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채널 최신 피드 리스트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조지훈- 승무(僧舞)해석

    조지훈 시인의 대표작인 승무(僧舞). 전문가들에게 모든 면에서 가장 완벽한 시를 꼽아달라고 할 때마다 회자되는 시가 바로 이 승무이다. 시어 선택부터 율격까지 이 시를 감상하고 있자면 승무하는 모습을 천천히 감상하다 이내 하늘로 휠 휠 나르듯 속세의 모든 번뇌를 잊는 젊은 비구니의 고운 자태를 초여름 자정에 고즈넉한 산사에서 감상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시각적, 청각적, 시. 공간적으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가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작품을 완성한 시인의 나이인데, 1920년 12월 3일생인 조지훈 시인이 이 시를 세상에 내놓은 때가 그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추천으로 1939년 12월 문장지에 수록되면서이다. 그러니깐 조지훈 시인이 지금 나이로 따지면 불과 고3이나 대학교 1학년 때 이 시를 완성했다고 하는 것이고, 또 이 시인을 발굴한 것이 현대 한국시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거장 정지용 시인이니 그 천재성의 인정 또한 누가 봐도 적통격으로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 천재적인 시인 조지훈이 약관의 나이로 완성했다고 하는 시 '승무'를 감상해보자. 승 무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6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

    1960년 5월 부에노스아이레스 근처에서 50대의 한 중년 남성이 이스라엘 비밀경찰 조직인 무사드에 체포된다. 그는 국가 간의 범죄인 인도법을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그들에 의해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으로 이송되어 1961년 4월 11일부터 재판을 받기 시작하여 최종적으로 사형을 언도받아 1962년 5월 31일에 형이 집행되어 교수형에 처해진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치 친위대 중령 출신으로 기소된 15가지 혐의에서 모두 유죄판결을 받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이다. 그리고 오늘의 책은 그런 아돌프 아이히만의 1년여의 재판 과정을 뉴욕의 대중지 '뉴요커'의 특파원으로 취재한 독일 출신의 유대인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다. 우리에게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로 유명한 이 보고서는 거대한 국가의 운영을 관료제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 국가운영 체계 안에서 국가가 정의롭지 못할 경우 그 안에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까지도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논란을 낳은 책이기도 하다. 그럼 문제작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살펴보자. 먼저 이 책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넘어가야 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왜 유대인은 유럽과 현대의 중동지역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미움을 받는 천덕꾸러기일까?'이다. 한나 아렌트가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아이히만이 그토...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5
    수레바퀴 아래서(줄거리 및 해석)- 헤르만 헤세

    1946년 스웨덴의 한림원에서는 그 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헤르만 헤세로 선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남겼다. 성장에 대한 관통하는 듯한 대담한 묘사, 전통적인 인도주의의 이상에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글 1946년 노벨문학상 선정 사유 中 스웨덴 한림원 위 선정 사유에 가장 적합한 작품을 꼽으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데미안', '유리알 유희', '싯다르타'등 많은 작품이 떠오르지만 개인적으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수레바퀴 아래서'가 가장 이에 부합하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데미안'은 부조리한 세상에 내던져 성장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했고, '싯다르타'에서는 석가모니의 삶의 통해 그것을 극복하는 자세에 대한 정도(正道)를 제시했으며, '유리알 유희'는 그렇게 만들어질 수 있는 이상향을 그려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비극을 통해 성장통을 관통하여 전통적인 인도주의의 이상에 대한 영감을 어떻게 불어 넣었는가에 대해서는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라는 자전적 인물을 통해 그가 극복하지 못한 좌절에서 기성세대가 우리 아이들에게 수레바퀴 아래 깔린 달팽이로 만들지 않기 위해 어떤 자세와 배려를 통해 건강한 성장을 이끌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미 있는 답을 주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이 책을 읽음에 있어 1903년에 쓰인 책의 나이가 120여 살이 넘었지만 책에서 제기된 문...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6
    당통의 죽음(줄거리 및 해석)- 게오르크 뷔히너

