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혼자 가는 먼 집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스승은 병중이시고 시절은 봄이다. 속수무책의 봄을 맞고 보내며 시집을 묶는다. 사랑은 나를 회전 시킬까, 나는 사랑을 회전시킬 수 있는 가, 회전은 무엇인가, 사랑인가. 나는 이제 떨쳐 떠나려 한다. 1992년 4월 허수경 인상 깊었던 장면 공터의 사랑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썩었는가 사랑아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 사랑은 그대를 버리고 세월로 간다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는 환하다 환하고 아프다 환하고 아픈 자리로 가리라 앓는 꿈이 다시 세월을 얻을 때 공터에 뜬 무지개가 세월 속에 다시 아플 때 몸 얻지 못한 마음의 입술이 어느 풀잎자리를 더듬으며 말 얻지 못한 꿈을 더듬으리라 - 본문 중에서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있는가 사랑아/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사랑은 그대를 버리고 세월로 간다" 문장을 보았을 때 이별을 한 사람의 심정을 말한다. 사랑에게 버려진 사람은 썩어가고 사랑은 그대에게 좋은 것들만 주는 데 아마 이것을 의도한 거 같다. 나의 사랑이 순애적이기 때문에 이 사랑이 당신에게만큼은 나의 소중한 세월이자 시간이라는 걸 강조한다. 아무리 버려져도 내가 사랑한 세월만큼은 상대에게 잊히지 않았으면 하는 화자의 심정이 애달파 보인다. "환하고 아픈 자리로 가리라/앓는 꿈이 다시 세월을 얻을 때" 다시 혼자였던 장소로 오...
글쓰기에 도움 되는 책 2025 신춘문예 당선 시집 간략한 책 소개 - 서문 『2025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펴내며 - 시의 향기가 널리 그리고 멀리 퍼져 나가길 『2025 신춘문예 당선 시집』에는 국내 주요 일간지에서 발표한 신춘문예 시, 시조 당선자들의 당선작과 신작시 2편씩 실려 있다. 당선 시인의 약력과 함께 당선 소감, 심사평 전문도 함께 수록했다.『신춘문예 당선시집』은 오랫동안 시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많은 지망생들이 당선작을 읽고, 심사평을 읽으며 실력을 갈고닦았다. 뛰어난 시재를 가진 많은 지망생들이 신춘문예 당선에 도전했지만 이는 마치 하늘의 별 따기나 천운에 비견될 정도로 좁고 치열한 과정이었다. 이 책에 소개된 시인들은 모두 그러한 열망을 현실로 만든 이들이다. 그러므로 시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공부,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문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서인지 2025년 신춘문예는 유독 응모작이 많고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한강 작가의 작품은 절망적인 세계에서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묻는다. 거기에 자극받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각기 다른 색조를 지녔을지언정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물씬 묻어난다는 공통점을 갖 는다. 이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의 휴식처...
류시화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간략한 책 소개 - 시선집을 내며 세 권의 시집에서 고른 시들을 한 권으로 묶으며 내 시에서 깜박이는 신호는 '절망과 희망', 혹은 파블로 네루다와 비스 와바 심보르스카도 말했듯이 '질문에 답하는 질문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중첩된 우연들이 모여 운명이 되듯이, 중첩된 단어들이 모여 내 시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삶은 경이롭고, 외롭고, 절망적일 만큼 희망적이다. 그러는 사이 꽃은 적멸로 지고, 비는 우리를 잠재운다. 그 역설 앞에서 인간은 저마다 시인이다. 언제부터 시인이 되고자 결심했는지 묻는 기자의 물음에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다. 다만 그것을 언제 그만두었는지는 각자에게 물어봐야 한다."라고 대답한 어느 시인의 말은 진실이다. 언어를 흔들어 전율케 하는 것은 이 불가사의한 세계가 주는 선물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라고 썼지만 이렇게 돌아보게 되었다. 모든 시인의 마지막 시 제목은 '이제 안녕' 이어야 할 것이다. 시는 마지막 단어를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의미가 떠오른다. 여행이 끝난 후에야 지나온 길들의 의미를 깨닫듯. 고통은 지나가고 한 편의 시가 남는다. 그때까지 단어들을 찾는 것이 시인으로 산다는 것이다. 나의 시가 절망에 대한 위안이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되진 않겠지만, 시인으로 입문한 지 35년 만에 시선집을 낸다. 시를...
