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회차가 되니 슬슬 사진을 덜 찍는다. 아니면 필카 꺼내기 귀찮아서 아이폰으로만 찍는 건가🤔 어쨌든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을 다녀왔고. 가봤던 곳, 안 가봤던 곳 반반 섞어 돌아다녔다. 첫날은 우에노(서양 미술관, 아메요코 시장), 둘째날은 (날씨 땜에 망한) 가와구치코, 셋째날은 시모키타자와/시부야/신주쿠, 넷째날은 아사쿠사/니혼바시/긴자/에비스, 그리고 다음날 귀국(ㅠㅠ). 일상으로 돌아오면 아쉬운 게 돌아다니기 바빠서 겉핥기식 관광을 했다는 것. 다음에는 더 오래 동네탐방을 할 수 있으려나. 암튼 여행이 끝나면 남는 건 사진뿐. 사진을 보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게 참 즐겁다. 필름카메라는 캐논 오토보이, 필름은 코닥 골드 200과 코닥 프로 이미지 100.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인스타에 있음…👀 https://www.instagram.com/sadacong/profilecard/?igsh=c3h2MWs4aW54d2Fw Hyun Jung(@sadacong)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151명, 팔로잉 296명, 게시물 1,473개 - Hyun Jung(@sadacong)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모아보니 별로 산 게 없어 보이는 도쿄 쇼핑 하울 시작. 우선 지난번에 위탁수화물 무게 초과되어서 이번엔 미리 신청하고 갔는데 미달돼서 그냥 돈만 더 낸 사람됐다는 얘기부터ㅠㅠㅠ 이것저것 사야지 여기저기 가야지 생각했는데 4박 5일은 짧다 짧어. 총: 3200엔 후지산을 가까이에서 보려고 도쿄 사는 친구랑 지인이랑 근교 드라이브를 갔는데(가와구치코)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덕에 그냥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기념품 과자만 산 사람 됨ㅋㅋㅋ 후지산을 어필한 과자랑 사탕, 그쪽 지방에서 유명하다는 신겐모찌, 그리고 근방 호숫가를 돌아다니다 푸딩을 사고… 뭐 그랬다ㅠ 집에 와서 모찌랑 푸딩을 먹었는데 역시 디저트는 최고다! 참, 인생 처음으로 두 시간 대기해서 밥도 먹어봤다. 호토쿠라 후나리라는 곳인데 주말이라 나들이 나온 일본 사람들 정말 많았다. 우리식으로 치면 장칼국수 같은 된장 베이스 면요리. 맛은 괜찮았지만 웨이팅은 힘들어. 총: 4785엔 도쿄 가면 어김없이 명탐정 코난 굿즈 탐방에 나선다. 이번에는 이케부쿠로 선샤인시티에 팝업이 열려서 다녀왔다. 코난 카레 종류가 캐릭터별로 있는지 처음 알았음ㅋㅋㅋ 하지만 맛은 내 입맛이 아니라 패쓰. 파우치, 미니 접시, 케이스가 탐나서 홍차 세 가지 아이템을 구입했다. 원래는 코난 접시를 사고 싶었는데 하필 코난만 없던ㅠ APFR 5,280엔 향수+쿠션+탈취제: 114435원 시모키타자와...
