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최선인지, 내가 하는 행위가 제대로인지에 대해 가끔은 생각할 떄가 있다. 최신 지식이 반영이 되지 않은 나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인간의 유형처럼 될 수 밖에 없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루하루 먹고 자고 일어나며 점점 늙어가는 몸뚱아리와 둔해지는 머리, 고착화 되는 것만은 막고 싶지만 어느순간 나도 굳어감을 느낀다. 이런 문제를 해소를 하려면 젊어지거나, 젊은이 만큼 나 스스로를 괴롭혀야 한다. 그런데 젊어지는 것은 불가하니, 스스로를 관리하고 죽을때까지 배우고 생각하는 수 밖에 없다. 아, 젊은이를 고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거제도는 사람 구하기가 힘든 지역 중 하나니까. 그러면 나에게 남은 옵션은 하나 뿐. 이 몸뚱아리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괴롭히는 수 밖에. 주기적으로 눈이 안 좋은 친구가 있었다. 결막 충혈로 내원을 했지만 항상 같은 곳에 각막궤양이 사는 아이. 일반적으로 접근을 했지만 계속되는 문제, 부산에 모 안과병원에서도 허피스로 인해 재발이 되는 것 같다는 말 외에 결막충혈 부분에 대한 해답이 깔끔하게 되지가 않았다. 낫지 않는 각막궤양은 SCCED 때문인걸로 보였고 각막정리를 하고 렌즈를 씌우고 좋아졌지만 또 재발하고야 말았다. 각막의 뜬 부분만 정리를 했을 떄는 생각보다 치유가 더뎌 버를 사용해서 해당 부위를 갈아준다. 밴디지 렌즈보다 큰 각막으로 인해 일단 적극적인 안약처치...
건강이 최고란 말은 예전부터 있었다. 그리고 젊을 때야 몰랐지만 이제는 건강하지 않으면 힘든 걸 아니까 건강을 챙기려 노력한다. 원래 셀프케어는 잘 하는 편이라 자부했지만 개원을 하고 나서 이런 나의 몸챙기기는 조금 더 심해지긴 했다. 주6일의 삶 속에서 내가 무너지면 우리 가정도 같이 무너지니까, 어쩔 수 없이 절주하고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이유없는 통증이 찾아왔다. 아프니까 운동을 덜 하게 되고 근육이 빠지니 오히려 살은 더 찌고, 악순환의 반복. 그리고 그 끝에 찾은 답은 다시금 운동이었다. 통증을 몰아내고 다시금 푸셥 100개, 등운동 100개, 스쿼트 100개의 삶을 시작했다. 보름 정도가 지나니까 집 나갔던 체력이 돌아온 느낌이다. 집 나갔던 며느리도 돌아오게 하는 것이 전어라고 한다면 집 나간 체력에는 언제나 필요한 것은 운동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건 마치 화장실 가기 전 후의 마음과 비슷한데 몸이 좋아지니 주변 사물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고 부정적인 기운은 사라지고 온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한다. 이래서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는가. (여러분 당장 내일부터 운동하세요.) 그런데 이런 건강의 중요성은 사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얼마전 아픈 고양이가 왔다. 수술 후 기력저하,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 친구는 영 불안했다. 검사를 하고 보니 높은 신장수치, 마취 후에 이런 증상을 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란 책을 보기 시작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인데 달리기를 하면서 적은 본인의 생각들을 수필 마냥 적어둔 책이다. 세계적 작가의 생각은 이렇구나, 이 사람은 재미난 인생을 살았구나라고 생각하며 나도 잠시 달리기를 시작할까, 고민해본다. 그런데 사실 나는 장거리, 오래하는 것은 잘하는 편이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간에. 반면 단거리 경주, 승부를 보는 게임류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남이랑 승부를 내서 지는 것을 걱정하기 보다 그 사람이 지고 나서 나를 이기려고 계속 승부를 거는 것이 싫다. 그러다 그냥 몇 번 져주고 만다. 그와 동시에 난 그 행위에 대한 정이 떨어지기에 다른 것을 찾아 헤매곤 했다. 여전히 독서는 합니다. 달리기라. 춥지만 않으면 당장이라도 시작하고 싶으나 추운 날씨, 그리고 허리가 걸린다. 벌써부터 핑계를 찾는 것을 보니 이거 쉽지 않겠다.하지만 다리가 안 아픈 것이 어디랴. 달리기 책을 읽고 있다가 다리 아픈 친구들이 오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에 나는 밥 잘 먹고 있다가 발바닥 통증으로 인해서 파행의 순간을 겪기도 했다. 절뚝거리면서 걷다가 어느순간 다리를 쭉 펴는 스트레칭을 했는데 그리고 나서 나의 고통은 사라졌다. 잠시나마 다리가 아픈 친구들의 마음을 헤어릴 수 있었다. 다리가 아픈 친구들이 오면 언제나 하나씩 봐야 한다. 발톱부터 발바닥 각 관절부위, 그리고 관절의...
