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키워드 10
2021.07.21참여 콘텐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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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영드 추천 '셰익스피어와 해서웨이 탐정사무소'

오늘은 반가운 소식으로 시작해본다. 웨이브에 곧 HBO 시리즈가 대거 올라온다고! HBO 대표작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부터 최근작 <유포리아>, <아웃사이더>, <언두잉>, <왓치맨>, 그리고 아시아 시리즈 <미스 셜록> 등의 작품이 7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올라온다는 기사가 나왔다. 사실 디즈니 플러스보다 HBO 국내 론칭을 오매불망 기다렸기에 웨이브를 통해 공개된다는 소식이 정말 반갑다. 요즘 구독하고 있는 5개 OTT 서비스 중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러지 싶다 ㅎㅎ 웨이브 영드 추천 '셰익스피어와 해서웨이 탐정사무소' 오늘은 기분 좋은 소식에 어울리는 재밌게 본 영드를 소개해본다. 탐정물을 좋아한다면 편하게 볼 수 있는 <셰익스피어와 해서웨이 탐정사무소 (Shakespeare & Hathaway: Private Investigators)>란 드라마다. 푸근한 이미지의 신부가 활약하는 <브라운 신부>가 취향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다. 현대가 배경인데도, 셰익스피어의 출생지이자 과거의 건축물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Stratford-upon-Avon)을 주 무대로 삼아 이야기도 재밌지만 눈도 굉장히 즐겁다. 동화 같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살인) 미스터리라고 할까. 이야기는 형사 출신 사립탐정 프랭크 해서웨이가 운영하는 손님 없는 탐정사무소에 예비 신랑의 외도를 조사해달라는 의뢰인이 나타나...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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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영드 '코브라' 볼만한 정치 스릴러

코브라(Cobra) 오늘은 웨이브에 공개된 지 제법 된 영드 <코브라>를 소개할까 한다. 지난주에 대실망했던 영화 <어웨이크>처럼 태양폭풍이 지구를 강타하고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복 가능한 재난으로 설정하고, 갑작스러운 비상사태가 초래한 현실적인 혼란에 초점을 맞춘다. 제목 'Cobra(Cabinet Office Briefing Room A)'는 영국 정부의 비상 대책 위원회를 뜻한다. 재난 상황을 다루는 기존 작품들이 주로 개개인의 사투를 그려낸다면, <코브라>는 국가의 위기 대처에 주목한다. 로버트 서덜랜드 총리와 그의 믿음직한 수석 보좌관 애나 마셜이 예측도 예방도 어려운 전례 없는 재난을 헤쳐가야 할 주인공이다. 두 사람이 맞닥뜨린 상황은 험난하다. 정전사태는 단순히 전기가 나간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들의 혼란, 경제적인 손실, 각종 사건사고 등 후폭풍이 엄청나다.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것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악재는 자꾸만 쌓여간다. 먼저 대규모 정전 사태 직전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고, 세상이 암흑천지로 변한 후에는 이민자 수용소를 탈출한 범죄자가 대학교에 침입해 여자 대학생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전력 복구가 늦어지는 가운데, 민심은 점차 들끓고 급기야 백인 노동자 계급 중심의 자경단이 조직된다. 그 뒤에는 총리를 압박하기 위해 ...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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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드 '로드킬(Roadkill)' 냉소적인 정치 드라마

로드킬(Roadkill) 정치인을 신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한다고 해도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은연중에 깔려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부패와 탐욕이 일상처럼 자리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인하면 믿음이나 신뢰보다 가식과 위선이 먼저 생각날 때가 많다. 물론 청렴하고 올곧은 신념을 가진 정치인도 있겠지만, 지나온 역사에서 실망스러운 광경을 수없이 목격했다. <로드킬>은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다. 휴 로리가 논란에 휘말린 문제의 정치인으로 출연해 한바탕 부조리극을 보는 듯한 혼탁한 정치판으로 끌어들인다. 4부작 영드 <로드킬>은 영화 <디 아워스>, <더 리더>의 작가 데이비드 헤어(David Hare)가 각본을 쓰고, 드라마 <실크>, <라인 오브 듀티>, <스트라이크>의 마이클 킬러(Michael Keillor)가 연출을 했다. 드라마는 이제 막 언론사와의 소송에서 승소한 교통부 장관 피터 로렌스가 승리를 만끽하는 거만한 모습에서 시작해, 문제적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며 배신과 야합이 난무하는 씁쓸한 세계를 그려낸다. 보통의 정치 드라마가 인물이나 신념에 중심을 둔다면, <로드킬>은 휴 로리의 피터 로렌스를 둘러싼 (제거하려거나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지형도를 그려내는 것에 가깝다.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했음에도 정치 드라마 특유의 묵직한 무게감보다 블랙코미디 색이 짙...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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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영드추천 '잇츠 어 신' 에이즈의 위협 속에 빛났던 청춘들

왓챠 영드추천 '잇츠 어 신 (It's a sin)' 지난 1월 공개 후 비평가의 찬사가 쏟아진 웰메이드 작품이 왓챠에 독점 공개됐다. <닥터 후>, <이어즈&이어즈>의 각본가 러셀 T. 데이비스의 신작 <잇츠 어 신>으로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퀴어 드라마다. 러셀 T. 데이비스는 이전에도 미국으로 리메이크됐던 <퀴어 애즈 포크>를 선보인 적 있는데, 이번 작품은 1980년대 에이즈로 목숨을 잃은 세대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다. https://wcha.it/2NgxNHQ 잇츠 어 신 | 왓챠 [왓챠 익스클루시브] “게이만 걸리는 병?, 영국에서 남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정체불명의 병이 런던을 덮치고, 리치와 친구들의 삶은 위협받는다. 하지만 온 세상이 등을 돌릴 때, 그들은 서로를 붙들며 노래한다, 라! 라! 라! wcha.it 총 5부작의 이야기는 활기차고 빠르게 흘러간다. 전작 <이어즈&이어즈>처럼 수년의 세월을 임팩트 있게 압축해 강렬한 감정을 선사한다. 1981년부터 1991년까지, 영국 런던의 한 아파트에 모인 다섯 친구들의 삶과 우정이 주요 이야기다. 사람들의 무지 속에 에이즈의 공포가 확산되던 시대에 꿈 많은 청춘들이 의지와 상관없이 변화를 맞는 모습을 그린다. 문득 화려한 볼 문화를 매개로 LGBTQ 커뮤니티의 희로애락을 다룬 <포즈>가 생각난다. 라이언 머피가 사랑과 정이 충만한 동화 같은 감성으로 인물들의 삶을 응...

