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책추천
160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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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한국인 이야기 너 누구니'

한국인 이야기 너 누구니 저자 이어령 출판 파람북 발매 2022.03.23. 아시아를 읽는 생명공감, 젓가락을 알면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 이 책의 Keyword : 젓가락, 숟가락, 금속젓가락, 짝, 국물문화, 기다림, 수저계급론, 문화적유전자 Before 워낙 다변인 데다가 다작인 학자로 매스컴에도 자주 등장했었기에 그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령에 대한 나의 기억은 지극히 단편적이다. 이어령은 국문학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관심을 쏟은 분야는 문학평론보다는 주로 문화평론에 가까웠다. 따라서 굳이 그의 저작물을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해 본 적이 없다. 기억을 되돌려 그에 대해서 최초로 알게 된 계기를 따져 보면 1960년대 시인 김수영과 벌인 문학의 순수 참여 논쟁의 당사자였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어령은 순수 진영을 대표해서 김수영과 뜨거운 논쟁을 벌인 바 있다. 그 다음으로 그에 대해 기억하는 바는 일본인의 특성을 지적하여 그들을 '축소지향적 인간'으로 정의한 것이었다. 축소지향적 인간인 그들이 확대지향적 성향을 보임으로써 결국에는 멸망의 길로 갔더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88 올림픽 당시 개막식 행사를 준비하면서 기획한 작품이 그 유명한 '굴렁쇠 소년'이었다. 어렸을 적에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장면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던져 주려고 했던 그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2022.04.04
<서평>'관(觀)'

관 저자 수자타 출판 불일출판사 발매 1986.06.01. 삶의 문제와 명상을 통해 얻어지는 자유에 관하여 이 책의 Keyword : 명상, 마음, 자유, 통찰, 증오, 집착, 이기심, 무집착, 내관법, 자비관 Before 91년도에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책이다. 여러 차례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용케 버리지 않고 간직해 오고 있다. 세월 따라 친구는 몸도 마음도 멀리 떠났지만, 그가 준 책만큼은 여전히 추억처럼 머물고 있는 셈이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오묘해서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이 책을 보며 확인하게 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 책은 불교 관련 출판사에서 출판되었으며, 명상을 주제로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울림이나 떨림이 있는 문장을 발췌하는 식으로 정리해 보려 한다. Reading 여기 이 순간이 아닌 다른 어느 곳에 있으려고 하는 자의 삶에는 많은 괴로움이 찾아든다. '바로 지금'만이 우리의 전부 우리들이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어라. 고통을 피하면서 삶을 보내는 그만큼 한량없는 두려움은 생겨난다. 이 세상살이는 끊임없이 내 바깥으로 치닫게 하는데 가르침은 그 반대를 말하고 그래서 이제까지 게을리해서 희미하게 남아있는 내 안 세상을 들여다보라고 하네. 마음속의 아픔(시기,질투,증오,외로움,좌절,우울)은 삶에 대한 잘못된 마음가짐. 참된 지혜는 느낀 것을 실감하고 생각한 것을 알...

2022.02.26
<서평>'스님은 아직도 사춘기'

스님은 아직도 사춘기 저자 명진 출판 평화의길 발매 2022.01.01.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 스님이 들려주는 위로와 성찰의 법문 이 책의 Keyword : 이판사판, 조계종, 정의, 공정, 공평, 평화, 무소유, 수행, 계율 Before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봉은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사찰은 아닐까? 명진 스님을 알게 된 것은 스님이 봉은사 주지로서 언론에 등장한 이후부터다. 아마도 권력화된 조계종 종단과 갈등을 빚으면서 외롭게 종교의 본질을 지키려고 하시던 분이었다는 기억이 있다. 종교라는 것이 개인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사회의 혼란을 붙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종교 역시 인간계의 하나여서인지 몰라도 우리나라 종교는 여전히 세속적 가치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불교의 승려는 수행과 정진에 힘쓰는 이판 스님과 절집의 살림을 맡는 사판 스님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종교 자체의 본질적 기능을 중심으로 본다면 당연히 이판 스님이 주도적 위치에 있어야 하겠으나, 현재의 불교는 대단히 물질을 주관하는 사판 스님 중심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ading 명진 스님은 조계종의 현 집행부 시각에서 보면 이단아라 할 수 있다.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봉은사 주지에서 물러난 이후, 현재는 조계종단으로부터 승적까지 박탈된 상태다. 그런 점에서 스님의 말씀은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2022.02.09
<서평>'운이 복리처럼 쌓이는 사람들의 습관'