어느순간부터 삶이 마냥 신나진 않았다. 그 이유는 줄어든 운동량과 독서 떄문인데 사람 자체가 생각이 많은 타입이라 그런 영향도 있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모든 가능성을 생각을 하다보니 좋은 점도 있지만 가끔은 이 생각이란 녀석이 나를 잡아먹고 있다고 느낄 떄도 있다. 그러니까 좋은 생각만 하고 살아도 되는데 굳이 안 부정적인 사고까지 하다보니 정신적 스트레스를 스스로에게 한가득 주면서 살아가고 있단 것, 그래서 이런 라이프를 버려야겠다고 다짐한다. 조금 더 긍적적이면서 발전적인 사고를 위해 인생의 의미를 생각한다. 걱정이나 고민이 아닌 사고. 그리고 내린 결론이 있었는데 요즘엔 삶의 출구전략이란 것을 생각하며 이전에 내린 결론이 내 출구전략이 될 수 없단 사실을 알았다. 그래도 또 생각한다. 이 생각의 끝에 답이란 것은 있을까. 하지만 부러진 이빨은 있었다. 아니, 발치한 곳이 빨갛게 되었다니까~ 그럴리가 없는데. 진료 예약이 잡혔다. 그리고 주호소라고 하는 chief complaint는 발치 부위 발적이다. '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차트를 보는데 발치한 지 벌써 반년이 넘었다. 당시에 딱딱한 뼈를 먹고 내원하셨는데 신경치료 등은 비용 문제 등으로 발치로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킹찰스패니얼, 보호자분의 특징이 하나둘 떠오르면서 '그럴리가'란 결론이 내려진다. 다른 문제가 있겠지. 아니, 얼굴을 막 긁더라니까~ 보호자분의...
일전에 말을 한 적이 있다.(아니, 블로깅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지방종 보유자다. 아니 그 좋지도 않을 걸 왜 들고 있어요? 그렇게 질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미 지방종 제거 수술을 했다. 한 번에 8개, 하나당 국소마취 주사를 적게는 2대, 많게는 4-5대까지 맞았다. 시술보다 마취주사가 더 아팠는데 마취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수술기의 찌릿함을 느낀 바로 그 순간 '아악!'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최소 24번을 주사바늘에 찔리렸다. 그럴 떄 마다 수없이 수술을 권했던 와이프의 얼굴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절치부심이라고 해야 하나. 와이프의 몸에 지방종이 하나만 생기길.. 속좁게 그걸 바란 적도 있었다. 대수술 후 내 몸의 지방종은 양성으로 진단 받았다.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새 다시금 만져지는 지방종. 지금 확인된 것만 최소 4개다. 나는 이 지방종을 평생 가슴 속에 묻고 가기로 결심한다. (여보, 알아도 모르는 척 해줘) 지방종 수술을 한 친구가 있다. 다른 피지샘종도 같이 제거를 했으나 나처럼 다시금 생겨버린 지방종과 피지샘종, 볼때마다 신경쓰이는 피지샘종을 제거하는 김에 지방종도 제거를 하기로 한다. 바로 피하에 있는 잘 캡슐화된 지방종은 잘 만져지고 제거도 손쉽다. 하지만 가끔 딱딱하게 만져지는 친구들은 근육사이사를 삐집고 생겨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깔끔하게 제거...