2021.03.24
4
웨이브 영드 '미스 스칼렛의 사건일지'

미스 스칼렛의 사건일지(Miss Scarlet & The Duke) 오늘은 지난주 웨이브에 공개된 영드 <미스 스칼렛의 사건일지>를 소개해볼까 한다. <미스 피셔의 살인 미스터리>, <에일리어니스트>, <에놀라 홈즈>처럼 여성 수사관(아마추어라고 해도...)이 등장하는 시대물을 좋아한다면 도전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호기심 많고 현명하며 진취적인 여성 주인공이 시대의 제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사건 수사에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일라이자는 경찰로 근무했고 은퇴 후에는 사립탐정으로 활동했던 아버지에게 어려서부터 실용적인(?) 기술을 배우며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사회가 원하는 전통적인 여성상과 전혀 다른 성장과정을 거쳤기 때문일까, 일라이자는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아버지 몰래 사건을 맡아 조사하는 게 유일한 관심사다. 그러던 어느 날, 행방이 묘연해진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채 발견된다. 일라이자는 아버지가 남긴 빚을 청산하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립탐정의 길에 들어선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는 여성의 사회 참여를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몇몇 의뢰인은 순진한 신입 탐정을 이용하려 하고, 조사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비협조적이며, 오랜 친구인 윌리엄 경위는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툭하면 활동에 제동을 걸며 방해물로만 본다. 시대적 배경 탓인지 <미스 스칼렛...

2021.03.15
2021.06.23참여 콘텐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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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꾸미는 사랑에는 이유가 있어' 힐링 로맨스

요즘 몇몇 일드를 매주 꼬박 챙겨 보는데 <꾸미는 사랑에는 이유가 있어>는 그중 하나다. 처음에는 제목이 왜 이래 싶어 관심 밖이었으나, 볼 게 너무 없어서 시작했다가 푹 빠졌다. 일드 특유의 아기자기한 볼거리에 눈이 즐겁고, 뚜렷한 악인이 없는 진행 구조라 감상이 편하다. 내용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 즉, 셰어하우스가 러브하우스가 되는 로맨스 드라마다. 인테리어 회사의 마케팅 담당이자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마시바 쿠루미가 오래 알고 지낸 푸드 스타일리스트 사오토메 코코의 권유로 셰어하우스에 입성하면서 시작한다. 쿠루미는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없다시피 정신없이 일에 매달리며 살아온 인물이다. 또 인플루언서답게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을 의식하고, 그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가꾸는데 여념이 없다. 달리 말하면 삶 자체가 회사와 남모를 타인으로 둘러싸여 자신만의 공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쿠루미는 바쁜 생활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 나름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고 여기는데, 그 이유에는 7년째 짝사랑 중인 회사 대표 하야마가 있다. 쿠루미는 하야마를 동경하는 마음으로 회사 일에 열정을 쏟아온 것이다. 그런데, 짝사랑하는 그와 묘한 시그널이 오갈 때쯤 하야마가 갑작스럽게 대표직을 내려놓고 떠나버린다. 좋아하는 마음은 제쳐두고라도 삶의 동력이 되어주었던 하야마가 사라지니 혼란스럽...

20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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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오늘 밤은 코노지에서'

오늘은 애주가(=나) 취향 저격하는 일드 <오늘 밤은 코노지에서>를 간단하게 소개한다. <심야식당>에서 마스터가 운영하는 술집처럼 'ㄷ'자 형태의 바가 있는 술집에서 일상의 피로를 달래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남들 하는 대로 적당히 맞춰 살아가는 소심한 직장인 요시오카가 (아주) 늦게 도착한 대학 모임에서 만난 선배 케이코의 소개로 '코노지'라 불리는 술집들을 탐방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일단 매회 탐험하듯 방문하는 코노지 술집이 너무 좋다. 분위기는 소박하고, 안주는 먹음직스럽고, 맥주는 정말 시원해 보인다. 바에 나란히 않은 손님들 사이에 편안하게 오가는 대화도 정겹다.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 코로나 시대라 술집 안 풍경에 더 취한다. 좌석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 혼자 가도 쓸쓸하지 않고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밤은 코노지에서>를 본 절대적인 목적은 매번 다채롭게 등장하는 코노지 술집 구경. 예전에 부산에 살 때 가던 자주 술집도 생각이 나고...ㅠㅠ 요시오카가 대학시절 동경하던 선배 케이코는 코노지 술집의 매력을 더해준다.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고 배려해 주면서 못난 후배 요시오카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뜰 수 있게 편안하게 이끌어준다. 캐릭터 성격 자체가 현실에 조급하게 매달리지 않고 차분히 자신의 길을 가는 스타일. 그러면서 적당히 즐길 줄도 안다. 현실에 케이코 같은 선배 없을까? 어쨌든 선...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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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추천 '이치케이의 까마귀'