운이 복리처럼 쌓이는 사람들의 습관 저자 사쿠라이 쇼이치, 후지타 스스무 출판 빌리버튼 발매 2021.12.06. 승부의 고수들이 알려주는 운을 끌어당기는 작은 습관 이 책의 Keyword : 인내심, 직감, 선택, 노력, 중립감각, FLOW, 용기, 리스크, 유연성, 성공, 승부 Before 책 표지를 열어 날개를 살펴보니 작가의 경력이 이채롭다. 작가 두 사람이 모두 '마작'과 관련되어 있다. 영화 '타짜'의 주인공을 연상하게 하는 마작의 전문가들이다. 굳이 관계를 따지자면 사쿠라이 쇼이치가 후지타이 스스무의 마작 스승이다. 그리고 후지타이 스스무는 성공한 벤처 사업가이기도 하다. 도박을 해 보면 그 사람의 진짜 성격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좋을 때는 자신의 성격을 적당히 위장할 수 있겠지만, 도박에서 돈을 잃는 등 나쁜 상황에 빠지면 그 본색이 드러난다는 얘기다. 이 책의 제목은 생각할수록 의미가 있는 듯싶다. '운'이 우연이 아니라 복리처럼 쌓인다는 것은 실력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해 본다. 그들의 습관을 알게 되면 우리에게도 이런 '운'이 복리처럼 쌓이는 마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되는 걸까? Reading 운은 지극히 구체적이면서도 단순한 원리로 움직인다. 타당한 선택과 타당한 노력을 지속하다 보면 운은 복리처럼 차곡차곡 쌓이는 법. 작가의 집필 의도는 마작에서 배운 운의 흐름과 ...

2022.01.30
<서평>'아비투스'

아비투스 저자 도리스 메르틴 출판 다산초당 발매 2020.08.03.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이 책의 Keyword : 능력, 고급 아비투스, 심리, 문화, 지식, 경제, 신체, 언어, 사회, 계급상승 Before 주식을 조금 하다 보니 아무리 책을 읽고 공부를 해도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버릇'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어떤 것을 순간적으로 선택할 때는 이성이나 논리보다는 자신을 지탱해 온 '습관'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해도 선택의 순간은 짧기에 언제나 찰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럴 때는 자신의 본능이나 습관을 극복한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오늘 아침에 유튜브 채널을 검색하던 중에 낯익은 개그맨이 출연한 것을 보게 되었다. 그가 최근에 뚜렷한 투자 실적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획득했으며, 이것을 모아 책으로 엮어 출판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주식에 입문하고 나서 타이밍을 찾기까지 1년6개월의 시간을 인내하며 버텼다는 부분이었다. 그가 찾은 타이밍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식 시장이 급격하게 하락하던 시기였다. 이걸 보고 어떤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지식'이나 '논리'의 무장보다는 '멘탈'의 강화와 '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었다. '욱'하지 않기는 사회 생활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2022.01.21
<서평>'도시의 승리'

도시의 승리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 출판 해냄출판사 발매 2021.01.30. 도시의 메커니즘과 도시 인류의 미래에 대한 탁월한 통찰 이 책의 Keyword : 산업도시, 혁신도시, 인접성, 선벨트, 러스트벨트, 스프롤, 공급확대, 보존, 자동차, 대중교통 Before 일반적인 독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책이다. 책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이런 내용의 책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유명 블로거이신 분이 추천하길래 메모해 두었다가 하나씩 읽고 있는 중이다. 그분이 추천한 책 중에서 두 번째로 읽게 된 책으로, 첫 번째 책은 김시덕님의 『대서울의 길』이었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의 형성 과정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 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책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도시가 단순하게 행정구역으로 두부 모 썰 듯이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도시가 '길'을 따라 선으로 이어져 발전하고 변화되는 측면이 있다는 걸 전혀 모를 뻔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길과 함께 뻗어온 역사와 문화의 숨은 이야기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김시덕님의 후속작들도 이어서 보기를 추천드린다. 역시 책은 우리에게 많은 걸 전해 준다. 영감, 지식, 감성, 논리, 안목, 통찰력 등등······. 이 책은 도시가 어떻게 현대 사회 ...