    게오르크 뷔히너 1813년 10월 17일에 태어나서 약관의 나이라 할 수 있는 24살인 1837년 2월 19일 티푸스로 조용히 눈 감았다. 하지만 그의 삶은 결코 짧지 않은 여운을 남겼는데, 그가 만약 사십여 년을 더 살아 60대 중반까지 활발한 활동을 했다면 과연 독일의 문학과 사상 아니 그를 뛰어넘어 인류의 삶이 어떠했을까 하는 상상을 저절로 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그도 그런 것이 오늘 소개할 책 '당통의 죽음'같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문학적 재능뿐만 아니라 엄청난 독서열과 과학적 탐구에 대한 열정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투쟁까지 도저히 24년간의 짧은 생애에서 그가 이루어 놓은 것에 대하여 과연 실화인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게오르크 뷔히너는 1813년 독일의 다름슈르트 부근 고델라우에서 의사를 아버지를 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당시 독일은 영국이나 프랑스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왕의 권위가 추락하지 않았으며 이를 반영하듯 낭만주의 사조가 절정에 있음에도 그는 사회주의적 자유주의 사상에 입각하여 사회변혁을 꿈꾸었고, 그의 문학적 성향도 공산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사조라 할 수 있는 사실주의 문학의 사실상의 창시자라고 할 정도로 그는 출신성분과 사회적 분위기를 뛰어넘는 말 그대로 '시대를 앞서간' 인물 중의 인물이었다. 의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로 의학을 배우러 가게 된다. 과...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5
    메밀꽃 필 무렵(줄거리 및 해석)-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 하면 왠진 강원도 평창의 풍경과 소설의 토속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의 삶은 당시로는 댄디 그 자체였다고 한다. 함경도 출신의 아버지 이시후는 한성사범학교에 입학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과거에 급제했다고 한다. 그리고 공직생활을 강원도에서 시작하여 봉평면장과 진부면장을 역임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어머니 밑에서 생활하던 중 잦은 다툼으로 인하여 아버지의 집과는 100리가 떨어진 강원도 평창군 소재지에서 지금의 중학교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등학교는 현재의 경기고등학교인 경성제일고동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은 경성제국대학(서울대학교에서는 그 전통성을 극구 부인하지만 당시 일제 식민지 밖의 제국대학은 경성과 타이베이 단 두 곳에 있었며 현재 대만국립대학교는 그 전통성을 오히려 내세울 정도라고 한다.) 법문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엘리트 중에 엘리트요 멋진 양복으로 치장하기를 좋아했던 지금으로 따지면 셀럽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1930년대 닥친 미국의 경제 대공황의 영향으로 식민지 조선도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어 만석꾼 집안 출신이 아닌 그저 잘 배운 인텔리에 불과했던 그는 1932년 조선총독부 경무국 산하 도서 검열과 서기로 몸담고 많은 지탄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이효석 하면 친일 문인 중 가난으로 어쩔 수 없이 친일한 온건친일파(?) 정도로 분류되고 있다고 한...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김수영- 폭포 해석

    김수영 시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역사적으로 격변의 시대에 태어나 고생을 엄청 하시다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신 비운(悲運)의 시인 정도가 아닐까 한다. 물론 그 암울한 시기 진정한 자유를 위하여 목소리 내지 못하고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소시민적 비양심에 일침을 가하고 폴 샤르트르가 주장했던 지식인의 앙가주망을 가장 잘 실천했던 지식으로 기억되어야 마땅하지만 나는 그저 그 고달픈 삶에 소주 한 잔 걸치고 1968년 당시 기사 딸린 외제차로 모시겠다는 제의를 거절하고 시내버스로 귀가하다 뒤이어 온 좌석버스에 치여 돌아가신 시인의 삶에 왠지 모르게 안타깝다는 감정이 먼저 가슴에 차오른다. 김수영 시인 그럼 시를 감상하기 전에 고달팠던 시인 김수용의 삶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1921년 11월 27일 서울에서 태어나신 시인은 당시 경기도 일대 대지주였던 아버지를 두어 유년시절 꽤나 유복하게 자랐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가세는 자본주의 시대로의 급격한 이행을 겪던 시기 시대적 흐름을 못 탔던 탓으로 기울기 시작하여 성인이 되어서는 그의 아내와 함께 양계업을 하고 번역과 문학창작을 함께 해야 할 만큼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나 한국전쟁 후 여러 문인과 사귈 때 원고료로 대포 한 잔 사지 않고 집에다 가져다주어 구두쇠를 뜻하는 '노랭이'로 불렸다고 한다. 어쨌든 유년시절 명석한 두뇌로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병...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해석- 백석