책 리뷰 웅크린 마음을 펼 때 빛이 들어오고 - 박종찬 간략한 책 소개 여는 글 어떤 시간은 세월을 거듭하며 돌아온다 바라보고 마주하고 에워싸며 매일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 눈을 감아도 보이는 그대 이 시가 당신의 것이 된다면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서리 내린 겨울 아침이라도 내밀한 온기로 가득하기를 2024년 11월 두 번째 시집을 펴내며 인상 깊었던 장면 들꽃 작고 보잘것없는 들꽃도 설레게 하는데 난 그대의 떨림이고 싶다 - 본문 중에서 두 문장에 보이는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은 꽃처럼 설레게 하고 '너'라는 사람도 꽃처럼 설레게 한다는 시다. 굉장히 서정적이다. 솔직한 감정도 있고 날 것의 감정이 있다. 아마 이 시가 작품에 에필로그가 될 것이다. 덩달아 꽃을 보니 옛사랑이 드문 생각이 든다. 출처 - https://unsplash.com/ko/@anniespratt 총평 - 북규의 자유시가 실리며 "보내지 못하는 한 사람의 한 사람을 기억하는 말" 독창적인 시보다는 자신의 마음에 갇힌 그리움을 펴낸 시에 가깝다. 어쩌면 이 시집은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전하고자 펴낸 시집이지 않을까. 전체적으로 시들은 혼잣말을 구사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러하고, 나는 그리해서 이렇게 생각하고 그리워한다의 식이다. 그 속에 분명한 의도는 꽉 차 있다. 짧은 시에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넣는 건 굉장히 어려운 숙제다. 저자는 그만큼 그리움에 오랜 습...
선물하기 좋은 책 오래된 시의 초대 - 안희진 간략한 책 소개 - 들어가는 말 (중략) 이 책은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고전 시가들을 계절의 흐름에 따라 4부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이는 계절의 흐름과 사랑의 흐름에 유사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사랑이 꽃피는 봄과 뜨거운 사랑의 깊이를 보여 주는 이름, 낙엽처럼 흩날리는 이별의 가을과 추위에도 더욱 성숙해지는 겨울을 생각하며 시가들을 분류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작품의 실제 계절적 배경과 작품이 속한 부의 계절이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또 작품의 표기와 해석은 대부분 참고 문헌의 원문과 현대 어역을 따랐으나, 일부는 원문의 분위기와 의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더욱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바꾸어 수록하였음을 미리 밝힌다. 책을 내며 감사한 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문학 소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책의 집필을 제안해 주신 포르체 박영미 대표님과, 부족한 글을 꼼꼼히 봐주시고 책으로 완성해 주신 이경미 편집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불어 나를 문학의 세계로 이끌어 주신 선생님들과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가깝고 먼 곳에서 서로 응원하는 친구들과, 나의 분신인 동생 완동에게 곁에 있어 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나를 사랑으로 돌보며 묵묵히 바라봐 주시는 부모님과 시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남편과 아들에게도 감사...
시집 추천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 천홍규 책 소개 작년 10월에 갑작스레 동생과 사별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집은 동생에게 바치면서 동시에 동생과의 기억과 추억을 담고자 펴낸 시집입니다. 또한 제 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사를 올리며 제 시를 해설해 주신 애플팜님 그리고 소개해 주신 크리스틴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 시집을 구매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시집이 관심 있으시다면 댓글에 주소와 번호를 남겨주세요.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언제든 상관없습니다. 대신 소중한 리뷰를 남겨 주신다면 감사할 거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 천홍규 - 교보문고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 내가 가진 너와의 소중한 추억과 상처된 마음을 나만 간직하다 사라지게 되면 세상에 없었던 일처럼 모순된다. 그렇기에 이 모든 것을 나만이 아닌 너에게 바친다. 나만 가지면 불안…… product.kyobobook.co.kr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저자 천홍규 출판 바른북스 발매 2025.01.15.