2021.12.17
<서평>'직업의 지리학'

직업의 지리학 저자 엔리코 모레티 출판 김영사 발매 2014.07.04. 당신의 소득을 좌우하는 경제 지형의 미스터리! 이 책의 Keyword : 일자리, 도시, 제조업, 혁신산업, 스마트노동, 집중화, 고임금, 도시재개발, 사회적 승수 Before 이 책은 카톡방에서 어떤 분이 읽어 보라고 권유한 책이다. 책의 제목이 다소 낯설고 딱딱한 느낌이다. 마치 대학 시절에 보았던 교양 과목의 교재를 연상시킨다. 소득과 직업의 관계는 뭐 그렇다 쳐도 직업과 지리학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책 표지의 그림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듯이 거주 지역과 직업 그리고 소득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 알아봐야겠다. Reading 이 책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변화에 따라 세계의 경제 지도도 달라지고 있다. 역시 미국 경제지도 또한 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선전은 세계지도에 새로이 등장한 산업 수도 중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다. 선전의 발전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미국 제조업의 쇠퇴와 밀접하다는 점 때문이다. 선전은 아이폰이 조립되는 곳으로 세계화가 일자리의 소재지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를 알 수 있다. 미국은 제품의 혁신 단계에서만 주된 역할을 할 뿐 대부분의 다른 단계들은 대만과 싱가포르 등으로 이동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럽게도 혁신 분야에서의 미국 우위...

2021.12.12
<서평>'언어의 줄다리기'

언어의 줄다리기 저자 신지영 출판 21세기북스 발매 2018.11.05.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이 책의 Keyword : 어문규정, 언어 줄다리기, 언어감수성, 호칭, 이데올로기, 관점, 차별, 세대 Before '언어의 높이뛰기'의 전편에 해당하는 책이다. '높이뛰기'는 새로운 상황을 위한 도전이라면, '줄다리기'는 현재 상황에서의 갈등 양상을 분석하는 내용일 것으로 추측해 본다. '언어'는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의식'뿐만 아니라 소속된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언어가 사회적 기능으로 사용될 때는 자신의 계층에 대한 대변과 함께 다른 계층과의 갈등이 나타날 수가 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언어'를 통해 사회의 다양한 갈등 양상을 살펴보고, 이를 언어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 Reading '각하'라는 호칭은 권위적인 성격으로 인한 문제보다는 민주공화국 체제 하에서는 사용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그 호칭의 품계가 낮다는 문제도 있다. 건물의 품계는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재齋, 헌軒, 누樓, 정亭'의 8단계로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보면 '각하'는 왕족이나 귀족보다도 낮은 신분을 부르는 호칭이다. '대통령'이라는 호칭 역시 민주적이지 못하다. 이를 대체하는 명칭이 만들어지길 희망해 본다. '정밀 안전진단...

2021.12.05
<서평>'언어의 높이뛰기'

언어의 높이뛰기 저자 신지영 출판 인플루엔셜 발매 2021.09.01. 언어의 사각지대를 품위 있게 뛰어넘는 법 이 책의 Keyword : 언어감수성, 언어권력, 호칭인플레이션, 언어민주주의, 언어순혈주의 Before 어려서부터 말을 잘 하는 사람을 보면 참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바를 차분하게 정리해서 해결책을 내놓는 사람들을 보며 스스로에 대해 자책하는 마음까지도 가졌던 것 같다. 갈등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흥분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이야기하는 내 모습을 몇 번이고 상상해 보았던 적이 있다. "언어는 의식의 그릇이다"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표현이나 어휘를 정리해 보면 그 사람의 내면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내가 좀더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면, 현재 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내면의 지식을 쌓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말만 잘 하면 얼마든지 제몫을 하며 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만큼 말은 중요하다. 저자가 말하는 '언어의 높이뛰기'란 무엇일까? 말 자체의 높이뛰기인지, 말을 통한 높이뛰기인지가 궁금하다. Reading 사람들은 남의 피부와 주름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어에 대해 민감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언어 감수성'을 높여야만 한다. 언어 감수성을 높이...

