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거실 음악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1999년작 <내 어머니의 모든 것> ost였다. 음악에 심취해서 집에서 못 나올 뻔한 아침이었다. 남편의 선곡에 별 만점을 주고 나왔다. 내 인생 영화로 몇 번을 거듭해서 보고 장면을 외울 정도로 애정하기에, 음악만으로도 작품으로 거슬러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작품으로 페드로 알모도바르를 영접(?)한 나는 그의 전작을 보았고 최애 감독으로 그를 모셔왔다. 그의 최근작 <룸 넥스트 도어>를 두 번 관람했는데 또 보고 싶은 걸작이며, 경애하는 줄리언무어와 틸다스윈튼의 경이로운 연기에 기립박수를 (조용히) 보냈다. 원작 소설 <어떻게 지내요>를 쓴시그리드 누네즈는 수전손택을 회상한 탁월한 산문 <우리가 사는 방식>부터 좋아한 작가이니 <룸 넥스트 도어>를 향한 나의 애정은 겹과 겹의 무한대로 증폭된 감상이며, 경험이며, 성장이었다. <룸 넥스트 도어>는 원작의 질문을 알모도바르식으로 재해석한 인간탐구의 새로운 경지다. 죽어가는 자인 마사(틸다스윈튼)은 끝까지 선택하고 결정하며, 그녀의 친구이자 작가인 잉그리드(줄리언 무어)는 그 선택의 과정을 글로 쓸 욕망 안에서 다른 존재로 거듭난다. 알모도바르의 세계에서 여성은 선택받지 않고 선택하며 그녀들의 연대사를 새로 써왔다. 그녀들은 늘 어떤 의미의 기록자이며 창작자였다. 전직 종군기자였던 마사와 작가 잉그리드가 동행하는 여정 <룸 넥스트 도어>...
매주 함께 한국문학을 낭독하는 온라인 모임입니다. 주 1회 단편 한 작품을 읽고 대화하는 형식이며, 이번에 함께 읽을 작품은 성석제 작가의 소설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입니다. 손꼽을 걸작이며, 성석제 문학의 정수와도 같은 작품입니다. 책에 실린 모든 단편을 차례로 낭독합니다. 다소 긴 기간이므로 “성실히“ 참여하실 분만 신청해주세요. 그 주에 읽을 작품은 각자 읽어오기로 합니다. 전원 낭독하며, 기존 회원들이 있어서 잔여석이 적습니다. 낭독 후엔 작품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대화 시간이 있습니다.책은 각자 준비하며, 참가비는 없습니다. 진행은 저나 그날 진행 가능한 분이 합니다. “한국문학걸작선 낭독모임 내년 첫 책을 성석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로 정했다. 출판기자 시절, 인터뷰로 뵈었던 성석제 작가님을 떠올리며 나의 애정하는 단편 ‘천애윤락‘도 독자들과 낭독하려니 설렌다. 이 단편에서 차용한 시 ‘비파행’은 중국 시인 백낙천(772-846)의 작품으로 “모두 다 아득히 먼곳을 떠도는 외로운 사람, 어쩌자고 서로 만나 알게 되었나.”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나는 천애윤락에 나오는 세 인물의 운명을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나고 가슴이 먹먹해지며 다시 첫 줄부터 읽고 싶어진다. 책은 혼자 읽어도 좋지만 함께 읽을 때 그 의미와 가치가 배로 늘곤 하니 책 모임은 나의 영원한 루틴이며 태도다. 2023년 말부터 시작된 이 모임은 그간...
드라마 ‘정년이’가 12회로 막을 내렸다. 예상대로 극 속 극, 액자식 구성으로 최종회를 그렸다. 수년 만에 본방을 사수한 드라마였다. 우연히 보게 된 재방에서 재미를 느낀 후 주말 저녁 9시만 되면 정자세로 본방을 기다렸다. 오프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알람까지 맞췄다. 시나리오, 연출, 연기 무엇하나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었다. 조선 최초 여성국극 이야기로 여성으로서의, 여성에 의한, 여성이기에 내야만 했던 목소리를 풍성하게 담아냈다. 주변의 반대와 시선보다 무서운 것은 자책감이었기에 ‘정년이’의 또 다른 제목은 ‘자아상’처럼 읽혔다. 인물들 모두 주변으로부터 주입 받은 자아상이 아닌 제힘으로 만든 자아상을 향한 여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귀한 이야기이며, 힘찬 여성 서사였다. 심지어 정년이의 전 세대인 정년모 용례(문소리)까지 두려움과 맞서는 성장을 경험했다. 10화에서 용례는 딸 앞에서 ‘추월만정’을 처음으로 불렀다. 용례가 인생에서 가장 큰 용기를 내는 장면처럼 보였다. 망가진 목, 꺾여버린 목, 떡목으로 부르는 노래가 무엇인지 딸에게 보여주기 위해 용례가 어떤 용기를 냈는지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어렵고, 무거운 장면이었다. 부모나 자식이라는 흔한 이름이 아닌 정년이나 용례라는 분명하고 개별적인 이름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결단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과정인지 보여준 순간이었다. 어둑해진 하늘 아래 정년과 용례가 나란히...