책 리뷰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 신경림 외 간략한 책 소개 (중략) 창비시선이 500번째 시집을 낸 것은 한국시의 저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땅에서 당당하고 떳떳한 삶을 갈망해온 존재들의 힘을 증명한다. 그리고 아름다움이 삶과 삶을 잇는 튼튼한 다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믿어온 시인과 독자들이 그 여정에 큰 버팀목이 되었을 것이다. 이 힘들이 있기에 앞으로 창비시선과 한국시가 걸어갈 발걸음도 거든하리라 믿는다 송종원『창작과비평』편집위원·문학평론가 인상 깊었던 장면 꽃 진 자리에 - 문태준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은 일 꽃잎들이 떠난 빈 꽃자리에 앉는 일 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 본문 중에서 짧은 시임에도 충분한 그리움을 잘 표현했다. 대상을 떠나 대상을 떠오르며 고통 속에서 헤매는 한 사람의 삶을 볼 수 있다. "빈"을 보자. 빈 것은 공허한 공간을 말한다. 화자는 자신을 빈 곳에 앉혀 사라지지 않는 시간 속에 갇어 두었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과 무엇보다 더 자신보다 '너'를 우선으로 두고 있다는 말과도 같다. "붉은 꽃잎"이 문제다. 나는 여기서 이해하지 못했다. 왜 갑자기 붉은 꽃잎이 등장했을까. 붉은 꽃잎은 무엇이고 어떤 꽃말과 내용이 담겨 있을까?를 많이 생각했던 시다. 하지만 해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상 깊었던 시...
시집 베스트셀러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 류시화 간략한 책 소개 겨울 여행자는 여름 여행자보다 더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신뢰한다 차가운 별 아래 얼어붙은 길 걸어 어느 곳으로 나아가든 마침내는 봄에 다다를 것임을 알기에 어느 별의 가시를 밟고 걸어가든 머지않아 새벽에 이를 것임을 아는 밤의 여행자처럼 그래서 시인은 여름 여행자보다 겨울 여행자에게 낮의 여행자보다 밤의 여행자에게 시를 적어 보낸다 류시화 인상 깊었던 장면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밤늦게까지 시를 읽었습니다 당신이 그 이유인 것 같아요 고독의 최소 단위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사랑을 만나 후의 그리움에 비하면 이전의 감정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말도 시 아니면 당신에 대해 얘기할 곳이 없어 내 안에서 당신은 은유가 되고 한 번도 밑줄 긋지 않았던 문장이 되고 불면의 행바꿈이 됩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당신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알베르 카뮈가 시인 르네 샤르에게 보낸 편지 한 구절 - 본문 중에서 당신을 알기 전에는 일상의 지루함이 보였다. 지루함 속에 던져진 돌 하나가 파동을 일으키고 물결을 생성했다. 그러니깐 화자는 당신이라는 사람 때문에 내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리기 시작했고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 보니 '당신'은 '나...
새벽에 읽기 좋은 시집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 유수연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시는 어렵고 이해할 수 없다는 너에게 꽃을 이해하려고 하니 되물었지 그런데도 나는 시집을 펼쳐놓고 오래 설명해 주었어 네 얼굴의 홍조를 사랑으로 이해하고 싶었으니까 마침내 피고 지는 게 행복이란 걸 알지만 무엇이 우리에 게서 피고 졌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을게 그때 떨군 것들 을 함께 주우러 갈 수는 없으니까 아직도 나는 사랑을 모르고 착하지도 않아 2024년 가을 유수연 인상 깊었던 말 마지막 행복 좋은 경치는 숨차지 않을 때 볼 수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산이나 가파른 언덕에서 볼 수 있는 전경을 보고 마지막 행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을 하며 볼 수 있는 간접적 행복을 말한다. 그런 의도다. 나는 항상 걸을 때 약 70%는 땅을 보고 걷는다. 나머지는 사람이나 차 그리고 횡단보도의 신호를 본다. 그래서 가끔 잡생각의 흐름이 끊길 때 그 순간의 하늘을 본다. 그때의 하늘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구름이나 공기 그리고 새와 해가 말이다. 내가 평소에 보지 않았던 것들이 평범하지만 되게 아름다워 보일 때가 있다. 그게 어쩌면 저자가 의도하는 행복이지 않을까. 그리고 장례식에도 비유할 수 있겠다. 나의 영혼을 앞에 두고 산 사람들이 나를 보며 절하고 우는 모습을 마지막 행복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나의 떠남이 비록 어떤 사람들에겐 슬픔으로 ...