일드추천 '이치케이의 까마귀' 요즘 재밌게 보는 일드다. 채널 W에서 방영한 후 왓챠, 웨이브에서 매주 수요일 공개된다. 기존 법정 드라마가 변호사나 검사를 주인공으로 사건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쳤다면, <이치케이의 까마귀>는 판사를 중심인물로 내세운다. 제목의 이치케이는 일본어 숫자 1(이치)과 형사부(케이지부)의 줄임말이라고. 즉,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판사가 수사하는 이야기라 보면 된다. 판사하면 검사와 변호사보다 멀게 느껴지는데, 기존에 갖고 있는 차가운 엘리트 이미지를 지우고 인간미를 더했다. 일단 캐릭터들이 동글동글 모나지 않으면서 개성이 있다. 다케노우치 유타카가 연기한 이루마 미치오 판사는 법조계의 관행을 거스르는 인물이다. 선입견이나 편견에 얽매이지 않으며, 형식적인 것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덕분에 법정 안팎에서 튀는 행동을 곧잘 한다. 특히 툭하면 법정에서 직권을 발동하고 직접 현장을 검증하고 조사를 하느라 법조계 고위층의 눈밖에 났다. 원래는 변호사였다는 사연이 있긴 한데, 아직 초반이라 배경 정도로만 간단하게 언급됐다. 과거 의뢰인이 부당한 판결을 받아 변호사를 그만두려 했을 때, 당시 담당 판사이자 지금은 부장 판사인 코마자와 요시오가 직접 판결할 수 있는 판사를 권해서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 법조계의 아웃사이더 같은 괴짜 자질이 다분하나 성격이 온화해서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쿠로키 하루가 맡은 사카마 치...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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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일드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Mr.Frog the Serial Killer/連続殺人鬼カエル男) 나카야마 시치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8부작 드라마다. 한 도시를 충격에 빠뜨린 엽기적인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심신 상실자에게는 죄를 물을 수 없는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현재 웨이브에 1~2화가 공개됐으며, 편당 23분이라 흐름이 간결하고 시청이 편하다. 살해 수법은 끔찍하지만 적나라한 묘사 대신 사건의 잔혹성을 부각하는 데 중심을 둔다. 이야기는 입주민이 얼마 없는 낡은 아파트의 복도 난간에 시트에 싸여 매달린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시트 안쪽에는 범인이 자필로 남긴 듯한 쪽지가 붙어 있다. "오늘 개구리를 잡았다. 이리저리 갖고 놀았지만 싫증이 났다. 좋은 생각이 났다. 도롱이벌레처럼 만들어보자." 시체가 발견된 현장도 섬뜩하지만, 자신의 행위를 거리낌 없이 말하는 범인의 반사회적인 성향이 소름 끼친다. 사건은 두 대조적인 형사가 담당한다. 사건을 꿰뚫는 시선에 연륜이 느껴지는 와타세 반장과, 말과 행동이 먼저 앞서는 신입 형사 고테가와. 드라마는 원작처럼 고테가와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수사를 전개한다. 그는 정의를 실현하려면 조직에서 출세해야 한다고 믿지만, 현장에서 대처나 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아직 미숙하다. 와타세는 젊은 형사의 설익은 의욕을 간파했는지, 유독 그에게만...

2021.04.17
2021.12.10참여 콘텐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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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미드 '할렘' 유쾌하고 세련되게 포장한 30대 여성의 일과 사랑, 우정

영화 <걸스 트립>의 작가 트레이시 올리버가 또 한 번 유쾌하고 솔직한 비백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선보였다. 지난 3일 아마존에 공개된 미드 <할렘 (Harlem)>은 뉴욕 할렘을 기반으로 일도 사랑도 놓칠 수 없는 네 친구의 떠들썩한 일상을 그린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비백인 버전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스타일리시한 패션, 사랑과 섹스에 관한 끝없는 수다와 고민, (경제적) 현실과 동떨어진듯한 세련된 뉴욕 라이프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30대 여성들의 우정과 연애담 사이사이에 젠트리피케이션, 소셜미디어, 다인종 간 데이트, 퀴어 정체성, 백인 사회에서 바라보는 흑인 문화 등의 에피소드를 배치해 현대의 복잡한 삶을 반영하고자 한다. 네 친구 중 극의 중심을 차지하는 카밀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인류학을 강의하는 인기 강사이자 소셜미디어의 유명 인사다. 교수를 꿈꾸는 카밀은 갑작스럽게 학과장이 교체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는다. 새롭게 부임한 프루이트 박사는 정통적인 방식의 연구를 선호하는 보수적인 인물로, 논문보다는 매거진이나 SNS를 통해 인류학에 접근하는 카밀과 좁힐 수 없는 간극이 뚜렷하다. 진로가 뜻대로 흘러가지 않기 시작했을 때, 오래전 헤어진 구 남친이 나타나 카밀의 속을 더 복잡하게 한다. 카밀은 새로운 연애 상대를 만났음에도 애매한 감정 때문에 갈팡질팡한다. 또한 그는 내레이션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비백인 여성의 ...

20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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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미드 추천 '보슈' 시즌 7: 새로운 시작을 위한 멋진 마무리

아마존 미드 추천 '보슈' 시즌 7: 새로운 시작을 위한 멋진 마무리 아마존 미드 <보슈(Bosch)>가 시즌 7로 그동안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마이클 코넬리의 베스트셀러 시리즈에 바탕한 <보슈>는 티터스 웰리버가 연기한 형사 보슈를 중심으로 굵직한 두 개의 사건을 교차하며 강력 범죄를 수사하는 형사들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과학수사나 프로파일링, 인물의 독특한 개성 등을 내세워 기교를 부리기보다 수사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인물의 영웅적인 매력도 과하게 부각하지 않는다. 주인공 보슈는 오랜 형사 생활에 따른 본능적인 감각이 탁월하지만, 억울한 피해자에게 정의를 찾아주려는 집념이 더 눈에 들어온다. 그는 사건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준다. 그와 함께 로스앤젤레스 경찰국 내외부의 정치적인 갈등을 흥미롭게 배치한다. *스포일러 포함 <보슈>의 마지막 이야기이자, 향후 제작될 스핀오프의 관문이 될 시즌 7은 소외 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에 방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한다. 12월의 마지막 날에 발생한 화재는 10세 소녀 소니아와 임신부를 포함한 입주민과 관리인이 사망하는 참사로 이어진다. 특히 어린 희생자 소니아는 잠긴 옥상 문 앞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보슈는 타말레 소녀라 불리는 사건의 진범을 밝혀 정의를 찾아주고자 하지만, 이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다. 이번 시즌은 '...

