대학을 포기한 ‘해고니’는 서퍼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연우를 보고 경찰과 주변 사람들은 정신이 나갔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그래도 연우는 현실로 돌아와서 좋았다. 다만 복제된 자아의 젤리 곰은 그의 의식 상태 혹은 신체 상태까지 최적의 조건에 이르게 했다. 예를 들면 집에 에어컨이 고장 났는데 연우는 전혀 덥지 않았고, 바다에 빠졌을 때도 주변에 투명한 막이 생겨 그를 보호했다. 투명한 막 너머에는 바닷물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또 다른 큐브에 갇힌 듯했다. 다른 소설에서 볼 수 없는 인물들의 특성을 살펴보자. 소설 속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은 큰 의미가 없다. 서핑이 하고 싶어 서퍼 가게에서 일하는가 하면, 부모님의 식당을 물려받고 싶어 대학을 다니는 중 푸드트럭을 운영하기도 한다. 1년 만에 현실로 돌아온 연우는 원래 수도권 대학에 가려고 했었지만, 대학을 포기하고 해고니 곁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인물로 비친다. 소설의 배경 또한 강원도 바닷가 마을이다. 서울과는 면학 분위기가 다른 건 당연하고 그들 곁에는 푸른 바다가 있다는 거다. 언제든 서핑을 하고 싶어 서퍼 가게를 차린 진호는 눈여겨봐야 할 인물이다. 현재 청년들이 꿈꾸는 인물이 아니던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급여가 보장되는 직장을 과감하게 버리는 청년들이 많다. 소소하지만 진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소설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 갇혀 살지 않겠다는 강한 바람을 담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고, 대학을 졸업하고는 타인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갖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주변을 둘러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청소년들이 어떤 미래를 살아갈지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많이 고민했으면 한다. 폭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원하는 작가의 바람이 아니었을까.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창비 #책 #책추천 #문학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청소년소설 #청소년문학 #성장소설 #창비교육성장소설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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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마이 블로그 리포트] 데이터로 찾아보는 내 블로그 마을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24년! 이사하고, 아들 합격 후 발령. 그리고 역사에서만 있을 줄 알았던 계엄령. 그럼에도 우리는 버틸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줍시다! 2024 마이 블로그 리포트 블로그 마을로 초대합니다: 지금 내 블로그 마을을 확인해 보세요! event.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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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한 한의원 - 배명은

    수상한 한의원 저자 배명은 출판 텍스티(TXTY) 발매 2024.01.31. #수상한한의원 #배명희 #텍스티 몇 달 전 새집으로 이사 후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던지 일주일가량 귀신으로 추정되는 이에게 혼나는 꿈을 꾸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나에게 뭐라고 하는 꿈이었다. 오래전 이사 간 집에서 첫날밤을 자는데(하필 그날 남편은 일주일간 교육을 떠났다.) 밤새 묘지를 헤매는 꿈을 꾸었다. 다음 날 출근해서 물어보니 아파트가 지어진 장소가 예전에 공동묘지였다고 했다. 또 다른 하나, 친척 아주머니랑 할머니 그리고 내가 함께 묘지를 걸어 다니던 꿈을 꾸었다. 며칠 뒤 아주머니 딸에게 전화가 왔는데 꿈을 꾸었던 날쯤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쩐지 기분이 이상했다. 나한테 잘 있으라는 인사를 하러 오신 건가. 소설들처럼 내가 귀신을 보는 것인가. 오래전 <전설의 고향>이라는 드라마가 방영할 때 귀신이 나오는 내용을 못 봤다. 보고 나면 밤새 꿈이 뒤숭숭해서였다. 어떤 집에서는 혼자 잘 때 안방 코너에서 귀신이 나를 내려다보는 꿈도 꾸었지만, 지금은 어떠냐고? 보지도 않을뿐더러 봐도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일까. 『수상한 한의원』에 귀신이 나온다고 하니 소설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했다. 디테일이 뛰어났으며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이었다. 실력은 뛰어나나 성격이 좋지 못해 제일한방병원 부원장 자리를 빼앗긴 한의사 승범은 병원을 그만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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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 코스트 - 테스 게리첸