시 추천으로 소개하고 싶은 도서 2025 현대문학상 수상 시집인 박소란의 오늘의 시를 소개합니다. 오늘의 시 - 박소란 간략한 책 소개 제70회 현대문학상 수상 시집이다. 박소란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문학수첩』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심장에 가까운 말 』『한 사람의 닫힌 문』『있다』『수옥』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인상 깊었던 장면 Previous image Next image 천사의 얼굴 막 계단을 오르는데 막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과 마주쳤다 구겨진 흰 셔츠의 사람 조금 비틀거리는가 싶더니 황급히 난간을 짚고서 어, 조심하세요, 그러자 그는 괜찮다는 듯 싱긋 웃어 보였다 몹시도 창백한 얼굴로 어느 날은 창밖의 그를 봤다 유리를 닦듯이 위에서 아래로 가느다란 줄을 타고 내려오는 그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조마조마한 빛으로 그도 나를 봤을까 창을 열자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깜빡 놀라서 에이 설마, 하면서 저 먼 아래를 내려다봤다 차마 보지 못했다 눈을 질끔 감고서 생각했다 환영 같은 거라고 나는 며칠째 야근을 했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으므로 과로의 한 증상이라고 생각, 생각을 했다 막 계단을 오르는데 막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과 마주쳤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의 사람 입구는 반대편입니다 안이라고 생각했는데 밖이었다 나는 이상했다 며칠째 야근을 했고, 너무 오래 잠들었으므로 ...
시집 추천으로 책 추천하다! 김중식 황금빛 모서리를 소개합니다. 황금빛 모서리 - 김중식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시 時 때문에 그것 아닌 것들을 많이도 아프게 했는데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그것이 나의 삶일지라도 헛살았다는 느낌. 내가 욕한 것들과 나는 얼마나 닮아 있으며 닮으려고 안달했는지 들켜버리게 되었으니. 그래도 한때는 최선을 다해 방황했다. 1993년 봄 김중식 인상 깊었던 장면 몽상가 나비는 미녀만큼 우아하다 관념의 꿀을 맛보며 산보한다는 점에서 미녀보다 까다로운 미美이기는 해도 성욕에 사로잡힌 몸짓조차 세상은 그것을 매력이라 부를 만큼 나비는 '우아적 매력'이다 뚱뚱보 친구가 있었다 술을 마시면 별이 보인다 했고 그래서 별을 잡으려다 맨홀에 빠져 턱뼈가 완전히 빠졌다! 그 몸집이 맨홀에 통째로 빠진 것도 위대한, 관념의 승리이다 나비가 자신에 대해 집중할 땐 접시 물에도 익사한다 물에 비친 우아적 매력이여! 포충망이나 잠자리채가 덮쳐도 의연하다, 그까짓 것 더러워서 안 피한다 (나비 채집이 쉬운 일임을 아는 당신은 미녀를 낙태시킨 적이 있다) 관념의 꿀을 맛보며 산책하는 나비가 미녀보다 불순한 미임을 아는 당신은 나비의 날개를 잡았던 손으로 눈을 비볐다가 아무렴, 장님이 된 적이 있고말고, - 본문 중에서 나비를 미녀로 비유 한 표현이 마음에 들어서 뽑은 시다. 중간에 시인은 왜 뚱뚱보 한 사내의 추락을 넣었을까?...
베스트셀러 도서를 책 리뷰하다! 차정은의 토마토 컵라면을 소개합니다. 토마토 컵라면 - 차정은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쌉쌀함이 가득한 토마토의 향기가 내게 여름을 알려주기 전까지 나는 여름을 몰랐다 차정은 인상 깊었던 장면 "없다." 총평 - 북규의 자유시가 실리며 시인이 무슨 의도인지조차 인지가 안된다. 분명 자신만의 사랑을 표현하고자 하는 시인 건 보인다. 하지만 약간의 억지스러움이라는 조미료를 듬뿍 첨가한 시처럼 느껴진다. 모든 시들이 그렇다. 나에게 맞지 않는 시집이다. 일단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각각 문장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튄다. 딱딱한 표현과 흐물한 표현의 매치가 잘 맞지 않고 비유하자면 리겔과 해왕성이 같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대부분 소재들은 좁은 편이다. 그리 넓지 않은 비유적 표현과 관찰들이기에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공감하기 힘들었다. 대목과 시들도 마찬가지다. 여름과 과일 등 이런 소재로 버무려진 시집을 나는 예상했다. 오산이었다. 전혀 예상 못 한 접근이었던 것이다. 정신머리 시집 이후로 다 읽기 힘들었던 시집이었다. 없다 그리고 - 북규 없다는 것은 무엇일까 보이지 않는 공기이거나 영혼의 속삼임이거나 꿈의 현실이거나 데자뷰의 거짓말이거나 너와의 이별이거나 나와의 이별이거나 먼 우주에서 보이는 과거의 별이거나 태양의 파괴에도 몇 분간 살 수 있는 지구이거나 사람 형태의 소...