4연속 도쿄 여행 중.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우에노 서양미술관. 작년에 처음 갔을 때는 상설전을 봤는데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클로드 모네 작품전을 한다길래 고민 없이 첫 목적지로 정했다! 주말 관람이라 많은 인파가 염려되긴 했지만… 일본인들이 낭만파 작품을 특히 좋아한대서 말이다. 암튼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표 사는 줄, 입장하는 줄, 굿즈샵 들어가는 줄까지 기다림의 연속… 도쿄 사는 친구가 티켓은 미리 구입해서 바로 입장하는 줄로! 참 전시 다 보고 나와서 알았는데 현대카드는 무료로 볼 수 있단다. 친구도 나도 현카 소지자라 뒤늦데 짧은 아쉬움의 탄식을ㅋ 어쨌든 전시는 클로드 모네 그림 67점을 공개했고, 내가 미처 몰랐던 작품 세계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모네하면 파스텔 색감의 우아하고 수려한 그림이 떠올랐는데, 시력이 떨어져 변해갔던 화풍을 몰랐기에 그의 후기작들이 많은 이번 전시는 내겐 신선했다. 사람이 덜 붐비는 이른 아침에 갔으면 좋았겠단 아쉬움도 살짝. 그림보다 뒤통수를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 ㅎㅎ 굿즈샵도 꽤 많다. 도록(3200엔?)부터 엽서, 마그넷, 텀블러 등등. 나는 1100엔을 주고 티스푼 세트를 샀다. 그나저나 현대카드 일본 제휴 서비스가 꽤 있는데 확인 좀 해봐야겠다ㅠ
모처럼 전시회에 갔다가 기분 좋게 색에 취했다. 눈이 번쩍 뜨일 것 같은 화려하고 대담한 색에 완전히 매료됐다. 요새 일상이 무료하고 지쳤다고 느낀다면 색의 향연을 즐기며 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미셸 앙리 전시회가 내겐 그랬다. 사실 전시를 가기 전까지만 해도 귀찮음에 취소를 몇 번이나 고민했는지 모르겠다. 정말 유난히 고단했던 10월이 가까스로 지나고 나니 일찌감치 얼리버드로 예매해둔 전시를 갈 기력이 없었다. 이미 한 차례 다른 전시를 취소해버려서 이 전시도 가지 말까 했는데 귀찮음을 이겨내고 다녀오길 잘했다. 그만큼 너무나 만족스러웠던 전시였다. 그리고 새삼 나는 색을 좋아하는구나 느꼈다.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미셸 앙리 : 위대한 컬러리스트>는 전시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달 17일(일)까지다. 전시 규모가 크지 않아(?) 티켓 가격도 저렴(만원)하니 다들 꼭 봤으면 좋겠다. 올해는 유난히 날이 더워 울긋불긋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도 애매하니 꽃을 사랑한 작가 미셸 앙리의 작품을 보며 색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색감이며 질감이며 눈이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 한 가지, 관람객이 꽤 된다. 공간이 여유롭지 않아 좀 빡셀 순 있지만 그럼에도 황홀한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 마지막 공간은 굿즈를 판매하는데 엽서 사재기 할 뻔…
부국제를 다녀와서 이번 여름에 찍은 필름카메라 사진을 스캔하고 왔다. 결과물을 보니 필름을 물 쓰듯이 썼네. 반성하자ㅠ 암튼 아쉬움도 남지만 결과물을 보면 마음이 조금은 행복해진다. 아이폰이랑 같은 구도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밌고. 첫 사진은 8월에 올린 아이폰 사진이랑 같은 구도로 찍은 건데(그런 사진이 몇몇 있다ㅎ) 필카는 역시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해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네. 사용한 필름은 코닥 컬러플러스 200. 부국제를 다녀와서 몸살을 얻었다…ㅠㅠ 오른쪽은 같은 구도 아이폰 ㅎ 아침 광안리 햇살 미침 여기부터는 코닥 포트라 160 필름으로 찍은 사진들
비 그친 후 날씨가 좋다. (일단은) 지긋지긋한 폭염에서 벗어났고, 구름 사이로 드러난 하늘은 색이 곱다. 피부에 닿는 공기도 한결 가볍다. 9월 중순이 넘어서야 찾아온 선선한 날씨에 곧 찾아올 계절의 변화가 실감난다. 어제는 느지막이 서울숲을 가서 해질 무렵 하늘을 느끼고 싶어 곧장 한강으로 향했다. 어둠이 밀려오는 한강을 마주하는 게 좋다. 더 추워지기 전에 이 시간을 만끽해야지.
