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책 끼리 끌어당기는 인력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이에게 이 그림책 「아빠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란 그림책을 읽어준 즈음이었다. 가시고기의 일화로 아빠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을 읽다가 문득 오래 전 읽었던 「가시고기」 라는 소설을 떠올렸었다. 소설이 나오고, 이어 드라마화 되면서 부정(父情)을 언급해야 할 때면 늘 이야기 되었던 소설. 그런데 오래된 이 스테디셀러가 개정증보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한 것. 시대에 맞춰 내용을 수정 보완하여 나왔다고. 과거에 읽었을 때는 작중 화자로 나오는 두 명, 즉 아버지와 아들 중 아들의 입장에서 책의 흐름을 따라갔었다. 아들의 시선에 공감하고 아파하면서. 그런데 한 아이의 부모가 되어 읽는 지금은 이제 아버지의 입장이 되어버린다. 답답하고 암담한 소설 속 상황에 아파하고, 이 방법 밖에 없는 것인가 속상해하고, 그리고 그의 결정을 결국 공감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처음 읽는다는 옆지기는 몇 번을 한숨을 쉬고 책을 놓고, 다시 잡고 일어나 서성인다. " 이 사람은 도대체 왜 이래! " 라고 하며 그만 읽을 것처럼 답답해하던 이지만 궁금한 마음에 집중해서 읽어버리게 하는 흡인력. 가시고기 조창인 저 산지 백혈병에 걸린 아이와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아이와 아이의 아빠가 번갈아가며 소설의 화자를 맡는다. 같은 장면을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