시집 추천으로 책 리뷰를 하다! 문보영의 책기둥을 소개합니다. 책기둥 - 문보영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콘페니우르겐의 임신 기간은 사십 년으로 지구에서 가장 길다 그런데 콘페니우르겐의 평균수명이 이십칠 년인 것은 하나의 수수께끼다 2017년 겨울 문보영 인상 깊었던 장면 Previous image Next image 얼굴 큰 사람 사진관이다 단체 사진을 찍어야 했다 총 여섯 명이다 결혼은 안 했지만 이혼을 세 번 한 사람 A 목덜미에 분화구 문신을 한 사람 B 알고 보면 좋은 사람 C 우산살에 쉽게 위축되는 사람 D 숨을 참는 얼굴과 참지 않는 얼굴이 같은 사람 E 브래지어가 없는 사람 F 사진이 잘 나오기 위해 사람 A는 운동을 하고 있었고 사람 B는 숙면을 취했으며 사람 C와 사람 D는 포옹을 했고 사람 E는 긍정적인 경험을 반복적으로 떠올렸다 F도 노력을 해야 했다 그러나 브래지어가 없었다 헐렁한 하얀 면티를 입고 있었으므로 허리를 펴면 젖꼭지가 비쳤다 허리를 굽혀야 했다 고개를 숙이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노력이란 건 브래지어 없이 불가능했다 사람 A, 사람 B, 사람 C, 사람 D, 사람 E가 다가왔다 왜 허리를 굽히고 있니 왜 허리를 펴지 못하니 도와줄까? 브래지어가 없어서 F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고개를 숙인 채 다른 이들의 가슴을 곁눈질했다 감쪽같이 숨기고 있었다 브래지어가 어디 있다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
베스트 셀리 시집을 책 리뷰하다! 김겨울의 우화들을 소개합니다. 우화들 - 김겨울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모든 지점으로 향하는 장력은 자기 확인의 또 다른 이름이다. 모든 곳에 존재하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데도 존재할 수 없게 된다. 혹은 아무데도 존재하길 원하지 않는 사람이 모든 곳으로 끌려가려 한다. 그러나 실은 하나의 점일 뿐이다. 점에는 부피도 길이도 무게도 없으므로, 오로지 허공의 모든 곳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믿기만 하면 된다. 허공에 고향을 지을 수 있다. 정말로 그렇다. 인상 깊었던 장면 "없다." 총평 - 북규의 자유시가 실리며 제목 말 그대로 우화들 = 이솝이야기다. 나는 이솝이나 종교적 인물들을 모른다. 그래서 이 시집을 읽는 내내 어떤 내용인지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굉장히 긴 소설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 얇은 이 시집을 포기하지 않고 다 읽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들었다. 이솝에 대해서 공부나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 차라리 <우화들>이라는 뜻을 알았다면 다시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싶다. 나의 수명이 언제까지인지 모른 채 죽기 전까지 너를 더 이상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이 이른 죽음보다 더 사랑할 수 없다 - 북규 25살에 멈춘 너의 시간보다 더 오래 살고 싶지 않다 우화들 저자 김겨울 출판 시간의흐름 발매 2024.10.25.
감성적인 시를 읽고 싶을 때 추천 도서로! 이원하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를 소개합니다.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 이원하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편지 아닌 편지를 쓰게 되었는데 그 편지의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해요. 저 아직도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2020년 4월 이원하 인상 깊었던 장면 나는 바다가 채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 같다 참다못한 편지가 소리치기로 작정한 순간, 확인했습니다 두 줄짜리 글에는 몇 달치의 말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분간은 여전히 돌아가지 못할 거라는 그렇고 그런 말들 내가 입기엔 너무 큰 말들 비가 그쳤는데 급하게 우산을 펼치는 말들 힘을 잃은 나를 창밖의 바다가 채갑니다 그러고는 볶습니다 이미 열여섯 번 볶아진 적 있습니다 바다가 뱉어낸 몸은 매일매일 아픕니다 아무도 안쓰러워 안 합니다 아파도 도달해야만 하는 지점을 기억하는데 나는 자꾸만 때를 미루고 있습니다 치과나 병원이면 이렇게 미루지 않았을 겁니다 차오르다 차오르다 뚜껑만 닫으면 되는데 그게 안 됩니다 손수건 한 장이 나를 안쓰러워합니다 손수건 한 장은 아슬아슬하고 별것 아닙니다 이러다가는 내일도 바다가 나를 채갈 겁니다 자꾸 울면 내 눈에만 보이던 게 내 눈에만 안 보일 겁니다 - 본문 중에서 자존감을 잃은 건지 정체성을 잃은 건지 모를 시다. 하지만 혼잡한 부분들을 뿌리치고 한 가지를 간파할 수 있다. 바로 극복이다...