2021.07.12
2021.09.22참여 콘텐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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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터닝 포인트: 9/11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

넷플릭스에 흥미로운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연일 국제 뉴스면을 차지하는 아프가니스탄과 9/11 테러를 다룬 5부작 시리즈 <터닝 포인트: 9/11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 (Turning Point: 9/11 and the War on Terror)>이다. 모두가 잊을 수 없는 2001년 9/11 테러를 기점으로,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테러리즘과 어두운 영향력을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을 예로 살펴본다. 올해로 9/11 테러가 발생한지 20년이다. 2001년 9월 11일 전 세계는 충격과 공포, 그리고 엄청난 슬픔과 비탄에 빠졌다. 여객기가 연이어 세계무역센터를 향해 돌진하던 광경은 시간이 흘러 다시 봐도 무섭고 참담하다. 이에 미국은 본토를 겨냥한 초유의 테러 공격을 받고 복수를 선언했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지 20년이 흐른 지금, (미국인의) 테러에 대한 공포는 수그러들기는커녕 더 커진 듯하다. 왜 그런 걸까? 다큐멘터리는 바로 그 이유에 관심을 가진다. <터닝 포인트>는 이를 위해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련과의 냉전을 수십 년째 지속 중이었던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땅에서 소련을 몰아내기 위해 군사적인 지원에 나섰다. 미국이 소련에만 신경을 쏟고 경기 호황에 도취된 사이, 아프간 내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내세운 무장 세력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운 ...

2021.09.06
4
넷플릭스 다큐 '샘의 아들들: 어둠 속으로'

샘의 아들들: 어둠 속으로(The Sons of Sam: A Descent Into Darkness) 지난 수요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범죄 다큐시리즈 <샘의 아들들: 어둠 속으로>는 1970년대 후반 뉴욕을 충격에 빠뜨렸던 악명 높은 살인사건을 다룬다. 1976-1977년 사이, 주로 늦은 밤에 차에 있거나 거리를 걷던 시민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이다. 무차별 총격에 6명이 살해됐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이어 사건이 발생하면서 도시 전역에 공포가 조성되나, 경찰은 범인의 윤곽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이를 조롱하듯 범인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했고, 그는 자신을 '샘의 아들'이라 칭했다. 4부작의 에피소드는 배우 폴 지아마티의 목소리를 빌어 사건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제보한 탐사보도기자 모리 테리의 시선에서 '샘의 아들' 사건을 되짚는다. 기존의 넷플릭스 범죄 다큐시리즈처럼 사건 발생 타임라인을 재구성하며 풀리지 않은 의혹에 다가서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극중 화자인 모리 테리의 감정이 녹아있어 묘한 여운을 남긴다. 시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악명 높은 연쇄살인을 조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군가의 인생 그 자체가 된 음울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사건 발생 당시 IBM 사내 매거진 기자였던 모리 테리는 사건 수사에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 경찰은 소환장이 발부된 기록으로 데이비드 버코위츠란 남자를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그는 수사 결과에 납득할...

20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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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모르몬교 살인사건'

*스포일러 포함 모르몬교 살인사건(Murder Among the Mormons) 오늘은 어제 넷플릭스에 공개된 범죄 실화 다큐멘터리 시리즈 <모르몬교 살인사건> 후기를 남겨본다. 3부작 다큐멘터리 <모르몬교 살인사건>은 테드 번디에 관한 다큐 <살인을 말하다: 테드 번디 테이프>, 영화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를 비롯해 <제프리 엡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 최근의 <크라임 씬: 세실 호텔 실종 사건>까지 연출 혹은 제작하며 넷플릭스와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는 조 벌린저 감독이 선보이는 작품이다. 1985년 솔트레이크시티의 모르몬교 공동체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을 다룬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모르몬교의 배경을 간단히 소개하며 세 번의 폭탄 테러로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의 경위를 타임라인으로 구성하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경찰의 수사 과정을 따라가며, 세 번째 에피소드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범인의 이상심리를 조명한다. 지금까지 선보인 조 벌린저 감독의 작품답게 사건의 주요 정보를 간결하게 구성하고 제공하는데 충실하다. 넷플릭스를 범죄 다큐멘터리로 명성을 얻게 한 <계단: 아내가 죽었다(13부작)>, <살인자 만들기(파트1-2, 각 10부작)>, <천사들의 증언(7부작)>과 비교하면 호흡이 무척 짧은데, 세 작품이 긴 호흡으로 사건을 세심하게 파고들며 시청자를 사건에 강하게 끌어들였다면, 이 작품은 위키피디아의 ...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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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 인터넷 킬러 사냥'

작년 <이블 지니어스: 누가 피자맨을 죽였나?>를 봤을 때처럼 충격적이며 간담이 서늘해지는 다큐 시리즈가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지난 18일에 공개된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 인터넷 킬러 사냥(Don’t F**k with Cats: Hunting an Internet Killer)>이 문제의 작품이다. 3부작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는 페이스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열혈 유저들이 끔찍한 동물 학대 영상에 분노하고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집요한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누군가 새끼 고양이를 살해하는 영상을 뻔뻔스럽게 공개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지구상의 동물들을 사랑하는 온라인 불문율을 과감히 비웃는 영상이다) 감독 마크 루이스는 다행히도 문제의 영상을 직접 보여주지 않지만, 간접 시청만으로 뒤통수가 얼얼하고 참담한 기분이다. 그걸 실제로 본 사람들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겠는가. 사람들은 분노의 피드백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충격과 분노를 직접 행동에 옮기기로 한다. 페이스북에 문제의 범인을 추적하는 그룹이 개설되고, 어느 순간에는 탄력을 받아 익명의 수많은 유저들이 그룹에 참여하기에 이른다. 온라인 아마추어 탐정들이 용의자를 좁히는 과정은 마치 <서치>에서 실종된 딸 마고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흩어진 실마리를 하나둘씩 조합해가는 아버지 데이빗을 떠올리게 한다. 디지털 추적을 시각화하는...