2021.12.05
<서평>'대서울의 길'

대서울의 길 저자 김시덕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21.08.20. 길과 함께 성장해 온 대서울 이야기 이 책의 Keyword : 카나트, 피자, 시층, 철도, 도로, 길, 개량기와집, 수려선 Before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생각해 본다. 과연 '대서울'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곳에서 '길'은 또 어떤 기능과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같은 수도권이라 하더라도 전철망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가치가 달라진다. 지역에 있는 전철 노선이 무엇인지에 따라 그 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 역시 확연히 달라진다. 대체로 2·3·7·9·신분당선을 으뜸으로 치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최고의 일자리 집중지역인 강남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책을 쓴 저자는 이런 관점에서 '길'을 논하고 있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하다. 같은 '길'이라 하더라도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과 문화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은 엄연히 다를 것이다. 서울의 인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서울의 확장은 양적 확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길을 따라 서울과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역시 서울이 확장되는 모습임이 분명하다. Reading 이 책은 서울 선언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대서울은 수도권을 대신하는 용어다. 수도권에 대한 기존의 관점이 면적을 기준으로 하는 행정구역 중심이었다면, 저자...

2021.12.03
<서평>'과일로 읽는 세계사'

과일로 읽는 세계사 저자 윤덕노 출판 타인의사유 발매 2021.11.15. 25가지 과일 속에 감춰진 비밀스런 역사 이 책의 Keyword : 사과, 감, 배, 귤, 복숭아, 사과, 석류, 망고, 보리수, 레몬 Before 이 책의 제목은 몇 해 전에 읽은 『식탁 위의 세계사』를 연상시킨다. 그 책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을 선택하는 데는 주저함이 없었다. 사실 우리는 스스로 잘 모르고 있지만, 꽤나 배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지리적·정치적 여건으로 인해 주변 국가와 자연스럽게 섞이는 일이 몹시 드물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은 '단일민족'이니 '백의민족'이니 하는 표현이 많이 자제되고 있는 편이지만,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였다. 그래서 당연히 단일민족이야말로 훌륭한 덕목이라 여겼었다. 그런데 세상에 완전히 순수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순혈주의'나 '동종교배'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이나 문화에도 매우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독일의 히틀러가 아리안종의 우수성을 들어 타민족을 박해한 것도 이렇듯 그릇된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파인애플'이나 '바나나'와 같은 외래종 과일이 무척이나 흔한 세상이 되었다. 이러한 과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이 책을 읽으면 혹시 알 수 있지는 않을까 기대해 본다. Reading 코코넛, 바나나, 멜론, 파인...

202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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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황하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 장강·황하 편 저자 김성곤 출판 김영사 발매 2021.03.09. 달 뜨면 온 땅엔 은빛 물결, 구름 일면 온 하늘엔 산봉우리 이 책의 Keyword : 마둬, 구곡황하제일만, 왕소군, 개자추, 사마천, 측천무후, 백거이, 용문석굴, 태산 Before 1부에서는 약 6,300km를 흐르는 장강을 따라 거기에 담겨 있는 옛 사람들의 애환과 함께 전해지고 있는 한시들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도연명(위진남북조), 이백 · 두보(당), 두목(만당), 소동파(북송) 등 그들이 활동했던 시대는 다르지만, 아름다운 장강과 함께 한결같이 유장하고 멋스러운 작품을 남겼다. 중국의 역사가 우리와 다르게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왕조들로 인해 이들이 겪어야 했던 현실적 고초들이나 부귀영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어렵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장강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꿈꾸었던 이상들이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어 시대를 떠나 교감할 수 있었다. Reading ◆ 여행의 경로 황하원-청해성-감숙성-영화회족자치구-내몽골자치구-산서성-섬서성-하남성-산동성 황하는 청장고원에서 발원해서 5,464km를 흘러 발해만에서 바다를 만나 끝나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중국 문명이 시작된 황하는 중국인에게 어머니의 강으로 불린다. 장강과 마찬가지로 황하 역시 발원지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사천성 성도에서 황하 여행을 시...