추천 도서로 소개하고 싶은 베스트셀러! 도종환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를 소개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간략한 책 소개 - 시인의 말 (개정판) 시는 내 오랜 운명 뒤뜰에 앵두꽃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그동안 앵두나무는 자두나무꽃 사이에서 일곱 살짜리 여자애처럼 앉아있었는데 올해는 키가 부쩍 컸습니다. 꽃숭어리도 자두꽃에 비해 작지 않고 빛깔도 고우며 꽃마다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나는 내 시가 저 앵두꽃, 자두꽃, 산벚꽃, 제비꽃 같기를 바랍니다. 크고 화려한 꽃이 아니라 작고 소박하고 은은한 꽃이기를 바랍니다. 사월에 돋아나는 새순의 연둣빛이기를 소망합니다. 산골짝에 피어있거나 변두리에 피어있어도 그것 때문에 주눅 들지 않고 그저 아름답게 피었다 가 는 꽃이기를 바랍니다. 목마른 이에게 건네는 맑은 물 한 잔이기를 바랍니다. 상처받은 이들에 게 격려의 악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이에게 다가가는 한 장의 엽서이기를 바랍니다.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가슴으로 다가가는 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친 이 옆에 놓여있는 빈 의자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내 시가 여러분에게는 위로의 언어이기를 바라고, 내게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기를 소원합니다. 법정스님은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는 지혜의 길이요, 하나는 자비의 길이라 하셨습니다. 전자...
시 추천으로 소개하고 싶은 책! 책 리뷰로 고선경의 샤워젤과 소다수를 소개합니다. 샤워젤과 소다수 - 고선경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너에게 향기로운 헛것을 보여주고 싶다 2023년 10월 고선경 인상 깊었던 장면 "없다." 마음에 드는 문장은 있었다. 드문드문 있었지만 하나의 작품으로 보았을 땐 나에게 와닿지 않았다. 아쉬운 시집이다. 그러나 버리고 싶지 않은 소중한 알맹이이기에 나의 짧은 소견을 쓴다. 총평 - 북규의 자유시가 실리며 시 속에 즐거움이 보였고 분노로 인해 표출되는 발설도 재밌었다. 혹독하지 않은 시들이 꽤나 살갑게 느껴졌다. 다른 시인들을 비교해 보자면 어둠과 슬픔을 공존한 시들은 대부분 암흑적인 비극이다. 하지만 고선경의 시들은 달랐다. 어둠과 슬픔이 있어도 끝에만 가면 극복이 보였다. 그만큼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이 돋보이기도 하고 그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부럽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잔잔한 시들은 아니다. 벽에 부딪힌 물결이 도망치듯 한 시들이었다. 그러니깐 자신을 가두 지도 않았고 방생한 느낌이 들었다. 자유성과 여유가 이곳저곳에서 발견되었다. 다시는 - 북규 사람을 잃었을 때 다시는이라는 말을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그것을 산 사람만이 갇히게 될 비집고 나올 수 없는 감옥이라 부른다 철장 밖에 서성이는 보고 싶어도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을 간절히 잡으려다 닿지 않을 때 어쩔 수 없이 주저앉아 닦이지도 연마되...