갑자기 일산에 가게 됐다. 가장 먼저 떠오른 장소는 스테디슬로우북스였다. 한수희 작가의 편집자가 운영하는 책방이라니 가보고 싶었다.(한수희 덕후) 밖에서 볼땐 작은 가게, 안에 들어가니 작지 않은 세계였다. 보이는 책마다 데려오고 싶은 그야말로 취향 초저격 책방이었다. 스테디슬로우북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72번길 6-5 101호 책만큼이나 넉넉히 놓인 책상에서 나누고 쓸 이야기도 떠올려보았다. 함께 읽고 쓰기에 손색없는, 특히 사장님을 등지고 앉는 일인용 책상은 밀린 원고도 금세 써질 것처럼 힘이 좋아 보였다. 노라 에프런 에세이는 곧 만날 지인 줄 선물, <아무튼 라디오>는 남편이 고른 책, 잡화점 광인 내 도파민을 풀가동시킨 <잡화감각> 그리고 울음을 멈출 수 없었던 영화 <룩백> 원작 만화를 데려왔다. <잡화감각>은 몇페이지 읽었을 뿐인데 저자 미시나 데루오키가 운영하는 잡화점 ‘FALL’을 즉시 찾아보게 했다. (도쿄 니시오기쿠보 잡화점 FALL 기다리세요! 이 책들고 사인 받아 오겠심다.) TERUOKI MISHINA(@fall_mishina)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7,907명, 팔로잉 377명, 게시물 984개 - TERUOKI MISHINA(@fall_mishina)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또한 이 책의 번역가 이권우 에세이 <돈까스를 ...
제주 여행 내내 봄날처럼 맑고 따스했다. 잠들면 비가 내리고 깨면 화창했다. 곶자왈 트래킹 중엔 습식 사우나같은 땀까지 흘렸다. 150분이 걸린다는 가시멍길엔 우리뿐이었다. 초등 2학년 조카는 “쉬면서 가면 돼요!”라며 신나했는데, 초입에 놓인 나무 퀴즈가 점점 사라지자 힘들어하기도 했다. 퀴즈만 있었다면 가시멍길 정복도 식은 죽 먹기였을 텐데. 오르내리는 경로가 외길인 걸 발견한 시누이 덕에 되돌아올 수 있었다. 울창한 곶자왈 수풀을 거닌 우리는 습식 사우나를 마친 듯 땀을 흘렸다. 조카와 시누이가 이번 여행의 동행자였다.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온 아이는 “2박은 말도 안 돼요. 너무 짧아요!”라며 매 순간을 만끽했다. 간단히 정리해보는 2박 3일의 여정. 공항에서 가깝고 일 처리가 깔끔해 자주 이용하는 제주엔젤렌트카. 운전 못하는 나는 조카와 놀고 시누이가 운전을 했다. 제주엔젤렌트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령로 171-1 첫 끼는 애정하는 모리노 아루요에서 먹었다. 조카는 메로구이 덮밥, 우리는 카이센동. 언제나처럼 맛있었다. 그 사이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더 유명해진 셰프님. 모리노아루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하소로 769-58 모리노아루요 서귀포 치유의 숲 트래킹을 했다. 숲을 좋아하는 우리는 새로 생긴 데크를 밟으며 엄부랑 숲까지 올라갔다. 엄부랑이란 제주 방언으로 ‘매 큰’이란 의미라고. 울창한 숲 아래 누워...