    시인 백석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아마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타자를 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수히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사람이 백석 시인이 아닌가 싶다. 일제강점기 185cm라는 당시 어마어마한 키에 휜칠한 외모를 가지고 태어나 시작(詩作) 뿐만 아니라 러시아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에 능통한 언어 천재로서 세 번의 결혼을 한 이력과 란이라는 여자와 함께 통영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로맨틱한 장소로 만들어버린 이야기 그리고 김영한이라는 재일동포 여인이 1980년대 후반 당시 1,0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백석 시인을 위해 길상사라는 절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하며 법정 스님에게 시주한 일, 100권을 사비로 1936년 한정 발간한 그의 첫 시집 '사슴'은 전설 속에 등장하는 용(龍)이 되어 어딘가에서 나타나 주기만 한다면 1억 원을 호가하는 돈으로 사겠다는 이가 지금도 줄을 선 전설 중에 전설의 스토리를 가진 이가 백석 시인이다. 오늘은 이런 백석 시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감상해 보자.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7
    노르웨이의 숲(줄거리 포함 해석)- 무라카미 하루키

    1989년에 이 책이 국내에 출판될 때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제목 번역으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자 엉뚱하게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판되었고, 그 후 10년 넘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전해지는 가운데 현재는 '노르웨이의 숲'으로 다시금 그 제목을 찾은 작품인 '노르웨이의 숲'을 소개하고자 한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1월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 따로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많은 작품들이 인기를 끌었고 그의 에세이 또한 많은 판매량을 보였는데 그중에 몇 편을 읽은 사람이 지금 글을 쓰는 본인이기도 하다. 마라톤과 와인. 위스키 그리고 재즈음악을 사랑하는 딜레탕트 한 삶을 살고 있는데, 이는 나중에도 이야기하겠지만 무언가 부르주아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그의 에세이와 이번에 소개할 '노르웨이의 숲'을 읽으며 느낀바이다. 아무튼 워낙 유명하고 해마다 노벨문학상 발표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기에 작가에 대한 소개는 이쯤으로 하겠다. 이십 년 전 읽었던 상실의 시대 책표지(左)와 근래 민음사에서 제작한 노르웨이의 숲(右). 본인은 두 책 모두 소장하고 또 읽은 사람이 되시겠다. 우선 책의 내용을 살피 보기 전에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69년부터 197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무슨 일이 ...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5
    아우라(소설) 줄거리 및 해석- 카를로스 푸엔테스

    '아우라'라는 개념은 유대계 독일 사상가로 비극적 삶을 살았던 발터 벤야민이 도입한 것이다. 예술 특히, 연극이나 오페라처럼 무대에 서서 관객 앞에서 연기하는 연기자가 바로 그 공간과 시간에서 극중 인물의 카타르시스성과 배우의 탁월한 연기를 통해서 전해지는 일회적인 마성에 대한 이끌림과도 같은 감정의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예술 작품이 신을 예배하고 숭배하는 제의와 의식의 전통에서 유래했다는 벤야민의 주장에 근거한다. 벤야민의 주요 저서인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보겠다. 아우라란 시간과 공간으로 짠 특이한 직물이다. 아주 가깝게 있어도 그 너머 멀리 떨어진 어떤 것의 일회적 현상이다. 어떤 여름날 오수를 즐길 때 그늘을 만들어주는 산이나 나뭇가지의 아우라를 숨 쉰다는 말이다. 사물을 자신에게 가깝게 가져오려고 하는 것은 오늘날 사람들의 큰 관심사이며, 일회성을 복제를 통해 전유하고자 하는 욕망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지각의 매체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은 아우라의 붕괴로 파악할 수 있다. 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中 물론 이렇게 설명함으로써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아우라'라는 소설의 의미를 단 번에 이해시켜 줄 만큼의 직접적인 예는 아니지만 이를 통한 유추를 통해 조금은 쉽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기에 조금 무리가 가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수주대토(守株待兎) - 한비자(韓非子) 오두편(五蠹篇)