추천 도서로 소개하고 싶은 시집! 북리뷰로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을 소개합니다. 이 시대의 사랑 - 최승자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제1부는 올해 1981년에 쓴 시들을 나의 생각대로, 제2부는 1977년부터 1980년까지의 시들을 씌어진 순서대로, 그리고 제3부는 대학 3학년때부터 대학을 그만둔 해까지의 시들을 역시 씌어진 순서대로 묶은 것이다. 최승자 인상 깊었던 장면 너에게 마음은 바람보다 쉽게 흐른다.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지다가 어느새 나는 네 심장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죽지 않는 태풍의 눈이 되고 싶다. - 본문 중에서 최승자 시인의 시를 보면 간혹 사랑을 담은 시들이 있다. 그 예로 너에게라는 시도 사랑이라는 표현을 담은 시다. 시 속에서 분명 자신은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마음을 투정하고 있다. 쉽사리 상대에게 자신의 내면의 진심을 말하지 못한 채 제목처럼 너에게 즉 일직선의 관계만을 원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결국 나는 너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죽지 않는 태풍의 눈이 되고 싶다고 한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혹시나 나를 기피하지 않을까, 또는 나의 갈망으로 인해서 멀리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고작 심장 속 태풍의 눈이 되어 너만을 보겠다고 스스로 발악한다. 한 여자의 쑥스러운 날 것의 외적 모습과 담대하고 발악하는 소유욕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시였다. 출처 - https://unsplash.c...
책 리뷰로 가져온 시집! 신용목의 우연한 미래에 우리가 있어서를 소개합니다. 우연한 미래에 우리가 있어서 - 신용목 간략한 책 소개 시인의 말 매번 나를 닦고 지나가는 시간의 방에서 쓴다. 그래서 오랜 뒤 이 방을 꽉 짜면, 나는 몇 방울 얼룩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 얼룩 속에 간신히 첫 문장이 남는다면…… 내 사랑의 시작, 열아홉의 맹세들에게. 혹은 밤과 우기와 슬픔의 풀숲에서 여전히 푸른 벗들에게. 혹은 세미콜론으로 어이지는 내 이유의 주인들, 그리움은 거기 있어서 너에게, 다시 너에게. 무엇보다도 나조차도 견디기 힘든 나를 견뎌준 이신주에게, 라는 문장이…… 그리고 나머지 문장들은 이 시집 속에 있을 것이다. 2024년 7월 신용목 인상 깊었던 장면 "없다." 총평 - 북규의 자유 시가 실리며 사랑과 인연. 이 단어와 비슷한 감정들이 풍부할 것 같아 구입한 시집이다. 시들이 아프거나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시 속에 신용목 시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뱉는지 알 수 있는즉 관념을 볼 수 있는 시였다. 밤이라는 소재가 있으면 그 앞뒤로 비유를 풀어 헤치는 표현력은 우수하다. 갑갑하지도 답답하지도 않는 시이기에 자연스러우면서 또 엉켜있는 시처럼 느껴진다. 난잡하다는 말과는 상반이다. 그만큼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대가 아님을 말한다. (꿈, 어둠, 말 등) 대부분 어두운 상황을 연출했다. 그 속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어두운 단어들의...
시집 추천으로 소개하고 싶은! 윤태욱 시인의 절망록을 소개합니다. 절망록 - 윤태욱 간략한 책 소개 집 잃은 개가 떠도는, 주인 없는 길목을 그곳을 서성이는 이야기들, 오늘 저는 한적한 도로에서 피어오른 꽃을 보았습니다. 가드레일 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핀 진달래를, 시인의 말 윤태욱 인상 깊었던 장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미안하지만 더는 살아갈 자신이 없다. 두 번 다시 인간 세상에 나지 않겠다. 생에는 필연적인 죽음으로의 귀추이자 자기 파괴의 시작으로 끝이 남으로, 신이시여 자기 연민은 죄악입니까? 자살은 반드시 죄입니까? 남을 죽여야만 자기가 사는 괴인이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입니까? 신이시여 어서 대답하십시오. 나를 죽여서라도 남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는 죄인의 도착지는 언제나 지옥뿐입니까? 아아, 나는 신이라도 죽이고 천국에 갈 뿐입니다. 타인은 언제나 슬픈 눈동자에 익사하고 있습니다. - 본문 중에서 결국에는 이 모든 절망들을 함축적으로 묘사한 시이자 절벽에 도달한 시겠다. 남발하고 있는 절망들은 인연, 그리움, 이해 등 다양하게 적용하여 우리들을 덩달아 피폐되고 억압받게 되었다. 「미안하지만 더는 살아갈 자신이 없다. 두 번 다시 인간 세상에 나지 않겠다.」이미 남루된 세상과 자신의 삶에 지쳐 더 이상 사람들과 섞이거나 감정 소비를 극도로 거부하고 있다. 원인은 모르겠지만 살아갈 용기와 위로가 주변에 없기에 자연스레 누군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