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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투명 카멜레온'

투명 카멜레온 저자 미치오 슈스케 출판 한스미디어 발매 2019.01.21. 오직 당신만을 위한 세계를 만들어 드립니다. 약간의 거짓말과, 염원을 담아서. 이 책의 Keyword : 복수, 미카지 케이, 기리하타 교타로, 반전, 거짓말, 염원 Before 이 소설의 제목은 '투명 카멜레온'이다. 내가 갖고 있는 상식으로는 투명 카멜레온이란 결코 현실 속에서는 만날 수 없는 존재이다. 카멜레온은 빛의 강약과 온도 그리고 감정의 변화 등에 따라 몸의 빛깔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카멜레온의 변색하는 특성이 사람의 인격이나 행동에 적용될 때는 몹시 부정적 이미지를 의미한다. 강자 앞에서 비굴하게 그 태도를 쉽게쉽게 바꾸는 사람을 '카멜레온'에 빗대곤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제목에서는 투명함과 카멜레온이라는 어울릴 수 없는 두 낱말의 조합이 역설적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혹시라도 '투명한 카멜레온'이라는 존재는 착한 거짓말을 상징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Reading 기리하라 교타로는 미남도 아닌 데다가 돈도 없다. 그는 여자와 평범하게 대화를 나눌 능력마저 없지만, 바 'if'에서만큼은 미인인 데루미 마담과 모모카 씨와도 거침없이 대화를 나눈다. 그의 컴플렉스는 목소리가 외모에 비해 너무 좋다는 데 있다. 그 좋은 목소리가 오히려 사람들과 관계를 온전히 맺지 못하게 하는 방해물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목...

2021.03.08
<서평>'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저자 이노우에 마기 출판 스핑크스 발매 2018.11.12. 신흥 종교 집단의 집단 자살과 머리 없는 시신의 수수께끼! 이 책의 Keyword : 기적, 트릭, 수수께끼, 논리, 미스터리, 가능성, 개연성, 신흥종교, 탐정 Before 추리소설의 대세는 일본소설인가 싶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많이 읽혀진 추리 소설들 대부분이 일본 작품이다. 그들의 추리소설의 기법은 관심 끌기를 통한 안심시키기 전략이 아닌가 생각한다. 핵심과 관계 없는 이슈를 통해 독자들의 관심을 엉뚱한 쪽으로 끌고 간다. 이를 통해 독자가 사건의 전개 과정에 대해 긴장감을 풀게 만든다. 평범한 이야기의 전개로 추리 소설은 밋밋한 흐름을 보인다. 그러다가 예상 밖의 반전이 일어난다. 거기에는 일종의 트릭이 탑재되어 있다. 트릭이나 반전이 묵직한 느낌을 주기보다는 가볍고 얇다는 게 지금까지 일본 추리 소설을 읽고 나서 내린 결론이다. Reading 야오푸린은 '첸성첸(錢生錢, 돈이 돈을 낳는다)'이 신조다. 부정한 돈일수록 잘 벌린다는 뜻이다. 탐정은 야오푸린에게 1억(이게 엔화인지는 잘 모르겠다)이라는 큰돈을 빌린 처지다. 그의 이름은 우에오로 조. 실력은 뛰어나지만 복잡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와타라세 리제라는 의뢰인이 나타났다. 의뢰한 사건은 10년 전에 일어난 신흥 종교의 집단 자살이다. 유일하게 생존자로서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

2021.12.15
<서평>'시인장(屍人莊)의 살인'

탐정이여, 어떠한 사건에 휘말려도 동요하지 말지어다. 이 책의 Keyword : 감염 테러, 좀비, 탐정, 엘리베이터, 동상, 카드키, 안약, 시계 Before 출퇴근길에 얼마나 오랫동안 이 책을 갖고 다녔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첫 페이지를 넘기는 게 힘들었다. 추리소설은 읽기 시작하면 대체로 흥미로운 내용으로 인해 지루할 틈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보다는 다른 것들에 관심을 갖다 보니 쉽게 책을 읽지 못한 것이다. 이 책 역시 일본 작가의 작품이다. 일본 추리소설은 특유의 시선 끌기와 트릭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또한 사건을 독자가 추리할 수 없을 정도로 미묘하게 구성하고 배치하고 있기에 독자로서 추리하는 재미를 느끼기는 다소 어렵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데 주저했는지도 모르겠다. Reading 이 책의 처음은 편지로 시작한다. 남녀 주인공이 주고받는 편지 속에는 추후에 벌어지는 사베아 집단 감염 테러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일종의 역행적 구성을 통해 호기심과 긴장의 효과를 노린 작가의 의도가 느껴진다고 하겠다. 신코 대학교 미스터리 애호회의 회장인 아케치와 그의 조수 역할을 맡고 있던 하무라는 탐정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겐자키와 함께 영화연구회의 여름 모임에 참가하게 된다. 이 모임은 해마다 졸업생들의 초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작년에 이 모임에 참가했던 여학생들 중 한 명이 자살하는 불미스러운 ...

