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채널 최신 피드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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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1포스팅: #16] 외로움은 선물입니다

    외로움이여. 오, 외로움이여! 그것이 올리브를 괴롭혔다. 평생 그런 감정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그녀는 집안을 돌아다니며 생각했다. 그건 어쩌면 줄곧 존재하던 공포가 마침내 사그라지고, 지금 그녀 앞에 입을 벌리고 있는 외로움이라는 이 밝은 우주에 그 자리를 내주는 것이라고. 다시, 올리브 *된다고 해서 : 손으로 쓴 글은 반드시 소리내 읽어본다 오래도록 불안했다 오래도록 침묵했다 오래도록 외로웠다 오래도록 지루했다 오래도록 아팠다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래서 지금의 읽는 내가 되었다 -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많이 쓰고 지웠다 그것들이 다 선물같이 남겨졌다 진짜로 혼자가 되는 날, 꺼내 까먹으리 조안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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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15] 부정적인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 그래서 긍정의 확언만 주고 받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렇지 않다. 내 인생에 대해 애도하는 중이야 오늘 오전에도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따뜻한 아침밥 먹고 #습관의글쓰기 만트라 생각노트를 썼다. 눈 때문에 서울집에 온 김에 since i am here 홈플러스에 가서 포켓몬에 빠진 아이를 위해 종이접기, 트레싱지, 미니화이트보드 등등을 사고 장보고 돌아온 남편과 아버님과 귀가했다. 눈발이 조금만 날리는 서울은 폭설인 경기도와 완전히 다른 나라 같았다. 몹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내 분자들이 그의 안으로 들어가고 그의 분자들이 내 안으로 들어오는 거의 그런 느낌이었다. 바닷가의 루시 상상력은 지성이라고 말하는 사강과 겉모습만 화려한 껍데기 예술가를 비웃는 오스카 와일드 책을 30대내내 작업실로 썼던 역앞 스타벅스에서 읽고 들어와 이른 저녁을 먹었다. 어머니의 반찬은 집밥 치트키다. 내가 한다고 생각하면 바로 지연delay 버튼이 눌러진다. 무조건 쓰기 시작하면, 무조건 끝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제 쓰냐고 물어본다. 바로 지금 쓰면 된다. 내가 보증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나 자신의 성실함뿐이다 사강의 말 이 글을 쓰고 나면 동창 만나러 간 그대신 어머니랑 내 서울 최애 떡볶이와 찹쌀 순대, 김말이를 야식으로 먹을 것이다. 이보다 좋은 명절을 알지 못한다. 내게 맛있는 떡볶이 없는 세상은 미국이다. 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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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14] 다들 자기 고민으로도 버거워

    “그들은 기억의 무게를 나누어 졌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더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감당해주었다”는 문장이 심장에 내려꽂히는 팀 오브라이언의 책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저자 팀 오브라이언 출판 섬과달 발매 2020.04.30. 을 읽으며 서울로 올라가고 있다. 아버님은 오늘만 두 번 서울에서 강원도를 왔다갔다 하셨다. 명절 연휴에 내리는 폭설로 우리도 간다안간다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서울집에서 모이기로 결정이 났다. 강원도에 가는 마음과 서울로 향하는 마음은 싸는 짐부터가 다르다.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도시와 무엇이든 가지고 가야 하는 산골은 ‘내가 가지고 다닌 것들’의 리스트 길이가 다르기에. 실제 전쟁을 겪은 이의 살아있는 기록에 ‘절망과 희망의 노래’가 재생된다. 그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는 스스로를 혐오했다. 그는 대원들보다 마사를 더 사랑했고, 그 결과 라벤더는 이제 죽었고, 이 일은 남은 전쟁 동안 뱃속에 비석처럼 들어앉아 그가 가지고 다녀야 할 무엇이었다. 위의책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 지금의 현대인들에게 ‘인마이백’ 아이템은 언제나 핫이슈다. 마음의 위안을 주는 물건들, 내겐 노트와 펜/아이폰/립3/고체향수/이클립스 정도인가? 수영장 가방에 있어야 하는 내빗/미스트/세면도구들. 삶과 죽음이 왔다갔다 하지 않지만, 그래도 없으면 죽을 것 같은 것들이 있다. “화학작용이 어떻든 뺨 밑에 깔린 신약성경의 냄새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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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라우트북클럽] 다시, 엘리자베스

