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이 눈이 내렸다. 7박 8일 일정은 이제 열흘에 접어들었다. 난 눈에 포옥 쌓여 잠이 들었다 잠이 들고 잠에 들었다 잠이 들었다. 몸이 녹아 침대에 스며들어 증발되고 있다. 가장 원하는 시간을 정하면 보내주겠다고 했다. 갈 곳을 고르다 고르다 또 잠이 들었다. 이제 공항은 그만 가야겠다. 여기서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직장도 찾아야겠다. 언젠가 그를 다시 만나면 과거 말고 미래로 가겠다고 말할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주전자 물 끓는 소리에 잠이 깼다. 내 정신 좀 봐. 아사리 된장국을 먹으려 했었지. 또 눈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