    수주대토(守株待兎) 하면 왠지 한 번있었던 행운이 계속 이어질까 하는 마음에 앉아서 농사라는 생업을 뒤로하고 토끼가 나무 그루터기에 또다시 걸리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이를 가리키는 사자성어로 유명한데 사실은 춘추전국시대 전설의 철학자 한비자(韓非子)의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 말이다. 한비자(韓非子) 그가 누구인가? 당대 최고의 유학자인 순자(荀子) 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던 최우등 학생이었다. 사실 순자가 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위대한 계보에서 빠지게 되는 것은 맹자의 성선설(性善說)과 맞닿은 성악설(性惡說)로 인한 후학들의 외면과 그의 두 제자 이사 와 한비자가 법가(法家)를 현실정치에 반영 중국 최초의 통일왕조인 진(秦) 나라 건국에 지대한 역할을 했고 그 진나라가 분서갱유라는 역사적 오점을 남길 때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부류가 유학자들이었던 점 이렇게 두 가지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쩌든 살아생전 맹자가 지방대학의 총장 정도였다면 순자는 당시 학문을 사랑한 제(濟) 나라가 설치한 전액 장학금으로 운용되었던 춘추전국시대 국립대학 격이었던 직하학궁(稷下學宮)의 장(長)을 세 번이나 역임한 순자의 가장 뛰어난 제자였다는 점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출중했는지를 증명해 준다. 실제로 진나라의 진시황제는 그의 책 중 '오두(五蠹)'와 '고분(孤憤)' 편을 읽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책을 쓴 사람을 만나 볼 수 있다면 죽어도 여...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6
    암흑의 핵심(줄거리 및 해석)- 조지프 콘래드

    폴란드 혈통 우크라이나 출신의 영국 작가(?)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무튼 정체성이 조금은 특이하고 난해한 작가 조지프 콘래드의 1899년 발표한 작품 '암흑의 핵심'을 소개하고자 한다. 원제는 Heart of Darkness로 민음사는 '암흑의 핵심'이라 번역했으며 을유문화사는 '암흑의 심연'으로 번역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악(惡) 한 본성의 발현과 그 최후를 파헤쳤다고 보기에 다소 모호한 '암흑의 심연'보다는 그 악의 핵심이 무언인가에 대한 원론적 질문을 던지는 듯한 '암흑의 핵심' 조금 더 나은 번역이 아닌가 싶다. 또 극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커츠의 상징적인 마지막 말 한마디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 유명한 'Horrible. Horrible!'이다. 이것을 민음사 판에서는 '무섭다. 무서워라!'로 을유문화사판에서는 '끔찍하다. 끔찍해!'로 번역하는데 개인적으로 '무섭다'라고 번역할 땐 커츠가 단순히 죽음이나 본국 송환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기에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많은 죄를 지은 삶에 대한 회한적이며 자조적인 해석인 '끔찍하다. 끔찍해!'가 이 논란 많은 소설을 이해하기에 좀 더 나은 번역으로 여겨진다. 우선 이 소설을 이해하려면 서두에서 이야기한 정체성 모호한 조지프 콘래드의 삶에 대하여 조금은 알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폴란드 혈통의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조지프 콘래드라는 이...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기형도- 엄마 걱정 해석 (시집 입속의 검은 잎 中)