2019.12.24
2021.05.07참여 콘텐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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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영드 '언더커버'

영드 '언더커버(Undercover)' 김현주, 지진희가 주연을 맡은 <언더커버>의 원작 드라마다. 위장 경찰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살아온 남자와 그(남편)를 의심하는 여자, 그리고 거대 권력이 얽힌 음모가 맞물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HBO <더 나이트 오브>의 원작인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쓴 피터 모팻이 각본을 맡아 '언더커버'란 소재를 이용해 형사 사법제도와 정치 문제를 긴장감 있게 담아낸다. 스릴러에서 위장 잠입이라는 소재는 낯설지 않다. 정체를 속여 타깃에 침투하고 둘 이상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설정은 그 자체로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정체성의 혼란이 더해지면 긴장의 끈을 더더욱 놓을 수 없다. <언더버커>는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오랜 기간 완벽하게 신분을 속였던 남자에게 위기가 찾아오면서 시작한다. 닉은 흔히 말하는 '가정적인 남자'다. 그는 20년간, 루이지애나의 무고한 흑인 사형수를 위해 대서양을 가로지를 만큼, 열정적인 변호사 마야의 남편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닉의 진짜 모습을 아는 비밀 요원이 찾아오면서 단란했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벗어났다 생각했던 어두운 과거가 다시 닉을 옭아매고, 선택의 갈림길에서 그는 정체가 탄로나지 않기 위해 임무를 수락한다. 닉의 임무는 20년 전과 같다. 마야를 감시하는 것. 닉의 상관은 검찰 기소국장이 될 마야가 과거의 사건을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는 게 못마땅하다. 그들은 ...

202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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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서펀트' 실화 바탕 범죄 드라마

더 서펀트 (The Serpent) 넷플릭스에 흥미로운 범죄 실화 드라마가 공개됐다. 타하르 라힘, 제나 콜먼, 빌리 하울 주연의 8부작 시리즈 <더 서펀트>다. 1970년대 중반 태국, 인도, 네팔 등 아시아 국가를 여행하던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던 찰스 소브라즈가 끔찍한 실화의 주인공이다. '더 서펀트(뱀)'란 제목은 연쇄살인범으로 악명을 떨쳤던 그의 별명 중 하나다. 드라마는 그의 잔혹한 범죄를 따라가면서, 네덜란드 외교관 헤르만 크니펜베르흐가 자국 여행객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실마리를 추적하는 과정을 교차한다. 범죄를 저지르는 자와 추적하는 자라는 두 흐름으로 전개되는데, 현재와 과거의 시점 이동이 잦아 (초반엔) 혼란스럽기도 하다. 찰스 소브라즈는 1975년~1976년 사이 태국에 거점을 두고 주변 국가를 오가며 여행객들을 독살하고 금품을 갈취한 인물이다. 그가 주로 노린 대상은 젊은 히피 여행객들. 보석 딜러로 위장하고 호의를 베풀며 접근한 뒤 사악한 본색을 드러냈다. 많은 연쇄살인범이 그렇듯 찰스 역시 소시오패스 면모가 다분하다. 드라마는 범행 동기나 배경을 설명하고자 사연을 덧붙이기보다 돈과 보석을 빼앗기 위해 거리낌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것으로 묘사한다. 그는 국경을 넘나들며 무고한 여행객들을 범죄의 희생양으로 삼는다. 인면수심 그 자체의 행위에 더 섬뜩하고 오싹해진다. 반대편에는 네덜란드 대사관 소속의 외...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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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원' 간단 후기

재밌는 드라마 다 어디갔나?? 더 원 (The One) 진정한 사랑은 정말 있을까. 우리는 운명 같은 만남을 믿고 기다리길 원할까. 아니면 가슴 앓이도 시간 낭비할 필요도 없이 시스템이 매칭해주는 누군가를 만나길 바라는 걸까. 넷플릭스에 새롭게 공개된 <더 원>은 얼마 전에 소개한 <소울메이트>처럼 과학기술로 완벽한 짝을 찾아주는 시스템과 관련된 이야기다. <소울메이트>가 창조주를 배제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탐구했다면, <더 원>은 기술을 만든 창립자에 초점을 둔다. 사람들의 인생을 뒤바꾸는 기술로 부와 명예, 권력을 거머쥔 리베카가 주인공으로, 살인 미스터리가 가미된 욕망의 드라마에 가깝게 흘러간다. 머리카락 한 올이면 유전적으로 결정된 단 하나의 사랑을 찾아주는 서비스. 사람들을 현혹시킨 편리성의 이면에는 함정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윤리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연인 혹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당연히 여러 문제를 동반할 것이다. 하지만 더 원은 기술을 이용자에게 제공할 뿐 그 여파를 책임지는 곳이 아니다. 오직 자신을 위해 냉정하고 독하게 움직이는 CEO 리베카는 과학기술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몸소 보여준다. 뛰어난 과학자이자 성공한 기업인 리베카는 옛 친구 벤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 더 원의 핵심 경영인 데이미언은 사건을 빌미로 거침없는 스타일이 거슬...

2021.03.14
2021.11.28참여 콘텐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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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재난 미드 '인베이션'

애플TV 두 번째 감상작은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소재로 한 미드 <인베이션(Invasion)>이다. 왓챠에 서비스 중인 영드 <우주전쟁>처럼 외계인이 불시에 지구를 습격하고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른 게 있다면 애플의 빵빵한 제작비로 지구 곳곳으로 무대를 넓혔다는 것. <엑스맨> 시리즈의 사이먼 킨버그와 아마존 오리지널 시리즈 <헌터스>와 <솔로스>의 작가 데이비드 웨일이 이 프로젝트를 이끈다. 간단히 감상평을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10부작 중 8화까지 봤음에도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대체로 지루하고 짜증 나며 따분한 게 전부다.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재난물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캐릭터들은 대체로 비호감이고, 무언가 떡밥을 숨긴 듯한 서사는 감질나게 천천히 흘러가며, 그나마도 때때로 과한 멜로드라마가 이야기 진행을 방해하는 기분이다. 이야기는 크게 네 대륙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미국의 중산층 주부 아니샤는 남편의 외도를 알아차린 절망적인 상황에서 정체불명의 습격을 피해 가족들과 피난길에 오른다. 아프가니스탄 파병 군인 트리반테이는 작전 도중 의문의 공격을 받고 사라진 동료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우주 과학자 미츠키는 임무를 위해 우주로 향한 우주비행사 여자친구를 갑작스러운 폭발사고로 잃은 후 의문의 현상을 알아내려 한다. 간질을 앓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그려내는 음울한 10대 소년 캐스퍼는 급우들과 탄...