    [일기연구소 여성작가 시리즈3> #퓰리처상수상자시리즈3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Elizabeth Strout 그는 끊임없이 말했고, 솔직히 나는 종종 그 이야기가 지루했다. 하지만 그가 뭔가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내가 보기에 그는 더 젊어진 것 같았다 <바닷가의 루시> [함께 필사해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필사클럽 *참여자는 하루 중 아무 시간에나 필사 인증샷을 올리시면 되어요. 저만 아침에 올릴 예정입니다. 여러분 ... blog.naver.com 에고이즘의 필사클럽의 역대(!!!) 최초의 작가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2025년 퓰리처상시리즈 세번째 주인공으로 모셨다. 루시 시리즈(<내 이름은 루시 바턴> <오, 윌리엄> <무엇이든 가능하다>)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시리즈의 첫 작품인 <바닷가의 루시>를 한달간 혼자 읽어내려가며 다시금 가슴 속에 뭉클하게 올라오는 기운을 느꼈다. [세트] 오, 윌리엄! + 무엇이든 가능하다 + 내 이름은 루시 바턴 - 전3권 2016년에 출간되어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장편소설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은 유년 시절의 지독한 가난과 소외의 기억을 간직한 채 소설가가 된 ‘루시 바턴’이라는 인물을 처음으로 소개... aladin.kr 다같이 다시 읽어내려가고 싶다 한 작가가 한 명의 독자에게 내려앉을 수 있는 최대치의 기쁨과 슬픔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전작들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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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13] 천재는 꾸준함이다

    책을 읽을 때, 당신은 항상 가장 좋은 친구와 함께 있다 시드니 스미스 존경하는 라히리도 꾸준함의 천재이다, 작년 1월의 나는 그녀를 아침마다 받아적고 있었다 어젯밤, 쓰다가 잠들어 버려서 토요일 오전에 1일 1포스팅을 마무리해본다. 나무 작가 주명한 쌤의 작업 세계를 들여다보다가, 주명한(@joo_myunghan)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819명, 팔로잉 434명, 게시물 240개 - 주명한(@joo_myunghan)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오전 팬케이크 시간이 지나갔다. 다행히 오늘은 맥도널드가 나의 시간을 절약해주었다. 매일 써야 대단함이 생기는 #습관의글쓰기 주말일기의 주제는 언제나 반복되는 나의 루틴에서 온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 스트레칭했고 콜라겐을 챙겨 먹었고 수영 가는 남편의 아침을 챙겨주었고 어제 읽다잔 책과 함께 과거의 내가 쓴 글을 읽었다. 그리고 새로운 꾸준함의 천재를 찾았다. 나의 재능은 이 루틴에서 발현된다 여기서 '재능'이라함은 언제나 지속성이다 아직도 하고 있는가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세계에선 시간만이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판은 그 시간의 벽을 뚫고 건너온 이들의 것만 받아들이면 된다 조안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y summer♥ '나만의 공간에서 스스로 결정해서 일을 해나가고 싶다'란 꿈을 이루었다. 이 꿈을 지속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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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12] 오래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란