    시인 기형도는 1960년 2월 16일 경기도 옹진군 연평리 지금의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났다. 상당한 수재로 중.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 입학 방위로 군 복무를 하고 중앙일보 정치부와 문화부에 근무하던 중 1989년 3월 7일 종로의 파고다 극장에서 새벽에 소주 한 병을 쥔 채 뇌졸중으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비운의 시인이다. 오늘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엄마 걱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기형도 유고 시집 <입속의 검은 잎>, 1991년 中 가난과 불안으로 흐리게 물든 어린 시절을 노래한 기형도 시인의 시 '엄마 걱정'왠지 어린 시절 드물게 보았던 가난한 초가집이 기억난다. 기형도 시인의 아버지는 원래 황해도 출신인데 6.25 때 월남하여 인천에 자리 잡았고 기형도 시인이 유년시절 지금의 광명시로 이사했다고 한다. 부지런한 아버지 덕에 유복하였으나 그가 10살 때인 1969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가장 노릇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 어머니가 가족을 부양하며 가세가 기울기 ...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6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줄거리 및 해석)- 조세희

    인간을 정의할 때 쓰이는 말들이 참으로 많다. 대표적인 것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정의가 유명하다. 대표적인 만큼 공감도 쉽게 된다. 사람(人)은 사회 안에서 존재하고 인식함으로써 인간(人間)이 된다. 그저 자연 속에 홀론 존재하는 단독자로서는 인간이라는 표현보다 그저 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TV프로그램에서 자연 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을 '자연인'이라 표현하지 '자연인간'이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는 것은 이런 인간에 대한 정의를 전제로 성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특정한 장소에서 홀로 살아가기를 선언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우리는 인간들의 구체적 집합체인 사회에 속해서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는 그 사회 안에서의 사람의 존재는 자연상태의 단독자와 같이 누구나 평등하다고 배웠고 또 그리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음은 누구나 아는 뼈저리는 사실이다. 인식론적으로 인간의 존재는 누구나 평등할 수밖에 없다. 생물학적 조건으로 똑같은 상태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의 부모가 인간 사회에서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불평등적 조건으로 태어나게 된다. 인간은 조건 지어질 수 없다는 근현대 철학자의 피 말리는 고뇌와 피 터지는 절규가 있음에도 태어나는 순간 그가 들고 있다는 '수저'로 등급이 갈리며 출발 라인의 앞뒤가 가늠하기 힘들 만큼 서...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한용운- 님의 침묵

    우리가 알고 있는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선생의 이름은 본명이 아닌 불교 법명(法名)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데 그의 본명은 한정옥(韓貞玉)이다. 그는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불교계 대표였으며 그 33인의 행동 강령을 만들고 투옥되었을 때 고문에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자들을 야단치고 죽는 그날까지 일제에 변절한 자는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던 대쪽 같은 이미지로 남아있다. 선생은 1879년 8월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서 독립운동가로는 국내에서 비교적 장수하여 1944년 6월 29일에 돌아가시게 되는데 아무래도 종교계에 몸담고 있어 그나마 국내에 체류하며 독립운동을 하셨던 것 같다. 특히 나라의 독립을 불과 일 년여를 남짓 앞두고 돌아가신 부분은 두고두고 안타까운 부분이다. 우리나라 저항 시인의 상징과도 같은 윤동주, 이육사, 한용운 시인이 모두 독립을 불과 몇 달 앞두고 1944년에 돌아가신 부분은 묘한 인연으로 이 세 분이 저승에서 만났다면 서로를 다독이며 잘 지냈을 것 같은 영화 같은 상상을 해보게 된다. 서대문 형무소의 수형기록표 속의 한용운 선생 선생은 당시 현대식 교육은 받지 않았고 서당에서 한학을 수학하였다. 그리고 1896년 홀연히 집을 떠나 여러 곳을 전전하다 설악산 오세암에서 불교 지식을 수학하고 그 유명한 백담사에서 출가하였다. 평생을 조국의 독립과 불교계 개혁 그리고 무매한 민중계몽...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하여가(何如歌)와 단심가(丹心歌)