202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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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전쟁 범죄 다큐멘터리 '더 라인'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도덕과 윤리의 경계는 위태롭게 흔들릴 때가 많다. 전쟁을 소재로 한 여러 작품에서 적과 싸운다는 목표에만 매달려 점점 비인간적인 선택을 하는 위험천만한 군인들이 등장하곤 했다. 그들은 무모한 행동으로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적군이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살상을 저지르고,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민간인에 폭력을 휘두른다. 애플 TV의 4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 <더 라인(The Line)>은 옳고 그름의 경계가 희미한 전쟁터에서 발생한 전쟁 범죄를 다룬다. 2017년, ISIS를 축출하기 위해 이라크 모술에 파병됐던 미국 해군 특수부대(Navy SEAL) 하사 에디 갤러거가 논란을 야기한 문제의 인물이다. 그는 파병 기간, 민간인을 포함해 17세 ISIS 포로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에디 갤러거를 고발한 이들은 수개월간 전쟁터에서 동고동락했던 부하 군인들이었다. <더 라인>은 모술 전투에 참여한 네이비 씰의 전장에서의 활동과 부대원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에디 갤러거의 문제적 행동, 대원들과의 미묘한 갈등을 조명하고, 본국으로 돌아온 후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던 재판 과정을 담아낸다. 다큐멘터리는 당시의 활동상을 촬영한 캠 영상을 적극 활용하며 현실성을 확보한 뒤, 팽팽하게 대치하는 양측의 입장을 들려준다. 내부 고발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한 군인들의 말에 따르면, 에디 갤러거는 한 마디로 전투 수칙을 지...

2021.11.28
2021.05.07참여 콘텐츠 1
5
왓챠 '우주전쟁' 재난 생존 스릴러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지난 수요일에 왓챠에 공개된 작품이다. H. G. 웰스의 소설에 느슨하게 바탕해, 인류 문명이 파괴된 지구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생존자 그룹을 따라간다. 어느 날 갑자기 외계 생명체의 신호가 포착된 후, 지구에 정체를 드러낸 의도를 파악하기도 전에 대대적인 공격이 발생하고 인류는 전멸하다시피 한다. 운 좋게 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위험한 여정을 시작한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됐으며, 올해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된다. 일단 <우주전쟁> 1회는 인상적이다.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재앙을 가져오는 과정을 그룹별로 진행하며 긴장감 있게 전개한다. 영화처럼 스케일이 거대하지 않아도 TV 화면에서도 파괴력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외계 생명체의 공격은 무자비하고, 인간은 무력하다. 1회 후반부, 차들이 길게 늘어선 도로 멀리서부터 전력이 차례로 나가는 장면은 혼돈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위기의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한다. '외계 침공 후 지구가 망했다'는 설정에서 시작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워킹 데드> 같은 재난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격이 임박한 순간 지하, 엘리베이터, 동굴, 물속 등에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몸을 숨겨 살아남은 사람들은 가족을 만나거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혹은 살아남기 위해 폐허가 된 거리로 나선다. 모든 전력이 나가면서 사람들은 멀리 떨어진 가족들과 연락할 ...

2021.04.30
2021.05.07참여 콘텐츠 3
4
넷플릭스 '누가 사라를 죽였을까' 멕시코 막장극

*내용 스포일러 포함 누가 사라를 죽였을까 (Who Killed Sara?) 지난 수요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누가 사라를 죽였을까>는 살인 미스터리를 끌어온 복수극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다. 동생 사라를 살해한 죄로 18년간 복역한 알렉스가 자신과 가족을 벼랑 끝에 내몬 라스카노 가문에 대갚음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18년 전 죽음에 대한 진실 찾기와 복수에, 주변 사람들의 복잡한 관계가 얽혀 통쾌한 복수극보다는 소위 '매운맛'이 강한 막장극에 가깝게 흘러간다. 자극적인 연출을 쫓느라 개연성은 부족하지만, 쉽고 빠르게 흘러가는 서사는 장점이다. 40여 분 10부작으로 구성됐으며, 특이하게도 마지막에 시즌 2 예고편이 뜬다. 문제의 사건은 알렉스와 그의 친구인 라스카노 형제 로돌포와 체마, 동생 사라, 또 다른 친구 니칸드로, 직원 엘로이가 타고 나간 보트에서 발생한다. 호수에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던 중 사라가 탄 낙하산 줄이 끊어지면서 추락사한 것. 사건 직후 라스카노 가문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두 형제의 아버지 세사르는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위증'이라는 위험한 거래를 제시하고, 당시만 해도 순진했던 알렉스는 신장이식이 필요한 어머니를 책임지겠다는 말을 믿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감옥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사이 어머니는 죽고, 그 자신은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30년을 구형 받는다. 누가 진범인지도 중요하지만, 이...

202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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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카이 로호' 중독성 있는 센 이야기

스카이 로호(Sky Rojo) <종이의 집> 제작자 알렉스 피나의 새 시리즈다. 작년에 선보인 <화이트 라인>은 실망스러웠는데, 이번 <스카이 로호>는 괜찮을까. 일단 시놉시스부터 특유의 자극적인 감각이 강하게 느껴진다. 클럽에서 일하는 세 여자(성 노동자)가 우발적인 사고를 저지르고 도주하는 이야기로, 소재는 세고 내용은 솔깃하다. 예고편만 봐도 화끈한 재미가 기대됐는데, 매회 엎치락뒤치락하는 빠른 전개로 <종이의 집> 못지않게 중독성이 강하다. 게다가 인내심을 크게 시험할 필요 없는 20~30분 분량이라 8부작 에피소드가 부담스럽지도 않다. <화이트 라인>의 이비자에 이어 <스카이 로호> 역시 뜨거운 태양빛이 작렬하는 섬을 무대로 한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섬. <윤식당2> 촬영지이기도 했다고. 어쨌든 앞으로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도주극에 휘말릴 주인공 코랄, 웬디, 지나는 사막 한가운데 있는 아주 노골적인 이름의 신부클럽(Club Las Novias)에서 저마다의 사정으로 일하며, 그곳의 소유주 로메오는 자신의 잇속만 채우는 악랄하고 야만적인 인물이다. 국제 인신매매로 쇠고랑이 시급한 나쁜 놈이다. 이야기는 내레이션으로 클럽을 간단히 소개한 뒤 바로 본론에 진입하고, 도주 과정에서 플래시백을 이용해 인물들의 사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광란의 여정은 지나가 로메오에게 자유를 요청하면서 시작된다....