2021.11.20
<서평>'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장강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 장강·황하 편 저자 김성곤 출판 김영사 발매 2021.03.09. 장강과 황하를 따라 펼쳐지는 광활하고 수려한 풍경, 그 안에 담긴 역사와 문학, 고사와 풍습 이 책의 Keyword : 청장고원, 장강, 도연명, 이백, 두보, 소동파, 양자강 Before 예전에 『한시 미학 산책』을 읽은 이후로 오랜만에 한시와 관련된 책을 읽게 된다. 원래 읽으려 했던 책은 아니었지만, 동네 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 제목에 눈에 띄어 얼른 대출해서 집으로 왔다. 책 자체가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할 듯한지라, 책이 거의 새책 그대로인 상태다. 게다가 언젠가는 가 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던 중국 장강과 황하 편이라고 해서 자못 기대가 크다. Reading 저자인 김성곤은 중국 고전문학 전공자이다. 그는 두보, 이백, 도연명 등의 중국 문학 외에도 공맹과 노장을 비롯한 동양사상과 사서 등에도 조예가 깊다. 이 책은 9년여 동안 EBS를 통해 방영되었던 <세계테마기행-중국한시기행>의 성과물을 모은 것이다. 책은 1부 장강편과 2부 황하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백, 두보, 도연명, 소동파의 작품을 주로 실었으며, 난해한 학술적 담론보다는 대중적 취향에 부합하고자 했다. 머리 아픈 공부보다는 가벼운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고 싶다. ◆ 여행의 경로 사천성-장강삼협-호남성(장가계·동정호)-...

2021.11.17
<서평>'일생에 한 번은 고수를 만나라'

경지에 오른 사람들, 그들이 사는 법 고수와 하수를 가르는 50가지 통찰들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저자 한근태 출판 미래의창 발매 2013.07.22. 이 책의 Keyword : 절실함, 통섭, 도전, 호기심, 자유, 긍정, 절제, 직관, 역발상, 인맥, 네트워크, 고독 Before 제목이 인상적이어서 선택한 책이다. 그만큼 책 역시 상품성을 갖기 위해서는 내용 못지 않게 제목이 중요하다는 걸 반증하는 사례라 하겠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고수는 어떤 사람들일까? 왜 사람들은 고수가 되고 싶어하는 걸까? 일반인들이 현상만 보는 단견을 가지고 있다면, 고수들은 본질에 대한 통찰력과 혜안으로 미래에 대한 분명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현재에 대한 진단으로 과거를 분석하고, 미래의 결과를 전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능력 덕분에 그들의 삶은 여유롭고 즐거울 것이다. 왜냐하면 눈앞에 보이는 것들에 현혹되어 흔들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을 관통하는 원리를 터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멀리 그리고 정확히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 실패 확률도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갖춘 고수가 되고 싶다. 그러나 누구든 노력만 가지고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선천적인 자질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감각의 영역이 존재하고 있다. 지식과 이론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따라서 자...

2020.06.02
<서평>'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저자 고미숙 출판 북드라망 발매 2013.01.28. 동의보감 시선으로 쓴 사회 비평 에세이 이 책의 Keyword : 동의보감, 의역학, 양생, 몸, 여성, 사랑, 가족, 교육, 정치, 사회, 경제, 운명 Before 몸과 마음 중에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몸 따로 마음 따로'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몸과 마음을 분리하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는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Sound mind in sound body)."는 유명한 경구를 남긴 바 있다. 이 말은 그 정도로 신체와 정신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몸과 인문학'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꽤 크다. '몸'이라는 것이 단순한 세포의 집합이나 살과 뼈의 엉겨붙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우리들의 몸이 나타내는 여러 상징과 신호들을 통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논리와 이치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책의 내용을 짐작해 본다. Reading 저자가 추구하는 학문의 세계는 의학과 역학의 결합을 추구하는 의역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다. 동의보감을 바탕으로 하는 의학과 몸에 새겨진 운명의 지도를 탐색할 수 있는 역학의 결합을 시도한 것이다. 몸 VS 몸 "자본주의가 피와 살육으로 얼룩진 '원시적 축적'을 통해 탄생했듯이 디지털 혁명 또한 몸의 소외와 생명력의 박탈이라는 가혹한 대가를 ...

2020.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