    친원 배명(親元 排明)의 기치를 세웠던 고려 말 새 나라를 건국하려는 세력과 기존의 나라를 지키려는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이 중 새 나라를 세우려 하는 사람들의 핵심 수장은 정도전이오. 기존의 국가인 고려를 지키려 한자들의 중심은 정몽주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성리학자인 이색에게 동문수학한 사이로 친구로 불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이였다. 그리고 공민왕 시절 신돈의 등용으로 함께 고려의 정사에 뛰어든 이들이었지만 정도전은 국운이 기운 고려를 버리고 아예 성리학을 국가 통치 이념으로 삼아 완전히 새로운 국가를 창업하여 재상 중심의 나라를 세우고자 했으며 그 바지 사장으로 명(明) 나라를 치라는 명(命)으로 사지로 내몰린 이성계 장군이었다. 분명 정도전 중심의 신진사대부 세력 안으로 끌어 들릴 수 있는 가치와 이념을 가지고 있었던 정몽주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지금도 많은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소설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회자되고 있는 이때의 대립구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정도전 측의 이방원과 정몽주의 드라마틱한 논픽션의 결말을 말이다. 이런 피 말리는 전쟁의 상황 속에서 우리는 당시 내로라하는 선비들의 시(詩) 한 수를 감상할 수 있는 뜻밖의 수확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사실 혁명과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 간의 죽음을 불사하는 다툼 속에 이렇게 글로 서로의 마음을 떠(?) 보는 것이 다소 ...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6
    위대한 개츠비(줄거리 포함 해석)- 스콧 피츠제럴드

    스콧 피츠제럴드의 1925년작 '위대한 개츠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다. 소설이 가지는 온갖 재미를 다 가지고 있는 수작 중에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같은 여름휴가 때 재미뿐만 아니라 1920년대 미국의 역사적 배경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스콧 피츠제럴드의 통합 보고서를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여름휴가 추전 책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스콧 피츠제럴드 우선 이 멋있는 책의 제목에 대해 알아보자. '위대한 개츠비'라는 책 제목은 저자가 아닌 출판업자가 지었다고 하는데, 정작 저자인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 제목을 그다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한 여자에 대한 집착으로 파멸하는 밀주업자 개츠비가 위대함과는 거리가 멀뿐만 아니라 그 많은 돈으로 좀 더 다른 삶을 추구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 위대한 개츠비는 미련하게 한 여자만을 고집하는 등 요즘 말로 심하게 표현해서 찌질이라 해도 그렇게 과한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개츠비에게 그 한 여자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 돈이었다. 그래서 개츠비가 위대한 하다는 건가? 답은 소설의 화자인 닉 캘러웨이가 책의 첫 장에 개츠비를 소개하는 독백에 이런 부분이 있는데 그게 좀 힌트가 될까 싶어서 소개해 보겠다. 희망에 대한 탁월한 재능이오. 다른 어떤 사람에게서도 일찍이 발견된 적 없고 앞으로도 다시는 발견할 수 없을 것 같은 낭만적인 민감성이었다....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귀촉도- 서정주

    서정주 시인은 1915년 5월 18일 전라북도 고창에서 대한민국 부통령이자 동아일보 창간자인 김성수 집안의 마름이었던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그의 또 다른 대표 시 '자화상'에 자신의 아버지(시에서는 애비라는 표현을 씀)는 종이었다고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자신의 출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마름이라는 것이 종이나 머슴이라기보다는 소작농들을 관리하는 중간관리자였기에 종이라는 표현은 자신의 젊은 삶을 좀 더 치열하게 되돌아보는 시적 표현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아무튼 대한민국 문학사의 큰 족적을 남긴 시인이지만 일제에 부역하는 시를 쓰고 그 후 이 나라에 들어선 군사정권을 찬양하는 등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삶을 살고 간 이가 시인 서정주이다. 그런 서정주 시인의 작품 중 최고로 꼽히는 '귀촉도'를 감상해 보자. 귀촉도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춘추 32호, 1943.10 귀촉도는 소쩍새, 두견새, 접동새라 불리기도 하는데...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5
    금강경(金剛經) 원제-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불교 경전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금강경(金剛經)일 것이다. 실제 금강경을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알기론 불교신자 또는 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조차 금강경을 읽어본 사람이 드물 정도이다. 나 역시 나이 사십이 훌쩍 넘어 읽은 것이 금강경이었다. 불교에 대해 나름 좀 안다고 생각하고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 주석서를 읽지 않고 바로 금강경을 사서 읽었다. 내가 알지 못했던 개념들이 속속 나타나고 나는 적잖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고대 중국의 철학자 노자(老子)는 말했다. 지자불언 언자부지(知者不言 言者不知)라고 알지도 못하면서 좀 안다고 금강경을 덥석 집어 들더니 하룻강아지 같은 내 모습에 '아직도 나는 멀었구나!'하는 개탄을 하게 되었다. 우선 그 금강경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금강경의 원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경이라고 한다. 금강하면 원래 다이아몬드가 떠오르고 나 같이 무식한 사람들은 다이아몬드처럼 고귀한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을 것이다.(나만 그럴 수도 있지만) 하여튼 그 같은 생각은 참으로 어리석은 무지의 소산이었다. 금강은 고대 인도의 번개와 벼락의 신인 제석천이 들고 다니는 무기로서 금강저로 한역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금강의 의미는 '끊다. 절단하다'라는 의미를 지니는 말이라고 한다. 금강경 하면 한마디로 '절단하는 복음' 즉 속세의 번뇌...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장 폴 샤르트르- 닫힌 방(줄거리 및 해석)