2021.03.20
5
넷플릭스 '비하인드 허 아이즈'

*스포일러 포함 넷플릭스 비하인드 허 아이즈(Behind Her Eyes) 세라 핀버러의 소설을 각색한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겉보기엔 자극적인 요소로 가득한 치정극이다.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단둘이 사는 여자 주인공이 직장 상사와 사랑에 빠지고, 상대방의 배우자와 뜻밖의 우정을 쌓는다.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의 기본을 갖췄다. 그런데 이 드라마, 그게 끝이 아니다. 솔직히 초반에는 인내가 좀 필요하지만, 스멀스멀 차오르는 불길한 미스터리는 끝까지 봐야 한다. 막판에 요동치듯 드러나는 반전에 헛웃음이 나면서도 얼얼한 뒷맛이 남는데, 비밀을 쥔 인물로 분한 이브 휴슨의 서늘한 존재감이 인상적이다. 우리의 주인공 루이즈는 외롭다. 대놓고 드러내지 않지만, 다른 여자와 재혼한 전 남편이 준 상처가 씁쓸하게 남아있다. 변화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아온다. 모처럼 친구와 바에서 술을 마시려다 바람맞은 어느 날, 홀로 술을 마시던 루이즈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혼자 술집을 찾은 한 남자를 만난다. 대화도 잘 통하는 남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헤어질 무렵, 그 역시 아쉬움이 가득한지 루이즈에게 키스를 건넨다. 하지만 이내 사과하며 황급히 떠난다. 이 우연한 만남은 곧 당황스러운 상황으로 이어진다. 루이즈는 새 직장 상사가 술집에서 끌렸던 남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게다가 그는 기혼자다. 마지막의 혼란스러운 행동이 언뜻 이해된다. 루이즈가 ...

2021.02.22
2021.05.07참여 콘텐츠 3
5
넷플릭스 다큐 '이것은 강도다: 세계 최대 미술품 도난 사건'

이것은 강도다: 세계 최대 미술품 도난 사건(This is a Robbery: The World's Biggest Art Heist) 지난 7일(수), 넷플릭스에 흥미로운 범죄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공개됐다. 희대의 미술품 강도 사건을 다룬 4부작 시리즈 <이것은 강도다: 세계 최대의 미술품 도난 사건>이다. 1990년 3월 18일, 보스턴의 작지만 우아한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이 성 패트릭의 날이 있던 주말에 말도 안 되는 미술품 강도를 당한 사건이다.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마네, 드가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이 감쪽같이 사라졌고, 천만 달러의 보상금이 걸린 현재까지도 행방은 묘연하다. 사라진 미술품들은 현재 감정가로 5억 달러의 가치가 넘는다. 하지만 도난당한 그림을 거래를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과연 누가 이 작품들을 대담하게 훔치기로 한 걸까. 용의자는 경찰로 위장한 두 남자. 그들은 유유히 박물관에 들어가 야간 경비원을 포박하고, 81분 동안 박물관 곳곳을 돌며 유명 화가들의 그림과 상대적으로 다소 가치가 없는 고미술품(화병 같은)을 가져갔다. 게다가 고가의 작품을 다루면서도 부주의하게 취급한 흔적을 남겼다. 우리가 여러 하이스트 무비에서 봤던 전문가의 조심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 의아하다. 덧붙이면 증거 수집, 보관 등 수사 과정도 지금처럼 체계적이지 않았다. 다큐멘터리는 이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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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범죄 다큐 '끝나지 않은 의혹: 웨스팔 사건의 진실'

넷플릭스 범죄 다큐 '끝나지 않은 의혹: 웨스팔 사건의 진실' (Under Suspicion: Uncovering the Wesphael Case) <계단: 아내가 죽었다>처럼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이 배우자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범죄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사건의 주인공은 벨기에 정치인 베르나르 웨스팔. 5부작 에피소드로 구성된 <끝나지 않은 의혹: 웨스팔 사건의 진실>은 그의 증언을 중심으로(관계자, 가족 인터뷰 포함) 베로니크 피로통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돌아본다. 사건 자체는 범죄 다큐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 만한 수수께끼 투성이다. 정치인 부부는 오스탕드의 한 호텔 같은 방에 머물렀고, 외출에서 돌아온 후 욕실로 향했던 아내는 (남편이 잠시 잠든 사이) 기묘한 자세로 쓰러진 채 사망했다. 그런데 이 부부는 롤러코스터 같은 관계였다. 불 같은 사랑에 빠져 만난지 얼마 안돼 결혼식을 올렸으나 결혼생활은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았다. 아내는 외도를 했고, 두 사람은 별거를 했다. 부부관계는 파탄에 빠졌다. 게다가 오스탕드는 애초 부인 혼자만의 여행지였다. 두 사람은 함께 외출하고 모처럼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격앙된 감정이 오가는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 마디로 의혹이 넘치는 사건이다. 위기의 부부가 호텔에 투숙했고, 한 사람이 시체로 발견됐다. 의심은 당연히 같은 방에 머물렀던 배우자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타살인...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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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네벵카: 침묵을 깨고'