최근 연락이 자주 왔다. "렙토스피라 접종 되는가요?" 그리고 이게 어쩐 일인가 하고 찾아봤다. 인수공통감염병 렙토스피라증 감염 보고가 최근에 되고 있단 기사, 그걸 본 보호자분들의 연락이 왔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4가 접종을 하는데 렙토스피라의 발생이 적었기도 하고, 이상하게도 5가 접종 후에 부작용이 더 많다고 느끼신 원장님들이 5가를 잘 들여놓지 않다보니 페이생활때부터 4가 접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기도 했다. 최소한 2번은 맞아야 항체가 생긴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래서 첫접종을 하는 경우 3차까지 4가로, 4,5차떄 5가로 접종을 하면된다고 한다. 지인들도 병원에 DHPPL을 둔다는 소식이 들려 나도 주문을 했다. 주된 증상은 아래와 같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길 바란다. 발열, 식욕부족, 구토, 다음/다뇨, 근육통, 혈소판 감소 등이고, 이후 신부전(무뇨 또는 다뇨), 간부전, 황달, 췌장염, 응고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할 경우 렙토스피라 폐출혈 증후군(LPHS), 심근염, DIC 등 MODS(다발성장기부전)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데, 전남대동물병원에 내원한 케이스 중에도 MODS까지 보인 환자가 있었다. 데일리벳 인수공통감염병 렙토스피라증, 국내 반려견에서 연속 보고…‘주의 필요’ https://www.dailyvet.co.kr/news/practice/companion-animal/23...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내가 정신이 없을 때는 집안 일, 병원 일, 그리고 내 몸이 안 좋을 때, 세가지 경우 밖에 없다. 말을 하고 나니 다들 나랑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가화만사성이라고 집안만 일단 평온해도 다른 일들은 직장 관련 일 말고는 잘 없을테니. 이상하게도 뭉치는 어깨, 다시금 아파오는 허리 때문에 컨디션이 영 좋지 않다보니 사소한 일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물론 늙은 나도 깨달은 바가 있어 이럴때 내 몸을 풀어주는 방법을 알기에 몸을 잘 풀어주며 현명하게 살려고 노오력 한다. 그래, 늙어가면 하나라도 개선되는 면이 있어야지, 잘 살고 있나보다. 다리가 부어서 온 아이가 있다. 보통 다리가 부어서 오는 경우, 지간염, LPP 외에 다리 하나의 부종, 전체적인 부종 그리고 관절부위 부종 등이 흔한데 이번에 온 아이는 달랐다. 다리 전체가 단단했다. 싸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 듯 싸한 느낌은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사진 상에서 아이는 척골 부분이 골융해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보니 앰퓨테이션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몸의 다른 부위에도 종양이 있다는 것인데 골육종과의 관련도는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지만 전체 스캔을 해보고 문제가 없으면 일단 전지 절제를 해야할 것으로 보였다. 항상 이런 케이스에서는 보호자분들이 자책을 하시곤 한다. 내가 재빠른 조치를 하지...
'쓸개 빠진 놈' 이란 말이 있다. 줏대가 없거나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을 낮잡아 가리키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요즘엔 생각보다 쓸개 없는 놈(사람)이 많다. 당장 내 주위에만 두명 정도인데 생각보다 쓸개 없는 사람은 늘어나는 추세이다. 간에서 생각된 담즙을 저장해주는 역할을 하는 담낭이 없어도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다. 이런 추세 때문인지, 반려견에서의 담낭절제술도 생각보다 꽤 많이 이뤄지는 추세이다. 임상초기에만 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담낭절제를 덜 했는데 요즘엔 생각보다 선제적으로 담낭절제를 하는 케이스는 늘어나고 있다. 약물로 관리가 되면 좋겠지만 적절한 시점에는 먼저 개입을 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담낭파열과 같은 응급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보통 담낭점액종은 그 자체의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다른 호르몬 질환과 관련된 경우도 있기에 전체적으로 검사를 하는 것은 필수라 보면 된다. 담낭점액종, 담낭안에 끈적한 물질이 가득찬 모양. 담낭점액종인 아이가 있었다. 최초 발견은 작년 6월, 그리고 주기적인 검진, 내과적 치료에는 별 반응이 없던 아이는 드디어 수술을 하게 된다. 온전할 것 같았던 담낭은 온전하지 않았다. 당황은 보통 이런 순간에 하게 되는데 대망과 함께 횡격막쪽에도 유착되어 있는 걸 하나씩 제거를 하고는 담관을 묶고 담관까지 슥 살펴보고는 폐복을 한다. 절개를 한 담낭안에는 점액종만 한가득하다. 아이는 잘 꺠어났으나 아파...