    스파이 코스트 저자 테스 게리첸 출판 미래지향 발매 2024.11.27. #스파이코스트 #테스게리첸 #미래지향 스파이 영화에서 제일 사랑받았던 게 007시리즈다. 남자 배우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으며 유명한 여자 배우 또한 본드걸로 등장하여 짜릿함을 주었다. 나는 007시리즈보다 제이슨 본 시리즈를 특히 좋아했는데 맷 데이먼 때문이기도 했다.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며 보았다. 본 시리즈는 다 챙겨보았던 듯하다. 미스테리나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여 자주 챙겨보는 편이다. 아마도 나는 짜릿함을 즐기는가 보다.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이라고 일컫는 테스 게리첸의 소설은 처음이다. 007시리즈에서 은퇴한 제임스 본드를 보는 느낌이었다. CIA에서 활약했던 첩보원들은 은퇴한 뒤에는 CIA에서 제공한 안전가옥에서 지내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 같다. 비록 위장 이름이 있지만 얼굴이 알려진 그들을 찾아내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일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전직 CIA 요원이 주인공인 소설로 미국의 메인주의 시골에서 닭을 키우는 여성의 활약을 나타낸다. 60세의 매기 버드는 시골 마을에서 닭을 키우며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이웃집 소녀와 할아버지와 왕래도 뜸하다. 어느 날 CIA에 속한 젊은 여성이 찾아와 예전에 시라노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을 찾아달라는 도움을 요청한다. 그 후 매기의 집 앞에 시체가 발견되며 과거 CIA의 전직 요원들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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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glim69
    #수상한한의원 #배명희 #텍스티 오래전 <전설의 고향>이라는 드라마가 방영할 때 귀신이 나오는 내용을 못 봤다. 보고 나면 밤새 꿈이 뒤숭숭해서였다. 어떤 집에서는 혼자 잘 때 안방 코너에서 귀신이 나를 내려다보는 꿈도 꾸었지만, 지금은 어떠냐고? 보지도 않을뿐더러 봐도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일까. 『수상한 한의원』에 귀신이 나온다고 하니 소설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했다. 디테일이 뛰어났으며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이었다. 실력은 뛰어나나 성격이 좋지 못해 제일한방병원 부원장 자리를 빼앗긴 한의사 승범은 병원을 그만두고 우화시로 내려와 한의원을 차렸다. 건너편의 수정 한약방은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승범 한의원만 한가했다. 한약방을 바라보다가 수상한 낌새를 발견했다. 귀신이 한약방을 드나드는 거다. 아주머니 귀신 공실이 다가와 원하는 바를 이루어주면 귀신 하나당 사람 환자 열 명을 데려오겠다고 했다. 돈에 눈이 먼 승범은 시간이 날 때마다 한약방으로 찾아가 귀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치료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약방에서 귀신을 치료한다고? 귀신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궁금한 승범에게 공실은 그들의 한을 풀어주는 게 치료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산에 사는 할머니를 찾아가 음식을 해주고 약을 다려주는 수정을 따라가 그걸 지켜본 승범의 마음이 어떻겠는가. 우화시에 처음 왔을 때 승범은 모두가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어른을 함부로 대하는 모습은 그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싫어하는 법이다. 친절한 의사에게 가서 치료받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나. 돈 보다는 사람에게 집중하게 되는 승범의 모습은 그가 의사로서 성장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후 한의원이 북적거리는 건 당연하다. 여기에서 궁금한 게 있다. 물론 작가의 상상력이겠지만,  귀신들의 사생활 혹은 사연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거다. 작가가 자료 탐색과 주변 이야기를 들었다는 방증일 것이다. 귀신이 원하는 바, 한이 서려 있는 에피소드 등 귀신 이야기에 특화된 작가라고 해도 되겠다.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더 볼거리가 많은 이야기가 될 거 같아 기대가 크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TXTY #책 #책추천  #문학  #소설 #소설추천 #한국문학 #한국소설 #장편소설 #장르소설 #판타지 #판타지소설 #투유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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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glim69