덕수궁 미술관에서 하는 전시를 볼겸 오랜만에 궁 나들이를 했다. 날씨가 더운 시간을 최대한 피해 다녀왔는데, 더워서 금세 지치긴 해도 궁 산책은 언제나 좋다. 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는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 두 전시를 하고 있는데, 한국 근현대 미술의 다양한 면면을 확인할 수 있으니 가보길 추천한다. 전시는 10월 13일까지다. 어쨌든 전시를 둘러보고 나오는데 날씨는 덥지만 궁내 풍경이 너무 예쁜 거였다. 햇살이 기분 좋게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랄까.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기 전의 풍경을 마주할 때면 늘 묘한 설렘과 흥분이 일렁이는데, 뭔가 내가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
두 번째 얼리버드는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미나 페르호넨(Minä perhonen)의 작품을 소개하는 <미나 페르호넨 디자인 여정: 기억의 순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 1관에서 내년 2월 6일까지 하는 전시다. 미나 페르호넨은 이번 전시로 알게 된 브랜드인데, 마리메꼬/이딸라 스타일의 북유럽 감성과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만난듯한 모습이다. 오래 두고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든다는 확고한 철학을 토대로 느리지만 하나하나 세심하게 공을 들이는 뭐 그런 느낌. 전시는 패브릭부터 디자인 소품, 가구에 이르기까지 볼거리가 다채롭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라 즐겁게 감상. 출구에는 미나 페르호넨 제품을 판매하는데 가격대가 있어서 그냥 구경만… 도쿄는 종종(???) 가는데 다이칸야마에 매장이 있다니 그때 가보는 걸로 ㅎㅎ
올해 하반기는 가볼만한 전시가 여기저기 보여서 행복하다. 먼저 다녀온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진행하는 <슈타이들 북 컬처: 매직 온 페이퍼>는 아날로드 감성 가득한 독일의 출판사 슈타이틀의 라이브러리를 소개하는 전시다. 명품 브랜드와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으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암튼 그렇다. 사전 정보가 없어도 책을 좋아한다면(독서 아님ㅋ), 그리고 시각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배우 박정민이 오디오 도슨트(VIBE앱)를 맡아 귀에 쏙쏙 들아오는 해설을 해주니 더욱 즐거운 전시가 될 테다. 참, 전시 작품과 공간감 때문인지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프렌치 디스패치>가 떠올랐는데 그런 느낌 좋아하면 꼭 가자. <슈타이들 북 컬처: 매직 온 페이퍼>는 내년 2월 23일까지 진행하고, 그라운드시소 서촌은 매월 첫 번째 월요일은 휴무다. 티켓은 성인 기준 17,000원. 나는 얼리버드로 구매😬
모처럼 여름밤을 느끼고 왔다. 저녁에는 주로 산책만 하고 동네를 벗어나지 않는데,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김환기 작가의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고 해서 다녀왔다. 서울 라이트 DDP 가을 행사는 오늘이 마지막이라 어제 저녁에 가서 열심히 눈뽕을 했다 ㅎㅎ 8시 첫 타임은 인파로 붐벼서 사람 구경도 실컷. 미디어아트를 잘 볼 수 있는 길목에 사람들이 가득 모여 앉아 있길래 나도 털썩 주저앉아 감상했다. 진짜 뭔가 자유롭고 낭만적인 공기가 가득! 눈앞에 펼쳐진 미디어아트에 황홀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정말 좋았다. 오랜만의 동네밖 저녁 외출이라 설레기도 했고. 이제 좀 더위도 누그러들고 저녁이면 공기도 상쾌해지니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열심히 야경을 보러 다녀야겠다.
부산 와서 걷기만 하는 중… 덥지만 걷는 것 빼고 하고 싶은 게 없다. 오랜만에 보는 풍경들이 좋아서 땀 삐질삐질 흘리며 걸어도 나쁘지 않네. 롯데백화점 광복점 옥상정원(?) 전망이 참 좋다. 다만 그늘이 없어서 날씨 선선할 때 와야ㅠㅠ 남포동 오면 꼭 가는 용두산 공원. 안녕, 내 추억들아… 낮에 가서 그런가 해운대에 사람이 생각보다는 별로(?) 없네. 백사장 걷고 동백섬도 한 바퀴 돌고 저녁에 가서 그런지 광안리는 화려함 그 자체. 백사장 곳곳에 버스킹 하는 젊은이들도 많고, 진짜 사람 많더라. 술집이랑 카페도 장사 잘되고 놀랍… 암튼 이틀 야무지게 걸었다.