"목에 가시가 꼈어요, 애가 켁켁거린다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대화, 그리고 먹었다는 생선가시는 큰 것 같진 않았다. 켁켁거린다고는 하는데 그렇게 켁켁거리지 않았다. 보통 문진을 하면서 아이를 보는데 대화도중에 아이는 켁켁거림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까 일단 가시는 아닐거라고 뭐가 걸린 친구들이라면 날리가 났을 거니까, 다른 감별진단 목록을 떠올린다.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니 가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식도쪽은 아니고 오히려 기관벽쪽, 설골쪽으로 보인다. 오히려 확인된 밝게 보이는 폐, 그리고 심장사상충 양성, 이 모든 것은 생선 가시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였다. 침윤은 개선되었지만 여전한 켁켁소리. 폐를 일단 정상화 하고 보려고 했다. 내복약을 먹이고 보니 폐는 깨끗해졌고 당연히 목에 가시는 없었다.(심장사상충으로 인한 폐혈관 문제는 있지만..) 하지만 식욕저하와 혈색소뇨로 보이는 오줌색의 변화, 심장초음파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딱 보아도 커진 우심, 그리고 우심방, 우심실 사이에서 힘차에 움직이는 한덩어리의 심장사상충, 얼른 치료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정뷰가 아니었는데도 한가득 보이는 심장사상충 = 모양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에는 외과적으로 최대한 제거를 하고 주사로 치료를 해야 한다. 산을 한 3개를 넘어야 하고 대략적으로 생각한 비용만 해도 만만찮다. 외과적으로 제거를 할 떄 아이가 테이블...
삶은 언제나 즐거기만 하진 않다. 챗바퀴 같은 삶을 살다가 지치고 힘들 땐 '쉼'이 필요하다. 나에게 있어 쉼이란 어딘가를 가는 것이고 그게 멀든 가깝든 상관없다. 일단 하루 쉬는 날이라도 토요일 일 마치고 떠나거나 일요일에 출발해서 놀고 월요일 아침 일찍 와서 바로 출근하는 형태로라도 어딘가를 다녀와야 한다. 그래야 정신력이 충전이 된다. 몸 힘든 것이야 어찌저찌 버티면 되는데 정신적으로 힘든 것에는 정신력 충전이 필수다. 그게 없으면 버틸 수가 없으니까. 문제는 계획적으로 쉬지 않는 것이다. 월요일에서 토요일에 향하는 길에 나의 이 충전욕구는 샘솟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급여행이 된다. 원하는 숙소보단 그냥저냥 있는 숙소로 가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어느정도의 계획은 필요하겠단 생각은 들지만 언제나 똑같다. 언제까지 이럴 지 모르지만 동물병원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계속 그럴 것 같다. 다리가 불편한 친구가 왔다. 푸들. 다른 문제는 없는데 슬개골 탈구가 되는데 1기 수준인데 계속 좌측 다리를 들곤 했다. 이상하다. 다시금 다리를 만져보는데 이런 내측으로도 외측으로도 빠지고 외측으로 빠졌을때 딱 걸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까 내측은 1기, 외측은 2기 수준인데 외측 탈구로 인한 파행을 보인다. 경골은 그렇게 돌아가 있지 않고 이쁜 위치에 있다. 활차구 성형을 하고 내외측 절개를 다 해야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슬개...
안녕하세요! 서울웰동물의료센터 오원장입니다. ^^ 주차장이 만차일 땐, 중곡제3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시면 됩니다. (정식 오픈 시 주차비 지원해드릴 예정입니다.)
아직 그렇게 늙지는 않았지만 내 나이대 사람들의 부고가 종종 들린다. 생각보다 동물병원 원장님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만다 정신을 차린다. 나는 내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하고 있는가. '아니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운동도 하고 독서도 하고 가족들에게서 힘도 얻지만 뭔가 나를 억누르는 중압감과 어깨뭉침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반증인 것을 나도 안다. 이런 나에게도 마음의 고향은 있다. 예전의 인연들을 만날 때이다. 예전에 근무했던 병원은 나에게 있어서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다. 힘들고 지쳤을때 근무하게 된 곳, 그리고 여러모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온 곳을 교육 겸 찾아갔다. 그리고 항상 했던 말을 지키기로 했다. 대방어가 맛있는데 제가 한마리 잡아서 올게요 수도권에 있을 때는 흔했던 대방어가 생각보다 경남이나 아랫지방에서는 흔하지 않았다. (요즘 횟집에서야 보이긴 한다.) 그래서 특별히 주문을 해서 준비를 해서 갔다. 이 기름진 비릿한 대방어의 맛을 한 번은 맛보게 해드리고 싶었다. 아시겠지만 대방어의 기름짐은 다르다. 서울에 있었을 때 나와 와이프를 연결해준 것도 바다회사랑에서 먹었던 숙성 대방어회., 그리고 지금의 우리의 인연을 돈독하게 해줄 것도 대방어이다. 10kg 짜리 한 마리를 잡아들고는 익산으로 향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원장님을 만나는 것 자체로 나는 힐링을 하고 온다. ...