    #스파이코스트 #테스게리첸 #미래지향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이라고 일컫는 테스 게리첸의 소설은 처음이다. 007시리즈에서 은퇴한 제임스 본드를 보는 느낌이었다. CIA에서 활약했던 첩보원들은 은퇴한 뒤에는 CIA에서 제공한 안전가옥에서 지내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 같다. 비록 위장 이름이 있지만 얼굴이 알려진 그들을 찾아내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일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전직 CIA 요원이 주인공인 소설로 미국의 메인주의 시골에서 닭을 키우는 여성의 활약을 나타낸다. 60세의 매기 버드는 시골 마을에서 닭을 키우며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이웃집 소녀와 할아버지와 왕래도 뜸하다. 어느 날 CIA에 속한 젊은 여성이 찾아와 예전에 시라노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을 찾아달라는 도움을 요청한다. 그 후 매기의 집 앞에 시체가 발견되며 과거 CIA의 전직 요원들이 마티니 클럽을 결성한다. 그들은 마을 경찰보다 한발 앞서 정보를 모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경찰서장 대행 조 티보듀를 앞서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경찰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것이다. 과거 시라노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시체로 발견됐다. CIA에서 은퇴한 노쇠한 사람들로 구성된 이들의 활약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기에 즐거웠다. 현직에 있는 요원들만 첩보 업무를 제대로 하는 건 아니다. 비록 행동은 느려도 각자가 가진 비범한 두뇌로 자신을 쫓는 자가 누구인지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그런 짜릿함이 살아있었다. 아울러 은퇴한 요원들로 이루어진 마티니 클럽의 재결성도 기대해볼 만하겠다. 그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바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지 못했다. 비록 요원으로 활약할 때는 업무에 바빠 자신의 삶을 살 겨를이 없었겠으나 은퇴 후 함께 활동했던 요원들과 시골 마을에서 어울려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감정을 조금씩 잊지는 않을까.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일 터이므로 필요한 존재로 살아가도 되겠다. 마지막 반전이 의외였다, 매기가 사랑했던 대니가 살아 있기를 바랐던 거 같다. 비록 스파이로 판명이 나도 살아있다는 것 자체로 위안이 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했다. 복수에 눈이 먼 사람에게도 한때 자기를 챙겨주었던 마음을 잃지 않았다는 게 의외였다. 냉철하면서도 따뜻함을 가진 사람을 보았다. TV 시리즈 제작이 확정되었다고 하니 궁금하다. 마티니 클럽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클 것 같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 #책추천 #문학 #소설 #소설추천 #영미문학 #영미소설 #스파이소설 #스릴러 #스릴러소설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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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glim69
    #어두울때에야보이는것들이있습니다 #슈테판츠바이크 #다산초당 친구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대체로 모른척한다. 나 같은 경우는 본인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인데 당사자가 받아들일 때는 서운하기도 할 거 같다. 모른 척해주었으면 하는 것과 다가와 위로의 말을 건네는 방법 중 어느 것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망설이다가 친구를 놓치는 경우도 생기는 거 같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말처럼 ‘굴욕이나 수치심으로 영혼을 다친 사람에게 주저 없이 다가가는 용기’가 필요한 것임을 말이다. 무엇보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공감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짧은 에세이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컸기 때문이다. 세계 석학들이 사랑한 작가의 미공개 에세이는 그의 생애 마지막 2년의 기록이다. 전쟁 시기에 느꼈던 작가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으며 돈의 가치가 하락한 시대에 느꼈던 돈의 의미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해하고 감동할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갈 용기를 준다. 