네벵카: 침묵을 깨고(Nevenka: Breaking the Silence) 권력형 성범죄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오랜 침묵을 깨고 나선 주인공은 네벵카 페르난데스. 그는 2000년 자신의 상관인 폰페라다의 시장 이스마엘 알바레스의 집요한 성추행을 고발하고 법정에서 승리를 쟁취했다. 하지만 재판으로 가기까지, 또 승소 이후에도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사건 이후 스페인을 떠나 살아온 네벵카는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그 당시 느꼈던 공포와 고통을 들려준다. 3부작 다큐멘터리 <네벵카: 침묵을 깨고>는 유능한 여성이 자신의 삶을 지옥으로 빠뜨린 탐욕스러운 정치인 때문에 경력과 모든 것을 내걸고 맞서야 했던 이야기다. 실로 용기 있는 투쟁이다.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의 노선을 충실히 따른다. 스물다섯의 젊고 똑똑한 네벵카는 고향인 폰페라다의 시장 이스마엘 알바레스와 함께 일할 기회를 얻고, 시의원이 되어 커리어를 쌓아가고자 하지만, 현실은 그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포퓰리즘 정책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여성편력 문제가 있는 이스마엘은 서서히 본색을 드러냈고, 주변에서는 네벵카가 정치 경력을 위해 이스마엘을 이용하며 애인 관계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았다. 네벵카는 자신의 바람과 달리 처음부터 여성 혐오와 편견의 대상화된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본격적인 문제는 이스마엘의 부인이 암 투병 끝에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2021.03.06
2021.11.12참여 콘텐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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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추천 '나르코스: 멕시코' 시즌 3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메데인 카르텔부터 시작한 넷플릭스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나르코스: 멕시코 (Narcos: México)>가 시즌 3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콜롬비아의 마약 전쟁을 다룬 <나르코스>에 이어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로 초점을 옮긴 스핀오프 <나르코스: 멕시코>는 시즌 2에서 미겔 앙헬 펠릭스 가야르도(디에고 루나)의 퇴장과 함께 새로운 전쟁을 예고했다. 마지막 시즌 3은 분열된 카르텔들의 살벌한 경쟁 속에 마약 범죄와 유착한 멕시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려낸다. 시즌 3는 하늘의 제왕이라 불렸던 후아레스 카르텔의 아마도를 중심축에 놓긴 했지만, 이전 시즌처럼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더 혼란스럽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벌어진다. 먼저 첫째 벵하민이 이끄는 아레야노 남매들의 티후아나 카르텔은 국경지대라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세력을 굳건히 다지고 있다. 특히 에네디나가 유력 가문의 자제와 결혼함으로써 그들의 사업을 지키고자 한다. 하지만 폭력으로 세워진 카르텔이 평탄할 리 없다. 훗날 엘 차포가 수장이 되는 시날로아 카르텔이 티후아나에만 유리한 운영 방식에 불만을 품으면서 두 세력 간의 잔인무도한 주도권 경쟁이 시작된다. 한편, 아마도는 레보요 장군이 이끄는 군대에 붙잡혀 짧은 수감 생활을 마치고 조직에 복귀한 뒤, 부패한 정치인 행크와 손을 잡고 그만의 왕국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월터는 그토록 원...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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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뜻밖의 살인자'

현재까지도 미해결로 남은 유력 정치인 암살사건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놓칠 수 없는 흥미로운 소재다. 정치적 음모론을 야기하며 사건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난 5일(금)에 공개된 넷플릭스 스웨덴 시리즈 <뜻밖의 살인자 (The Unlikely Murderer)>는 그와 같은 이유로 시선을 끈다. 토마스 페테르손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입증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의심스러운 암살사건의 배후를 다룬다. 드라마의 바탕이 된 사건의 개요는 간단하다. 1986년 늦은 밤,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고 부인과 극장을 찾았던 스웨덴 총리 올로프 팔메가 거리에서 저격당한 사건이다. 근거리에서 총을 맞은 총리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당연한 수순으로 수사팀이 꾸려졌지만 헛발질만 거듭했던 경찰은 끝내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미궁으로 남은 사건에 경찰의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으면서 계속 언급되는 인물이 있으니, 사건이 발생했던 현장 부근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스티그 엥스트룀이라는 남자다. <뜻밖의 살인자>는 의심스러운 용의자 스티그 엥스트룀을 중심에 놓지만,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팽팽한 구도로 끌고 가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 사건이 미제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수사 상황과 그 덕분에 경찰의 관심을 받지 않았던 엥스트룀의 삶과 행동에 주목한다. 그는 이 같은 사건의 범인 특성에서 벗어난 양상을 보이는데, 제작진이...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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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빌리언 달러 코드' 구글 어스의 숨겨진 이야기

넷플릭스 독일 시리즈 <빌리언 달러 코드 (The Billion Dollar Code)>는 세상이 기억하지 못한 불운한 천재들에 관한 이야기다. 구글 어스로 잘 알려진 웹 기반 지도 서비스의 알고리즘을 개발하고도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한 독일 벤처 기업의 법정 소송을 4부작 드라마로 재구성했다. 인터넷이 생소한 1993년 미술학도 카르슈텐은 우연히 운둔형 프로그래머 유리를 만나 컴퓨터로 세상을 바꾸려는 꿈을 실현하기로 한다. 지구 곳곳의 위성 정보를 모아 컴퓨터만 있으면 세계 어느 곳이든 방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한 것. 두 사람은 도이치텔레콤의 지원하에 해커와 예술가 동료들을 끌어모아 1994년 교토 콘퍼런스를 목표로 '테라비전'이라 명명한 프로젝트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행사 직전에 유리가 알고리즘을 극적으로 완성하면서 교토 박람회에 성공적으로 데뷔하지만, 장밋빛 미래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들은 너무 순진했고, 그들의 기술은 세상을 너무 앞서갔다. 어설프지만 사업가로서 야심이 있던 카르슈텐은 테라비전을 응용할 기반을 갖추지 못한 현실을 미처 보지 못했고, 순진한 이상주의에 빠진 유리는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업계 선구자 브라이언을 필요 이상으로 신뢰했다. 카르슈텐은 독일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독일의 기업들은 '미래는 인터넷 세상이 될 거라'는 카르슈텐의 말을 허황된 농담처럼 받아들...

2021.10.12