    Things happen 몇 개월 만인지 모르겠지만, 온전히 혼자인 밤이다. 잠들기 아깝다. 오늘도 수많은 문장들에서 위로를 받았다. 수영도 평영 드릴까지 45분 완수했다. 스트라우트북클럽을 만들려고 루시를 읽었다가, 그냥 위로를 받았다.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던 그 시절의 공기가 생각나 답답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문학은 진짜 삶을 산 뒤에 만나면 더욱 좋다. 아, 루시 그대는 어쩌면 그렇나요. The ocean was a huge comfort to me somehow, and those two islands were always there. The sadness that rose and fell in me was like the tides. Lucy by the Sea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20년 전의 내가 타이핑해둔 이어령 선생님의 '열정과 결핍'이 등장했다. 책 소개하는 사람으로 20년을 살고 있으니 이제 웬만한 주제에 어울리는 문장들이 어디서든 툭툭 튀어나온다. 나는 과연 엎어지면 무릎 깨지는 그 삶 속에 발 담그고 고통스레 몸부림 쳐봤을까 이렇게 물으신다면, 저는 아직 더 많은 고통이 남아 있다는 것에 안도한다. 얼마나 더 아파야 하냐고 기도했을 땐, 답을 못 받았지만 지금 전 충분히 행복하니 얼마나 더 줄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답이 올 것만 같다. 그 사람이 일상을 살아갈 때 나는 그저 그 사람 곁에서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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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11] 돈 안되는 일을 왜 하나요?

    4년 전 오늘 하던 일로 필사클럽을 만들었다. 돈이 안되던 습관들이었다. 이제 돈도 벌게 하는 나의 커리어의 일부분이 되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작품만큼 필사병나게 하는 작가도 드물다. 그녀처럼 한 인물을 몇 년에 걸쳐서 단계별로 그리고 싶다. 바닷가의 루시 저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4.08.08. 작년 8월에 나온 바닷가의 루시는 펜데믹 때 이야기를 담아서 더 우울하지만 그 다음을 또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루시 이야기가 영원히 안 끝났으면 좋겠다. 스트라우트는 언제나 스트라우트다. “그이는 엄마가 나이 많은 백인 여자들에 대해 쓰는 그냥 나이 많은 백인 여자라고 생각하던데요.” 이 말은 해야겠는데, 나는 그 말에 뜨끔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그애는 젊은 백인 남자고, 쓴다는 게 고작—오, 신경쓰지 마.” 하지만 그 말이 나를 괴롭혔다. 그애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애는 내게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 밤 그애가 말했다. “엄마, 이 모든 게 정확히 내게 필요했던 거예요.” 바닷가의 루시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정연희 저 이 모든 게 정확히 내게 필요했던 것이다. 배우자에게 상습적으로 찾아오는 우울증 같은 것이다. 이혼해도 친구로 남고 싶을 만큼 내게는 대화의 기술이 있다. 언제나 기다려줄 수 있다. 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한계가 있다. 다시 평일 저녁 줌 수업을 열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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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10] 좀 놀아본 언니가 듣던 노래들

    책 이야기만 하면 지루하니깐, 오늘은 내가 날 것(?)으로 날아다니던 시절- 물론 체력은 지금보다 약했다-에 즐겨듣던 노래들을 소개하고 수영장에 가기로 한다. 락 페스티벌에서 바닥부터 울려 퍼지는 사운드에 몸을 맡겨 진흙탕도 두려워하지 않고 흔들어 제끼던 시절을 음악을 통해 리플레이해본다. #내가모아들으려면만드는리스트 1) 가십 : 베스 디토 언니 여전히 건강하던데요, 좋아했어요 아주 많이 2)오아시스: 영원한 락커 오빠임, 잔잔한 락 발라드도 많지만 폭발하는 듯한 곡들도 있음 탬버린만 연주(?)할 줄 알아보이던 노암이 작곡도 잘해서 놀랐던 곡 3)애니마Anyma 최근에 내 심장박동수를 높인 애니마의 라이브 공연들... 애니마는 현 테크노씬의 핫한 뮤지션으로 룩소티카CEO의 아들( 렌즈수저🦄)이다. ***그의 전 부인은 내 최애 모델이자 디카프리오의 현 여친-26살이 되었는데 아직 안 헤어지고 있다!!!- 비토리아 체러티이다. 샤넬 오프닝에서 체러티만 나오면 영화가 된다. *** 그는 기괴한 영상과 함께 거대한 공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2025년 월디페 헤드라이너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내가 갈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한번은 꼭 직접 가서 보고 싶다. 노래보다는 비쥬얼 멜로디가 전부인 디제이라 무조건 압도적이어야 하는데 국내 무대에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캘빈 해리스 뮤즈인 엘리 굴딩과의 콜라보 4)블러: 트래비스나 콜드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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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9] 귀여운 언어 생활, 마법의 작업실