이개혈종: 이개의 피하 또는 연골막하혈종으로 이개에 반복되는 기계적 자극으로 인한 출혈때문에 생긴다. _네이버지식백과 개,고양이에서도 이개혈종이 생기는 경우들이 있다. 보통의 경우 외이염으로 인해 귀를 털면서 귀, 연골의 혈관이 손상되어 출혈이 발생해서 생긴다. 흔치는 않으나 1년에 3-4마리 정도는 본다. 그리고 이들의 경우에 배액을 하고 붕대를 하고 외이염 치료를 하면서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에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을 해도 붕대를 하는 기간은 동일하지만, 재발을 생각보다 덜 하는 편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한쪽 귀가 커져서 내원한 친구가 있다. 그냥 딱봐도 구글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첫번째 고양이의 모습과 똑같았다. 좌측 귀는 심하게 부어있었다. 내과적으로 3번 정도 치료, 그러니까 배액을 하고 약을 먹이셨다고 하는데 계속 재발을 하니 보호자분도 답답해서 미칠지경이라고 하신다. 보통 한두번 하고 안 되면 외과적으로 치료를 하자고 말씀드리는 편인데, 우리 아이의 경우에 수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게 되었다. 다행히 별 다른 문제는 없어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술전에 확인한 귀도말 검사 상에서 다수의 세균, 말라세지아가 확인된다. 수술도 수술인데 외이염에 대한 처치가 적절하지 않으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S자로 배액을 하고 절개선과 평행한 라인으로 해서 봉합을 한다. 빽뺵한 느낌이 들도록 해야 재발...
어느날 수녀님이 데리고 오신 귀여운 고양이, 콩이는 작은데 동네 고양이들에게 맞고 다닌다고 한다. 교상흔이 있는데 어깨쪽의 상처가 깊어보였다. 마취 후 세척하고 봉합을 한 아이를 병원에서 지켜보는데 처음에는 예민한 줄 알았던 녀석은 애교쟁이였다. 겁이 조금 있는 편이지만 금방 다가와서 비비고 엉덩이 들기를 시전한다. 힐링을 해주던 친구가 떠나고 나서 다시금 찾아온 힐링냥이. 귀여운 콩이가 가족을 찾습니다:D 입양이 확정 시에 중성화 해드리겠습니다. 1.남자아이 2.성격: 애교가 많아요(겁도 조금..) 3.건강합니다.
인생은 나를 위해 보다, 남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 내 자신의 평온과 평화를 위하는 삶도 나쁘진 않다. 하지만 조금 더 내가 원하는 삶에 다가가려면 난 남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의사를 본격 시작하기에 앞서, 블로그의 시작은 홍익짐생이었다. 널리 짐생을 이롭게 한다는 생각, 그 생각으로 어렵고 힘든 아이들을 위해(보호자가 없는 아이들) 나와의 약속을 지켜서 봉사를 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봉사를 조금 더 대놓고 하고 싶다. 대신 한 달에 한 마리. 처음에는 두서없이 했지만 결국은 득보다 실이 많았다. 봉사는 내가 하는 것이지 남이 원한다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케이스만 내가 선택해서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보살펴 줄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 위주로 케어를 하고 싶었다. 물론 이 친구가 1호는 아니다. 정확히 하자면 81호 정도 되려나 모르겠다. 자기 집 마냥 편안하게 앉아있던 까미! 출근길 마주한 친구가 있다. 어디서 온 냥이길래 당당하게 산책길 벤치에 앉아 있었는지는 모른다. 검은 고양이는 만지려고 하니 재빠르게 도망가는데 꼬리가 빨갰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도 아니고 고양이 꼬리가 빨갰다. 외상으로 인해서 꼬리 뼈가 노출된 것 같았다. 그냥 두면 균감염으로 패혈증도 올 수 있으니 걱정이 된다. 하지만 만지려고 하니 도망갔다. 내 손을 타지 않았다. 근무하는 선생님 한 분도 이 친구를 보았나 ...