답십리도서관에서 특강을 합니다. 힘찬 포스터를 보니 절로 웃음이 나네요. 책 모임은 ‘간다’와 이어지는 강력한 동사임을, 사생활을 묻지 않는 ’익명의 섬‘ 임을 확인할 특강입니다. 책 모임 좋아하는 분들 답십리 도서관에서 만나요.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4길 75 동대문구 답십리 도서관
한국문학예술저작권 협회로부터 보상금을 받았다. 뒤늦게 받게 된 저작권료는 16,150원이다. 내 글이 중등 교과서에 세 차례 실렸단 사실을 확인하니 돌아온 대가다. 협회에선 교과서 스캔본 중 일부만 보내왔는데, 어쩐지 생경해 보였다. 만약 내 글이 시험문제에 나왔다면, 그 출제방식과 답에 동의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문득, 언젠가 읽은 한 시인의 일화가 떠올랐다. 자신의 시가 출제된 시험문제를 틀려버린 시인은 “이것은 가르침이 아니라 가래침”이라고 일갈했다는데, 나라고 달랐을까 싶다. 좋은 가르침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또한 삼킬 수가 없다. 글쓴이의 의도를 정확히 읽었다는 기준엔 오류가 없는가, 정답은 완전무결한가, 왜 그 기준은 질문을 받지 않는가. 질문이 오가지 않는 가르침을 과연 좋은 가르침이라 할 수 있는가.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룸넥스트도어’의 주연배우 틸다 스윈튼은 ”왜 정체성이 무엇이냐 물으며, 하나로 규정하려 하는가?“라고 말했다. 우리는 변화하는 존재이며 하나의 정체성으로 규정할 수 없음을 그녀는 강조했다. 최근 들은 가장 강렬한 질문이었다. 수능이라는 해일이 휩쓸고 간 것이 정체성은 아니라는 결론을 짓고 싶었다. 수능 후의 인생이야말로 정체성을 스스로 부수고 짓는 진짜 예술이라는 덧붙임도 쓰려 했다. 저작권료 16,150원으로 사고 싶은 것은 초등 2학년인 조카에게 줄 공룡템이다. 나만큼...
저와 류경희 작가가 쓴 책 <서평 쓰기, 저만 어려운가요?> 재미있게 보고 계신가요. 책의 핵심을 담은 두번째 영상 올렸습니다. 책의 3부를 읽은 분은 복습 영상이 되겠네요. 널리 공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아침에 온 기쁜 소식을 기록한다. 공저 책 <질문하는 독서의 힘>이 6쇄에 들어간다니 느낌표가 휘몰아치는 기분이다. 감격과 감탄과 감사의 느낌표다. 함께 쓴 권선영, 윤석윤, 장정윤 작가와 기뻐했다. 책 모임의 중심인 논제, 그 뜻깊은 물음표를 향해가는 여정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책이다. “대학생은 물론 저부터도 꼭 읽어야 할 책이에요.” 한 대학의 연구자는 내게 말했다. 덮고 나면 그만인 책읽기는 남지 않으니, 각자의 질문을 해야 한다면서. 이 책을 곳곳에서 찾아준 독자들, 출판사 북바이북, 편집자 정안나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학습공동체 숭례문학당의 재능기부수업 이름은 ‘책통아’입니다. 책으로 통하는 아이들이란 뜻으로 작가와, 자신과, 다른 이(세상)와 통하는 함께 읽기 수업입니다. 골방에서 홀로 읽는 외골수적 독서는 편견과 아집에 빠질 수 있지만, 함께 읽기는 다른 생각을 향해 가는 확장과 성장의 독서입니다. 교사가 만든 논제를 중심으로 독서토론을 하고 글까지 완성하는 수업이기에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다른 의견을 듣고 내 생각으로 돌아오는 토론과 글쓰기는 그 자체로 ‘메타인지’ 연습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과정이 책통아 수업입니다. 틀림이 아닌 다름을 수용하는 공감력, 지적이 아닌 존중이 바탕인 경청이야말로 책통아 수업이 걸어온 길입니다. 토론 활동의 절반은 듣기임을 아이들에게 말해주는 일은 분명 어른의 일일 것입니다. 책통아 교사와 운영진은 듣는 어른이 되기 위해 이 수업을 10년 넘게 이어 가는 중입니다. 이번 학기를 마치는 간담회에 참여한 30여 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는 서로의 말에 공감하고 응원했습니다. 모든 말들을 기록하지 못해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감사합니다. 책통아의 말들 2024, 2학기 간담회 장소 : 숭례문학당 8층 북라운지 -책을 혼자 읽을 때는 “아 이런 책이구나.“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함께 읽고 토론하니까 ”아!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알게 되어 좋았어요.(초등 4) ...