    “엄마한테 오늘, ‘근데’는 금지어야. 아빠가 집에서 지디 노래 금지시킨 거랑 비슷해” “엄마, ‘그런데’ 나 이거 하나만 더 물어봐도 되어요?” 🤩 하하호호… 여름이가 또 날 웃겼다. 하도 ‘근데’ 라는 조건을 붙여서 뺀질뺀질 하라는 건 안하고 같은 말만 반복해서 내린 금지령이었는데… 준말의 본말을 말하다뉘🙂‍↕️ 내가 졌다. 기분 좋은 패배감. 그건 글쓰기에 있어도 왕왕 있다. 작업이 잘 안 풀리는 날이 있어도 써놓고 보면 웃거나 울 일이 생긴다. 오늘 또 우연히 트럭운전자 출신 미술평론가 제리 살츠 Jerry Saltz의 책을 발견했다. 그는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평론가이다. 나는 작업할 때의 두려움, 즉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방해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그중 유일하게 성공한 방법은 그냥 계속 작업하는 것이다. 개정판 | 예술가가 되는 법 | 제리 살츠 성공한 예술가들은 메아리처럼 돌림 노래를 부른다. 계속 해라 Work Work Work. 그것밖에 해결책은 없다. 아이디어가 막히면 그려라. 그리다 지치면 멍을 때리며 걸어라. 아, 원근법 따위는 무시해보아라. 작업실에서 원한다면 아무리 바보 같아 보이는 아이디어라도 그 생각을 끝까지 이어 갈 수 있게 자신만의 마법 의상을 찾아입으라고도 충고한다.렘브란트에게 마법 모자가 있었다면, 나는 목걸이들이 있다. 조금 유치한 것들이 은근히 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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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8]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하세요

    걸작은 파스텔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요?!? 전시를 한번 보고 오면, 그 작가를 거의 한달동안 판다. 특수 마스크를 쓰고 파스텔화 작업을 하는 니콜라스 파티 동영상을 보면서 오늘의 업무를 했다. 나의 업무일지에는 항상 그림/음악/글쓰기 동료들이 등장한다.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연결하는 린치핀들이 다음 클럽을, 다음 글쓰기의 방향성을 알려준다. 로코코 시대의 부셰와 프라고나르의 고품격 우아함이 파티를 만나면 유쾌하고 시원한 싱그러움으로 변신한다. 이 모든 것이 장난스럽게 보이나요? 편집자적 마인드(연결성 집착)에서 보면 파스텔의 황태자는 너무나 매력적인 아티스트다. 다수가 지금은 안하는 걸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스텔 세계를 궁금하게 만든다. 손으로 문질러 바르는 그 거친 작업 방식으로 완성되는 융드립같은 부드러움이라니🍧 http://aladin.kr/p/YPQ87 화보집 좌표📌 Nicolas Party (Paperback) Nicolas Party (Paperback) aladin.kr 으하, 심장 터지게 좋은 건 언제나 습작 노트(스케치 몰스킨이라니😎)에 있다. 이 화보집이 파티의 모자이자 신발이다. 패션의 완성이 머리와 발끝에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 끗 차이로 특별함과 평범함이 나뉜다. 구체적인 모든 작품 세계가 들어있다. 🔴🟢🟤 무조건 디테일해야 살아남는다. 무엇을 보느냐,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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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7] 글만으론 안되는 세상이에요