    현대 실존주의 철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하면 인간이라는 것이 어떻게 존재하고 무엇을 인식하며 고통받는가 하는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주안점을 주었으며 그 부분에 있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나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특히,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서 인간의 존재와 어떻게 고통받는지 또 무엇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비록 많은 사람의 쉬운 이해를 통해서는 아니지만 지금을 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이에 가장 큰 영향하에(마르틴 하이데거는 샤르트르의 '존재와 무'를 읽고 샤르트르가 자신의 철학을 정확히 이해했다는 데 대하여도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켰으며 자신의 철학이 실존주의 카테고리 안에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하기도 했다) 있는 철학가이자 문학가로 유명한 장 폴 샤르트르의 짧지만 강렬한 희곡 작품 '닫힌 방'을 감상해 보고자 한다. 장 폴 샤르트르(1905.06.21~1980.04.15)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신문기자이자 문인으로 활동했던 반전운동가 가르생. 파리에서 우체국 직원이었던 이네스 그리고 집안이 어려워 나이 많은 남자가 결혼하여 집안을 건사하였던 에스텔은 각기 다른 이유로 죽어 지옥에 끌려오게 되었다. 그런데, 기존에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나온 지옥과는 사뭇 달랐으니 유황불, 장작불, 석쇠 등으로 사람의 몸을 찢고 불태우는 그런 지옥이...

    상세 화면으로 이동
  • 목가적일상추구
    이미지 수4
    무기여 잘 있어라(줄거리 포함 해석)- 어니스트 헤밍웨이

    1929년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1차 세계대전에 적십자 앰뷸런스 운전병으로 참전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소설 '무기여 잘 있어라'를 발표함으로써 일약 세계적인 작가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물론 1926년 발표한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가 출세작으로 있지만 유명 작가의 입지를 다진 작품으로는 단연코 '무기여 잘 있어라'가 꼽히고 있다. 그렇다면 이 유명한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100여 년의 시간차를 생각해 보더라도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이데올로기에 처절하게 희생되는 개인의 모습이나 관념의 관철을 위해 몸을 던지는 영웅적 이야기는 전혀 없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주인공이 살아가면서 오로지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에 이것이 바로 개개인의 실존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현대인의 의식구조 변화의 시작이었을까 하는 마음까지 들기도 한다. 말 그대로 모든 무기(weapon)와 두 팔 벌린 사람의 품(arms) 조차 안녕을 고했던 1915년부터 1918년까지 주인공 프레더릭 헨리의 삶으로 들어가 보자. 1918년 5월 1차 세계대전에 적십자 앰뷸런스 운전병으로 참전했을 당시의 어니스트 헤밍웨이 부유한 집안 출신의 미국인 청년 프레더릭 헨리는 1915년 로마에 있는 대학교 건축과에 유학중 1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이탈리아를 침공하자 이탈리아군에 장교로 자원입대하게 된다. 전...

    상세 화면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