돈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작품이 「걱정 없이 사는 기술」이다. 츠바이크가 반려견 카스파와 함께 나선 산책길에서 만난 사람이 안톤이다. 그는 허름한 옷차림으로 걷다가 개에게 다가와 몸에 진드기가 묻었다며 떼어주고 무심히 떠난 사람이다. 그는 마을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왔고 물건이든 돈이든 필요한 만큼만 받을 뿐 이상의 것은 받지 않았다. 아울러 안톤처럼 살아간다면 부조리가 반복되는 사회문제가 해결될지도 모른다고 츠바이크는 말했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우리는 이런 폭력 앞에서 남들은 모르는 끔찍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우리가 쓰고 생각하는 언어와 똑같은 언어로 이 법령들이 작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작품으로 봉사하고자 했던 바로 그 독일 문화를 빙자하여 이런 잔혹함이 자행됩니다.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나라가 우리 조국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114페이지) 작가로서 히틀러의 행태를 안타까워하는 게 엿보인 문장이다. 블라스코 이바녜스의 소설에서 하르트로트의 아이디어가 히틀러를 통하여 독일인의 독일 신념이 되었다는 거다. 어떤 책에서 히틀러가 미국의 인종 차별에 관한 역사를 차용했다고 읽었던 것 같기도 한데 츠바이크는 25년 만에 읽은 하르트로트가 반미치광이가 아니라 현실적인 캐릭터였다고 했다. 이로써 블라스코 이바녜스의 소설이 세계를 위협하는 시초가 되었다고 말이다. 츠바이크의 에세이는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전쟁을 바라보는 작가로서의 침묵과 침묵으로 인한 억압과 공포에 대하여 말했다. 삶의 의미는 이처럼 불시에 깨닫게 된다. 울부짖음에 가깝다. 그 사실이 아프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다산북스 #책 #책추천 #문학 #에세이 #에세이추천 #영미문학 #인문에세이 #철학이필요한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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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glim69
    #모든것을본남자 #데버라리비 #민음사 책을 다 읽고 한 달 가까이 지났다. 그동안 리뷰를 쓰려고 노트북을 켰으나 한 문장도 나아가지 못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도 잊어버렸다. 다시 책을 들여다보니 그제야 조금씩 보이는 것이 생겼다. 신간이 나오면 훓어보곤 하는데 아마도 제목이 인상적이었거나 『아무튼, 사전』의 홍한별 번역자 때문이었던 듯하다. 소설의 주인공 솔 애들러를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솔 애들러가 어떤 사람인지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사진작가 제니퍼 모로를 사랑하는 것 같았으나 습관처럼 다른 사람에게 한눈을 파는 모습이 낯설었다. 1988년의 솔 애들러가 런던의 애비 로드의 횡단보도에 섰을 때 차 한 대가 멈추지 않고 다가와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차에서 다가온 남자가 육십 대의 울프강이었다. 울프강은 왜 나이를 묻고 솔을 빤히 바라보았으며, 제니퍼의 나이를 말하자 어린 여자친구가 있어 좋겠다고 했는지를 책을 다 읽고서야 기억해냈다. 갑자기 미래를 보는 솔 애들러는 발터 뮐러에게 1989년에 동독과 서독으로 나뉜 벽이 무너질 거라는 걸 알지만 말을 삼간다. 또한 그가 세 가지 토마토를 심는 모습도 보인다. 어떤 남자와 함께 토마토를 심고 가꾸는 모습은 솔 조차 낯설었다. “이런 거야, 제니퍼 모로. 우리는 젊고 어리석고 경솔했지만, 그래도 난 한순간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 “이런 거야 솔 애들러.” 제니퍼는 여전히 나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 “너는 너무 무심하고 다른 데에 가 있곤 해서, 나로서는 너에게 가닿는 유일한 길이 카메라를 통하는 것이었다.” (276페이지) 통일되기 전 동독에서의 기억과 통일 후의 발터와의 만남, 그의 곁을 지키는 제니퍼의 무심한 배려는 그의 다른 여정을 예상하는 것 같았다. 그는 늘 애비로드를 걸었고, 걸을 때마다 일이 생겼다. 마치 그의 앞날을 예상이라도 하듯. 젊음은 한순간이라고 말하는 듯.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홍한별 #책 #책추천 #문학 #소설 #소설추천 #외국소설 #세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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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자 스테판 츠바이크 출판 다산초당 발매 2024.11.01. #어두울때에야보이는것들이있습니다 #슈테판츠바이크 #다산초당 친구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대체로 모른척한다. 나 같은 경우는 본인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인데 당사자가 받아들일 때는 서운하기도 할 거 같다. 