    집이 아니라 노트를 자랑하세요 일기연구소 모든 사람이 아니라 특정한 '누군가'가 중요하다. 누군가 나를 계속 찾아온다면 좋은 신호다. 그들이 친구나 동료, 가족 나아가 연인까지 데려온다면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찾아오게 하려면 이제 글만으론 부족하다. AI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개인화된 사진과 스토리 있는 동영상이 필요하다. #썸띵에세이클럽 1기 때 참여하신 그림전공자 보미님이 직접 그리신 엽서를 들고 호암미술관에 오셨다. 각자의 키워드(새, 발레, 고양이, 책, 출근)를 기억하고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하고 기억한 우리들의 라이팅클럽. 오프라인 정모까지 마치니 이제야 진짜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난다. 에세이클럽에 참여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덥석 반가웠다. 백수주제라 금액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사실은 그 돈을 걸고도 내 자신의 실패를 보는 것이 더 두려웠다. 게다가 처음엔 어떤 식으로 과제를 수행해야 할지 감이 안왔다. 의욕은 있지만 샘플원고를 보고도 내 식으로 소화를 못한다던지, 질문에 대한 답이 막막해서 뭐부터 풀어가야할지 몰랐다. 그럴 때 조안나 작가님의 고감도 1:1 추천책은 적중률(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힌트)이 굉장하게 높아서 마법같은 돌파구를 찾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런 힌트조차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적극성이 없다면 얻을 수 없는 보물찾기와 다름없었기에, 이 모험의 여정은 거친 황야를 스스로 걸어갈 근력이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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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6] 힘빼기의 달인

    쓸데없는 힘을 덜어내는 일도 쓸데없는 기억을 덜어내는 일과 같다 <노인력> 중에서 * 자기계발서의 격언 중 하나, 운동트레이너들의 잔소리 중 하나, 내가 자주 쓰는 글쓰기팁 하나. 그건 모두 힘빼기다. 힘을 키우는 것보다 힘을 빼는 게 더 어렵기 때문이다. 물 흐르듯이 살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 인생은 바람도 있고 높낮이도 있고 온도변화도 잦기 때문에 항상 같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온 이 책은 앞으로 '섹시하고 우아한 할머니 되기' 프로젝트의 참고도서로 딱!이다. 나의 중년은 청년 시기보다 '에너지 빼기'에 집중해야 하기에. * 한 권의 책을 읽으면 다섯 권의 참고도서가 떠오른다. 그 책타래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글은 반 이상 나가있다. 사방이 책으로 둘러쌓여있으면 더 좋다. 부족한 빛을 여러 조명으로 채우듯 여러 책들의 문장에 기대어 나의 문장을 이어간다. "해 지는 저녁이면 한쪽 어깨에서 크고 작은 못들이 가만히 빠져나간다 액자처럼 몸 기울어 물받이통 내려가는 물처럼 버려지는 것들 언제나 조금씩 기운 것들이 나를 지킨다" (고통을 달래는 순서_김경미 시집 중) 언제나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조금씩 어긋난 것들이, 정석에서 벗어난 것들이, 약간 흐트러진 것들이, 의외성을 가진 것들이 나를 숨쉬게 한다. * 내사랑 나나님 기운내지 말고, 힘빼고 또 만나요♥ 완벽하지 않아서 더욱 사랑스러운 것들이 내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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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5] 밥먹듯이 하는 것들

    오늘 포스팅은 밤에 한다. 잠들기 전에 폰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이 간편한 블로그 생활. (라떼는 디카로 찍어서 컴에 옮기고 그걸 또 파일에서 끌어와서 몇 단계 거쳐야 업로드할 수 있었다😎) 낮에 외부 활동이 있으면 블로그창에 앉아 있기 힘들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는 노트와 펜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필사클럽도 전자책이 있어서 전 세계 어디서든 아이폰만 있으면 운영할 수 있다. 다만, 기다림에 인색해진다. 이렇게 포스팅할 시간도 없었지만,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메일에 답장을 할 수 있었고 일기클럽 글들을 읽고 피드백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14년전에 발표했던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삶이다. 여행을 가서도 일을 내려놓지 않지만, 언제나 일을 놀이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밥 먹듯이 내가 하는 것은 바로 커피 마시기와 수영 하기다. 오늘도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시며 미래와 과거, 인생과 삶 이야기를 마치고 바로 수영장으로 직행했다. 아직 근육통에 시달리는 남편을 뒤로 하고 10바퀴 더 돌고 부리나케 씻고 아이를 데리러 갔다. 온가족이 집에 도착해서 재빠르게 항정살과 김치를 구워 저녁을 마쳤다. 수영이 좋은 이유는 그거다. 일을 내려놓을 수 있다. 책을 안 읽을 수 있다. 아이폰과 헤어진다. 자유형의 자유로움은 나를 계속 돌게 한다. 배영의 우아한 편안함은 나를 계속 누워 있게 한다. 평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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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4] 서서히 차오르는 즐거움