서촌에 글쓰기 모임을 하러 왔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리디아 데이비스의 책을 읽는다. 전부터 읽으려고 사둔 책을 넘기는 아늑한 휴식. 책읽기는 언제나 충전이다. 외부적인 침묵처럼 보이는 독서는 사실 가장 치열한 나와의, 저자와의, 세상과의 대화이기에 나는 책을 편다. 대화나 강의가 흘러나오는 말이라면 책읽기는 고이는 말이다. 리디아 데이비스의 이야기처럼 탈형식의 문장들은 나를 깨운다. 예기치 못한 귀결로 흘러가는 여행의 책읽기. 책방 리브레리아큐에서 마련해주신 이주혜 번역가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오후.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우선 재료를 소화한 다음 전통적인 형태로 짧은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지가 않았다. 그보다는 재료를 대체로 온전하게, 조각나 있는 형태로 보존하고 싶었다.”-리디아 데이비스 <형식과 영향력 - 자기만의 범주를 만드는 글쓰기에 관하여>(에트르, 2024) 판단 판단(judgment)이라는 단어는 얼마나 작은 공간까지 압축될 수 있을까. 내 눈앞에서 무당벌레의 두뇌 안에 꼭 맞게 들어가 뭔가를 결정할 것 같다. - 리디아 데이비스 <못해 그리고 안 할거야 - 리디아 데이비스 이야기집>(에트르, 2024)
“여러분, 모든 작가는 독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쓰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므로 책을 읽고 쓰는 서평이란 어쩌면, 모든 글쓰기의 시작일 것입니다.” 순천고 교사 김진원의 말이 내 책의 에필로그처럼 다가왔다. 문득, 그가 책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에필로그와 같은 말들이 모인 글은 단단한 희망처럼 보일 것이다. 뜻깊은 마무리는 가끔,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니까. 국어교사인 그는 학생들에게 책읽기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작가로 나를 찾았다. 내 신간 <서평 쓰기, 저만 어려운가요?>가 나오자 순천고로 다시 와주실 수 있냐고 그는 물었다. 기쁘게 가겠다고 답했다. 올해 여름 다녀온 순천고의 도서관엔 폐기 도서들이 쌓여 있었다. 담당 사서에게 부탁해 이상문학상 두 권을 가져오던 귀가길이 떠올랐다. 그 후로 나는 순천과 깊이 이어졌다. 책이라는 끈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이기에, 순천으로 가는 다리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순천이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여수의 부영여고 학생들까지 만나다 보니 순천-여수, 여수-순천행은 이젠 일상이자 여행이다. 이번엔 순천고 강의 후 여수 부영여고 인문사회 교사, 책 쓰는 학생들과 만나고 오는 순천-여수 행이다. 오늘 <서평 쓰기, 저만 어려운가요?> 특강에 온 60명의 학생들은 진지한 눈빛을 보였다. 마치 예비 평론가 반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한 학생은 김지혜 교수의 책 <선...
서촌에서 함께 글 쓰는 모임을 안내합니다. 새로운 회원을 기다리고 있어요. 글을 써서 참여하는 모임이 아닌 모여서 함께 집필하는 모임입니다. 글 분야와 분량은 각자 자유롭게 씁니다. (논문 및 학술글 제외) -모임 일정입니다. *2025년 1.2/1.16 2.6/2.20 3.6/3.20 (6회) 1,3주 목 낮 2-4시 -장소 : 서촌 카페(개인 공지)/경복궁역 부근 -참가비 : 없음, 각자 차 주문 -준비물: 노트북 또는 블루투스 키보드(손글씨 X) -모임 구성 2시-3:10까지 글쓰기(70분) 3:10-3:25 단톡에 글 업로드/각자 읽기 3:25-4:00분 글 칭찬 (현장에서 쓴 글을 공유하는 모임입니다. 물론, 글은 모임 내에서만 공유하며 외부로 유출하지 않습니다. -글 분야 : 에세이, 자서전, 소설 또는 동화, 리뷰나 비평, 책 집필 외 *꾸준히 성실히 나올 분만 신청해주세요.(신중한 신청) *신청방법 : 하단 비밀 댓글 이름, 연락처, 거주지, 신청계기(구체적으로 서술), 하는 일 또는 블로그 주소, 글쓰기 모임 참여 경험, 공저나 저서 있으면 메모, 기타 궁금한 점을 남기시면 연락드릴게요. *운영자/ 김민영 (전)방송작가, 출판기자, 온라인 영화비평 활동 (현)작가(학습공동체 숭례문학당 이사) 저서 : 에세이 <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공저 <서평 쓰기, 저만 어려운가요?> <질문하는...