모른 척해주었으면 하는 것과 다가와 위로의 말을 건네는 방법 중 어느 것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망설이다가 친구를 놓치는 경우도 생기는 거 같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말처럼 ‘굴욕이나 수치심으로 영혼을 다친 사람에게 주저 없이 다가가는 용기’가 필요한 것임을 말이다. 무엇보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공감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짧은 에세이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컸기 때문이다. 세계 석학들이 사랑한 작가의 미공개 에세이는 그의 생애 마지막 2년의 기록이다. 전쟁 시기에 느꼈던 작가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으며 돈의 가치가 하락한 시대에 느꼈던 돈의 의미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해하고 감동할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갈 용기를 준다. 돈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작품이 「걱정 없이 사는 기술」이다. 츠바이크가 반려견 카스파와 함께 나선 산책길에서 만난 사람이 안톤이다. 그는 허름한 옷차림으로 걷다가 개에게 다가와 몸에 진드기가 묻었다며 떼어주고 무심히 떠난 사람이다. 그는 마을 사람에게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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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을 본 남자 - 데버라 리비

    모든 것을 본 남자 저자 Levy, Deborah 출판 민음사 발매 2024.02.07. #모든것을본남자 #데버라리비 #민음사 책을 다 읽고 한 달 가까이 지났다. 그동안 리뷰를 쓰려고 노트북을 켰으나 한 문장도 나아가지 못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도 잊어버렸다. 다시 책을 들여다보니 그제야 조금씩 보이는 것이 생겼다. 신간이 나오면 훓어보곤 하는데 아마도 제목이 인상적이었거나 『아무튼, 사전』의 홍한별 번역자 때문이었던 듯하다. 소설의 주인공 솔 애들러를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솔 애들러가 어떤 사람인지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사진작가 제니퍼 모로를 사랑하는 것 같았으나 습관처럼 다른 사람에게 한눈을 파는 모습이 낯설었다. 1988년의 솔 애들러가 런던의 애비 로드의 횡단보도에 섰을 때 차 한 대가 멈추지 않고 다가와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차에서 다가온 남자가 육십 대의 울프강이었다. 울프강은 왜 나이를 묻고 솔을 빤히 바라보았으며, 제니퍼의 나이를 말하자 어린 여자친구가 있어 좋겠다고 했는지를 책을 다 읽고서야 기억해냈다. 제니퍼 모로의 의도대로 애비로드에서 걸어가는 사진을 찍은 뒤 결혼하자고 청했으나 단번에 이별을 선언한 장면에서 제니퍼의 마음은 어떤 거였을까. 아마도 솔 애들러를 꿰뚫어 보지 않았을까. 과거와 현재의 기억이 혼재하여 독자들도 솔 애들러를 따라가느라 마음이 바빴다. 솔 애들러가 통일되기 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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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 김영희

    식물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저자 김영희 출판 행성B 발매 2024.10.23. #식물의이름은어디서왔을까 #김영희 #행성B 어릴 때부터 숲에 머무는 것을 좋아했던 저자는 국립수목원에서 근무하며 산림교육 전문가가 되었다. 어릴 적 숲에서 만난 쇠뿔현호색에 이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러한 이력을 저자의 『가끔은 숲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다』를 읽고 알게 되었다. 식물을 기르면서 식물에 대한 사랑이 커졌다. 자라는 모습,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는 걸 보며 기쁨을 느꼈다. 나무나 화초뿐 아니라 텃밭에 자라는 작은 식물들까지 관심을 두게 되었다. 아주 작은 꽃을 피운 식물을 눈여겨보고 사진을 찍어 이름을 검색해보곤 했다. 식물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지식을 넓히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서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고 했다. 이처럼 이름은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자기의 존재를 표현함과 동시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한다. 사람과 처음 만났을 때도 이름을 먼저 물어보는 이유와 같다. 저자가 명명한 쇠뿔현호색을 찾아보고 그 이름을 기억하려고 애쓴 것처럼 말이다. 식물의 이름을 알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며, 곧 그들과 사랑에 빠지겠다는 열린 마음입니다. 이름을 알고자 하는 당신의 마음은 그 자체가 이미 사랑입니다. (11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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