    한번에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의 시대는 저물었다. 하지만 무얼 해도 크게 설레지 않는 나이에,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기대되어 아침잠이 달아난다. 이것이야말로 나의 전성기가 아닌가 싶게 요즘 매일 아침이 그렇다. 30대 때는 행복이 찾아오면 불안했는데 -곧 불행도 온다는 이야기니깐- 40대의 행복은 행복 자체로 감사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실천편이다. 물론 지난 12월은 거의 죽을듯이 힘든 여러 일들이 겹쳐서 나를 심하게 파고들었지만, 다 지나가게 되어있다. 그럼에도 커피를 챙겨 마시고 남편과 웃고 울고 떠들고 수영하고 아이와 그림 그리고 음악 들으면서 춤추고 안아서 헛소리 하고 진지하게 소리 나는 대로 한글을 쓰고 고치면서(소리 나는 대로 쓰는 그 한글의 오타가 유일하게 귀엽게 느껴지는 건 우리 아이 글밖에 없다) 가슴 아픈 일들을 되새기면서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또 배웠다. 클래식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음악하는 사람들 곁에서 여러 권의 책을 만들고 아침마다 듣다 보니 어느 정도 클래식의 감도가 생겨서 그날의 날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커피 맛처럼 디테일하게 달라지는 연주자들의 곡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님의 전곡을 매일 다르게 듣고 있는데 오늘 알고리즘도 나를 윤찬림의 바흐 교향곡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아침에 아니 에르노의 세월 일기를 감상하고 (*썸띵클럽 보미님이 포문을 여셨다. 그녀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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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3] 어쨌든 사는 게 뭐 같잖아요

    #또주말이라니 또 금요일이 되었다. 한강북클럽과 안녕하는 날이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받아먹었는지, 감고 있어도 물이 나온다. 한강쌤 건필하세요. 60세 이후론 편히 살고 싶다고 하셨으니 지금까지 써둔 글로도 전 행복해요. 한방이 닫히면 다른 방이 열린다. #아니에르노일기클럽 5명의 일기친구들과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침부터 밤까지 일어나는 모든 것에 언어라는 옷을 입혀주는 아니 에르노의 <세월>을 한글과 영문으로 받아적고 외면일기를 적어내려갈 생각이다. 외면일기, 파리일기방에서 실험해본 결과 소수 인원이 모닝페이지와 일기문(습관의 글쓰기 생각노트와 다르다)를 공유하기에 좋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 자리정도는 더 낼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은 모집글 참고해보세요, 시작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주3일 카톡 단톡방에서 이루어집니다* #창작자지원하기/받기 1일1포스팅과 함께 인스타그램의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까지 달러로 보너스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인사이트 보고상 100불 보너스가 쌓여 있지만 정산된 적은 없다) 구독자를 위한 독점게시물+스토리+릴스 제작을 하면서 다시 유튜브와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해보고 싶다. 내가 유튜브에서 유료 구독하는 채널은 조승연의 탐구생활, 빨모쌤 <라이브 아카데미> 뿐이지만, 롱블랙 말고 올해는 다른 크리에이터와 유튜버들을 후원해 볼 생각이다. 콘텐츠 유료 구매에 인색한 창작자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무조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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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2] 슬픈 일을 생각할 때도 슬프지 않다

