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렷하게 기억에 남은 집 본디 우리는 모두 국밥에서 시작했다. 정식으로 맛집 탐방을 시작하면서 길 건너 남영동은 종종 갔어도 숙대를 품고 있는 청파동은 또 처음 아는 형님이 가보자고 해서 정말 우연하게 방문하게 된 서울목해장국 이 카테고리로 글을 쓰는 것은 근래 드문 일이다. 숙대입구역 10번 출구에서 5분 내로 도착 가능 길 바깥에 나와 있어서 한 눈에 딱 보인다. 여느 국밥 전문점과 비슷한 풍경이라고 생각했으나 더 안으로 들어가면 그 생각은 바사삭 깨진다. 사실 이 분위기도 너무 좋은데 말이지 이 고즈넉한 한옥은 무엇인고? 170년에 가까운 세월을 품었다고 한다. 서울의 중심으로 가는 중요한 통로 의미를 함축한 이곳, 용산이 딱 중앙이긴 하다. 간단하게 점심 먹을 때는 입구에 가까운 테이블에서 캐주얼하게 즐겨도 좋지만 저녁시간에는 꼭 여기로 와야겠구나 공간이 분리된 사랑채처럼 8명을 수용할 수 있는 룸도 구비되어 있었다. 회사에 찌들었나 회식하기 괜찮은 장소라는 생각도... 아무튼 이래저래 맘에 들었다는 얘기다. 서울목해장국 메뉴판 잘 모르니까 사장님 추천대로 주문 이것저것 다 즐기고 싶긴 했다. 점심도 적게 먹었던 터라 깍두기는 양념이 깊게 스며든 것보단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도드라지는 쪽에 가깝다. 예전엔 소주를 초록병이라고 불렀는데 이제 그렇게 말하기엔 파란병이 예쁘다. 따끈한 신생 업장이라 수저 깨끗 저 글씨도 언젠가는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