아이폰으로 찍은 내가 좋아하는 풍경들 모아모아…
이런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사진전에 참여합니다! 전시 기간과 장소는 8월 8일(목)부터 31일(토)까지 빈칸 압구정입니다. <이 도시와 여름>이란 테마로, 7월엔 여름, 8월엔 도시 사진전을 진행합니다. 저는 “도시”편에 참여하는데, 취미로 소소하게 찍는 사진들이라 얼떨떨하기도 설레기도 합니다. 전시는 단체전이고, 저랑 같이 참여하는 분들을 열심히 눈팅해보니 다들 한 사진하는 분들이더라고요. 암튼! 소박하게 벽면 한 귀퉁이를 차지할 예정이고 처음 하는 전시라 우당탕탕 준비 중입니다. 오늘 전시 때 쓸 사진을 고화질로 출력하고 왔는데 늘 화면 너머로 보다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형태로 보니 행복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내가 좋아 찍은 사진들을 다른 사람들도 기분 좋게 보았으면 하는 바람도 들고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그것! 전시는 무료이니 부담갖지 말고 찾아주세요. 지하철 압구정역이랑 5분 거리이고, 전시장은 에어컨 시원하게 풀가동 중입니다. 현생을 살아야 하니 전시장엔 상주해 있지는 않지만 암튼 사진전에 관심 있으면 찾아주세요 ㅎㅎ 빈칸 압구정: 일요일/공휴일 휴무, 11시~7시 빈칸 압구정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65길 13 1층, 지하1층
오늘 모아둔 필름 6롤 스캔하고 왔다. 먼저 한강 산책로 다니면서 찍은 사진을 올려본다. 기종은 캐논 오토보이, 필름은 아마두 코닥, 후지는 비싸서ㅠ
심야식당 도쿄 스토리, 내게도 필요한 그곳 어둠이 짙게 깔린 퇴근길. 삼삼오오 모여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 사이를 걷고 있노라면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곧장 집으로 돌아가기엔 이리저리 고단했던 하루의 잔재를 털어버리고 싶지만, 쉬이 누군가 불러내기도 시끌벅적한 틈바구니에 덩그러니 앉아있기도 버겁다. 그런 날 혼자라도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바랬던 적이 있다. <심야식당>은 혼자가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붙잡고 앉아있기는 싫은, 그런 하루의 마지막에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곳을 방문한 이들이 마스터라고 부르는 남자. 그의 하루는 길다. 대개는 잠들기 시작할 밤 12시부터 본격적인 일과가 시작되는 그는 밤을 잊은 사람들에게 늦은 밤 내도록 따뜻한 요리와 공간을 내어주고, 한낮에는 다시 찾아올 밤을 위해 장을 보기도 하고 소박한 그의 공간에서 조용히 그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이면 심야식당은 낮보다 밤이 더 분주한 이들을 위해 밤의 하루를 맞을 준비를 한다. <심야식당>에는 일반적인 사회 통념이 가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구분이 없다. 마스터가 내놓는 요리 하나로 회사원, 물리학자, 택시기사, 라디오 DJ, 술집 종업원, 경찰 등 이곳을 찾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한 끼의 이웃이 되어주며 공간의 정서를 공유한다. 서로에게 무심한 바쁜 도심의 일상에서 벗어나 도시의 ...