16년 차 학습공동체 숭례문학당에서 재능기부 수업에서 교사를 기다립니다. 숭례문학당 독토리더, 심화과정 이상 수료한 분이면 지원 가능합니다. 초1-6학년은 대면, 중등은 대면 한 반과 비대면 한 반을 운영합니다. 지방 및 해외 거주 교사들의 지원이 있어 중등 비대면 교사는 배정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1,2,3 지망까지 지원서에 기재해주시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모집] 숭례문학당 재능 기부 수업 '책통아' 교사 상시 모집 숭례문학당 재능 기부 수업 '책통아' 교사 상시 모집 숭례문학당이 10년 넘게 이어온 재능 기부 수업 '책으로 통하는 아이들' 교사를 상시 모집합니다. 숭례문학당에서 독서... 클릭하여 더보기 shdang.kr
어떤 작품은 첫 책 모임이 "시작"이라는 예감을 준다. 독일 작가 헤르만 브로흐(1886-1951)의 장편 소설 <현혹>이 그런 작품이다. 최근 이 소설로 책 모임을 했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의 행보에 놀랐다. 자유 논제와 선택 논제를 오가며 내가 고민했던 지점들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토론자들의 발언은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졌다. 나는 이 작품을 향해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다. 작가 헤르만 브로흐는 1886년 11월 1일 오스트리아 빈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뮐하우젠 방직전문학교를 졸업한 그는 부친의 대를 이어 공장 운영에 참여하면서, 그 사이에도 문학과 철학을 독학했다. 이후 그는 빈 대학에서 청강을 하며 글쓰기에 전념했다. 이후 1932년 그의 첫번째 작품인 3부작 장편소설 <몽유병자들>을 발표한다. 헤르만 브로흐 <몽유병자들>(상하, 열린책들) 몽유병자들 -상 몽유병자들 -상 www.aladin.co.kr 1938년 브로흐는 독일 나치에 체포되어 구금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아인슈타인 등 학계 지인들의 도움 덕에 영국으로 피신, 미국으로 망명한다. 이후 그는 철학, 정치, 사회학 분야에서 다양한 참여 활동을 보이며 1950년엔 노벨 문학상 후 수상자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다 1951년 5월 30일 이 작품 <현혹>의 수정 작업을 마무리 하지 못한 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드라마 ‘정년이’ 8화를 보며 한참 울었다. 득음에 매진하기 위해 몸 바치는 정년이의 사투는 서글픔을 넘은 고통이었다. 그녀의 광기와 맹목이 어머니로부터 온 기질처럼 그려진 방식은 한계로 보였으나, 완창하겠다는 의지만은 가여웠다. 그 집념의 대상이 무대였기에 포기할 수 없었던 인생이었다. 누군가는 극 속 인물들 같은 열정이 없다고 자책하겠지만, 무대에서 각혈하는 정년이를 보며 과하다고 안쓰러워 할 것이다. 그제야 저 지경까지 안 간 자신의 삶이 무난하다며 안심할지 모른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진리는 이도 저도 아닌 적당히에서 머문 삶 기저에 흐르는 권태의 양면이다. 안정과 싫증이라는 양날 사이에서 인간은 언제나 고통받는다. 정년의 어머니는 정년이 권태를 삼키며 살아가길 바랐으나, 실현될 수 없는 꿈이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진가가 드러나는 정년이는 김태리라는 우주의 속살을 새로 보게 한 수작이다. 희비극을 여유롭게 넘나드는 그녀의 연기는 희극의 유쾌함과 비극의 페이소스 그 중간에서 폭발하고 사그라들기에 아름답다. 나처럼 중간의 감각, 균형미를 중시히는 관객에게 묵직한 안정감을 선사하는 배우다. mbc에서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tvn으로 갔다는 정년이는 예술가로서의 여성 서사를 재발견한 올해의 드라마다. #정년이 #정년이김태리