    <박경리북클럽: 토지1-5> 2024을 지나 2025년까지 10월 1일(화)~10월 29일(화)-1권 11월 1일(금)~11월 29일(금)-2권 12월 2일(월)~12월 30일(월)-3권 1월 1일(수)~1월 29일(수)-4권 2월 3일(월)~2월 28일(금)-5권 ✍🏻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지난해 10월부터 20명이 함께 읽고 있다. (한명이 1권의 벽을 넘지 못했으니 이제 19명이지만 그녀가 돌아오리라 믿는다) 월 수 금 필사하던 것을 화 목 토로 옮겨서 하고 있다. 토지 전용 노트는 일러스트가 그려진 Lapresmidi 트레블저널을 쓰고 있다. 품절되기 전에 뉴욕, 파리 편도 다 사두었다. 20권을 읽는 대장정이라 중간에 미도리 노트로 바꿔야할지도 모르겠다. 사투리의 벽을 뚫으려면, 언제나 스토리에 집중해야 하는데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지'라는 의문에 사로잡히면 완독할 수 없는 것이 대하소설 같아요. 물 흐르듯이 나무가 자라듯이 얼음이 녹고 봄이 오듯이 읽어내려가면 되어요. 1권에서 옛소설의 어투와 등장인물, 배경묘사에 익숙해지면 2권부터 아침드라마급의 에피소드들이 진행되기 때문에 10권까지 쭈욱 쉬지 않고 읽어내려갈 수 있어요. 10권이후부터는 토지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박경리 선생님이 후반부 문장에 더 힘을 주셨거든요 ✍🏻 오늘은 4권의 4,5장을 재독했다. 4권 딱 중간까지 끊어 읽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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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포스팅: #1] 하루에 이름 붙이기

    딱 2019년에 내게 따뜻함을 전해주었던 이 문장을 오늘 혼자서 받아적었다. #토니모리슨북클럽 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글을 클럽원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나의 열이 너에겐 난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참으로 고맙다. 참고로, 토니 모리슨의 영어 원문은 그냥 예술이다. 수식어가 필요없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비가悲歌. 받아먹기만 하면 당신은 이미 열혈영문과생. 또 돌아다니면서 먹다가 흘렸네(심호흡 후) 엄마가 한번만 봐줄게. 흘린 김에 바닥 청소, 지금 해야겠다. 매일 반복되는 아이와의 전쟁도 다 추억이다 이 글은 새로운 도전과 불편함(구독서비스 리스타트)앞에서 매일 하는 일을 다시 블로그에 남기겠다는 선언문이다. 린치핀 세스 고딘이 말했지. 이것은 곧 너의 명함이 될 거라고. 일 년 동안 쌓이게 될 글과 사진이 내년의 나에게 어떤 선물이 될지 궁금하다 함께 해요 항상 책마다 심야책방 BGM을 소개했는데, 매일 듣는 음악도 같거나 다르기에 요즘 꽂혀서 정신없는 아침을 차분하게 여는 바흐 소사이어티 채널을 우선 추천해본다. 바흐 커뮤니티로서 장수하는 이 소사이어티의 무궁한 지속성을 응원해본다. 함께 살아남아요. 마야 안젤루에 이어서 하고 있는 퓰리처상 수상자 및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니 모리슨에게 푹 빠져지내는 2025년의 시작이 아주 심장 쫄깃하게 슬프다. 실패의 재발견에 이어 계속 되는 슬픔에게 이름 붙이기 프로젝트는 노벨문학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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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에르노일기클럽] 나를 기억해줘요

    🚨아니에르노클럽 마감되었습니다🚨 ♥2025년을 여는 첫 일기클럽의 주인공은 나의 아니 에르노♥ 쌓이면 서사가 생긴다 일기연구소 모토 아니 에르노 일기클럽 ”이것은 우리 모두의 역사이다“ 모집글은 스레드에만 남길 생각이었으나, 나의 오래된 블로그를 매일 포스팅 하기로 마음 먹었기에 오늘부터 매일 남겨봅니다. 5명이 함께 단톡방에서 한글+영문으로 3달간 여자들의 인생일기 - 우리의 역할, 꿈, 안정성, 지위, 신뢰, 좌절을 노래해보아요. 제 인생책 중 <세월>이 두권인데, 울프의 세월과 아니 에르노의 세월이 그것들이에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존재로 남으며 필사하고 일기 남기실 분은, 덧글로 신청해주세요❣️거창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월요일이니깐 쓰면 되어요. 삶이 다 그렇잖아요🫶🏼 (2자리 남았습니다, 비밀클럽 형식이라 모집기간이 짧은 점 양해를 부탁드려요) -기간: 당장 다음주 월요일 1월 13일부터 2월 14일까지 주 3회 필사 및 세월일기 쓰기 (2월 17일~3월 21일까지 2차, 3월 24일~5월 23일까지 3차 일기클럽 진행) -참여비 및 일기연구소 증정노트 제작비: 월 7만 원*3 (한달 단위로 내셔도 상관없습니다, 완납이 좋지만요) (입금정보: 조안나 497801-01-378673 국민은행) 세월 저자 아니 에르노 출판 1984BOOKS 발매 2022.05.15. -한글, 영문 함께 필사할 예정이기에 영어책도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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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관의글쓰기 8기] 중요한 건, 언제나 마인드셋