이 글의 주인공 본체는 망했지만 영화는 영화니까ㅠㅠ 난 충분히 신호를 보냈어 – 올리버 인간의 가장 순수한 욕망인 사랑의 감정을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 순간으로 포착한 영화가 있을까.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에 이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욕망의 3부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관객들을 순수하고도 혼란스러운 열망의 세계로 인도한다. 1983년 여름, 여자친구 마르치아와 함께 빈둥거리던 열일곱 소년 엘리오(티모시 샬라메)는 해마다 찾아오는 여름의 이방인을 맞이한다. 엘리오는 아버지 펄먼 교수의 소개로 미국에서 온 자신감 넘치는 청년 올리버(아미 해머)와 처음으로 악수를 건넨다. 그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하는 감정이 뜨겁게 달아오를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처음 마주치는 순간, 스크린은 엘리오의 표정을 거울 속으로 교묘히 숨기고, 대신 미소로 화답하는 올리버의 표정을 부각한다. 엘리오는 몰랐겠지만, 올리버는 어쩌면 처음 본 순간부터 무심한 표정으로 손을 내미는 미소년에게 마음을 빼앗겼을지 모른다. 두 사람은 6주라는 길지 않은 시간의 대부분을 머뭇거림으로 보내고 나서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엘리오는 놓쳐버린 시간을 아쉬워하며 신호를 보내지 않은 올리버에게 귀여운 원망을 드러낸다. 하지만 올리버가 말했듯이 그는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이 글은 올리버의 신호를 미처 알아채지 못한 엘리오처럼, 두...
이곳엔 예전에 꾸준히 글 쓰던 시절의 글을 모아놓을 예정이다. 지금과 다른 바쁨의 시절을 곱씹으며 채워가야지 ㅎㅎ
어쩌다 보니 일본 골든위크 기간에 또 도쿄여행을 다녀왔다. 이번에는 4박 5일. 연휴기간이라 사람 구경 실컷;; 항공권은 제주항공 얼리버드 열렸을 때 구매했고, 공항 도착해서는 예매해둔 넥스 타고 신주쿠로 이동했다. 넥스는 세 번째인데도 발권할 때면 얼음이 되는 것일까. 어쨌든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발권. 인천에서 출발할 때는 날씨가 좋았는데 도쿄 도착하니 흐려서 좀 아쉬웠다. 그나마 비가 그친 상태여서 관광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호텔에 짐을 풀고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이케부쿠로. 지금 일본은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 한창 상영 중이라 굿즈를 살겸 들렸다. 그전에 이케부쿠로 번화가의 반대편(?)에 있는 자유학원 명일관을 가볍게 구경했다. 내가 갔을 때는 결혼식 행사가 있어서 메인 건물은 들어가지 못했다. 참, 여기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라는 건축가의 작품인데, 규모는 작지만 옛스러운 분위기가 멋스럽다. 이 건물의 배경이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 Jiyū Gakuen Myōnichikan · Toshima City, Tokyo Find local businesses, view maps and get driving directions in Google Maps. maps.app.goo.gl 배가 고프니 밥도 먹어어겠지. 이케부쿠로 밥집 추천 리스트에 종종 뜨는 라멘집 무테키야로 향했다. 여기도 이케부쿠로 번화가와는 거리가 좀 있...
<패스트 라이브즈>, <듄: 파트2>, <추락의 해부> 현재까지 감상한 영화 중 제일 만족스럽게 봤다. 순위는 작성 순서대로 보면 되겠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내 마음속 어딘가에 있을 나영을 마주하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 벅차고 아련한 기분에 사로잡혀서 영화의 엔딩에서 나영이 남편에게 와락 안겨 눈물을 쏟는, 그런 심정이 되고 만다. 그 기분이 싫지 않아서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은 마음. <듄: 파트2>는 예전에 <테넷>을 볼 때 오프닝 시퀀스만으로도 웅장해졌던 그 기분을 다시 들게 해서 좋았다. 사실 전편을 보다 졸아서 큰 기대 없이 보러 갔는데, 시작부터 큰 스케일에 가슴이 막 웅장해지고 눈이 즐겁고 그렇더라.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눈뽕으로 시네마틱한 체험을 선사해줘서 정말 만족스럽게 감상. 폴과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무리를 떠나는 챠니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한데 3편은 언제 볼 수 있을까? <추락의 해부>는 길어서 한 번뿐이 못 봤지만, 걷어내야 할 장면이 있다고 느끼지 못할 만큼 이야기를 촘촘하게 배치해서 완전 몰입해서 감상했다. 남편의 죽음이 사고인지 사건인지 호기심을 유발하는 미스터리도 흥미롭지만, 재판을 명분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발가벗기듯 해부하는 법정신을 정말 숨넘어가게 잘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성공한 여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잘 보여주고 말이다. 그리고 앞서 두 영화도 음악을 잘 썼지만,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