2020.12.22
<서평>'백조와 박쥐'

백조와 박쥐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현대문학 발매 2021.08.16. 죄와 벌의 문제는 누가 재단할 수 있는가? 이 책의 Keyword : 공소시효, 복수, 살인취미, 죄와 벌, 변호사, 경찰, 거짓말, 가족 Before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작가다. 이 책은 그가 작가 데뷔 35주년을 맞이한 기념으로 내놓은 작품이다. 35년이라는 햇수는 나에게도 의미가 깊은 숫자다. 그래서 이 책에 각별하게 관심이 간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는 나의 근속 연수와 같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때는 젊은 나이부터 취업이 가능했던 행복한 세대였는가 보다. 지금까지 한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나 많이 읽은 것은 처음이다. 아마도 열 권은 족히 넘을 것이다. 어쩌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이렇게나 많이 읽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내가 그의 열혈 팬은 결코 아니다. 이번 작품은 아마도 내가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마지막 작품일 것이다. 그의 소설은 너무나도 쉬운 범인과 범행 밝히기로 시작된다. 심심할 것 같은 진상은 사소한 것들로 인해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대부분은 '시선 끌기'와 '트릭' 그리고 양파껍질처럼 복잡해진 사건의 진실을 '해설'로 풀이해 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서, 결코 작가의 노림수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2022.01.08
<서평>'블랙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알에이치코리아(RHK) 발매 2020.11.30. 모이지 말아야 할 자리에서 시작된 기이한 복수극 이 책의 Keyword : 마술사, 동창회, 환뇌 라비린스, 카메라, 장례식, 라이터 오일, 문집 Before 머리가 복잡할 때는 이야기 속에 빠져보는 것이 좋다. 텔레비전의 드라마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최근에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게임' 역시 이야기 특유의 중독성을 잘 살린 드라마라고 하겠다. 텔레비전보다는 소설책이 다소 진입 장벽이 높다. 별 준비 없이 앉아 있기만 하면 이야기 속에 빠져들 수 있는 텔레비전 드라마에 비해 소설을 본다는 것은 때로는 많은 준비를 요구한다. 첫 장을 펼치기가 그만큼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나 일단 첫 장을 펼치는 순간, 헤어나오기 힘든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그 소설이 추리소설일 때는 더 그러하다. 오랜만에 다시 찾아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다. 서점 한 켠을 넉넉히 차지하고도 남을 히가시노의 작품들을 보면 그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엄청난 능력을 실감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양파 껍질처럼 그의 이야기는 얇고도 정밀하게 계속 이어진다. 한 작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여러 작품 속에서 그의 이야기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가 이야기 속에 심어 놓은 덫을 피해 사...

2021.10.23
<서평>'미등록자'

미등록자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비채 발매 2018.10.22. 기술과 과학의 순수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터리 드라마의 절정! 이 책의 Keyword : DNA수사시스템, 가구라, 플래티나데이터, 모굴, 프로파일링, 검색, 반전제, 하이덴 Before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 소설작가이다. 어지간한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그의 작품이 서가 한 줄쯤은 넉넉히 차지하고 남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배출하고 있다. 지금껏 내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도 열 권이 족히 넘는다. 그만큼 그는 다른 작가를 압도할 정도로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그가 그만큼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작가라는 것이다. 물론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구성의 치밀함이 선천적인 재능에서만 비롯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살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들이 이야기의 소재로 활용되었을 것이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함께 자신의 전공인 전기공학을 결합시킴으로써 무궁무진한 소재를 발굴해 낸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 이 소설 『미등록자』 역시 그의 폭넓은 경험이 그 저변을 이루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ading 덴토리(덴키 : 전기, 토릿푸 : 환각상태)는 젊은이들이 애용하는 뇌자극 장치이다.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를 통해 범인의 DNA를 활용한 새로운 수사 기법이 이 사건에 적용된다. DNA 프로파일링으로 범인...

2021.07.11
<서평>'진실의 10미터 앞'

진실의 10미터 앞 저자 요네자와 호노부 출판 엘릭시르 발매 2018.08.29. 진실은 언제나 하나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이 책의 Keyword : 다치아라이 마치, 기자, 피카레스크식 구성, 시점 Before 추리소설을 읽고 싶어서 블로그에서 관련 도서에 대한 추천 글을 찾아보았다. 거기에 나온 책 중에 하나가 오늘 읽게 되는 『진실의 10미터 앞』이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로 대표되는 일본 추리 소설의 일반적 경향과 비교해 보며 읽을 생각이다. 일본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바로 일본인들의 속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일본 작가들의 세밀한 이야기 전개 방식이야말로 일본인들의 섬세함을 드러낸다고 본다. 이 소설은 그러한 일반적 경향을 그대로 보여줄지 사뭇 궁금하다. Reading 겉표지를 열고 안에 있는 작가의 약력을 훑어보다가 낯익은 작품을 발견했다. 『부러진 용골』이라는 소설을 쓴 작가가 이 소설을 쓴 요네자와 호노부였다. 사실 작가의 이름은 전혀 생각해 보지를 않아서 『부러진 용골』을 읽었어도 작가에 대한 기억은 전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대한 인상은 뚜렷이 남아있다. 일반적인 추리 소설이 아닌 판타지였으며, 문장 스타일이 굉장히 피치가 빠르고 간결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차례를 보니 모두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소설의 구성 방식이 ...

2021.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