    8기도 마감되었습니다 ✏️ 지금 이대로 충분하지만 그래서 더 나눠줄 것이 많답니다 새해 좋은 기운 다 나눠요 <위대함 학교> 팟캐스트 운영자 루이스 하우즈 유니버스 속으로 고고씽 2025년 첫 #습관의글쓰기 8기 : 1월 20일(월)~2월 16일(일) 4주동안 매일 글쓰기🪶 T: 중요한 건 언제나 마인드 그럭저럭 좋은 삶이라고 생각해왔다.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집에서 일할 수 있어서, 따스하고 시원한 집이 있어서, 아이가 손이 많이 가지만 귀여워서, 남편과 사이가 나쁘지 않아서... 그런데 지난 여름부터 무언가 매일 일해도 삐걱대는 기분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나는 확신에 찬 ‘일상예찬론자’지만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함께 사는 이가 “이것이 진정 우리가 원하는 삶인가?” 질문을 던져주었기 때문에. 내년이 기대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다 한순간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끝장났다고 생각했을 때, 호기심과 노력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나에게만 집중했던 시선을 가까운 이에게 옮겨보았다. ‘다른 의미 있는 미션’이 우리 둘 사이에 있는 것 같았다. 내 수업을 듣거나 커뮤니티에 있거나 독자(팔로워)들에겐 수없이 읽고 쓰는 '충만한 나'를 공유하고 더 좋은 걸 주려고 애썼는데 정작 가족들에겐 ‘그럭저럭’ 기본만 해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의무감에 차려주는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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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모리슨북클럽] 언어만이 우리를 지켜준다

    [일기연구소 여성작가 시리즈2> 언어만이 이름 없는 두려움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언어만이 명상이다. 토니 모리슨 한동안 내 자신이 버려진 '고아'라고 상상한 적 있다. 실제로 고아가 아니었지만, 고아 같다고 느끼던 그때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 빌러비드Beloved "오, 아가. 오, 아가" 존스가 탄식했다. 덴버는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땐 몰랐지만, 그토록 친절하고 다정하게 '아가'라고 불러준 그 말이, 세상에서 여자로서 살아가는 삶을 그녀에게 열어주었다. 그 달콤하고도 가시 많은 곳에 이르기 위해,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손수 이름을 쓴 무수한 쪽지들로 이루어진 오솔길을 따라갔다. <빌러비드> 중에서 그후 도서관에서 나는 '손수 이름을 쓴 쪽지들'을 많이 발견했다. 이 책을 미로처럼 헤매기도 쉽고 흑인, 노동, 인종차별, 자살, 타살, 귀신, 망령, 회복, 사랑.... 등 현실이라기보다 상상이라고 믿고 싶었던 사람의 신성한 고백서이다. 나의 바깥 생활이 날로 발전하는 반면, 가정 생활은 날로 악화되어 갔기에 여러 권의 <빌러비드> 복제품들을 찾아 헤맸다. 아직 부모의 그늘 아래에서 사랑받고 싶었고, 사랑하고 싶었다. 진정한 사랑이 한 가지 모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지금 이 작품은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아무도 날 구원해줄 수 없고, 스스로 돌보고 건사할 때 비로소 사랑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내일에 대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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