언젠가 입이 와서 치료 한 친구가 있다. 혀에서 여러 곳이 벗겨진 것이 확인되었다. 칼리씨 녀석 때문으로 보이는데 마취도 잘 깨어난 우리 친구는 며칠 뒤 밥을 안 먹는다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입원하면서 수액 및 주사처치를 하고 건강해져서 돌아갔다. 이 친구는 딸기농장에서 사는 자유로운 영혼의 친구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입원장에서 계속 울었다. 문을 열어주면 신나서 골골거리면서 무릎에 올라오곤 했다. 아프지마, 딸기냥 그리고 며칠 전 꼬리쪽 피부 문제로 내원을 했다. 여전히 수다스러우나 겁은 많은 이 친구의 꼬리 상태는 심각했다. 그냥 피부문제가 아니라 진피층까지 노출된 상태, 그러니까 밖에서 지내고 덩치는 큰데 중성화를 하고 나서 더 맞고 다닌다는 히스토리상, 교상 후 감염, 염증으로 지금의 상태가 된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삭모를 하고 보니 상태는 더 심각했다. 수술 전에 본 술부의 2배 정도, 그리고 생각한 형태랑은 다르게 봉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조직들은 신선하다는 것, 충분히 세척하고 봉합을 하고 마무리를 한다. 생각보다 넓었던 상처부위, 세척을 잘 하고 봉합을 한다. 수술 자체는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된 것은 따로 있었으니 이 녀석의 울음이다. 정말 잠시도 쉬지 않고 문 열어달라고 '냐옹, 야옹, 야아아옹'을 한다. 그러다 문을 열어주면 신나게 나와서 골골거린다. 애교를 한껏 보여...
예전에 근무를 한 병원에서는 주기적으로 대청소를 했다. 테크 선생님과 함께 여기저기 정리를 하다보면 항상 남는 곳이 있었다. 원장님의 진료실. 이런. 막 버리고 싶은데 막 버리지 못 하는 심정을 하는가. 이것저것 다 치우면 너무나 완벽할 것 같은, 먼지 하나 없는 것은 기본이요, 깔끔함에 보호자분들이 감동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손을 대지 못하는 그 심정을 아는가. 보다보다 원장님에게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린다. "내가 알아서 정리를 할게요" 그리고 다시금 본 진료실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랬다. 원장님들을 같이 정리를 하면 병원이 깔끔해질 것 같단 건방진(?) 생각을 해버렸다. 이게 마치 와이프들이 남편의 씻은 것을 알아차라지 못 하는 그런 기분인가. 그때는 그랬다. 이상하게도 항상 원장님들의 방은 지저분했다. 개원하고 나서야 왜 그런지는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병원에는 아쉽게도 원장실이 없다. (이 모든 것은 와이파이님 덕분? 으으..) 이 말인 즉슨 남는 진료실 하나가 원장님의 방이란 말인데 주로 그 곳에서 나는 내 살림살이를 펼쳐둔다. 문제는 책이 많아진다는 것인데 볼 책은 많고 본 책도 많다 보니 처치대 옆 책장에도 더이상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책을 더럽게 보는 편이라 빌려 보는 건 성에 차지 않는다. 그러다 책이 쌓이고 살림살이가 차게 되면 다시금 정리를 시작한다.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에게도 정리를 부탁하지만 정...