글쓰기를 위한 기초체력을 다지고, 가독성까지 향상시키는 온라인 수업 <다섯 문장 쓰기> 올해 마지막 수업문을 열어 둡니다. 11월 수업입니다. 주 3회, 다섯 문장을 쓰고 첨삭 받는 온라인 수업입니다. 회차마다 다른 첫 문장이 주어집니다. 한 달간 작문할 첫 문장 목록은 월초에 제공되니 글감을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섯 문장 안에 숨어 있는 논리와 표현력을 감지하다 보면 다섯 문단 쓰기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도 차츰 사라집니다. 자기검열의 덫을 뚫고 나와 자신을 표현하게 됩니다. 사회 정치 국제 분야와 같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도 글을 써야 하니 세상에 대한 관심 폭이 넓어집니다. (6개월 이상 참가자는 10문장까지 쓸 수 있습니다.) 글쓰기 경험도 부족하고, 첨삭도 처음인 분은 이 수업으로 글쓰기라는 세계에 입문하세요. 글쓰기 모임이나 수업에 한 두 번 참여해봤지만 꾸준히 쓰지 못하는 정체기라면 지금 시작하세요. 함께 쓰면 꾸준히 쓸 수 있습니다. 혼잣말처럼 읊조리는 일기형 글만 써서 이젠 읽히는 문장으로 거듭나고 싶다면 다섯 문장 쓰기가 열쇠입니다. 수업의 탄생 과정입니다. 저의 고민과 문제의식이 <다섯 문장 쓰기> 의 첫 단추였습니다. 제 수업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한겨레 교육)는 글쓰기 초보자를 위한 코스입니다. 13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겨레교육 '글쓰기 섹션'에서 처음으...
NE능률의 팀장들과 종일 독서토론했던 날. 상암에 있는 NE능률은 100년 고전인 버트런드 러셀의 책 <행복의 고전>을 선택했다. 내가 보낸 인문사회 책 중 고른 책이었다. 러셀을 좋아하는 나는 뛸듯이 기뻤으나 팀장들의 안색은 밝지 않았다. 호불호가 선명하게 나뉘는 진풍경이었다. 평소의 가치관과 잘 맞아 공감한다, 모순된 주장과 시대착오적 조언은 공감하기 어렵다로 의견이 분분했다. 역시 다양한 논제가 구심점 역할을 하니 토론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곁가지로 빠지지 않았고 구성원 모두 고르게 발언했다. 나는 토론의 절반은 듣기라고 생각하며, 무엇을 어떻게 들었느냐가 말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믿는다. 비록 백년 고전이며 철학에세이로서의 무게가 느껴진다해도 잘 들으면 토론의 길은 열린다. 참여한 팀장들 모두 멋진 토론을 경험했다. 뇌 휴식용 소설이나 에세이를 원하는 직원들과 달리 교육담당자는 인문사회 토론을 기대하고 있었다.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직장인을 위한 인문사회 토론 책들을 골라주기로 했다. 짬 내어 상암 거리를 걷기도 하고 한국영상자료원 근처를 기웃거리기도 한 날이다. 종일 책 모임을 해도 좋기에 일보다 놀이처럼 신나고 힘이 솟은 하루였다.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직장인 부모로 산다는 것, 주말 피로감의 실체에 관해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창원에 있는 경남대표도서관에 출강했다. 경남지역 사서들에게 독서 모임 운영법을 강의하는 자리였다. 창원은 초행이었고 아침 강의라 전날 내려가 토요코인 창원에서 묵었는데 쾌적했다. 책이 있는 카페 팔러에서 플랫화이트를 마시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하염없이 가을 햇살 아래 있어도 좋을 눈부신 날씨였다. 창원 책방들을 둘러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책 모임을 키워나가겠다는 열의를 만나 기쁜 여행이었다. 내년 퇴임 전에 책 모임의 장을 열리라는 경남대표도서관 관장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도서관 1층에 마련한 청장년과의 대화 전시, 북큐레이션이 기억에 남는다. 다시 가고 싶은 창원, 다시 만날 책의 자리를 잊지 말자. 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 『이젠, 함께 읽기다』 『서평 글쓰기 특강』 『질문하는 독서의 힘』 등 작문 및 독서 관련서로 전국 강연을 해온 저자가 ‘책과 사람’을 주제로 첫 에세이를 출간했다. 15년간 북클럽을 운영하며 ‘책’을 중심에... aladi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