좋아하는 가수가 있는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는 그때그때 다르나, 일반적으로는 고등학교 시절에 날 소리치게 했던, 노래방 가면 매일 불렀던 노래의 주인공들을 좋아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나 우리 땐, 샤우팅, 그러니까 고음을 잘 소화하는 친구들을 노래를 잘 한다고들 생각했다. 김경호부터 시작해서 마지막은 항상 쉬즈곤. 쉬즈곤을 완벽하게 부르는 친구는 우리들의 우상이었다. 차가 고장나서 요즘엔 그러지 못 하지만 개원하고 나서 내 스트레스 해소방법 중 하나는 드라이브를 하면서 김경호, 임창정, 휘성을 포함한 다양한 가수들의 노래를 힘차게 따라 부르는 것이었다. 점심시간에 드라이브를 하면서 열창을 하고 오면 목은 좀 힘들지만 스트레스는 사라지곤 했다. 누가 그러지 않았는가.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롱런한다고. 그래, 나에겐 내 차가 필요하다. 심한 골연골이형성증,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아파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갑자기 뜬금없는 가수 이야기의 시작에는 한 친구의 '이름' 때문이다. 강아지, 고양이 이름은 다양하다. 곡물류부터 해서 술이름, 명품이름 등. 그리고 가수 이름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 아이는 발바닥에 뭐가 나서 왔는데 단순한 패드의 문제는 아니었다. 딱딱했다. 그리고 스코티쉬폴드. 스코티쉬폴드하면 골연골이형성증 아닌가. 사진을 찍어보니 답은 딱 나왔다. 그랬다. 아직 아파하진 않는다곤 하지만 관리가 필요함, 아파했을떄의 ...
벌써 개원한 지 2년이 넘었다. 이런. 아이는 벌써 미운 4살을 지나 5살을 향해 달려간다. '나의 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것들이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다. 이러다 정신차리면 오십이 코 앞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수의사라 행복하다. 공부할 것도 많고 '도움만 되면 뭐든지 해'라고 나를 응원해 주는 와이파이님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요즘에는 책도 다시금 더 사고, 전공 관련 서적도 사서 책을 보는 낙(?)에 살고 있다. 뭔가를 배우고 계속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감사하는 요즘이다. 얼마전에는 처치실이 문이 고장났다. 슬라이딩 도어인데 아래부분이 헐렁하다. 문이 계속 빠지기 시작했다. 문이 빠질 때 마다 뛰어가서 문을 고쳤는데 이거 이렇게 계속 쓰긴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인테리어 보증기간이 지난 상황이라 이거 원 알아서 해결해야 할 입장이다. 그래도 인테리어 해주신 팀장님이 주신 팁을 따라 부속품을 사고 직접 교환을 해보려고 했지만 영 내키지 않는다. 해보지 않았던 일을 괜히 했다가 망쳐버리면 어쩌지란 걱정이 들었다. 이건 마치 꽤 오래 임상을 했지만 처음 하는 수술을 대하는 느낌이랑 비슷했다. 조심히 원칙대로 하면 되니까. 한 번 해보자고 다짐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문을 분리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다시금 팀장님에게 물어보고 문 탈거를 하고 하부 슬라이딩 도어를 장착하고 문을 다시금 장착한다. 그리고 슬라이딩 ...
뚜기란 친구가 있었다. 보호단체에서 사는 아인데 감기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여러마리가 함께 사니까 병이 나을만 하면 다시 걸리고 케어도 잘 안 될 수 있단 생각에 케어를 좀 해드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녀석 무슨 골골송 머신이다. 손만 닿아도 골골, 어디에나 꾹꾹이를 신나게 한다. 손바닥 보다 약간 클 때 마주한 녀석은 타고난 개냥이다. 함께 왔던 아이의 급사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씩씩하게 잘 지냈던 친구다. 어느날 병원에 일이 생겨서 급하게 보낸 후에 잘 지내나 궁금할 때 쯔음 또다시 감기 증상으로 내원한다. 한 번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 재채기, 약을 변경하고 나서야 미친듯한 재채기는 잡히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이녀석은 2kg가 되었다. 수술할 때가 되었단 말이다. 댕댕이를 보면 기겁을 했던 첫모습과 달리 이제는 강아지를 봐도 전혀 겁내지 않을 시기에, 보호자분 한 분에게 간택을 당하고야 만다. 좋은 소식이지만..처음엔 ''아아..앙대.."라고 외치고 말았다. 아기 안듯이 안아도 골골송을 어깨에서도 꾹꾹이를 하는 이 친구는 와이파이님 몰래 병원냥이로 삼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물론, 이녀석이 병원에서 사고를 몇 번 쳐서....허락은 어려웠을 수도 있다.) 입양 일주일 전에 마지막 접종 케어를 마치고 대망의 중성화 수술을 한다. 마취도 잘 견디고 오뚜기처럼 벌떡, 잘 깨어난 녀석은 이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리고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